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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의 구-개정판

    • 김이환 저
    • 북다
    • 2025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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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0612520
    쪽수37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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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SF어워드·젊은작가상·멀티문학상 수상작가 김이환을 알린 문제작

    15년 만에 영국·미국 출간으로 재주목받는 역주행 소설

    200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열네 편의 장편을 출간하는 동안 ‘SF어워드’, ‘젊은작가상’, ‘멀티문학상’ 등 다양한 분야의 문학상을 받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소설가 김이환의 대표작 《절망의 구》가 북다에서 완전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2009년 1억 원 고료의 ‘멀티문학상’(영화사·방송사·출판사 공동 제정) 수상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본작은 당시 심사위원장인 소설가 이외수로부터 “뛰어난 이야기꾼의 탄생”, “모처럼 만나는 역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등장한 바 있다. 이후 두터운 마니아층을 통해 꾸준히 회자되었고, 출간 15년이 지난 2024년 영국에서 정식으로 번역 출간된 뒤 미국과 태국 등 해외에 잇달아 소개되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개정판을 선보인다. 초판의 내용과 문장을 전면 다듬은 2025년 판 《절망의 구》는 작가가 다시 퇴고 과정을 거치며 초판에서의 아쉬운 점들을 보완했다. 현재의 시점에 맞지 않는 내용은 과감히 덜어내고 필요한 부분은 추가하는 등 “과거의 글이 가진 좋은 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이자는 마음으로”(‘작가의 말’ 중에서) 정밀한 수정 작업을 통해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새롭게 독자를 만난다.

     

    ■ 내용 소개

     

    어느 날 도시에 사람을 흡수하는 ‘검은 구’가 나타난다. 구에 흡수된 사람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눈앞에서 사라지고, 이 광경을 목격한 회사원 ‘정수’는 구를 피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사라졌을 무렵 정수는 또 다른 생존자를 만나고 두 사람은 구에 흡수되지 않는 기이한 방법을 알아내는데. 과연 구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차

    [목 차]
      

    1. 검은 구

    2. 자동차

    3. 회사

    4. 도로

    5. 가족

    6. 도시

    7. 학교

    8. 도둑

    9. 아이

    10. 공터

    11. 강도

    12. 마트

    13. 싸움

    14. 고독

    15. 사람

    16. 소문

    17. 고립

    18. 절망

     

    작가의 말



    [본 문]
      

    검은 구는 지름이 2미터가량 되고, 겉으로 보기엔 표면이 단단한 금속처럼 보였다.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약간 빠른 시속 4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였으며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았다. 또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들, 이를테면 벽을 통과하는 것 같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도 관측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구가 사람만 쫓는다는 점이었다. _37쪽

     

    그제야 남자는 도로를 걸어가는 사람들이 왜 이상하게 행동하는지 이해했다. 그들 모두 남자와 같은 상태였다. 동영상을 보고 공포에 질린 것이다. 구가 파괴되지 않으며, 공중으로 날아가고,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완전히 겁을 먹은 것이다. 남자는 이제 어찌해야 할지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어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_54쪽

     

    저것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수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검은 구의 정체는 뭘까? 정체를 과연 알 수나 있을까? 그것을 알기도 전에 사람들이 모두 흡수되고 결국 지구는 검은 구로 가득 차게 되는 건 아닐까? _153쪽

     

    그는 스쿠터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잠에서 깨지 않은 몸이 잠시 비틀거렸다. 남자는 스쿠터를 몰고 천천히 공터를 빠져나갔다. 검은 구는 순식간에 멀어졌고 이제 남자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구는 그가 스쿠터를 타고 도망갈 때마다 그렇게 느리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번도 추적을 멈춘 적이 없었으며, 느릴지언정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남자를 따라왔다. _170쪽

     

    손이 뒤로 묶인 채로 남자는 뒤뚱뒤뚱 거실을 가로질러 뛰었다. 땀과 눈물과 피와 먼지로 범벅 된 몸을 끌고 마당으로 나왔다. 구는 아직 거실에 있었다. 남자가 대문을 나왔을 때에야 검은 구는 마당으로 내려왔고, 구가 집 밖으로 나왔을 때쯤 남자는 도로로 뛰어가고 있었다.

    맨몸으로, 손은 뒤로 묶인 채, 숨을 헐떡이며, 남자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 살려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 다 죽었어요, 살려주세요, 남자는 소리쳤다. _202쪽

    추천사

    톰 왓슨 (소설가)

    조용하고 집요하고 재기 넘치는 이 소설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사로잡는다. 사정없이 몰아붙이는 악몽 같다. 김이환은 뛰어난 작가이며, 이 책의 번역이 진심으로 반갑다.

     

    샘 레벌라인 (소설가)

    기발하고, 어딘가 음산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흥미진진한 소설. 편집증과 거짓 정보, 공존에 대한 고찰, 사회적 분노를 잘 버무린, 빠른 전개의 종말론적 소설이다. 조심하지 않으면 이 소설이 당신을 집어삼킬 것이다.

     

    닉 풀러 구진 (소설가)

    호러, 스릴러, SF를 아우르며 카프카적인 흡인력을 보여주는 소설. 전적으로 창의적이고 제대로 무섭다.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서서히 타오르는 악몽에 불을 붙인다.

    출판사 서평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김이환 세계의 기원

    인간의 원초적 불안과 공포에 관한 기묘한 환상 부조리극

     

    초현실적인 소재를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끌어와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김이환의 세계는 초기작인 이 소설에서부터 빛을 발한다. 어느 평온한 일요일 밤, 서른두 살의 회사원 ‘정수’는 담배를 사서 돌아오는 길에 집 앞 골목에서 “커다란 볼링공 같기도 하고, 검은 애드벌룬 같기도 한” 검은 구를 목격한다. 지름이 2미터가량인 그 구는 거대한 크기와는 다르게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천천히 길 위를 움직인다. 역시 주말 저녁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한 남자가 호기심을 느끼고 구에 다가가 손을 뻗자 남자는 순식간에 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눈앞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한 정수는 자신이 헛것을 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연달아 사람이 구에 흡수되자 그는 공포에 휩싸여 달아나기 시작한다. 그러는 사이 구는 자기복제를 하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구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도시는 아수라장이 된다. 구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나타났으며 어떤 이유로 사람을 흡수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 채 사람들은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도망친다.

    ‘사람을 흡수하는 검은 구’라는 초현실적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소설은 이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뒤흔든다. 무정부상태에 빠진 도시의 극심한 혼란상과 고립된 개인의 분열적 심리 상태, ‘절망의 구’를 경험한 후 집단적 광기에 사로잡히는 군중의 모습 등이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펼쳐지며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후반부 ‘절망의 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빚어내는 한 편의 거대한 부조리극과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주인공의 충격적인 선택은 섬뜩하지만 동시에 우리 내면 깊이 자리한 불안의 실체를 되묻게 한다.

     

    혼란으로 점철된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현대인의 절망에 관한 대담한 은유

     

    “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불안에 시달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언가에 쫓기지만, 공포의 정체는 찾아내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_멀티문학상 수상소감 중에서

     

    소설에서처럼 정체불명의 검은 구가 끈질기게 따라오는 악몽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작가는 멀티문학상 수상 당시 위의 인용문과 같이 집필 동기를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진단은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급격한 일상의 변화와 가속화되는 이상기후, 극심한 양극화와 그로 인한 집단 간의 갈등 등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소설 속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검은 구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뒤덮는다는 설정이 새삼 눈길을 끈다. 이는 이 작품이 뒤늦게 해외 출판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불안은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꿔서 계속 사람들을 따라다닌다”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 사회의 ‘검은 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구를 피하기 위해 끝없이 도망쳐야만 하는 주인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에 관한 대담한 은유이자 출간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의미 있는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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