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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산책(에세이문학작가회 제25집)

    • 추대식 외 65인 저
    • 에세이문학출판부
    • 2025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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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0629492
    쪽수312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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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에세이문학작가회는 계간 《에세이문학》을 통해 등단한 작가들의 모임으로 창립한 지 어느덧 36주년이 되었다. 현재 128명의 작가가 활동하고 있다. 스물다섯 번째 동인지 《에세이산책》에는 추대식 에세이문학작가회 회장 외 65명의 작가들의 수필 작품 외에 황순원문학촌, 정약용 유적지 등을 둘러본양평문학기행화보가 눈길을 끈다. 유튜브 개설, e-Book 제작, 수필과 산책을 접목시킨 트레킹 실시 등 앞으로의 발전적인 작가회 행보가 기대된다.

    목차

    [목 차]
      

    책을 펴내며 4

     

    1_MSG 김치와 AI 문장

    이상규 35년 만의 이사 18

    남정인 MSG 김치와 AI 문장 23

    김덕기 경매장 가는 길 27

    박 현 계단을 걸으니 보이는 것 31

    박미련 고슴도치 딜레마 35

    이복희 귀()에 대한 쓸데없는 사념들 40

    서장원 그리다 44

    장현심 기러기 위탁모 49

    조성순 꼬마 화원 53

    이숙희(雲步) ‘꼭두를 만나다 57

    홍경희 꽃봉투 62

    서성남 나는 존재하지 않는가 66

    조한숙 나물에 대한 추억 70

     

    2_붓으로 다시 걷다

    청 랑 날개와 뿌리 76

    오설자 날마다 낙원으로 간다 80

    김해성 남산 둘레길 84

    김석류 노먼 록웰의 퍼즐 한 조각 88

    김순이 대추나무 92

    정해경 민들레 97

    임덕기 바람길 따라 걷는다 101

    김은희 반려자 105

    하인혜 붓으로 다시 걷다 109

    이미정 비 온 후 114

    김미옥 사라진 은박지 118

    강동우 삼대 122

    최유나 상처받은 치유자, 그 길 위에서 128

     

    3_아내의 손등

    이태선 샤론스톤보다는 작가 134

    송은자 손주에 쓰는 편지 139

    김지윤 스쿨존 과태료 143

    송성옥 시류(時流)는 흘러흘러 146

    박효진 실크로드 레스토랑 150

    도복희 아귀 밥통 155

    강철수 아내의 손등 160

    김민자 아주 보통의 하루 165

    이지윤 아직, 끝나지 않았다 169

    신동임 아파트와 꽃바구니 173

    서용순 알뜨르비행장, 그 바람 속에서 177

    김시은 약속 182

    박명자 어느 기계치의 변신 186

     

    4_여름과 가을 사이

    김경애 어느 늙은이의 소망 192

    김덕임 어르신 운전자 196

    이명애 여름과 가을 사이 201

    문 영 오래된 여행 205

    김광남 온천과 삶의 지혜 209

    김영수 유정한 꽃차 214

    김예경 이젠 옛말로 넘겨 보내요 218

    추대식 인생 후반전 222

    원정란 자카란다 227

    송옥영 전농동 605번지 233

    유점남 제발 자르지 마세요 237

    조병갑 조화옹의 실수 241

    오인순 주름처럼 여울진 그 맛, 돗괴기엿 246

    이윤기 차림새 250

     

    5_파란 장갑의 역습

    방 민 춘자 멸치국수 254

    최영자 춘천의 안개 258

    이오순 퀘렌시아(Querencia) 262

    왕 린 파란 장갑의 역습 267

    김경희 포레스트의 시간 272

    함광남 품격 없는 사회 275

    김대원 학전 어게인 콘서트 281

    장익상 한솥밥 285

    주영희 해밀 289

    한승희 햇살 좋은 날 293

    서민웅 향나무 297

    이미경 현명한 무관심 302

    최양자 화판에 그린 제비꽃 꽃밭 306

     

    에세이문학작가회 임원 및 회원 명단 311

    에세이문학작가회 가입 안내 312


    [본 문]
      

    동인지 제25집《에세이산책》은 회원 66명의 이야기로묵은 먹 향처럼 깊은 정을 담은 알토란같은 작품들입니다. 이 책에는 작가들의 삶의 무게와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 서로의 문장과 문장이 나란히 붙어 있어 좋고, 또 그걸 읽고 웃기도 하고 잠깐 울컥할 수도 있는 마음의 정수기(淨水器)로서, 가슴을 맑게 해주는 우리의 흔적으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무심결에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되살아나는 마음이 있고, 한 번쯤 가던 길 멈춰 사람이든, 자연이든, 사물이든 오래 들여다보는 습관도 생겼습니다.《에세이산책》은 에세이문학작가회를 이어주는 중심축으로서 한 편 한 편의 작품을 통해 서로 이해하게 되고, 함께 성장해 가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혼자 걸으면 길이고 같이 걸으면 역사가 된다.”고 했습니다. 글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낸 역사의 주인공이 되리라 믿습니다.

    -추대식 회장, 〈책을 펴내며〉에서

     

    나는 그 순간, 글쓰기라는 행위가 단순한 문장 조립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내가 글을 쓰는 건 말하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정리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AI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익숙한 정성과 손맛과 대체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며 오랜만에 컴을 켰다. 늘 그렇듯이 오타투성이에 생각은 쉽게 정리되지 않고 자꾸만 문장이 끊겼다.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 내가 담근 김치처럼, 내 손을 지나간 문장은 내 것이 된다. 비록 모양이 서툴고, 맛이 들쑥날쑥하더라도.

    -남정인, MSG 김치와 AI 문장〉 중에서

     

    걷는다는 것. 그것은 단지 두 발로 땅을 딛는 행위가 아니었다. 엄마는 붓으로 삶을 다시 써 내려가며, 침묵을 건너와 글씨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조용한 떨림 속에서 한동안 숨을 고르듯 머물렀다. “이제야 연필을 다시 쥔 것 같네.” 엄마의 혼잣말이 공기 중에 잔물결처럼 퍼져 나갔다. 화선지 위로 먹물이 천천히 번지며, 한 줄의 선이 또렷하게 살아났다. 숨 끝에 힘을 얹듯, 엄마는 오늘도 붓으로 다시 걷는다.

    -하인혜, 〈붓으로 다시 걷다〉 중에서

     

    아침 햇살에 창호지 문이 호박꽃처럼 환하다. 침대에 곤히 잠든 아내의 허벅지께를 슬며시 밀고 그 자리에 걸터앉는다. 아내의 손등을 가만가만 쓰다듬는다. 뽀얗고 두툼한 손이 비단결처럼 보드랍다. 손이 두툼하면 부자로 산다는데, 우리가 부자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게 사는 건 아내의 두툼한 손 덕분인지도 모른다. 팔뚝까지 쓰다듬는다. 그제야 눈을 뜬 아내가 나를 올려다본다. (…) 아침상을 차려놓고 두 번이나 소리쳐도 반응이 없었다. 어젯밤 늦게까지 텔레비전 앞에 있었던 걸까. 아내 방으로 들어갔다. 한밤중인 양 깊이 잠들어 있었다. 흔들어 깨우기보다 손등을 쓰다듬기로 했다. 그리 시작된 아내 손등 쓰다듬기는 이제 우리 부부가 상큼한 아침을 여는 소중한 일상이 되었다.

    -강철수, 〈아내의 손등〉 중에서

     

    아이들이 놀려도 그저 웃기만 하던 아이. 공부도 하지 않는 장난꾸러기였기에, 나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전학을 앞둔 내 모습에서, 혹시 자기 자신을 본 걸까. 내가 낯선 곳에서 마주하게 될 날 선 바람과 거친 물살을 미리 짐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새 학교에서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나를 감추려던 얄팍한 심정을 들킨 것 같았다.

    교문을 빠져나오는 내 손에 쥐어준 소년의 편지가 압화(押花)처럼 생생하다. 아직도 난 그 애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답장을 띄우지 못했다.

    -이명애, 〈여름과 가을 사이〉 중에서

     

    “이그, 저 파란 장갑이 내 머리까지 장악했네.”

    말해놓고도 나 스스로 멈칫했다. 그 손은 음식과 테이블, 벌레는 물론이고 하물며 나의 머릿속까지 침투해 있었다. 깨끗한 손끝보다 마음 한편의 찝찝함이 더 오래 남는다는 걸 새삼 느꼈다. 결국 파란 장갑은 내 모자뿐 아니라 내 머릿속 혼란까지 덤으로 챙겨왔다. 위생이라는 이름 아래 마음이 먼저 상할 수도 있다는 걸 그날 알았다. 모자는 받았다. 멘탈은 정중히 회수당한 기분이었다. 영수증도 없이.

    -왕린, 〈파란 장갑의 역습〉 중에서

    저자 소개
    저자 : 추대식 외 6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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