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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 - 일상을 안온하게 하는 소설가의 영시 강의

    • 이재익 저
    • 도도서가
    • 2025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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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8312150
    쪽수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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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일상을 안온하게 하는 소설가의 영시 강의

    힘들고 지칠 때나 외로울 때, 누구나 마음 한 켠에 담아둔 격언을 떠올린다. “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다” “그 누구도 혼자 온전한 섬인 사람은 없다” “한 알 모래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등등. 영미 시의 한 구절이다.

    그 영시들을 소설가 이재익의 언어로 만난다. 영문학을 전공한 등단 30년 차 작가는 소설은 물론 다수의 칼럼과 영화시나리오 등으로 다양한 독자들과 호흡해왔다. 이 책《시가 나를 지켜주었다》에서는 지금 여기, 발 딛고 사는 우리에게 꼭 맞는 영시를 소개한다.

    시공간을 넘어 위대한 성취를 남긴 시인들 역시 자기 몫의 삶을 살며 울고 웃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괜한 위안이 느껴진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살아낸다. 지금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든 간에 시 그리고 시인들은 당신 곁에 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1부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지나고 보니 깨달은 것들_ A. E. 하우스먼

    절망과 행복 사이에서_ 존 키츠

    나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고_ 조지 고든 바이런

    평범한 삶에 대한 찬가_ 윌리엄 워즈워스

    꼭 사랑해야겠다면_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로버트 브라우닝

    위선과 결함, 기쁨과 위안_ 윌리엄 셰익스피어

    혼자 온전히 섬인 사람은 없다_ 존 던

    디스토피아에서_ 윌리엄 블레이크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_ 퍼시 비시 셸리

     

    2부 그래도 살 만한 인생

    사적인 감정의 관찰_ 앨프리드 테니슨

    어둠 속에서 피어난 생명력_ 크리스티나 로세티

    처절한 불운 속에서도_ 에드거 앨런 포

    너, 나, 우리의 노래_ 월트 휘트먼, 랭스턴 휴스

    어린 새 한 마리만 도와줘도 살 만한 인생_ 에밀리 디킨슨

    불안, 혼돈 그리고 천천히 떨어지는 평온함_ T.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어떤 길_ 로버트 프로스트, 밥 딜런

     

    부록

    영미 문학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역사 이야기

    이 책에 소개된 주요 시


    [본 문]
      

    워즈워스가 여생을 보냈던 호숫가 마을 같은 바닷가에서 나는 유년기를 보냈다. 태어나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살았으니, 워즈워스가 말하는 동심과 영광의 시기와 일치한다. 서울에 올라온 뒤 나는 도시의 문명과 속도에 빠르게 적응했고,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도 하루만 지나면 빨리 서울에 올라오고 싶었다. 가만히 있어도 나이 들며 점점 사라질 광채를 서둘러 내 손으로 걷어낸 것이다.

    워즈워스가 누렸던 초원의 빛과 꽃의 영광처럼 나도 바다의 노래와 산의 품을 누렸는데. (중략)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어린 시절을 담은 소설이라도 써야 할까? 아니다. 그 시간에 워즈워스의 위대한 시를 한 편이라도 더 제대로 읽어봐야겠다. (71-72쪽)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자기가 쓴 시를 깜짝 선물처럼 남편 호주머니에 넣어주곤 했는데, 아 눈물겹다. 〈당신이 나를 꼭 사랑해야겠다면If Thou Must Love Me〉이다.

    “당신이 나를 꼭 사랑해야겠다면/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졌다거나/ 어느 날의 좋은 기억만으로/ ‘난 그녀의 미소를, 외모를, 부드러운 말투를 사랑해’/ 이렇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중략) 내 뺨의 눈물 닦아주는 연민으로도 사랑하지 마세요./ 당신의 위로를 받다 보면 우는 법을 잊을 텐데/ 그러다 당신 사랑까지 잃으면 어떡해요./ 대신 오직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계속 사랑하여 영원한 사랑에 이를 수 있도록.”

    우는 자신을 달래주느라 사랑하지 말란다. 당신에게 사랑받다 보면 우는 법을 잊을 텐데 그러다 사랑마저 잃을까 봐 겁난다고. 감성도 대단하고 이 감성을 다치지 않게 시에 담아낸 실력도 대단하다. (77-78쪽)

     

    존 던은 형이상학파 시인답게, 이 글도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관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대륙은 생명의 집합체이며 바다는 사후의 세계다. 우리가 대륙 어디에 속해 있는지는 죽음이 닥쳐와야 알 수 있다. 죽음의 파도 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나서야 이번엔 내 차례인가 싶을 것이다. (중략)

    그렇다면 가끔이라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는 태도가 좋을까? 아니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게 잘 사는 걸까?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내 경우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는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는데, 그 후로는 마치 영생을 누릴 사람처럼 살고 있다. 장례식장에서 잠깐 죽음을 떠올렸다가도 나오면 그만이었다. 오랜만에 이 시를 읽고 글을 쓰는 김에 죽음이라는 검은 바다를 잠시 응시해봐야겠다. (121-122쪽)

     

    지금도 나는 블레이크가 (시 〈런던〉에서) ‘blast’와 ‘blight’라는 동사 두 개를 바꿔 썼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blast’에도 말린다는 뜻이 있긴 한데 부수고 폭파한다는 의미가 훨씬 강하고, 반대로 ‘blight’는 식물이 말라 죽는다는 의미가 가장 강하다. 내 주장대로 두 개의 동사를 바꿔놓으면 이렇게 해석이 바뀐다. “아기들의 눈물을 말리고/ 결혼을 부수어 상여로 만드는/ 젊은 창녀의 저주”

    아무리 봐도 이게 더 자연스러운데, 남다른 발상을 가졌던 블레이크라면 일부러 이 둘을 바꿔 썼을 것 같다. 이런 억측을 포함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훌륭한 시다.

    나는 블레이크 작품 중에서 이 시를 제일 좋아한다. 시공간을 넘어 18세기 후반의 런던 뒷골목으로 나를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135-136쪽)

     

    (에드거 앨런 포의 시 〈애너벨 리〉는) 옛날 옛적 바닷가 왕국이라고 배경을 설정했으나, 나도 아이였고 그녀도 아이였다는 설명부터가 누가 봐도 포와 아내 이야기다. 그는 지극한 사랑을 질투한 천사가 아내를 데려갔다고 믿으며, 매일 밤 바닷가 무덤 옆에 누워 그리워한다. 그의 사랑이자 삶 그 자체였던 아내를.

    로세티의 시를 읽을 때도 말했지만, 시의 품격은 거창하고 어려운 표현이나 화려한 기교에 있지 않다. 이 시는 내가 아는 가장 쉬우면서도 감동적인 영시다. 포의 인생을 떠올리면 더 슬퍼지고, 눈물이 차오른다. (198-199쪽)

     

    초서는 4월을 회복의 힘을 지닌 달로 묘사했고, 이런 이미지는 수백 년 동안 반복되고 강화되어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여겨졌다. 하지만 엘리엇은 이런 전통을 거부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세계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빚어내는 혼돈과 광기로 가득했고 개인의 내면은 황폐해졌다. 이런 세상에서 엘리엇은 도저히 아름다운 봄을 노래할 수 없었다. 그는 정반대로 (시 〈황무지〉에서)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선언했다. 초서는 영문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캔터베리 이야기》는 영문학의 시작으로 추앙받는데, 엘리엇은 하필 이 작품을 선택해 전복시킨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는 모더니즘의 기수로 우뚝 선다. (255쪽)

     

    산업혁명의 부작용인 인간 소외, 환경 파괴, 노동 착취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자연과 순수함을 강조한 낭만주의는 그전까지의 신고전주의에 대한 반동이기도 했다. 낭만주의는 ‘감정의 자발적인 넘쳐흐름’이라는 선언적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신고전주의가 추구했던 이성, 과학, 논리 대신, 감정과 상상력, 직관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거기에 1789년 프랑스혁명의 영향까지 받아 전통적인 권위와 체제에 대한 도전을 대담한 시풍에 담았다. (329-330쪽)

    출판사 서평



    마음에 힘이 되는 영미 시의 향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중 이런 대사가 있다. “의학, 법학, 경영학, 공학, 모두 중요해. 삶에 필수적이지.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우리가 사는 이유야.”

    해를 거듭하며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영미 시들을 등단 30년 차 소설가 이재익의 손끝으로 새로이 빚어냈다. “사랑할 때도 성공할 때도 실패할 때도 감사할 때도 배신당할 때도, 때로는 충고로 때로는 경고로 때로는 축하로 길을 잃고 위험한 숲을 헤맬 때도” 마음을 지켜준 문장들을 소개한다.

    낭만이 사라진 시대다.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더 메마르고 쓸쓸해졌다. 한숨이 절로 나올 때, 힘이 되는 말 한 마디가 절실할 때, 이재익 작가가 엄선한 영미 시들로 채운 이 책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가 있다. 워즈워스, T.S. 엘리엇, 블레이크의 시부터 테니슨, 에밀리 디킨슨, 크리스티나 로세티, 거기에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의 노랫말이 당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다.

     

    오직 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종류의 위안이 있다. 워즈워스의 시 〈내 가슴은 벅차올라〉(무지개)와 〈영원불멸의 송가〉를 통해서는 잠시 잃어버렸던 내 안의 순수를 깨닫고 평온함을 느낄 것이다. 블레이크의 시 〈굴뚝 청소부〉와 〈런던〉을 통해서는 디스토피아를 만난다. 산업혁명의 부작용으로 빚어진 도시 노동자의 비참한 삶과 절망한 얼굴을 보며, 소심한 안도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시에서 발견한 삶의 태도와 의미, 인간 본성의 이해

     

    누군가는 21세기를 ‘시가 사라진 시대’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 수많은 아포리즘과 노랫말로 시는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한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시가 나를 지켜주었다》는 우리가 잊었던 가치들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영문학 나아가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문학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이자 훌륭한 교양서다.

    저자는 당부한다. “시인들의 명성 때문에 갖게 되는 기대나 긴장은 내려놓자”고. 영문학을 전공한 소설가의 감각적인 번역과 풍부한 작품 해설은 시를 한층 더 가볍게 즐기게 한다.

     

    한 편의 시가 삶을 구원할 수는 없어도, 때론 따듯한 말로 때론 냉철한 시각으로 우리의 시야를 넓혀 지금까지는 몰랐던 세상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그리고 다시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로 돌아올 힘을 준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포크너는 말했다. “시인의 목소리는 단지 인간을 기록하는 데 머물 필요가 없으며, 인간이 무언가를 견디고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기둥이나 버팀목이 되어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은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한 편의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

    저자 소개
    저자 : 이재익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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