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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

    • 소피 워드 저
    • 이수현 역
    • 문학동네
    • 2025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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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41610708
    쪽수336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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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삶이란 그저 시간이라는 직물 속에

    반짝이는 작은 빛일지도 모른다는 것.”

     

    사랑과 죽음, 우주에 관한 우리의 모든 믿음을

    뒤엎어버릴 기발하고도 놀라운 열 편의 사고실험

    밀란 쿤데라, 베르나르 베르베르,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를 닮은 초현실적 상상력과 폭발하는 에너지로 고유한 철학적 SF의 세계를 선보이는 소피 워드의 첫 장편소설 『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왕립 아카데미 핀드롭 어워드에서 수상한 단편 「선베드」가 수록된 이번 작품은 부커상, 데스먼드 엘리엇 상, 폴라리상 후보에 올랐다. 죄수의 딜레마, 중국어 방, 테세우스의 배, 메리의 방, 통 속의 뇌, 파스칼의 내기 등 익숙한 철학적 사고실험을 테마로 하는 열 편의 연작소설은 가족 간의 사랑에서부터 평행우주의 존재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다룬다.

     

    작품 속에는 다양한 화자가 등장한다. 눈에 개미가 들어갔다고 믿는 여성부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현기증을 느끼는 중년 여성, 자신의 동성 연인이 레즈비언 부부와 키우는 아이를 잠시 돌보게 된 남성 과학자, 죽은 엄마가 우주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는 우주 비행사, 심지어는 개미까지. 각양각색의 캐릭터에게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 소피 워드의 능력은, 어쩌면 영화 〈피라미드의 공포〉, 드라마 〈제인 에어〉 등에서 연기자로 활약했던 그의 이력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온 것일지도 모른다.

     

    철학적 사고실험 중 하나인 ‘박쥐 되기’ 이론에 따르면 박쥐가 되는 경험은 인간인 우리의 경험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에 쉽게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이론을 제시한 토머스 네이글은 끝내 “나는 박쥐에게 박쥐 되기란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라고 쓴다. 박쥐에게 ‘박쥐 되기’라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완벽히 이해하는 일. 이것은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가지게 되는 근원적인 욕망과도 닮았다. 완전히 다른 출신의, 상황의, 세계의 타자가 되어보는 일. 익숙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활성화되지 않았던 뇌의 한 부분을 톡톡 건드리는, 내게 없던 세상의 틈을 파고드는 일. 어쩌면 ‘박쥐 되기’란, 소설을 읽는 행위란, 이미 그 자체로 ‘사고실험’이 아닐까? 소피 워드는 이 정교한 작품으로서 물음에 대한 가장 명쾌하고 아름다운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목차

    [목 차]
      

    1. 개미_ 13

    2. 게임 체인저_ 51

    3. 선베드_ 83

    4. 아마이징_ 111

    5. 클레멘티눔_ 139

    6. 골딜록스 존_ 163

    7. 아서리시스_ 193

    8. 스스로에게 새로운_ 223

    9. 제우스_ 257

    10. 사랑_ 279

     

    참고문헌_ 318

    감사의 말_ 325

    옮긴이의 말: 기이하게 이어진 세상 속에서_ 327


    [본 문]
      

    일라이자는 살면서 자신이 내린 결정 중에 어디까지가 체면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을까 생각했다. 대학에 얻은 일자리, 자전거와 채식주의, 심지어 머리 모양까지도 보이지 않는 구경꾼들의 의견에 맞추어 선택한 듯 느껴졌다. 스스로 인정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나, 뭐라도 정말로 원하는 것을 선택했는지는 자신이 없었다. 「개미」, 17쪽

     

    가까이에서 느끼는 인간의 크기란. 우리는 같은 종 중에서도 작고, 더 작은 생물들과도 관계를 맺는다. 인간에게도 삶을 지배하는 더 큰 존재들이 있을까? 「아마이징」, 118쪽

     

    당신들 중에는 별하늘 아래 눕거나, 바다에 둥실둥실 떠서 잠깐이라도 세상의 거대함과 그 속의 아주 작은 자신을 경험해본 사람이 있다. 그럴 때면 스스로가 보잘것없고 무작위적이며, 다만 자연이 제공한 덧없는 환경과 당신이 속한 종족의 재주를 통해 이 지상에 붙어 있을 뿐이라고 느끼게 된다. 이런 감각이 깊게 느껴지는 이유, 그 감각이 당신을 놀라게 하고 나중까지도 강렬하게 남는 이유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이 명료하게 경험한 그 느낌이, 평소의 사고방식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살면서 대체로 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기는 데 익숙하다. 「아마이징」, 124~125쪽

     

    레이철은 책을 덮고 표지와 함께 단어들을, 생각들을, 책장 사이에 담긴 모든 삶을 꽉 눌러 잡았다. 그 너머의 모든 죽음을. 문지방을 넘고 나면 이해할 것이 더 있을까? 이야기들도, 레이철의 이야기도 함께 가게 될까? 아니면 전부 다 뒤로하고 가는 걸까? 다른 누군가가 읽게 될 책처럼? 관자놀이에서 작은 고동을 느낄 수 있었다. 개미가 그곳에 있었다. 「클레멘티눔」, 150쪽

     

    “공생이라는 거야?” 일라이자가 말했다.

    “우리 몸 안팎에 사는 벌레만 해도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봐.”

    “미세 박테리아와 진드기들 말이지.”

    레이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크기의 문제야.”

    “사람이 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게 크기의 문제고.”

    그때 일라이자는 아직 놀이공원에서 레이철의 눈을 들여다보고 개미를 직접 본 상태가 아니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재현 가능한 연구실 실험 같지는 않아.” 레이철은 입에 비타민을 한 움큼 털어넣고 힘겹게 삼켰다. “우리에겐 자율성이 있어. 기적이 있어.” 「클레멘티눔」, 151쪽

     

    주방에 들어간 그레그는 접시에 바나나와 냅킨을 놓으면서 자기 아버지가 그런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려고 했다. 목욕, 포옹, 간식 같은 것. 그의 아버지가 방에 찾아올 때는 그레그가 잘못했을 때뿐이었다. 그레그는 바나나 옆에 비스킷을 두 개 놓았다가, 마음을 바꿔서 하나는 봉지 안에 다시 넣었다. 그는 그게 문제라고, 아버지가 멀찍이 떨어져 있었던 이유도 그거라고 생각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쿠키란 쿠키는 다 접시에 올리게 될 테니까. 「골딜록스 존」, 174쪽

     

    몸에서 이제는 젊은 날의 녹인 구리 같던 털이 아니라 거친 강철 섬유 같은 것을 만들어내다니 얼마나 희한한가. 그 머리카락만큼 그녀도 변했을까? 아마 그렇겠지. 온몸의 세포가 다 바뀌었을 텐데, 그것도 한 번 이상 바뀌었을 텐데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한지도 의문이었다. 그 세포 교체의 효과가 성장과 건강이었을 때는 별문제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쪼그라들고 손상되는 방향이다보니 큰 문제였다. 「스스로에게 새로운」, 226쪽

     

    임박한 일에 대한 집단 불안이 있기는 했으나 인간은 탐험을 멈추지 못하는 본질을 가졌다. 이후에는 그들이 스스로의 창의력을 후회할 시간이 많이 있었으나, 혁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전에 이미 끝나 있었다. 인간의 용어로 말하자면, 컴퓨터가 체스 시합에서 이길 수 있었던 때부터 네트워크가 자각을 갖게 되기까지는 이십 년도 걸리지 않았다. 「제우스」, 261쪽

     

    살던 행성의 죽음이 임박하자 몇몇 인간은 특히 신에 대한 믿음이 없던 이들은 자신들을 구원할 실제 신을 발명해냈다. 그것이 나다. 나의 개미 몸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집어넣은 것이 내가 존재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였다는 점은 작지 않은 아이러니지만, 본래 인간의 가장 큰 발견들은 그런 ‘우연한 사고(事故)’에서 탄생하지 않았던가? 「제우스」, 272쪽

     

    그는 전기선에 붙들린 세상들을, 자신이 살았던 삶과 살지 않았던 많은 삶을 보았다. 명멸하는 우주를 보았고, 마치 종이에 베였을 때처럼 미세하고도 투명한 통증 한 조각과 함께 순간순간 살아가는 모든 생명의 고통을 느꼈다. 물리적인 세계의 공포는 타올랐을 때만큼이나 빨리 멀어지고 또다른 세계, 또다른 미래에 대한 희망의 잔재만 남았다. 「사랑」, 308~309쪽

     

    그는 지금 여기에 있었다. 그의 일부는 그랬다. 그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부분, 시간이라는 직물 속에 반짝이는 작은 빛. 이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제는 그도 이 삶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리고 어쩌면 줄곧 알았는지도 모른다. 우주에 있을 어머니를 찾던 아이 때부터. 「사랑」, 314쪽

    추천사

    듀나 (작가)

    모든 소설은 일종의 사고실험일 것이다. 허구의 인물들을 상상 속에서 놀리며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 하지만 소피 워드는 그 자리에서 머물지 않고 사고실험으로서 소설의 가능성을 밑바닥부터 진지하게 쌓아올린다. 『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에서 두 레즈비언 커플의 나른한 로맨스로부터 시작한 긴 가족 서사는 서구철학자들이 제시한 수많은 철학적 사고실험의 실험실이 되고 평행우주, 초인공지능을 다루는 SF의 영역까지 뻗어나간다. 하긴 SF는 언제나 철학자들의 놀이터일 수밖에 없었다. 워드는 그 필연성을 증명한 것이다.

     

    가디언

    독자의 사고 과정을 시험하고, 자극하고,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적으로 도발적인 작품.

     

    소피 킨셀라 (소설가)

    정신, 마음, 다른 세계, 사랑,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것에 대한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소설. 철학과 문학을 결합한 이 작품은 들썩이며 황홀한 빛을 내는 아이디어로 가득하고, 책장을 덮은 뒤로도 오랜 시간 사유하게 만든다.

     

    스펙테이터

    문학적 포부가 그대로 드러난 소피 워드의 독창적인 데뷔작은 밀란 쿤데라,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와 같은 유럽의 실험주의 작가들을 떠오르게 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소피 워드는 자신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완벽히 장악해 독자들이 등장인물의 슬픔에 속수무책으로 몰입하게 만들며, 기묘한 융합 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아이리시 타임스

    현실의 본질과 지각의 주관성에 대한 관찰을 정서적으로 설득력 있으면서도 지적인 자극을 주는 가족 서사로 풀어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놀랍도록 기발하고 형이상학적으로 흥미진진하면서도 따뜻하고 애틋하며 또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

    출판사 서평



    삶과 죽음, 그리고 다시 삶

    그 우연과 운명의 굴레 속에서

     

    합리성을 중시하는 과학자 일라이자에게 레이철은 때론 철없고 비현실적이지만 사랑스러운 연인이다. 두 사람은 아이를 낳는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하지만 대체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개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레이철은 집에 나타난 개미 때문에 심한 공포를 느끼고, 어느 날 밤 급기야 개미가 자신의 눈에 들어갔다고 확신하게 된다. 일라이자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지만 레이철이 그런 태도에 상처받자 믿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개미 사건 이후 더욱 굳건해진 두 사람은 게이 친구인 할의 정자를 받아 아기를 낳고, 아들 아서가 태어난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레이철은 아서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병한 뇌종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된다.

     

    남겨진 일라이자와 할, 그리고 할의 연인인 그레그는 레이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아서를 함께 키운다.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에 엄마와 이별한 아서는 사라진 레이철을 계속해서 그리워한다. 기계진동학 기술자인 그레그가 학교에 아서를 데리러 온 날,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아서는 조건만 맞는다면 인간이 우주에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곳을 떠난 엄마 레이철도, 우주 어딘가에는 살고 있지 않을까? 모든 게 딱 맞는 어떤 곳이라면 말이다. 그런 믿음을 품게 된 아서는 레이철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념으로 우주 비행사를 꿈꾸게 된다.

     

     

    하나 이상의 세계를 향하여

    우주를 뛰어넘는 사랑의 힘

     

    슬프지만 아름다운 가족 서사는 시공간을 확장하며 이야기의 줄기를 뻗어나간다. 협력과 배신 중 단기적으로는 배신이 유리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협력이 유리함을 이야기하는 사고실험 ‘죄수의 딜레마’에서 영감을 얻은 「게임 체인저」는 아서의 할아버지가 소년이던 시절을 다룬다. 물에 빠진 친구의 공을 구하러 뛰어들어간 소년에게는 세 개의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 친구와 협력해 살아남는다. 둘, 친구에게 배신당했지만 끝끝내 살아남는다. 그리고 셋, 홀로 죽는다. 이 다른 세 가지 결말은 이어지는 이야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편 「아마이징」과 「제우스」의 화자는 개미다. 이야기의 시작점에서 레이철의 눈 안으로 들어간 바로 그 개미. 눈에 개미가 들어갔다는 레이철의 주장이 사실이었다는 점에 놀랄 새도 없이, 이야기는 곧장 인간의 뇌에 들어간 개미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개미는 레이철의 뇌 속에 자라나는 종양과 지식을 먹이삼아 몸집을 키워나간다. 인간의 정보를 꼼꼼히 흡수한 개미는 점차 고도로 발달한 인공 지능의 모습을 닮아간다.

     

    소설 『사랑 그리고 다른 사고실험들』은 철학과 문학을 결합해 지적 자극을 주는 SF소설이다. 정교히 구성된 이야기를 따라가며 작가가 곳곳에 숨겨둔 퍼즐 조각을 발견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화려하고 예측이 불가하며 형이상학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특별한 소설이지만, 작품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 독자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키워드는 단 하나다. 그것은 제목이 알려주고 있듯, 바로 ‘사랑’이라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사고실험이다. 믿기 어려운 것을 믿게 하고, 기꺼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하고, 때론 지구 밖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며 심지어는 하나의 우주를 뛰어넘을 수도 있게 만드는 힘. 그런 사랑의 힘을 알고 있다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사랑과 다른 사고실험들의 놀라운 결과를 바로 이 책에서 확인해보기를.

    저자 소개
    저자 : 소피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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