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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꽃 옆 강물(가슴에 내리는 시 157)

    • 김원용 저
    • 책펴냄열린시
    • 2025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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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939023
    쪽수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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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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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어쩌면 김원용 시인의 시적 대상이 세상의 모든 여성이 된 이유도 아내에 대한 못다 한 사랑이 남은 탓이라 여겨진다. 홀로 남겨진 이 세상의 독거에서 오는 고적감 혹은 외로움이 아내를 소환하거나 일상에서 만나는 여느 여인 앞에서 아내를 소환하는 일이 빈번한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살아생전에 잘해주지 못한 아내에 대한 안쓰러움이 다른 여인들을 보더라도 사랑의 감정보다는 사물로서 대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그러기에 시인의 눈에 든 여인은 여자이기보다 일개 사물이 되어 내 주변에 남는 것이다. 그렇기에 홀로 있는 시간에는 곁을 떠난 아내를 소환해 일상에서처럼 대화를 나누곤 한다. 이런 작품들에서 김원용 시인의 진솔성이 묻어나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을 어찌 아니라고 지워버릴 수 있겠는가?

    이런 모습은 미국 영화제리 주커감독 패트릭 스웨이지, 데미 무어 주연의사랑과 영혼에서 보여주는 티격태격하는 소소한 다툼이 일상에서처럼 펼쳐진다. ‘세상 어디에 있든 나는 오직 당신을 향합니다갑작스러운 사고로 연인몰리의 곁을 떠나게 된은 천국으로 향하지 못하고 연인 곁을 맴돈다. 하지만 육체가 없는의 존재를 그녀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다른 영혼의 도움을 받게 된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 영화의 내용은 남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연인의 주위를 맴돈다는 것이고 김원용 시인의 시에서는 지상에 남겨진 자신이 천상에 거주하는 아내를 소환하거나 아니면 소소한 일상의 틈새에 아내가 나타나 간섭을 하거나 잔소리를 해대는 모습으로 쌍방 교류가 이뤄져 생전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재현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 방법은 김원용 시인이 만들어 가는 공간구조로 삶과 죽음의 분리가 아니라 한 공간임을 보여 주고 있다 할 것이다.

    목차

    [목 차]
      

    시인의 말…5

    목차…6

     

    1

     

    거울…13

    고요를 타고 오다…14

    골방…16

    국화향…17

    까만 바다…18

    꼴의 값…19

    꽃사슴…20

    , 붉은 장미야…21

    나는 모래알…22

    물든 잎새…23

    갇힌 문…24

    아야…25

    와인, 울고 있다…26

    눈사람…27

    어두운 접촉…28

    간이역 상사화…30

    강의실 선풍기…32

    깊은 만남…33

    계절 없는 여인…34

    낯선 표정…36

     

    2

     

    노을빛…39

    , 수난 시대…40

    누렁탱이 호박…42

    눈동자 속 그대…43

    동아줄…44

    꽃잠…46

    눈빛 끝자락…48

    봄 스캔…49

    봄까치꽃…50

    생일에…52

    엄마 생각…53

    엉덩방아…54

    육교에 고사리…55

    장미꽃 옆 강물…56

    청어…57

    춤추는 전봇대…58

    하고 싶다…59

    횡보…60

    곁에 누가…61

    아침 기도…62

    궁핍한 눈빛…63

    구월 비…64

     

    3

     

    그믐달빛 그늘에 젖다…67

    , 다시 그대를 볼 수 있으려나…68

    놓친 휴가…70

    물려받은 의자…71

    벼랑 끝에도 신이 있다고…72

    바람 멍…74

    서녘 하늘-인생길…75

    붕어 입질…76

    사월의 배꼽…77

    섬사랑…78

    아르테미스…79

    업스커트…80

    7942…81

    위층 1004…82

    외면…84

    유년 시절…85

    폭삭…86

    하늘로 가는…88

     

    4

     

    8월 해무…91

    그림자 사랑…92

    꽈리고추…93

    달콤한 눈물…94

    손안에 여자…95

    외딴섬…96

    가슴앓이…97

    파라다이스 온천…98

    사꾸라…99

    낮달맞이꽃…100

    매미 울다…101

    거리두기…102

    억동리 동화…104

    가버린…105

    불나방…106

    참새 한 마리…107

    팡팡…108

    침실 모나리자…109

    희아리…110

     

    〈해설〉 끝나지 않은 사랑-강영환…111


    [본 문]
      

    거울

     

     

    닦아도 미세먼지는 변함이 없다

    아니야,

    거울 속으로 들어가야지

    앳된 얼굴은 아니어도

    부드러운 실선이 말해주잖아

    한 번 더 거울을 닦는다

    선한 눈빛으로 사로잡고 있다

    연분홍빛 입술은 아니어도

    입맞춤 훔치고 싶다

    언제 내 모습이 저랬듯이

    거울 속 헬기장 정수리로

    얼굴 곳곳에 붙어있는 낡은 빨래판

    다름질해도 젊음을 되찾을 수 없다 해도

    , 걱정 아닌 걱정을 하랴

    보름달보다 훤한

    딸기 맛 사랑이 있다는 걸

    가슴에 숨겨 놓았잖아

    모르는 사람 있으면 어때

    그 사람도 이런 내 마음 알고 있잖아

     

     

    고요를 타고 오다

     

     

    “그때까지 살라고

     

    싫지 않을 목소리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에 닿는다

    벚꽃 필 무렵에 어디로 간들

    내 곁에 머물러준다

    연잎이 햇살을 덮을 즈음에

    시야는 좁혀와

    지하철 탈 때 엘리베이터를 찾는다

    갈참나무잎 밟고 옷깃을 세우는

    얼음꽃 피는 밤

    호랑이 이불에 온몸을 감싼다

    꿈결에서도 소주에 물든 입술은

    손 흔들며 내뱉은

     

    “다음번 내가 쏠게

     

    그럴 때마다 고요 속 스며오는

     

    “그때까지 살라고

     

    앞가슴 튕기며 눈웃음 보낸다

     

     

    골방

     

     

    새각시 살결로 찾아온 이불

    한 철 보내니

    멀어져 버린 빛에 움츠려있다

    겉치레 인사를

    분홍빛으로 포장한 눈망울이 아프다

    울타리 밖 뒹굴던 숨죽은 은행잎

    쇼팽의겨울바람따라가고 있다

    식탁 저편에 까맣게 뭉개있어도

    올겨울도 하늘 장판 위에서 뒹굴거다

    몇 해는 훌쩍 지나고

    해마다 서너 번 안부 문자 오갈 뿐

    골방으로 이사 왔을 때 얼굴은

    좋은 날 핑계로 찾아가야만

    일 년에 한 번 볼 수 있다

    을씨년스런 섣달그믐

    그곳에 감긴 눈 뜨지 못한다

     

     

    국화향

     

     

    꽉 다문 입술로 전하지 못한 국화향

    갈바람에 안겨

    햇살보다 예쁜 미소로 답한다

    헤어나질 못할 향에 빠져버린

    벌 한 마리 고개 들지 못한다

    노란 향기는 꽃에만 있는 게 아니잖아

    곁에 날아와도 입술을 닫아놓고

    느끼려고 하지도 않은 채

    그냥 흘려버린 후에야

    사랑한다는 말 안 했다고

    갈바람에 삿대질한다

    향기는 꽃밭을 떠나지 않는다

     

     

    까만 바다

     

     

    겨울밤에 실려 온 눈송이 춤사위에

    까만 바다 고개 저으며

    내 유리창을 토닥인다

    웬일이냐고?

    변하는 건 나만 하는 줄 알았는데

    비누향기 지나간 자리

    하얀 물침대 위

    까만 바다가 널브러져 있다

    동트기 전 해운대 해변 사우나에서

    눈꺼풀에 매달려

    눈송이로 변하지 못한 파도

    어둠이 흐려지고

    바다는 검은색을 버린 얼굴로 반짝인다

    비누 거품 스쳐간 자리

    말갛게 웃는 팔다리

    아침햇살 빨갛게 살아난다

     

     

    꼴의 값

     

     

    실타래 풀려있는 짧은 청바지

    숫눈길 닿기 전

    엉덩이 비춰 나와

    들여다보라 바람이 스쳐 간다

     

    무릎을 감싼 가죽 부츠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다리를 꼬고 앉는다

    치마는 어디로 갔는지

     

    삭풍 불면 어때서

    배꼽 드러낸

    분홍빛 밍크 차림이잖아

    룸 렌즈 속 눈총받고 싶다고

     

    계절 없는 차림이라 해도

    어깨끈 흘러내린

    앞동산에

    가을 햇살이 더듬고 있다

     

     

    꽃사슴

     

     

    자동차 전조등 불빛 속에 갇힌 그대

    치마 끝자락에서

    실오라기 하나 잡으려고

    꿈에서도 전화기를 놓지 않는다

    엉덩이 씹은 옷을 남기고

    돌아 가버린 짧은 머리

    자스민 향을 끄집어낸다

    바닷가 참새랑 조잘대며 놀았는지

    샘이나 처진 어깨로 눈시울 붉힌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변해버린 건지

    달포 지난 후

    카톡마저 바닷물에 던졌다

    엊그제부터 없는 번호라고 뜬다

    그대 유리창 불빛은 변함없다

    찾아갈 수 없는 사랑이란 게

    다시 카톡에 깃들 수 있으려나

    출판사 서평

    키 낮은 구두 엉덩이 흔들며 지나간다

    고개 저으며

    크게 뜬 눈을 문지른다

    곱슬머리에 쟈스민 향

    하늘 닳도록 지나도 묻혀버릴 수 없는 모습

    앞으로 달려가 본다

    걷힌 안개 속

    쌍꺼풀 없는 여인이 낯선 표정이다

     

    ‘실눈이잖아’

     

    에고,

    이러다 돌아버리겠다

    이젠 벗어날 때도 지났잖아

    ,

    다람쥐 쳇바퀴 도냐고

    뒷덜미를 잡아당기는 눈총에 뒤돌아 본다

    하늘이 내려 앉아있다

     

    -낯선 표정」 전문

     

    누구나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길을 가는데 앞서서 키 낮은 구두에 큰 엉덩이를 흔들며 앞서가는 여인이 있다. 그 모습은 화자의 가슴에 묻어둔 여인의 모습과도 닮아 있어 머리는 아닐 것이라고 흔들면서도 눈을 비비고 다시금 바라본다. 곱슬머리에 자스민 향은 생전의 그녀가 간직한 모습이어서 하늘 닳아 없어질 때까지 잊을 수 없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걸음을 빨리해 앞으로 추월해서 그녀의 얼굴을 확인해 본다. 아니나 다를까 안개가 걷혀버린 그녀 모습은 쌍꺼풀이 없는 낯선 여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여인이 실눈이라는 것이다. 화자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사랑했던 여인의 눈매도 실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실눈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 낯선 여인도 실눈을 하고 있다. 가슴속 여인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묶어두고 나를 옭아맨다.

    그래서 미쳐버리겠다는 푸념이 터져 나온다. 하늘에 있는 그녀가 그만큼 여러 해가 지났으면 벗어날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다람쥐 쳇바퀴를 돌듯 실눈에 곱슬머리의 환상에 사로잡혀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음을 질책한다. 그 질책이 따가워 다시 고개를 돌려 돌아보니 낯선 여인의 얼굴에 그녀가 겹쳐 보여서 하늘이 내려앉은 것이다. 영혼에 사로잡혀 있는 시적 화자의 일상이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렇듯 하늘에 있는 그녀가 지상의 현실을 간섭하고 통제하고 그러면서 점차 서쪽으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 낸다

     

    *추천사

    이는 프로이드가 말한예술이란 일종의 독특한 방법으로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을 화해시켜 새로운 현실을 형성한다는 의미에 부합된다. 그렇게 함으로써양떼들의 풀밭에 고래가 간다든가바다 밑 제비집에 사슴이 알을 낳고와 같은 추상이 만들어질 수가 있다. 김원용 시인의 시는 영혼에 사로잡혀 있는 남겨진 독거의 일상을 깊은 내면으로 처절하게 짚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 엉덩이보다 잘 익은

    누렁 호박 담을 넘어왔다

    꽃필 무렵부터

    이웃집 사랑방을 기웃거렸다

    흔들리는 앞동산 들고 웃어주던 호박꽃

    갈라진 엉덩이와 함께

    누렇게 달아오른 채 뒤틀고 있다

    엉덩이가 전부인 그녀가

    들큼한 냄새를 밀치며

    탕탕한 오줌발로

    가마솥 뚜껑을 밀쳐내려 힘쓴다

    간밤에 입술 깨물며

    달려들던 누렁 엉덩이

    무쇠솥 안에서 끓고 있다

     

    -누렁탱이 호박」 전문

     

    잘 익은 누렁 호박이 담을 넘어왔다. 이 호박은 꽃이 필 때부터 이웃집 사랑방을 기웃거렸다. 이 호박은 앞동산(아마도 젖가슴의 비유)을 들고 웃어주던 호박꽃이었고 갈라진 엉덩이와 함께 누렇게 달아오른 몸을 뒤틀고 있다. 이 호박은 다시 영혼의 세계로 이어지면서 들큼한 냄새를 밀어내며 가마솥 뚜껑을 밀어내려 힘쓴다. 다시 현실이다. 간밤에 입술 깨물며 덤벼들던 누런 엉덩이가 무쇠솥 안에서 끓고 있는 상황을 전개한다. 이 작품에서 호박은 여인을 비유한다. 여인은 현실의 여인과 환상 속의 여인으로 이어진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관음증적인 상상력이 지탱하는 현실과 영혼의 세계는 김원용 시인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의 공간이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김원용 시인의 작품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의 작품 속에는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이웃의 아픔도 짚어보는 공동체적 삶의 의미도 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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