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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 - 동부수필문학회 창립 제15주년 특집

    • 동부수필문학회 저
    • 해드림출판사
    • 2025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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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56346449
    쪽수272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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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은 동부수필문학회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특별한 수필집이다. 여수·순천·광양을 기반으로 한 동부수필문학회는 지난 15년 동안 매월 모임을 이어오며 진솔한 자기 고백과 삶의 성찰을 담은 글을 써 왔다. 이번 책은 전라남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출간되었으며, 지역성과 일상성, 그리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회원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처럼 ‘넥타이’라는 일상의 상징 속에 묻어난 세월과 삶의 무게가 다양한 이야기로 펼쳐지며, 독자에게는 자신의 삶을 비추어볼 거울을 건네준다.

     

    책 속에는 오동도의 동백꽃과 고향의 장날, 어머니의 흰 고무신, 풀벌레 소리와 김치찌개 같은 일상 풍경이 글이 되어 담겨 있다. 회원 개개인의 작품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모두가 ‘삶의 진솔한 기록’이라는 수필의 본령을 지향한다.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은 단순한 문집을 넘어, 동부수필문학회가 15년간 지켜온 문학적 신념과 성취를 보여주는 이정표이며, 동시에 앞으로의 여정을 예고하는 따뜻한 약속이기도 하다.

    목차

    [목 차]
      

    서문

     

    오순아

    임경화

    이승애

    박주희

    창성애

    이승훈

    양달막

    이희순

    이선덕

    윤문칠

    김종호

    엄정숙

    곽경자

    임병식

     

    동부수필문학회 연혁 및 기본현황


    [본 문]

    한여름 점심을 먹고 나면 식구가 단출한 실내는 정적이 이어진다. 저 혼자 흥에 겨워 떠드는 텔레비전도 병중의 아내가 잠이 들면 마저 꺼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금까지 울리던 여음은 이내 잦아들지 않고, 양푼에 담긴 물이 한동안 반복하여 출렁이다가 비로소 멈춰 서듯이 그 소리는 차차로 시간이 지나고야 소멸한다.

    이때는 이전보다 더욱 묵직한 침묵이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 이때를 맞추어 나는 버릇처럼 의자에 몸을 부리고 눈을 사려 감는다. 일부러 잠을 청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의 고요와 안정을 즐기는 것이다. 아침부터 온 신경이 아내에게로 쏠려 있던 터라 늘 긴장을 놓을 수 없는데 짬을 내어 풀어보려는 심사이다.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내와의 거리는 4~5m 정도. 눈을 감고 있어도 신경은 온통 그쪽으로 모인다. 그 때문에 아내가 몸을 뒤척이는 것이며 손을 번갈아 바꾸는 것까지 그대로 감지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애써 외면을 한다.

    눈을 감으면 조금 전의 분위기와는 딴판의 세상이 된다. 가시적인 세계는 정지되고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까닭이다. 나는 이때 가장 적막했던 때가 언제였던가를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어느 절을 찾아갔을 때 미풍도 없는 정온(靜穩)에서 굴뚝 연기가 곧바로 오르는데 대웅전 처마에 매달린 풍경이 가끔 뎅그렁거리던 것을 떠올린다.

    그런가 하면 언젠가 본 울타리 끝 거미줄에 매달린 낙엽 하나가 한동안 같은 방향으로 연신 빙빙 돌다가 마치 바닷물이 정조 상태(停潮狀態)에서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어 다시 움직일 때처럼 그리 변화하던 때를 생각한다.

    그런 순간만은 그야말로 미동 없는 정적상태가 된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파적(破寂)을 감지한다. 실제가 아닌 상상으로 너른 파초 잎에 매달린 물방울이 둔중하게 떨어지며 소리를 내는 때처럼 극적인 변화를 상상한다.

    _임병식 ‘정적(靜寂)과 파적(破寂)’ 중에서

      

    남편의 구두를 닦는다. 날마다 닦는 구두지만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에 손끝에 힘이 더해진다.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캥거루 구두약을 천에 묻혀 가죽을 문지른다. 사람의 피부에 영양크림을 바른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럽다. 리드미컬한 손놀림으로 솔질을 하면 한쪽으로만 닳아진 구두가 절름절름 춤을 추어 박자를 맞추는 것 같다.

    현관 바닥에 앉아 발을 구두 속에 넣고 천 양쪽을 당기며 광택을 낸다. 무사히 하루의 무게를 잘 견뎌 달라고 부탁이라도 하듯 아침마다 힘껏 구두를 닦는다. 채 몇 시간도 안 되어 뿌연 흙먼지를 뒤집어쓸 구두지만 신명진 손놀림으로 구두를 닦는다.

    수협 공판장은 거칠고 살벌하다. 몇 초 동안에 물건의 품질을 판단하고 가격을 걸어 다른 이들과 고도의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남편의 직업은 건어물 중개인이다. 그래서 그에게서는 언제나 건조한 바닷냄새가 난다. 가끔은 해일이나 파도에 밀리는 난파선처럼 숨 가쁜 고비도 있지만, 바다는 어머니의 젖줄처럼 치유의 길을 열어 주기도 한다. 그런 시간을 함께했던 구두 역시 흥건히 젖은 돛단배처럼 무겁고 힘들었던지 집으로 돌아오면 옆으로 쓰러져 누워 버리곤 한다. 그대로 두어도 누가 탓할 사람이 없지만 나는 한사코 세상 쪽으로 구두를 일으켜 세워 놓는다. 그런 나의 재빠른 행동이 어쩌면 남편을 조류가 급한 바다 한가운데로 내몰려는 몰인정한 처사 같기도 해서 주춤해질 때가 더러 있다.

    내 구두는 그럴듯하게 닦아 본 적이 없다. 어쩌다 구두를 신고 외출을 해야 할 때는 걸레로 슬쩍 문지르고 나가면 그만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 사람의 구두를 닦아 보았다. 오빠의 구두가 그중 하나다. ROTC 장교가 된 오빠의 군화를 나는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아 가지런히 댓돌 위에 앉혀 놓곤 했다. 늠름한 사회인으로 잠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을 때는 더더욱 신바람을 내며 아침마다 구두를 닦아 오빠의 출근길을 밝혀 놓았다. 앞날이 너무 눈부셨던 걸까.

    _엄정숙 ‘구두를 닦으며’ 중에서

    출판사 서평

    전남문화재단 후원 선정도서,

    동부수필문학회와 창립 15주년 특집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

     

     

    1. 동부수필문학회의 탄생과 정신

     

    전남 동부 지역(여수·순천·광양)을 아우르는 수필 전문 문학단체 동부수필문학회는 2010년 12월, 원로 수필가 임병식 지도위원과 엄정숙 초대회장을 비롯한 13명의 창립회원이 뜻을 모아 출범하였다. 이들은 ‘수필의 르네상스를 지역에서 꽃피우자’라는 취지로 모였으며, 창작력 제고와 회원 간 교류, 나아가 지역 문학의 저변 확대를 설립 목적에 두었다.

    동부수필은 출범 당시부터 "소수정예"를 표방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회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입회가 가능하다. 이 원칙은 지금까지도 굳건히 이어져 오며, 회원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높여왔다. 덕분에 회원 수가 15년 동안 큰 변동이 없었음에도, 내부적으로는 꾸준히 세대교체와 작품 갱신이 이루어졌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단순한 친목 모임을 넘어, 문학적 진지함과 학습의 장을 지향하는 동부수필의 색채를 선명히 드러낸다.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작품을 발표하고 합평회를 여는 학습형 모임을 이어가며, 동부수필은 현재 광주·전남권을 대표하는 수필문학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회원들은 『한국수필』, 『수필세계』, 『그린에세이』, 『창작산맥』 등 전국 단위 수필 전문지에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각종 문학상 수상과 개인 수필집 출간을 통해 중앙 문단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도위원 임병식 수필가의 작품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것은 동부수필문학회 전체의 큰 자랑이자 이정표라 할 만하다.

     

     

    2.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의 의의

     

    창립 15주년을 기념하여 발간된 특집 수필집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은 전라남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출간되었다. 이는 단순히 기념 성격의 작품집을 넘어, 그간의 활동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적인 결과물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은 윤문칠 회원의 작품에서 따온 것으로, 현대인의 삶 속에 얽힌 애환과 기억을 함축적으로 상징한다. 넥타이라는 일상적 소품이 시간과 세월, 삶의 무게를 담아내듯, 이번 수필집은 각 회원이 자신의 삶과 체험을 진솔하게 풀어낸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 속에는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 고향의 장날 풍경, 어머니의 흰 고무신, 김치찌개와 목련, 새벽마다 우는 수탉의 의미, 코피 루왁 커피 한 잔의 사색 등, 지역성과 일상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주제가 펼쳐진다. 회원 개개인의 작품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공통적으로 ‘삶의 진솔한 고백’이라는 수필의 본령을 지향한다. 그만큼 독자는 글을 읽는 동안,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곧 자신의 삶을 비추어볼 수 있는 거울을 얻게 된다.

     

     

    3. 수록 작품의 다채로움과 깊이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에는 총 14명의 회원 작품이 실렸다.

    오순아의 「오동도 동백은 세 번 핀다」는 지역의 자연과 삶의 은유를 담았고,

    임경화의 「나의 여수 10경」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풀어낸다.

    이승애의 「오늘밤, 나를 달빛에 물들인다」는 서정적 감수성을 보여주며,

    박주희의 「하얀색 구름사전」은 일상적 사물 속에 시적 의미를 담아낸다.

    차성애는 「김치찌개와 목련」에서 음식과 꽃을 매개로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승훈은 「밤에만 풀벌레가 요란하게 우는 이유」 등에서 자연의 이치를 수필적 사유로 풀어낸다.

    양달막은 「황혼」과 「김밥」을 통해 소박한 일상 속 깨달음을 전하며,

    이희순은 「알면 알수록 자랑스러운 한글」에서 우리말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선덕은 「삶의 모퉁이에서」 따스한 인간사를 담아내고,

    윤문칠은 표제작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으로 시간을 관통하는 상징적 사유를 펼친다.

    김종호의 「메멘토 모리」는 죽음과 삶의 의미를,

    엄정숙의 「어머니의 흰 고무신」은 모성의 상징과 기억을 진솔하게 그린다.

    곽경자는 「금오도 일지」 연작으로 섬의 자연과 서정을 펼쳐내며,

    지도위원 임병식은 「쟁기」, 「굴뚝 연기」, 「모래톱 풍경」을 통해 원로다운 깊이를 보여준다.

    이렇듯 회원들의 작품은 각자의 체험과 사유에서 출발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삶을 성찰하고 나누는 문학"이라는 수필의 본령으로 모아진다.

     

     

    4. 15년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길

     

    동부수필문학회는 지난 15년 동안 『동부수필』 창간호(2015), 제2집(2019), 제3집 『민들레 홀씨』(2023), 제4집 『까치소리』(2024) 등 네 권의 동인지를 펴냈으며, 제5집 『누가 저 산국을 다 베었을까』(2025)가 출간 준비중이다. 이번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은 그러한 발걸음을 집대성하는 동시에,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책이다.

    특히 동부수필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명 작가들과의 교류, 수필 합평, 문학기행 등을 통해 지역민과의 교류를 넓혀왔다. 이러한 활동은 수필의 사회적 저변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중앙 문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줄 안다.

    앞으로 동부수필문학회는 창립 당시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세대의 작가들과 함께 수필문학의 가치를 더욱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문학의 중심이 시와 소설에서 수필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동부수필의 존재는 지역을 넘어 한국 수필문학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5. 따라서,

     

    『넥타이 속에 담긴 시간』은 단순한 수필집이 아니라, 지난 15년간의 여정이 빚어낸 동부수필문학회의 집단적 성취를 기록한 증거물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각 회원이 걸어온 인생의 길과 그 길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결이 느껴진다.

    넥타이에 스민 땀과 시간처럼, 이 책 속에는 각자의 삶과 문학적 고백이 진솔하게 묶여 있다. 독자는 이 수필집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체험과 공명하는 문학적 울림을 얻게 될 것이다.

    동부수필문학회의 지난 15년은, 바로 이러한 ‘삶과 문학의 진실한 만남’을 지속해온 시간이었다. 앞으로 또 다른 15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동부수필은 수필문학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지켜내며 더욱 깊고 넓게 뻗어나갈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동부수필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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