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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그린풋 문고 4)

    • 신승철, 이승준 저
    • 알렙
    • 2025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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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89333997
    쪽수280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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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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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이 책은 탈성장 담론과 기후 협치라는 대안 사상을 새로운 실천 매뉴얼과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협치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관치가 아니라, 시민과 다중이 주도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결정하는 아래로부터의 협치이다. 즉 아래로부터의 협치와 생태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들은 기존의 상명하달식 통치(수목형 모델)와 대비되는 수평적 협치(리좀형 모델)를 제안한다.

     

    또한,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협치를 주장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동물, 식물, 심지어 인공물까지)을 기후 협치의 주요 행위자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생적 협치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이성과 합리를 넘어선 새로운 언어와 정동(情動)으로 모든 존재가 공존하는 길을 모색한다.

    목차

    [목 차]

    들어가는 글

     

    1장 탈성장 사회와 구성적 협치

     

    기후재난 시대의 도래

    대안으로서의 탈성장 전환 사회

    탈성장과 민주주의들

    탈성장과 커먼즈 경제

    탈성장을 실현하는 구성적 협치

     

    2장 협치의 기본 구도

     

    전 지구적 위기들과 대의정치의 민낯

    거버넌스(협치)?

    협치의 기본 이해: 통치, 관치, 법치, 협치

    협치의 작동 방식

    공동체, 공공, 시장만으로 운영되는 거버넌스의 한계

     

    3장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정치와 공생적 협치

    펠릭스 가타리의 제도 요법과 구성적 협치

    네그리·하트: 다중의 어셈블리로서의 협치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적 협치와 이야기 만들기

     

    4장 거버넌스의 사례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의 거버넌스

    한국의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기본 지표

    녹색서울시민위원회에서의 거버넌스와 좌절의 시절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경제학의 구도

    녹색도시: 파리의 15분 도시

    고베생협과 지역 생협의 위기 시 대응 방법

    초대형 허리케인 윌마에 대한 쿠바의 대처

     

    5장 기후재난에서의 자원 관리의 협치

     

    재난 시 가용 자원의 여부

    재난 시 푸드플랜과 도시농업

    라이프라인이 끊겼을 때의 회복탄력성

    재난 시 돌봄

    재난 시 민회로서의 주민자치회의 역할

    일상적 관리와 위기 시 전환의 필요성

      

    에필로그: 구성적 협치를 통한 연합과 탈성장

     

    참고문헌


    [본 문]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에서 협치의 의제 설정과 결정권, 주도권을 시민과 다중에게 부여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그것을 제도적으로 보완・지원할 수 있다면, 협치를 정부와 관료들이 주도(우리는 그것을 관치로 이해한다)할 때 발생하는 탁상공론, 뻔한 결정, 성장 중심의 방향성, 인간중심주의, 전시 행정 등의 문제를 극복하는 실질적 생태 회복의 효과를 낳을 것이다.

    ⏤ 들어가는 글, 8-9

     

    기후위기는 그저 우리에게 앞으로 임박한 미래로서만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실질적이고 긴급한 사태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2020년대의 시간은 지구 생태계와 전 인류 그리고 미래의 생명 모두의 생사가 걸린 결정적인 시기이다. 지구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 요소 중 일부에서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거나 임계점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확인된다.

    1장 탈성장 사회와 구성적 협치, 25

     

    탈성장론은 지구 생태계 곳곳에서 위기를 증폭시키는 산업 생산 시스템, 토지·삼림·해양에 대한 개발주의적 접근, 이윤 중심의 팽창적 자본주의를 중단하고 지구에 사는 모두를 풍요롭게 하면서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삶과 경제를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즉 탈성장론은 행복을 삶과 사회의 목적으로 삼음을 옹호하며, “모두를 위한 좋은 삶을 건축하려는 움직임을 촉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1장 탈성장 사회와 구성적 협치, 34

     

    왜 탈성장은 민주주의, 그것도 기존의 민주주의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절대민주주의의 근거를 형성하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기에 탈성장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터져 나오는 무수한 형태의 민주주의적 요구 및 형태들과 연결되어 있는데, 그것은 분석적으로는 다음 세 가지 형태 즉 아래로부터의 절대민주주의 운동, 자율적이고 전 지구적인 민주주의의 요구, 사물민주주의와 생명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의 출현으로 근거지을 수 있다.

    1장 탈성장 사회와 구성적 협치, 45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존재 이유라고 말하지만 정작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전혀 지키고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바로 그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들, 사람들이 가진 욕망과 이해관계를 대의하겠다고 나서지만 정작 기득권들(자본가들과 정치적·문화적 엘리트들)의 이권을 지키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하는 대의정당들 및 그 기관들……. 우리는 바로 이러한 역설들 속에서 기후재난이라는 눈앞에 다가온 위기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을 돌파할 힘을 직접적이고 참여적인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다중들 및 분자적 존재들의 아래로부터의 협동력에서 찾고자 한다.

    2장 협치의 기본 구도, 77

     

    우리는 결국 하늘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던 그 시선을 끌어내리고 다시 땅으로 귀환해 그 땅의 존재들과 마주 보거나 나란히 살을 맞대면서 우리가 위치한 그러한 공생적 구성체로서의 현실을 응시해야 한다. 우리는 초월적 시선 하에서 사물과 생명을 분류하고 구분 지으며 그것을 총괄 지배하는 초월자가 아니라 벌레, , 플라스틱 물병, 마스크, 전자기기를 몸에 붙이고 다니면서 땅에 몸()을 붙이고 그 땅과 함께 매 순간 우리를 새롭게 조성하는 공생자이다.

    3장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 136

     

    제도(institution)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것이 떠오르나? 법 제도, 행정 제도, 사법 제도, 형벌 제도 등 등골이 오싹할 만한 단어들이 줄줄 나온다. 이처럼 제도라는 개념은 딱딱하게 정체화되고 있고 규범화된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펠릭스 가타리는 제도=관계망이라고 말한다.

    3장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 146

     

    해러웨이는 우리가 현재의 위기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트러블을 겪는 위태로운 존재들과 함께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낼 이야기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가 자신의 철학적 저서들에서 서슴없이 여러 SF를 만들어낼 때, 그것은 같은 말 속에서 여러 의미를 변주시키는 예술 실천이다.

    3장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 215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는 기후위기와 제3세계 기아와 빈곤, 여성 인권, 성평등 등을 망라하는 명실공히 가장 큰 국제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한 번영이라는 기치 아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탄소 배출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개발 원조를 통한 제3세계 모델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제1세계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이다.

    4장 거버넌스의 사례들, 225

     

    당연하게도 민주적 역량은 민주적인 인식과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낼 때 길러지는 것이며, 그러한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소수자들과 연대하면서도 어떠한 편견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그 누구와도 수평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들이다. 이러한 존재들을 만들어내는 일이 오늘날 시급하다.

    5장 기후재난에서의 자원 관리의 협치, 259

    출판사 서평



    내 삶 - 내 조직 - 내 도시 - 내 사회에 기후 협치를 설계하자

    탈성장 × 협치의 새로운 선언, 새로운 실천 매뉴얼

     

    생태 철학자, 고 신승철 소장의 유작

    알렙 생태민주주의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생태 철학과 공동체 운동, 사회적 경제 등을 연구해 오다, 2023년 세상을 떠났던 신승철 소장의 유작이 이승준 독립연구자와의 공저로 출간되었다. 생전에 생태적지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 마련을 위해 고심해 온 그의 뜻을 유산으로, 동료 연구자·활동가·예술가 들이 탈성장 전환 사회를 향한 실험과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탈성장 담론과 기후 협치라는 대안 사상을 새로운 실천 매뉴얼과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협치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관치가 아니라, 시민과 다중이 주도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결정하는 아래로부터의 협치이다. 즉 아래로부터의 협치와 생태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들은 기존의 상명하달식 통치(수목형 모델)와 대비되는 수평적 협치(리좀형 모델)를 제안한다.

    또한,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협치를 주장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동물, 식물, 심지어 인공물까지)을 기후 협치의 주요 행위자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생적 협치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이성과 합리를 넘어선 새로운 언어와 정동(情動)으로 모든 존재가 공존하는 길을 모색한다.

     

     

    아래로부터의 구성적 협치가 강한 민주주의이다!

    자본의 맷돌을 멈추고 커먼즈를 돌리자!

     

    고 신승철 소장과 이승준은 이 책에서 기후 협치라는 주요 테마와 핵심 사상을 분석하기 위해 몇 가지 주요한 질문을 던진다. “탈성장은 왜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 전략인가?” “기후 협치는 기존 거버넌스와 어떻게 다른가?” “생태민주주의는 무엇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국민국가와 대의제는 왜 무능한가?” “탈성장 전환을 제도화하기 위한 실천 경로는 무엇인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이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인 기후 협치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들은 2019-2020년부터 이 지적 여정을 시도했다.

     

    기후 협치: 위기와 대안의 교차점

     

    이 책은 기후위기가 단순한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실질적이고 긴급한 사태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2020년대의 시간은 지구 생태계와 전 인류 그리고 미래의 생명 모두의 생사가 걸린 결정적인 시기이다.”(25) 이러한 절박한 인식 아래, 저자들은 기존의 통치(governance)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기후 협치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위로부터의 지배(수목형 모델)는 한계가 있다고 보며, 국가나 관료, 전문가 중심의 일방적 의사결정 방식은 탁상공론, 뻔한 결정, 성장 중심의 방향성, 인간중심주의, 전시 행정 등의 문제를 극복하는 실질적 생태 회복의 효과를 낳을수 없다고 비판한다.(9)

    대의 민주주의 또한 무능하다고 본다. 저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나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에서 보듯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존재 이유라고 말하지만 정작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전혀 지키고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의 현실을 지적한다.(77)

    제국적 협치에도 한계가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같은 국제적 거버넌스는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1세계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이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무기력하다고 비판한다.(225-226)

     

    그렇다면, 아래로부터의 구성적 협치는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기후 협치는 위로부터의 일방적 지배(수목형 모델)로 나타나는 통치와는 구별되며, 좀 더 수평적 형태(리좀형 모델)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7) 이는 시민과 다중에게 의제 설정과 결정권, 주도권을 부여하고, 정부나 지자체는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지원하는 방식이다. “리더십과 전략은 다중에게! 전술은 정부와 전문가들과 공동체들의 협의체가!”(9)라는 전제하에서만 시민과 다중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돌발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탈성장 사회와 생태민주주의

     

    기후 협치의 핵심 전제 중 하나는 탈성장 사회로의 전환이다. 저자들은 현재의 기후위기가 경제성장주의에 기인한다고 보았고, 성장주의와 인간중심주의에 맞서 탈성장론과 탈인간중심주의에 중점을 두는 논의들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탈성장은 경제 성장 추구의 종식을 내세우며, “경제 성장이 여전히 인간 복지를 증진하고, 물리적으로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고 상상하는 것이 바로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33)

    적을수록 풍요롭다라는 말처럼, 탈성장론은 단순한 금욕이나 내핍을 넘어 지구에 사는 모두를 풍요롭게 하면서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삶과 경제를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34) 이는 더 적은 신진대사 활동을 지향하지만, 다른 구조와 새로운 기능을 가진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사회를 지향한 결과이다.

    따라서 탈성장은 교환가치와 이윤 증식 중심의 가치화에서 탈가치화, 재가치화, 자기-가치화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여기에 돌봄의 재생산 경제와 공통적인 것’(혹은 커먼즈/공통장)”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한다.(41) 커먼즈 경제는 누구도 소유할 수 없으며, 누구도 그것을 일방적으로 재현/대의할 수 없는 것으로, 모두의 필요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하고, 모두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생산하며, 공통적인 것을 다스리는 협치를 뜻한다.(60)

     

    그래서 탈성장론은 절대민주주의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탈성장은 인간중심주의나 개체중심주의에 한정되는 것을 넘어서 지구 전체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인 동식물과, 그와는 다른 형태의 존재자들인 광물, 사물, 인공물, 대기, 해양 등의 물질 및 그것들 간의 관계성, 운동성, 시간성 등을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로 이해하는 포괄적인 절대적 민주주의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45)

    탈성장은 오로지 아래로부터만,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자들의 삶에의 욕망으로부터만 강력하고 실질적인 형태로 실현될 수 있다. 위로부터의 대안은 늘 고통스러운 내핍을 강제할 뿐이며, 전 지구를 반으로 가르는 위계적 단층선을 따라 조용한 폭력의 형태로 실행된다.”(47)

     

     

    구성적 협치(기후 협치)의 철학적 기반과 사례

    라투르, 가타리, 네그리&하트, 해러웨이의 사상과 기후 협치

     

    저자들은 이제 브뤼노 라투르, 펠릭스 가타리,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 도나 해러웨이의 사상을 통해 구성적 협치(기후 협치)의 철학적 깊이를 탐구한다.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정치와 공생적 협치

     

    브뤼노 라투르는 팬데믹 경험을 통해 인류가 도시와 집과 맺는 관계를 흰개미가 흰개미집과 맺는 관계에 비유한 바 있다. “우리는 흰개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거주지 자체와 공생했다.”(121) 지구 위의 모든 것은 서로 공생하며, 지구의 위기, 지구 안에서의 위기는 지구 안의 모든 존재의 연합 및 상호 결합의 위기로 인식되어야 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홀로바이온트(holobiont, 공생 생명체)”로서 윤곽이 모호한 행위자들의 앙상블이며, 외부와 차단된 독립체일 수 없다. 따라서 저자들은 인간 협치를 넘어서는, 다양한 생명 존재들과의 공생적 협치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라투르의 사상을 적극 해석한다. 라투르는 하늘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던 그 시선을 끌어내리고 다시 땅으로 귀환해 그 땅의 존재들과 마주 보거나 나란히 살을 맞대면서 우리가 위치한 그러한 공생적 구성체로서의 현실을 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상가이다.(136)

     

    펠릭스 가타리의 제도 요법과 구성적 협치

     

    프랑스 생태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는 제도가 고정불변의 구조가 아니라 관계망에 가까운 것이며, “관계망이 바뀌면 제도도 바뀐다고 주장한다.(146-147) 제도는 완성태가 아니라, 늘 과정태로서만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해 재특이화 과정만을 필요로 하는 제도의 비밀을 드러낸다.”(146) 이때, 미시 정치가 중요하다. 구성적 협치는 기계, 배치, 구조, 제도 등의 다차원적 맥락을 신중하게 살피는 미시 정치의 장이 되어야 하며, “상상력, 욕망, 정동에 기반한 담화를 통해 풍부한 가능성을 창출해야 한다.(163)

     

    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다중의 어셈블리로서의 협치:

     

    네그리와 하트는 오늘날의 협치법과 소유의 지배에 기초한 공화제로서의 전 지구적 협치이자 제국적 주권의 발전된 양식으로 이해하며 비판한다.(180-181) ‘어셈블리(assembly)’는 의회, 공회, 민회, 모이기, 집회 등을 포괄하는 다층적 개념으로, 다양한 존재들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특이한 판을 짤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이미지를 제시한다.

    네그리와 하트는 소유 공화국의 두 형태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둘 다를 거부하는 탈성장 코뮌을 기획하며, 이는 공허한 유토피아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했다.(197) 이는 가난하면서도 풍부하고 충만하고 협동하는 영성 공동체를 의미하며, “정동과 활력을 통해 생태민주주의를 가속화함으로써 다중의 권리와 자율을 더욱 확장시키는 방향성을 띨 것이다.(195, 197)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적 협치와 이야기 만들기

     

    해러웨이는 생명들이 서로 협동하는 공생적 관점인 -(sympoiesis)’을 통해 함께-세계 만들기를 위한 적절한 용어를 제시한다.(204) 이는 상대방이 나의 몸을 만들고, 나는 상대의 몸을 만들며, 상대가 만들어준 나의 몸으로 다시 상대를 만들기에 참여하는 상호 의존적 관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하와이 짧은꼬리오징어와 비브리오 피스케리 박테리아, 그리고 아카시아나무와 수도머멕스속 개미의 사례를 통해 종과 종을 넘어, 외래종과 토착종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협력하는 어떤 사태를 보여준다.

    해러웨이는 트러블을 겪는 위태로운 존재들과 함께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낼 이야기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SF()는 새로운 땅의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가 어울릴 친구와 동반자들을 다른 이미지로 그려낼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215, 219)

     

     

    연합과 탈성장을 통한 내적 혁명

    협치(거버넌스) 사례와 실천 경로

     

    책에서는 다양한 거버넌스 사례를 분석하고, 기후 협치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경로를 모색한다. 예를 들면, 유엔의 SDGs의 경우 이상적인 협치의 모델로 제시되지만, 1세계 중심이라는 한계와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서는 무기력함을 지적한다.

    한국 사례로도 박원순 시장 시기 있었던 녹색서울시민위원회를 든다. 하지만, 서울시의 거버넌스 왜곡 사례를 통해 시민사회 기반을 포섭하고 그 기반으로 시 행정을 하려고 했던 위로부터의 거버넌스의 전략이라 비판한다.(233)

    파리의 15분 도시는 생태주의적 도시 정책의 성공 사례로, 일자리, 도시 계획, 에너지 인프라 등을 집약하여 탄소 감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236-238) 그리고 재난 시 공공 영역의 기능이 정지한 상황에서 지역 생협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구호 활동을 펼친 사례(고베생협의 대지진 대응)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협치가 자본이나 국가가 공백 상태에 처했을 때 빠르고 유효한 대책을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한다.(241) 민방위대와 주민들의 즉각적인 협치를 통해 사망자 0명을 기록한 쿠바의 허리케인 윌마에 대한 대처 사례를 통해, “마을 단위의 공동체적 관계가 살아 있고, 마을 주민 전체가 민방위대 및 군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보여준다.(243-244)

     

    저자들은 기후 협치가 아래로부터의 민주적 역량 강화와 함께 이루어진다고 강조하며, 이는 다양한 형태의 소수자들과 연대하면서도 어떠한 편견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그 누구와도 수평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존재들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259)

     

    궁극적으로 이 책은 우리를 변신시켜 새로운 차이의 존재로 탄생시킬 우리 자신의 내적 혁명을 지금 바로 시작하자!”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며, “아래로부터의 협치, 풀뿌리 민주주의이자 모든 존재가 서로에게 의존하면서도 또한 서로를 살리는 공생적 어우러짐만이 지금 기후위기의 유일한 실효적 대안이라고 역설한다.

    저자 소개
    저자 : 신승철,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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