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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구스티누스의 외침 - 현대를 비추는 지혜

    • 변종찬 저
    • 분도출판사
    • 2025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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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41925088
    쪽수932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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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아우구스티누스의 외침: 현대를 비추는 지혜』는 변종찬 마태오 신부의 유품이 된 컴퓨터에서 발견된 원고를 토대로 편집된 아우구스티누스 연구서이다. 변 신부는 아우구스티누스를 단일 학문 분야로 다룰 수 없는 인물로 보았고, 그의 삶과 사상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려 했다. 변 신부의 원고가 미완의 초고였기에 여러 신학자가 검토와 보완을 하며 원고를 정리하고 새롭게 구성하였다.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를 철학자, 신학자, 수도자, 사목자로 나누어 조망하며, 한국 가톨릭의 맥락 속에서 그를 현재화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변 신부가 생전 학술지에 발표했던 논문을 모아서 펴낸 『혼돈 속의 질서』와 짝을 이루며, 좀 더 깊은 교부학 연구를 위한 초석으로 기획되었다.

    목차

    [목 차]
      

    차례

    책머리에

    I.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

    1. 북아프리카 상황

    2. 타가스테의 가정

    3. 교육

    4. 마니교와의 만남

    5. 우정

    6. 첫 작품: 『아름다움과 알맞음』(De pulchro et apto)

    7. 마니교에 대한 회의

    8. 회의주의(scetticismo) 단계

    9. 암브로시우스와의 만남

    10. 밀라노교회

    11. 신앙으로 돌아오는 여정의 시작

    12. 회의주의의 극복: 신앙과 이성이라는 방법론

    13. 플라톤 학파의 서적(Libri platonicorum)

    14. 사도 바오로와의 만남

    15. 안토니우스의 예

    16. 카시치아쿰(Cassiciacum) 공동체

    17. 오스티아(Ostia)의 환시(visio)

    18. 타가스테(Tagaste) 공동체

    19.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제 수품

    20. 신학적 양성

    21. 주교직의 짐(sarcina episcopatus)

    22. 말씀의 분배자: 설교가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의 봉사

    23. 논쟁가

    24. 거창하고도 험난한 과제 (Magnum opus et arduum)

    25. 지칠 줄 모르는 활동가

    26. 선종(善終)

     

    II. 철학자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

    1. 철학의 의미

    2. 신앙과 이성: 해석학적 순환

    3. 지식과 지혜(scientia et sapientia)

    4. 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원천

    5. 하느님의 존재

    6. 하느님의 본성

    7. 하느님과 세상 창조

    1)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 1)

    2)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인간 창조

    3) 창조의 지속성

    8. 하느님과 인간

    1) 영혼과 육체로 구성된 인간

    2) 영혼의 불멸성

    3) 영혼의 영신성(靈神性)

    4) 영혼의 기원

    9. 인간: 인식

    1) 행복한 삶과 연결되는 진리에 대한 인식 가능성

    2) 인식의 단계

    10. 인간의 자유와 신의 예지

    1) 인간의 자유

    2) 자유의지와 윤리적 악

    3) 하느님의 예지와 윤리적 악 그리고 자유

    11. 세기들의 질서(ordo saeculorum): 시간과 역사

    1) 시간의 본성

    2) 역사의 시간

    3) 두 사랑(Duo amores): 두 도성(duo civitates)

     

    III. 신학자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

    1. 아우구스티누스 신학의 일반적 특징

    2. 신학 방법론

    1) 성경과 전승 그리고 교회 안에서 나타나는 신앙의 권위, 곧 그리스도의 권위에 대한 온전한 결합

    2) 신앙의 이해에 도달하고자 하는 생생한 원의, 따라서 성경의 가르침을 인식하기 위해 모든 인간적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

    3) 모든 이들, 곧 이교인들, 이단자들 그리고 유다화한 이들 안에서 옹호되고 인정되는 그리스도교 가르침의 독창성에 대한 굳건한 확신

    4) 신비에 대한 깊은 감각

    5) 사랑, 따라서 교회의 삶에 대한 신학의 지속적인 종속

    6) 정확한 신학 용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3. 삼위일체론

    1) 초기 작품들 안에서의 삼위일체

    2) 사제 서품 후의 삼위일체 신학의 성찰

    4. 그리스도론

    1) 초기 작품들 안에 나타난 그리스도론

    2) “위격”(persona)과 “본체”(substantia)

    5. 구원론

    6. 마리아론

    7. 펠라기우스

    1) 생애와 작품

    2) 펠라기우스의 사상

    8. 펠라기우스주의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입장 525

    1) 원죄와 의화(iustificatio)

    2) 은총

    9. 예정설

    1) 근본적인 전제들

    2) 위대한 신비인 예정

    3) 선택된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4) 모든 사람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

    5) 예정의 신비의 전제 조건

    6) 예정과 사목 활동

    10. 도나투스주의

    1) 도나투스주의 역사

    2) 도나투스주의의 교회론과 성사론

    11. 교회론

    1) 교회의 차원: 하느님 나라인 교회(Ecclesia -civitas Dei)

    2) 교회: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신비체 -온전한 그리스도(Totus Christus)

    3) 그리스도의 정배인 교회(Ecclesia -sponsa Christi)

    4) 어머니요 동정녀인 교회(Ecclesia Mater et Virgo)

    5) 교회의 영혼인 성령(Spiritus Sanctus anima Ecclesiae)

    6) 교회의 특성

    7) 하느님의 도성(civitas Dei): 지상 도성(civitas terrena)

    8) 순례 중인 교회(Ecclesia peregrinans)

    9) 천상 교회

    12. 성사론

    13. 종말론

     

    IV. 수도자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

    1. 아프리카 수도원의 창시자인 아우구스티누스 615

    1) 아우구스티누스 수도 규칙의 친저성과 기원

    2) 아우구스티누스 규칙서의 구조

    2. 수도생활의 본질

    3. 수도생활의 목적

    1) 수도 공동체의 교회성(ecclesialità)

    2) 한마음 한뜻(Anima una et cor unum)

    3) in Deum

    4) 향주삼덕의 친교

    5) 삼위일체와 공동체

    4. 수도생활의 기초인 청빈과 겸손

    1) 청빈

    2) 겸손

    5. 기도와 그리스도교 수덕생활

    1) 공동기도

    2) 기도소(Oratorium)

    3) 기도의 기본 법칙: 내향성(內向性)

    4) 기도와 성가

    5) 절제와 극기

    6. 정결의 삶

    1) 수도자의 복장

    2) 이성을 대하는 자세

    3) 형제적 교정

    7. 상호 간의 봉사와 용서

    1) 수도 생활의 황금률

    2) 수도원 내의 여러 소임

    3) 상호 간의 사랑과 용서

    8. 순명과 권위

    1) 아우구스티누스 수도 공동체의 특징

    2) 장상의 역할

    3) 순명

    9. 영적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

    1) 『수도 규칙』을 준수하는 정신

    2) 마지막 권고

     

    V. 사목자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의 정치사상

    1. 법(lex)

    1) 그리스 철학자들과 로마 철학자들이 바라본 법

    2) 아우구스티누스의 이론

    2. 정의(Iustitia)

    1) 그리스 철학자들과 로마인들이 생각하는 정의

    2) 아우구스티누스의 가르침

    3. 전쟁과 폭력

    1) 그리스 철학자들과 로마인들이 생각하는 정의

    2) 아우구스티누스의 견해

    3) 심리학적 문제: 전쟁의 원인

    4) 법적 문제

    5) 정치적 문제: 군인의 의무

    6) ‘의로운 전쟁’(bellum iustum)

    4. 부와 가난 그리고 사유재산

    5. 주교법정(audientia episcopalis)

    1) 주교법정의 성서적 배경과 실천

    2) 주교법정의 로마법적 공인

    3) 바오로의 계명에 따른 아우구스티누스의 주교법정

    4) 사회적 문제의 해결 장소인 주교법정

    5) 로마법에 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이해

    6) 사제직의 의무요 사랑의 표현인 주교법정

    6. 국가와 교회

    1) 국가의 본성과 한계

    2) 교회와 국가의 관계

    7. 우정

    1) 『고백록』에 표현된 아우구스티누스의 우정에 대한 첫 이해

    2) 벗에게 좋은 것을 원하는 것으로서의 우정

    3) 호의와 사랑이 동반된 신적인 일과 인간적인 일에 대한 동감으로서의 우정

    4) 사랑의 질서(ordo amoris) 안에서의 우정

    5) 우정을 통한 일치

    6) 하느님을 향한 한 영혼과 한 마음으로 표현되는 그리스도인의 우정

    8. 나가는 말

     

    색인


    [본 문]
      

    수사학에서 철학으로의 개종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수도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곧 사회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수사학자는 공공생활을 위해 그리고 공직을 위해 학생들을 준비시키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우구스티누스가 수사학에서 철학으로 개종했다는 것은 그 역시 공직이나 모든 진로를 포기한다는 의미였다. 그는 수사학을 말에 대한 예찬 외에는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는 공허한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금욕이 그에게 바람직한 선(善)으로 나타났다. 곧 부질없는 욕정과 거짓된 망상에 대한 모든 공허한 희망을 포기하기로 결심하였다. 결국 『호르텐시우스』를 읽은 것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경이로운 시야에 지극히 높은 인간의 소명을 알려주었다. 그 순간, 후에 복음의 빛과 힘으로 수덕가, 관상가, 신비가 될 철학자가 탄생하였다. 하지만 복음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그 여정은 길고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51-52쪽)

     

     

    플라톤 학파의 책들은 그에게 감각 세계와 지성적 세계와의 본질적 구분도 알려주었다. 그동안 육신적인 실재 외에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이제 감각이 깨닫는 것과는 다른 실재가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이제 그는 감각들이 파악하는 혹은 표현하는 실재와는 매우 다른 실재,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덜 실재적이거나 덜 참된 것이 아닌 오히려 바로 그것 때문에 완전하게 참된 실재인 지성계가 있다는 것을 최고의 놀라움으로 직관하였다. 참으로 존재하는 지성적 실재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나는 ‘진리가 유한하든 무한하든 간에 공간 안에 연장되어 있지 않으니 없는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멀리서 ‘그럴 리 없다. 나는 있는 나다’라고 외쳤습니다.”(『고백록』 7, 10, 16) 참으로 있는 것은 불변하게 있는 것이다.(id vere est, quod incommutabiliter manet, 『고백록』 7, 11, 17) 바로 이것이 진리이다. 이로써 그를 오랫동안 잡아 두었고, 그의 지성적 도약을 막았던 유물론적 개념이 완전히 극복되었다. (134-135쪽)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떠한 의미에서 철학을 하는가? 무엇보다 성인은 플라톤보다 피타고라스의 정의를 선택한다. 곧 철학은 ‘지혜에 대한 연구’요, ‘지혜에 대한 사랑’인 것이다. 치체로(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43)의 『호르텐시우스』(Hortensius)를 통해 성인이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이 정의에서9 무엇보다 ‘지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지혜는 그리스도이다. 그렇기에 아우구스티누스는 치체로의 작품에 매료되어 철학에 대한 봉헌을 서약하면서 그 작품 안에 있지 않은 그리스도라는 이름을 찾아 성경으로 눈을 돌렸던 것이다. (244쪽)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엇보다 하느님의 모상성은 인간이 하느님과 동일하거나 그분처럼 영원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이 하느님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존재론적 능력을 제시한다. 곧 인간 안에하느님께서 실제적으로 현존하여 계시어 사람으로 하여금 하느님의 얼굴을 관상케 하는 표지인 것이다. 『고백록』과 『삼위일체론』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 안에 있는 영적 모상의 본성, 곧 인간 편에서 하느님께 참여하는 능력을 ‘하느님에 대한 능력을 갖고 있는’(capax Dei), ‘최고 본성에 대한 능력을 갖고 있는’(capax summae naturae), ‘신적 실재에 대한 능력을 갖고 있는’(capax divinorum)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인간의 정신은 하느님에 대한 능력을 갖고 있는 한 하느님의 모상이며 그분께 참여할 수 있다.”(『삼위일체론』 14, 8, 11), “최고의 본성에 대한 능력을 갖고 있고 그에 참여할 수 있다.”(『삼위일체론』 14, 4, 6), “인간의 영혼은 신적 실재에 대해 능력을 갖고 있다.”(『고백록』 9, 11, 28) (343쪽)

     

    그는 성령의 위격적 속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 첫 번째 인물이었으며 사랑으로 속성을 지적한 첫 번째 저술가였다. 계시에 의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 6) 따라서 성부 하느님은 사랑이며, 성자 하느님도 사랑이고, 성령 하느님도 사랑이다. 하지만, 성부 역시 영이며 거룩하고 성자 역시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위격이 고유하게 성령이라고 언급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성령이 고유하게 사랑, 애덕으로 합당하게 불릴 수 있다. 왜냐하면 그분은 성부와 성자에게 공통되며, 그분들과 함께 영원하고도 동일본체적인 일치이고, 두 분이 영원으로부터 서로 나누는 상호 간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484-485쪽)

     

    교회에 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을 해석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교회 자체의 신비롭고도 복잡한 실재에서, 곧 역사적이면서도 동시에 종말론적인 실재, 교계적이면서도 영적인 실재, 가시적이면서도 비가시적인 실재에서 나온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신자들의 공동체로서 혹은 아벨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때까지 세상 안에서 순례하는 의인들의 공동체로서, 혹은 복된 불멸의 삶을 살아가도록 예정된 이들의 공동체로서 생각하며 교회에 대해 말한다.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세 친교가 나온다.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우신 제도적 실재인 성사들의 친교(communio sacramentorum), 아벨에서부터 세상의 종말까지의 모든 의인들을 결합시키는 영적 실재인 성인들의 통공(communio sanctorum), 축복 받은 이들 즉 구원 받게 된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종말론적 실재, 말하자면 ‘티나 주름이 없는’(에페 5, 27) 교회인 예정된 이들의 친교(communio praedestinatorum)이다. (564쪽)

     

    “보라,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라는 시편 132장 1절을 주석하면서 사랑이 형제들로 하여금 하나가 되어 살아가도록 이끈다고 히포의 주교는 말한다.72 곧 ‘한 집안에서 화목하게 산다는 것’은 사랑의 참된 모습이고, 사랑의 열매이며, 사랑이 가장 잘 드러나는 표상인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은 화목을 낳고, 화목은 일치를 낳으며, 일치는 사랑을 견지하고, 사랑은 영광에로 이끈다.”고 성인은 주장한다. 이 집안이 바로 수도원이며 교회이다. 수도원과 교회는 성령으로부터 마음 안에 부어진 일치에 대한 사랑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든지 지성으로 묵상을 하든지 시편의 이 말씀, 이 달콤한 소리, 이 부드러운 멜로디는 수도원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소리에 함께 살기를 희망하였던형제들이 깨어났습니다. 이 구절은 그들에게 트럼펫과 같습니다. 그것은 온 세상을 위해 울렸고 서로 갈라졌던 이들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외침이요, 성령의 외침이며 예언의 외침입니다.” (633쪽)

     

    그러므로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있어 순명은 장상이 짊어진 책임성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즉 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요, 공동체의 일치와 선익이라는 책무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순명은 장상을 향한 사랑의 행위인 것이다. 장상 홀로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비록 공동체 구성원 각자가 맡은 책임과 임무가 있다고 해도, 모든 수도자는 장상에게 순명뿐 아니라 조언을 통해, 그리고 공동으로 일을 함으로써 장상의 책임에 동참해야 한다. 이는 『수도 규칙』이 말하는 대로 지휘가 높을수록 그만큼 그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736쪽)

     

    평화를 지향하는 전쟁이라는 윤리적 원칙 위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암브로시우스와 치체로의 노선을 따라 의로운 전쟁 이론을 재구성한 것이다. 물론 이상적인 것은 전쟁이 아닌 평화로 평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의함을 통해 평화가 깨졌을 경우, 이를 교정하고 질서를 회복하여 평화를 이루려는 목적에 도움이 되는 도덕적 요구에 의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다. ‘평화-목적’ 그리고 ‘전쟁-도구’라는 구조뿐 아니라 전쟁에 대한 평화의 자연적 우위성이라는 노선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은 치체로의 사상과 매우 유사한 것처럼 나타난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복음 정신이며, 바로 이 점이 치체로와의 결정적인 차이를 드러내었다. (811쪽)

    출판사 서평

    “나는 있는 나다. Ego sum qui sum.” - 『고백록』 7,10,16

     

    이 문장은 고대 철학자의 고백만은 아니다.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존재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울려 나오는 물음이자 외침이다. 그 외침이 이제 고(故) 변종찬 마태오 신부의 유고를 통해 새롭게 되살아났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외침: 현대를 비추는 지혜』는 한 사제의 영성과 지성이 일생에 걸쳐 이룬 열매인 동시에 그가 후학에게 남긴 마지막 유산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아우구스티누스라는 ‘위대한 영혼’을 단순히 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오늘의 동반자로 다시 만나게 된다.

     

    동료 신학자들의 지성으로 재탄생한 유고

    이 책은 특별한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변종찬 신부의 선종 이후, 유품으로 남은 컴퓨터에서 완성되지 않은 초고 원고들이 발견되었다. 변 신부는 생전, 한국 사회와 한국 가톨릭의 맥락 속에서 “왜 지금 아우구스티누스인가?”라는 물음을 던졌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다. 단순히 성인의 사상을 정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를 오늘의 독자에게 어떻게 ‘현재화’할 수 있을지를 고심해 왔다. 이런 문제의식을 공감한 서울대교구와 수도회 소속의 여러 신학자는 변 신부의 유고를 분담하여 정독하고 보완하였으며,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정체성에 따라 책을 철학자, 신학자, 수도자, 사목자라는 네 부분으로 구성하였다.

     

    그 결과, 한 저자의 글을 넘어 아우구스티누스를 향한 한국 가톨릭 신학 연구자들의 공동 결실로 이 책이 탄생했다. 학술적으로는 변 신부의 또 다른 논문집인 『혼돈 속의 질서』와 짝을 이루며 교부학의 초석이 되었고, 신앙적으로는 성인의 고백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려낸 새로운 통로가 마련되었다.

     

    하느님을 찾는 삶의 여정

    책의 첫 장은 성인의 생애를 따라가며, 그의 사상과 신앙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조망한다. 북아프리카 타가스테에서 태어난 아우구스티누스는 수사학을 공부하고 마니교를 거쳐 회의주의에 빠졌으며, 플라톤주의와 성경, 암브로시우스와의 만남을 통해 회심의 여정을 시작했다.

    『고백록』에서 묘사되는 감동적인 오스티아의 환시, 카시치아쿰 공동체의 성찰, 타가스테에서의 은둔, 히포에서의 사목과 치열한 논쟁, 그리고 평화로운 선종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은 ‘하느님을 찾는 여정’이었다. 이 장은 단순한 연대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성인의 체험과 회심, 그 속에서 발전한 사유와 믿음은,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영적 회심의 여운을 남긴다.

     

    철학자이자 신학자, 깊이 있는 사유의 인간 아우구스티누스

    변 신부는 아우구스티누스를 단순한 ‘신학자’로 다루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철학과 신학, 수사학과 설교, 고전과 성서가 한데 얽힌 복합적 인물로 이해하려 했다.

    『호르텐시우스』를 통한 철학의 개종, 플라톤 학파의 서적을 통해 깨달은 감각과 지성의 이원성, 지혜(sapientia)를 향한 갈망은 모두 철학자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하느님의 존재와 본성, 인간의 자유와 예지, 시간과 역사에 대한 관념 등의 철학적 주제는 성인의 사유 깊이를 보여준다. 그는 단순히 고대의 철학을 흡수한 것이 아니라, 신앙의 관점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고, 신학의 언어로 통합했다.

     

    저자는 또한 아우구스티누스가 삼위일체의 신비, 예정과 은총, 교회론과 종말론 등 수많은 주제에서 일관되게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놓지 않았음에 주목한다. 또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유 궤적을 따라가면서, 아우구스티누스가 ‘진리와 지혜’를 향해 어떻게 나아갔는지 풍성하게 드러내며, 신학자로서 중세 신학과 이후 교의 발전에 미친 영향을 고찰한다. 『신국론』, 『삼위일체론』, 펠라기우스주의에 대한 반론 등은 단순한 교의 정립이 아니라, 교회와 세상, 인간과 구원에 대한 존재론적 신학의 지평을 열어준다. 이러한 부분에서 저자는 단순한 해석을 넘어서,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통합성과 발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학자의 언어로 철학을 말하고, 철학자의 정신으로 성경을 읽으며, 신학자의 겸손으로 사랑을 정의한 인간 아우구스티누스를 보여준다.

     

    공동체의 영성과 삶

    제4장에서 아우구스티누스를 수도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조명한다. 이 측면은 대부분의 아우구스티누스 연구서에서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지만, 저자는 오히려 여기에 특별한 무게를 둔다. 왜냐하면 아우구스티누스의 모든 사상은 결국 ‘하느님을 찾고, 그분을 살며, 그분을 공동체 안에서 사랑하는 것’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수도자로서의 아우구스티누스는 초대교회의 예를 따라 공동체 중심의 삶을 선택했고, 청빈과 정결, 순명의 삶을 통해 하느님을 살아내고자 했다. 그래서 저자는 『수도 규칙』의 토대, 공동체의 영적 친교, 기도소와 절제의 윤리, 사랑과 용서의 실천은 성인에게 있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실천적 진리였음을 강조한다. 성인이 “하느님을 찾는 것(interioritas)”을 수도 생활의 본질로 보고, 철학과 신학 역시 이 내향성에서 자양분을 얻는다고 보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런 시각에 따라 책에서는 수도원은 단순한 제도나 건물이 아니라, 사랑과 일치의 영성에서 탄생한 ‘살아 있는 교회’임을 되짚는다. 특히 순명의 개념을 장상에 대한 맹종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치를 위한 사랑의 실천이자 공동체 전체의 책임을 함께 짊어지는 형태로 재해석하고 있다.이는 오늘날 교회가 당면한 권위의 문제, 공동체의 책임과 위기 앞에서 아우구스티누스가 여전히 강력한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독자를 향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외침

     

    책의 마지막 장은 아우구스티누스를 사목자로서, 즉 사회와 정치에 발 딛고 선 신앙인으로 조명한다. 히포의 주교로서 그는 교히 안에 머물지 않고, 서로마제국의 혼란과 위기 속에서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찾고자 했다. 그의 정치사상은 고전 철학과 교회의 가르침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했고, 법과 정의, 전쟁과 평화, 국가와 교회의 관계에 대해 탁월한 통찰을 제시하였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행하라.” 이 말은 모든 윤리와 정치, 종교를 꿰뚫는 명제이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전 생애를 관통하는 신앙 고백이다. 주교법정의 제도화, 정의로운 전쟁론, 공동선의 개념 등은 시대를 초월한 응답이며, 오늘날의 사회 갈등과 정치적 긴장 속에서 신앙이 어떻게 발언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외침』은 단지 고대 철학자의 소개서도, 신학 안내서가 아니다. 앞서간 그리스도인이 남긴 고백이며, 한 지성인이 전하고자 했던 시대를 관통하는 외침이다. 변종찬 신부는 그 외침을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어 했고, 이제 그 소리를 들을 차례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지성, 영성, 사목, 공동체가 하나로 융합된 ‘살아 있는 신학’과 만남 속에서 오늘의 교회와 사회, 개인의 내면 속에서 어둠을 헤치고 나갈 빛이자 ‘지혜’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저자 소개
    저자 : 변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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