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여는 노래 _004
내 손글씨로 살려쓰기 _009
첫노래 : 봄꽃 여름잎 가을빛 겨울나무 _010
ㄱ _020
가랑잎 가지꽃 갈대 갈퀴나물 감 갓 개나리 고들빼기
고마리 고사리 괭이밥 까마중 꼬마주머니 꽃말
ㄴ _050
나락꽃 나리 나팔꽃 냉이 느티나무 능금
ㄷ _064
달개비 달걀꽃 담쟁이 대나무 대추알 댕댕이덩굴
도깨비바늘 도꼬마리 도라지 도트라지 돌나물
동박나무 둥글레 들깨 들꽃 딸
ㄹ _098
라일락
ㅁ _102
마삭줄 멀구슬나무 메늘치 멧노랑 모과나무
모시 못꽃 무 무릇 무화과나무 미나리 미루나무
민들레
ㅂ _130
박꽃 박주가리 박하 밝은잎 밤 밥풀 배나무
배롱나무 배추 버드나무 벚나무 보리밭 복숭아
봄까지꽃 봄불꽃 봉숭아 부들 분꽃 붉구슬 붓
비름나물 뽀리뱅이
ㅅ _102
사광이풀 살림나무 살살이꽃 삼베 새앙 섣달나무
소리쟁이 솔꽃 쇠무릎 수박 수세미 수수
수수꽃다리 시금치 시든풀 싸리 쑥 쑥부쟁이
씨앗
ㅇ _216
아름나무 아주까리씨 앉은뱅이꽃 앵두나무 억새
엉겅퀴 여뀌 오동나무 오디 오리나무 유자나무
ㅈ _250
은방울꽃 은행 이끼 이름없는 이팝나무
자귀나무 자작나무 잔디 잣나무 잣나물 제비꽃
주름잎 진달래 질경이 찔레
ㅊ _272
차조기 참나무 채송화 초롱꽃 초피나무 취꽃
ㅋ _286
카네이션 코딱지나물 코스모스 콩깍지
ㅌ _296
탱자나무 털털나무 토끼풀 토란 투구꽃 튤립
ㅍ _310
파꽃 팥꽃 패랭이꽃 팽나무 포도 풀비 플라타너스
피다
ㅎ _328
한삼 할미꽃 함박꽃 해당화 해바라기 향긋나무
향긋하다 호드기 후박나무
닫는 노래 _348
[본 문]
* 우리는 모두 풀을 누리면서 살아갑니다. 풀밥을 먹으면서도, 풀밥을 안 먹더라도 풀이 베푼 푸른 숨결을 맑게 마시면서 목숨을 이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에 풀꽃나무가 없다면 사람은 있지 못해요. 밥이 되는 나물이나 푸성귀를 넘어서, 숨을 쉬고 지내는 밑바탕이 되는 풀이요 꽃이며 나무라고 생각합니다. _본문 4쪽
* 두 어린이하고 시골자락에서 풀내음을 마시고 풀밥을 먹고 풀바람을 쐬고 풀빛을 지켜보고 풀내음을 맡고 풀노래를 들으면서 “풀꽃나무 노래”를 갈무리해 보았습니다. 나물로 삼으면서 살짝 훑어 혀에 얹으며 만나기도 하고, 곁에 앉거나 서서 가만히 어루만지거나 쓰다듬으면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우람하게 자란 나무라면 가볍게 올라타고서 나무줄기에 귀를 기울여 보았어요. _본문 4쪽
* 모든 열매(알)는 꽃이었어요. 모든 열매(알)에는 씨가 깃들어요. 제비꽃·도라지꽃·오디·포도알 모두 보랏빛이지만 다 다른 ‘보랏빛’입니다. ‘가지 열매’는 ‘검다(감다)’고 느낄 만큼 ‘짙보라’에, 가지꽃은 ‘옅보라’입니다. _본문 25쪽
* 흰물을 듬뿍 머금는 고들빼기는 나물로 잎을 똑똑 끊어도 하늘바라기로 줄기를 올립니다. 꽃망울을 맺을 무렵 그 넓고 길던 잎이 작고 가늘면서 초롱초롱 노란꽃을 잔뜩 맺고 어른 키를 껑충 넘지요. · 해사하다(해사히) : 하얗고 매우 곱다. 무척 환하고 또렷하다. _본문 37
* 우리는 예부터 오래도록 꽃을 지켜보면서 꽃숨결을 마음으로 읽어냈어요. 꽃하고 주고받는 말이니 ‘꽃말’이요, 꽃이 들려주는 삶과 살림이니 ‘꽃말’입니다. 꽃 한 송이를 바라보면서 함께 나눌 마음과 사랑을 말 한 마디에 얹어 봅니다. _본문 49
* 처음에는 하나하나 꽃으로 살다가 열매가 되고 씨앗으로 이어가요. 씨앗은 다시 힘차게 오르는 푸나무가 되고요. ‘벼’를 씨로 삼아 ‘볍씨’라 하고, 벼·볍씨를 시골에서는 ‘나락’이라 합니다. 나락(낟알)은 한여름에 이삭을 패며 무럭무럭 자라서 누렇게 익어요. · 푸나무(풀나무) : 온누리를 푸르게 덮으면서 들숲메를 이루는 풀과 나무를 나타내는 이름. _본문 53
* 담을 잘 타서 ‘담쟁이’라는데, 나무를 참 잘 타요. 멧골서 나무를 패고서 끈으로 삼곤 하지요. ‘나무쟁이’ 아닌 ‘담쟁이’나 할 만큼, 예부터 마을에서 자라도록 곁에 두었구나 싶어요. 척척 걷어서 ‘끈’으로 쓰기 좋을 만큼 질겨요. _본문 71
* 도꼬마리 씨앗껍질에 돋은 갈퀴 같은 고리는 우리 옷이나 짐승 털에 잘 붙어요. 이 모습을 보고서 깨달아 ‘찍찍이(벨크로)’가 태어났어요. 먼먼 마실길을 꿈꾸는 씨앗 마음이기에 착 달라붙어서 새곳으로 떠납니다. _본문 81
* 위로 껑충 오르거나 줄기를 굵게 하기보다는 담이며 바위이며 조용조용 덮는 마삭줄입니다. 늦봄에 피는 흰꽃은 바람개비 같아요. 온누리를 고루 감싸는 바람마냥 온 땅을 포근히 덮으려 해요. 멧갓 : 나무가 우거진 메와 갓이 푸르게 어우르면서 깊고 넓은 곳. _본문 105
* 무화과나무는 꽃이 바깥으로 피지 않고 속으로 동그마니 말아요. 무화과말벌이 ‘말린 꽃’ 안쪽으로 들어가서 꽃가루받이를 해주지요. 하늘 보며 쭉쭉 뻗으려 하는 무화과나무를 보면 마치 사람손 같은 잎인데 작은 풀이웃이 그늘 누리며 이슬 먹는 쉼터랍니다. ‘속꽃’으로 소담스럽습니다. _본문 123
* 갓 떨어진 가시밤송이를 벌리면 단단히 여문 밤알이 얼마나 하얗게 단물이 그득 흐르면서 아닥아닥 소리내며 녹아드는지 모른답니다. 해·바람·비·흙을 받아들인 숲에서 나무는 이런 멋진 열매를 모두한테 베풀어요.
· 함함하다 : 털이 보드랍고 가볍게 빛나다. 아주 많거나 커서 즐겁거나 반갑게 맞고 싶다. _본문 141
* 까무잡잡한 흙으로 싱그러운 데보다 메마른 터에서 잘 자라며 퍼지는 비름나물입니다. 얼핏 보면 ‘망가진 땅에서 돋는’데, 곰곰 보면 ‘망가진 땅을 되살리’네 싶어요. 비름나물이 땅심을 북돋우니 이내 온갖 풀·풀벌레·새·짐승이 찾아듭니다. _본문 173
* 지나온 날을 되새기며 다음 나날을 꿈으로 그릴 적마다, 예부터 나무한테 찾아갔어요. 나무한테 비손을 하거나, 쪽종이나 쪽널에 마음 담은 몇 마디 적어 나뭇가지에 걸어요. 바로 섣달인 12월에 새꿈을 그립니다. · 샛별 : 새벽에 샛녘(동녘) 하늘에서, 저녁에 하늬녘(서녘) 하늘에서, 무척 밝게 보는 별. ‘금성’을 가리킨다. _본문 189
* 잎망울보다 꽃망울을 먼저 맺더니, 가지마다 작게 맺는 꽃송이가 줄줄이 초롱초롱 매우 눈부신 앵두나무예요. 꽃이 질 무렵 잎이 돋더니 어느새 빨갛게 빛나는 물결은 온갖 앙금을 씻거나 달래는 빛잔치예요. _본문 225
* ‘뽕나무’는 잎, 가지, 줄기, 열매, 뿌리 모두 우리 살림살이에 씁니다. 게다가 뽕잎을 먹는 누에한테서 실까지 얻어요. 찻물로, 세간으로, 밥으로, 나물로, 두루 살뜰한 이 나무에 맺는 열매는 ‘오디’예요. · 쪽빛 : ‘쪽’이라는 풀한테서 얻는 빛깔. 깊고 너른 바다 빛깔과 같다. 짙파랑이라고 할 만하다. 본문 235쪽
* ‘쇠별꽃’이란 풀이름은 일본에서 비롯하여 들어왔다지요. 이 땅에서는 숲나무 잣처럼 밭뙈기를 기름지게, 밥차림도 푸지게 북돋우는 나물이라 ‘잣나물’이라 했답니다. 한 줄기 훑어 냠냠하며 해맑은 맛을 누려요. _본문 261쪽
* 밤하늘에 반짝반짝하는 별을, 우리 눈이 반짝이는 모습을, ‘초롱하다’란 말로 나타내요. 어두운 길을 나서며 ‘초롱’을 들고 사근사근 걸어가는데요, 함께 초롱초롱해 봐요. ‘함초롬하다’라는 말처럼 크게 하나인 맑은 빛살로 곱게 꿈꾸어 봐요. · 함초롬하다 : 물을 곱게 품어서 반짝이면서 차분하고 가지런하다. _본문 281쪽
* 붉게·짙붉게·새빨갛게 타오르듯 큼직한 꽃송이를 틔우는 ‘카네이션’이 있습니다. 가없고 깊고 따뜻하고 밝고 너른 사랑을 기리려고 건네는 꽃입니다. 그래서 이 꽃을 ‘사랑물결꽃·사랑바람꽃·사랑해꽃’이라고 느껴요. · 가없다 : 가가 없다. ‘가’는 ‘가장자리·끝’을 가리키기도 한다. “가가 없다”란, 끝이라 할 가장자리가 없이 언제까지나 널리 잇는다는 뜻이다. _본문 289쪽
* 머리에 써서 머리가 안 다치도록 하는 ‘투구’를 닮았대서 ‘투구꽃’입니다. 머리를 돌보려고 씌우는 모습이란 다부지지요. 손으로 다루는 ‘쓰다’하고, 글을 손으로 옮기는 ‘쓰다’하고, 무엇을 위에 손으로 놓는 ‘쓰다’가 있어요. 손길이 닿는 ‘쓰다’를 생각하며 꽃빛을 돌아봅니다. _본문 307쪽
* 작은 씨앗에서 큰 나무에 이르기까지 꽤 빨리 자랄 뿐 아니라, 줄기가 굵고 가지를 넓게 뻗어서 그늘을 넉넉히 베푸는 ‘버즘나무’입니다. 열매를 빗대어‘방울나무’라고도 하고, 이웃나라에서는 ‘플라타너스(platanus)’라 하지요. 잎이 넓고 줄기껍질을 살살 벗으면서 하얀몸을 드러내곤 하는데, 푸른그늘뿐 아니라 푸른물기운을 듬뿍 내뿜어서 한여름 더위를 싱그럽게 식힙니다. _본문 325쪽
* 버드나무 가지를 짧게 끊어 후 하고 숨을 불면 삘릴삘리리 피리가 됩니다. ‘버들피리’인데 ‘호드기’라고도 해요. 푸르게 물든 나뭇가지가 된 물방울이 바다랑 하늘이랑 구름이랑 들숲을 노닐던 가락이에요.· 가람 : 넓고 크고 깊게 흐르는 물줄기. (= 강) _본문 345쪽
* 우리 곁에 있는 여러 풀꽃나무를 두 어린이하고 함께 지켜보고, 누리고, 쓰다듬고, 돌보고, 나물로 맞이하다가, 곁에 털썩 앉거나 드러누워서 주고받은 말과 생각을 열여섯 줄로 차곡차곡 옮겨 보았습니다. 책이름에 “동시 따라쓰기”라 작게 덧붙였습니다만, 이 꾸러미로 나누려고 하는 글은 ‘시’이기도 ‘동시’이기도 할 테지만, 그저 ‘노래’입니다. 아니, 온누리 이웃님하고 나누고 싶은 ‘노래’이기에, 어린이와 푸름이도 함께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동시 따라쓰기”라고 보태었습니다. _본문 3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