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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쓰기 싫은 날

    • 오한기 저
    • 민음사
    • 2025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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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19638
    쪽수21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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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소설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가 뭘까?

    작업실과 집, 어디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까?

    스스로 즐거워 쓴 글을 남들도 재미있어할까?

     

    머릿속 자꾸만 떠오르는 물음표에

    문득 아득해지는 어느 소설가의 하루

    “자꾸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걸 그만두고

    변화를 꾀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인간을 개조해야 한다. 전면 개조.

    그런데 벌려 놓은 일은 수습해야겠고 어쩌지…….”

     

    『인간만세』 『산책하기 좋은 날』 등의 소설을 통해 과감함과 허무함이 공존하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작품 세계를 구사해 온 소설가 오한기의 첫 번째 에세이 『소설 쓰기 싫은 날』이 민음사의 에세이 시리즈매일과 영원으로 출간되었다. 작가와 동명의 주인공인오한기를 내세웠던 소설 『산책하기 좋은 날』이실화에 가까운 소설이었다면, 에세이인만큼 역시 소설가 오한기가 화자로 나서는 『소설 쓰기 싫은 날』은소설에 가까운 에세이. 소설 장르에는 현실을 핍진하게 그려 냈다는 말이 상찬으로 따라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이라는 말이 일상의 비정함에 대한 말로 흔히 사용되곤 하는 시대. 픽션과 현실을 넘나들며 일상을 살아가는 소설가 오한기는 그 둘의 경계를 과감히 뭉개 버린다. “모든 게 사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것은 없다. 현실을 기반으로 작성됐지만 현실을 현실이라고 믿는 건……”이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진짜 현실과 가짜 현실을 구분하는 눈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진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진실로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노력하는 태도일 것이다.

    목차

    [목 차]
      

    0화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 7

    1화 눈곱을 떼는 꿈 해몽 10

    2화 지름길은 없다 21

    3화 분노는 나의 힘 33

    4화 오한기가 접니다 46

    5화 그럼 문학은 어떨까? 58

    6화 역시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 69

    7화 내가 침입자보다 두려워하는 것 82

    8화 소수 의견으로 남은 사람 94

    9화 내가 쓰는 이야기가 어때서 103

    10화 소설 쓰니까 잼나네 115

    11화 당신은 멘탈 킹입니다 126

    12화 뭔가 덫에 걸린 것 같은 느낌 139

    13화 그때 누군가 발을 툭툭 쳤다 150

    14화 우리는 참 운이 좋구나 162

    15화 이래서 열린 결말은 174

    16화 다 한순간이다 185

    17화 나는 이제 당신 글을 읽지 않아 198

     

    작가의 말 211


    [본 문]
      

    팀장에게 출근 보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오늘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진행되는 거냐고 회신이 왔다. 해 봐야 알 것 같다고 하니 자신감을 가지라는 잔소리와 함께 어제 작업 분량에 대한 피드백을 곧 보낼 테니 수정하라고, 다만 기계적 수정은 지양하라고 회신이 왔다. 기계적 수정이 뭐냐고 하니까 작가로서 고집과 자존심을 지닌 채 작업에 임하라고 했다.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과 작가로서 고집 혹은 자존심을 갖는 것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갑질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내고 싶었는데 따지고 보면 애매해서 말았다.

    -1화 눈곱을 떼는 꿈 해몽」에서, 15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기필코 작업실에 가겠다고 생각했다. 마감이 다가오고 있는데 글을 쓰지 못해 괴로웠다. 글을 써도 괴롭고 글을 쓰지 못해도 괴로우니 글을 아예 모르는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제 늦었다는 절망감이 들었다. 언젠가 현재 30대의 기대 수명이 140살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그럼 나는 향후 100년 동안 소설에 시달려야 된단 말인가. 상상만 해도 끔찍했고 얼른 은퇴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근을 하는 진진을 붙잡고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소설을 그만두면 어떤 걸 하고 싶은데?

    -글쎄…… 지금부터 생각해 봐야지.

    -나는 찬성. 그럼 지금 당장 소설을 그만두고 준비할 수 있어?

    진진이 물었다.

    -에이, 청탁받은 건 다 써야지. 계약한 것들도 있고. 인간으로서 도리는 지키자고.

    내가 답했다. 진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3화 분노는 나의 힘」에서, 38~39

     

    30, 31일은 도블밖에 생각이 안 난다. 도블은 일종의 그림 맞추기 카드 게임으로, 주동의 유치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사달라고 졸라서 이마트에 가니 오리지널 도블, 동물원 도블, 포켓몬스터 도블이 있었고 주동은 오리지널 도블을 골랐다. 가격은 16,000. 테이블에 둘러앉아 하루에 3~4시간씩 카드 게임을 하는 단란한 가족. 게임에 질 때마다 우기고 우는 우리 유치원생. 심심해, 심심해, 우리 도블 하자!

     

    도블을 백 판쯤 하니 토할 것 같았다. 도블 지옥. 태릉 진진 본가에 가서 갈비찜을 먹고 온 가족이 도블을 했고, 성남 본가에 가서 떡국을 먹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도블을 했다. 그리고 고덕동 집으로 돌아와서 도블을 하다가 태릉인지 성남인지 어딘가에 도블 카드 쉰네 장 중 네 장을 두고 온 게 떠올라서 주동에게 카드를 분실했으니 더 이상 못할 것 같다고 하니까 주동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우리가 카드를 만들면 되잖아.

    -9화 내가 쓰는 이야기가 어때서」에서, 111~112

     

    신원미상의 침입자는 이제 일상이 됐다. 마치 평생을 떨치려고 했지만 이제는 나의 일부가 된 불안감처럼. 침입자가 누구인지 왜 여기 나타나서 나에게 메시지를 전하는지 알 도리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될 대로 돼라. 내 인생처럼. 어차피 그냥 나랑 말장난이나 하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아니면 미친 듯이 심심하고 외롭거나. 물현 듯 어쩌면 침입자와의 화이트보드 대담을 시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유명한 이방원과 정몽주의 「하여가」와 「단심가」처럼……. 그럼 내가 이방원을 해야지. 죽느니 죽여야지. 나한텐 주동이가 있으니까. 주동이 등하교를 시켜 주고 간식도 줘야 하고 캐치볼도 해야 한다고…….

    -11화 당신은 멘탈 킹입니다」에서, 137

    출판사 서평

    ■ 출발점과 도착지가 같은 곳이라니!

    아침에 눈을 떠 한밤에 다시 잠들 때까지 꼬박 하루 동안 마음은 과연 걷는 방향을 몇 번이나 바꿀까? 그 변덕은 셀 수도 없고 예측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은 우습고 황당한 상황이 벌어져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 소설가 오한기가 노트북 앞에 막 앉았을 때 하는 생각은 이 책의 제목과도 같다. 막막하다, 어렵다, 불가능하다, 하기 싫다, 소설가를 그만두면 할 수 있는 일에는 뭐가 있을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쓰고 있던 글의 활로가 마땅치 않을 때면 오한기는 걷기 시작한다. 그의 산책은 대개 작업실에서 출발해 홀로 식당에 들어가 동태찌개를 먹고, 걷는 와중 걸려 온 성가신 전화 몇 통에 응대한 뒤, 다시 작업실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산책은 언제나 뜻밖의 장면들을 선사한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소설 쓰기를 그만둘 궁리를 하던 그는 흥미로운 장면 앞에 우뚝 서서 휴대폰을 꺼내 메모를 한다. 다음 소설 제목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실을 떠나 다시 작업실로 돌아오는 그의 발걸음처럼, 그의 머릿속 여정 역시 소설 쓰기를 떠나는 일에서 출발해 결국 소설 쓰기로 돌아온다. 이 무한한 회귀를 얼마나 더 겪어야 하는지, 소설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득해질 테지만 우리는 그 반복 속에서 한 소설가에게서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하는 지난하고도 생생한 과정을 알게 된다.

     

    ■ 너무나도 권태롭고, 동시에 너무나도 바쁘다!

    세상에서 가장 권태로운 자는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바쁜 자다. 소설가 오한기는 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두고 이렇게 묘사한다. “20년 동안 동일한 머리 스타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는 부루퉁한 표정. 구부정한 어깨.” 그 역시 현대인이라면 으레 그렇듯 권태에 시달리는 중이다. 모두가 이런 매일을 감당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경이로울 만큼 삶은 복잡해진 지 오래다. 복잡다단한 삶은 한 개인의 계획과 꿈을 무시한 채 흘러가기 마련이고 바로 여기서 권태로움이 피어난다.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체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닥쳐오는 고난이 쌓이고 쌓여 절대 깨지지 않는 원석 같은 권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삶은 한 개인의 권태를 살펴줄 만큼 자비롭지 않기에,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몫을 어떻게든 다해야 한다. “부루퉁한 표정으로 집을 나서는 오한기의 하루를 따라 읽다 보면 그가 감당하고 있는 삶의 과제들이 유독 생생하게 다가온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생기와 에너지가 작가와 우리가 처한 무력감과 대비되는 탓일 테다. 주거 문제, 가족의 건강, 너무나도 소중한주동과의 시간, 직장 생활 등 도처에 깔린 일상적인 문제들은 이내 픽션 속 갈등 상황처럼 극적이고 절박해진다. 드라마틱한 소설 같은 일상의 면면들을 지나치다 보면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힘이 우리에게도 슬몃 피어나는 것만 같다. 하루치 권태로부터 겨우 벗어날 수 있는 딱 그만큼의 힘 말이다.

     

    ● 영원을 담은 매일의 쓰기, 문학론 에세이 시리즈매일과 영원

    하루하루 지나가는 일상과, 시간을 넘어 오래 기록될 문학을 나란히 놓아 봅니다. 매일 묵묵히 쓰는 어떤 것, 그것은 시이고 소설이고 일기입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무심히 지나가지만 그 속에서 집요하게 문학을 발견해 내는 작가들에 의해 우리 시대의 문학은 쓰이고 있으며, 그것들은 시간을 이기고 영원에 가깝게 살 것입니다. ‘매일과 영원에 담기는 글들은 하루를 붙잡아 두는 일기이자 작가가 쓰는 그들 자신의 문학론입니다. 내밀하고 친밀한 방식으로 쓰인 이 에세이가, 일기장을 닮은 책이, 독자의 일상에 스미기를 바랍니다.

    저자 소개
    저자 : 오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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