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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 한 지식인의 생생한 사회 현장 체험기

    • 사이토 고헤이 저
    • 조승미 역
    • 오월의봄
    • 2025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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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8731431
    쪽수23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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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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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사이토 고헤이의 르포 에세이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가 출간되었다. 한국에도 많은 독자가 있는 사이토 고헤이는 전작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를 통해 일본에 마르크스주의 공부 열풍을 일으켰고, 세계적으로 뛰어난 진보적 저술에 주어지는 도이처 기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에는 사이토 고헤이의 ‘탈성장 코뮤니즘’ 사상이 응축되어 있다. 이론 중심인 이전 책과 다른 점은 본인이 직접 현장에 가서 넘어지고, 싸우고, 운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사이토 고헤이가 2년 동안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본 사회의 구조와 모순점을 파헤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기록한 르포이자 에세이다. 저자의 기록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일본의 노동환경, 자연과 인간의 관계, 기후변화 현장과 환경 문제, 그리고 지역 사회의 변화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명료하고 읽기 쉬우며 간결한 문장 덕분에 저자의 ‘탈성장 코뮤니즘’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세계관 등을 아주 쉽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

    그가 찾은 현장은 ‘성장 중심 자본주의’가 악영향을 끼치는 곳이기도 하고, ‘탈성장 코뮤니즘’의 정신이 반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서 사람들과 직접 만나며 넘어지고, 함께 싸우고, 울기도 한다. 우버이츠 배달,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직접 해보거나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 지역, 한신대지진 피해자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 미나마타병의 발원지인 미나마타 지역을 방문하기도 한다. ‘유해동물’로 지정된 동물 사냥 현장, 아이누인에 대한 차별 현장에도 가고 외국인노동자, 노숙인, 부락민, 기후 부정의에 맞서는 학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또 지역의 자원 공유를 하는 대안 운동 현장을 방문하는 등 그가 찾아가는 곳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렇게 저자는 일본 곳곳에서 직접 체험하며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깊이 고찰한다.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의 패악, 배달노동자의 열악한 현실, 자연과의 공존 문제, 산업화가 남긴 환경 재앙까지, 저자는 자신의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경험을 통해 현대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그 메시지들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현실감 있고 설득력 있다. 일본 사회의 문제를 기록한 책이지만, 이 문제들은 한국사회도 맞닥뜨리고 있는 것들이어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목차

    [목 차]
      

    들어가며

     

    제1장 오로지 성장을 향해서만 달리는 사회

     

    우버이츠 배달을 해봤다: 자유와 자기책임

    재택근무 어떤가요: 검토하라, 중요한 ‘쓸데없음’

    ‘규칙’이니까 다 받아들여야 하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원체험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 전체주의에 대한 쾌락: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환상

    미래의 노동, 협동의 미래: ‘좋은 일’을 스스로 제안해서 하는 사람들

    올림픽의 그늘: 오로지 성장을 향해 달리는 폭력성

    남자들의 화장에 대해 생각하다: ‘자기다움’의 도구

    무엇을 어떻게 전할까, 어린이 성교육: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소중하다

     

    제2장 자본주의와 기후변화

     

    전기, 소비할 뿐인 ‘고객’에서 생산하는 ‘시민’으로: 한 사람의 작은 힘이 큰 물결로

    곤충식은 세계를 구할까: 가치관의 벽을 넘어선다면

    배양육은 미래의 히든카드?: 어떻게 먹거리를 바꿀까

    동물과 관계 맺는 방식: 일본의 식생활을 직시하다

    ‘재활용’ ‘윤리적 생활’이란 거짓말: 옷을 ‘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생활에 도전하다: 불편함을 마주한 체험

    학생들, ‘기후 부정의’에 파업하다: 잘못된 일에는 목소리를 낸다

     

    제3장 우리는 모두 당사자

     

    차별에 허덕이는 노동자들: 내 문제로 생각하자

    미얀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아는 게 첫걸음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혐오발언을 한다: 내 안의 노숙인 차별

    지금도 진행형, 미나마타병 문제: 누구나 당사자다

    수평사 창립 100주년: 젊은 세대는 지금

    즐거우니까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부흥: 소비와는 다른 가치관

    후쿠시마에서 나를 돌아보다: 다른 역사를 발굴할 수 있을까

     

    특별기고

    아이누는 지금: 타인과 연대하기 위한 한 걸음

     

    후기를 대신하여

    그래서 우리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

     

    원출처 날짜 일람



    [본 문]
      

    ‘탈성장’ ‘코뮤니즘’ ‘혁명’…… ‘기후위기를 마주한 선진국에 사는 우리의 책임’과 같은 의견은 당신만의 생각이라고 반문한다면, 분명 그럴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좀 더 복잡하고, 삶의 고통과 어려움도 각자 다르다. ‘자본주의의 극복’이라는 거대 담론은 심히 단순해서, 그런 대의 아래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지만 중요한 문제가 보이지 않게 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 -9쪽

     

    ‘누구나’ ‘시간 날 때’ 할 수 있는 일은 저임금이다. 그 이상의 보람이 있다면 좋을지도 모른다. 돈벌이가 아닌, 사람 사이의 연결이 공유경제의 묘미일 테니까. 하지만 타인과 대면하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고, ‘수고하네요, 고마워요’라는 말도 없다.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긱 워크’는 AI나 로봇에 맡기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작업을 사람이 대신 메꾸고 있는 것 같아서 허무함이 남는다. -23쪽

     

    ‘생산성’ ‘효율화’라는 말은 분명 매혹적이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실은 그것들이 사회나 조직의 인간관계, 사람들의 행복도에 중요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생산성이 향상된 반면, 회사라는 공통의 공간에 있어서 할 수 있던 소소한 교류의 기회를 잃게 된다. 그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28~29쪽

     

    속도를 늦추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 쓸데없다고 여긴 것이 쓸데없지 않았음을 반성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사회에 본질적인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덴쓰도 정말 이렇게나 많은 광고가 필요한지 한번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불쉿 잡’을 극복할 진정한 일하기 방식의 개혁이 될 것이다. -32쪽

     

    그에 비해 도시에서 일하는 우리는 고용근성[고용되어야만 일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얼마나 깊게 물들어 있는 걸까. 할당된 노동량과 효율, 자신의 출세에만 신경 쓴다. 장시간노동을 해도 매뉴얼대로 하면 되니 한편으로 ‘편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생각하기를 멈추고 자본의 ‘노예’가 된 모습이 아닐까? -57쪽

     

    규제 철폐는 개발할 수 있는 프런티어Frontier(미개척 영역)를 잃은 자본주의가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한 상투적 수단이다. 이번 사례처럼 공원, 공공주택, 도시 경관과 같은 공공재산을 해체하는 경우라도 개발은 진행된다. -63쪽

     

    지나친 능력주의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나 페어플레이 정신과 양립할 수 없다. 그만큼 스포츠의 폭력성이 축하 자본주의의 폭력성과 연결되면 폭주하게 되고, 약자는 배제되고, 착취되며 철저하게 짓밟힌다. -65쪽

     

    그런 의미에서 성교육은 본래 인권교육이다. 열여덟 살 미만 모든 아동의 기본권을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아동의 나이가 어떻든 모든 것을 배울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부끄럽다” “아직 이르다”고 하며 부모가 제멋대로의 이유로 아동이 자기 몸을 소중히 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빼앗는 것은 인권을 빼앗는 것이기도 하다. -78쪽

     

    많은 사람이 현재를 살아가기 벅찬 사회에서 기후변화는 먼 나라 혹은 미래의 문제라고 느낀다. -86쪽

     

    우리 사회는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전기는 이토록 가까운데, 결국 우리가 신경 쓰는 건 전기료 정도다. 원전 사고가 났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전기의 ‘코스트’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그 한 가지 원인은 우리가 전력 공급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탓일 것이다. 우리는 ‘고객’에 불과하다. 하지만 편리함을 만들어낸 구조가 낳은 무지와 무관심의 대가는 너무나 큰 법이다. -90쪽

     

    그저 평범한 식탁을 지키고 싶을 뿐인데, 자본주의는 그런 평범한 행복조차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108쪽

     

    그런데도 보이지 않는 탓에 우리는 동물들의 고통을 상상할 수도 없다. 다른 동물에 대한 인간의 우위성은 공장식 축산을 기반으로 한 육식문화로 완성되는 것이다. -112쪽

     

    ‘환경은 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는 말로 이미 존재하는 격차를 보이지 않게끔 하거나, 이런 말로 친환경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죄책감을 심어줘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는 격차가 있기 때문에, 개인의 의식이 아니라 사회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130쪽

     

    어른들은 정치가에게 알아서 기고, 상사에게 아첨하며, 아이들은 어른들의 뜻에 따른다. 이래서야 강자가 살기 좋은 사회는 언제까지나 바뀌지 않는다. -138쪽

     

    한 번 방문했을 뿐인데 후쿠시마에 대해 거창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주제넘다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당사자만 이야기할 수 있게 제한한다면, 대다수 사람은 생각하지 않게 된다. -191쪽

     

    경제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이노베이션이 진행되어왔다는 점은 틀림없다. 설령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더 첨단화된 기술발전으로 이를 해결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자본주의사회는 발전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효율이 좋았을까? -219쪽

     

    지금 배우지 않는다면, 마르크스를 읽으며 사회를 비판했다고 착각하는 사이에 나 자신도 점점 ‘아저씨’가 될 것이다. 상상력 결핍증은 순식간에 불치병이 될 것이다. -224쪽

    추천사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앎과 삶 사이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아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당위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경고 사이에서 우리는 늘 방황한다. 아는 대로 살기를 지향하되, 삶은 늘 우리의 앎보다 풍부하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자본주의 속에서 자본주의와 더불어 살면서, 동시에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넘어서려 할 때 우리는 이 모순과 부조리, 거기서 발생하는 긴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복잡성을 인식하고 자기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사이토 고헤이의 이 책에서 우리는 지식인이 이 긴장을 외면하지 않으며 책임을 다하는 현장을 목격한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전공한 사상가로서 그의 일차적 현장은 철학적 사유와 문헌들 한가운데에 있겠지만, 동시에 그의 현장은 일본 사회 곳곳에서 일하고 돌보며 살아가는 생활인들의 구체적 삶의 터전으로 뻗어나간다. 우버이츠 배달이나 재택근무에서부터 ‘유해동물’ 사냥 현장, 기능실습생(이주노동자), 노숙인, 부락민, 후쿠시마 지역주민, 아이누인에 대한 차별 현장, 기후 부정의에 맞서는 학생 파업, 지역의 자원 공유와 플라스틱 프리 운동 등 대안 운동의 현장에 이르기까지 그가 찾아가는 곳은 참으로 다양하다.

    배웠다는 사람들은 고민이 많아서인지 늘 원인을 찾고 대안을 고민한다. 좋은 일이지만 회의나 절망에 빠지는 일도 흔하다. 모두 필요하고 좋은 일이지만 더 중요한 건 태도다. 저자는 “아직 없는 것을 바라기보다는 있는 것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서로 연루되어 있고, 대안은 여기 있으며, 미래는 이미 도래해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도래한 미래 중 하나다.

    출판사 서평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사이토 고헤이의 르포 에세이

     

    자본주의는 평범한 행복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나는 약자와 연대하고 싶다”

    내 안에 갇히지 않고 다시 배우기 위해

    우리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

     

    저자는 “아직 없는 것을 바라기보다는 있는 것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서로 연루되어 있고, 대안은 여기 있으며, 미래는 이미 도래해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도래한 미래 중 하나다. -조형근(동네 사회학자)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사이토 고헤이의 르포 에세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사이토 고헤이의 르포 에세이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가 출간되었다. 한국에도 많은 독자가 있는 사이토 고헤이는 전작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를 통해 일본에 마르크스주의 공부 열풍을 일으켰고, 세계적으로 뛰어난 진보적 저술에 주어지는 도이처 기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하기도 했다.

    사이토 고헤이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탈성장 코뮤니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로지 성장을 향해서만 달리는 자본주의는 세상을 종말로 치닫게 할 뿐이다. 즉 지금 지구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원인은 바로 자본주의 시스템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런 자본주의의 성장 중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본주의가 제거한 ‘커먼(공통의 부)’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모두가 이를 공유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커먼’에 기초한 사회가 바로 ‘코뮤니즘’인 것이다. “민주적으로 공정한 부의 관리를 실행하는 것, 그것이 ‘커먼’형 사회로서 ‘코뮤니즘’이 지향하는 바이다.” “그래서 ‘커먼’에는 더욱 포괄적인 평등에 대한 관점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러한 공정한 사회는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는 실현될 수 없다.”(214쪽)

    이 책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에는 사이토 고헤이의 ‘탈성장 코뮤니즘’ 사상이 응축되어 있다. 이론 중심인 이전 책과 다른 점은 본인이 직접 현장에 가서 넘어지고, 싸우고, 운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사이토 고헤이가 2년 동안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본 사회의 구조와 모순점을 파헤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기록한 르포이자 에세이다. 저자의 기록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일본의 노동환경, 자연과 인간의 관계, 기후변화 현장과 환경 문제, 그리고 지역 사회의 변화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명료하고 읽기 쉬우며 간결한 문장 덕분에 저자의 ‘탈성장 코뮤니즘’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세계관 등을 아주 쉽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

    그가 찾은 현장은 ‘성장 중심 자본주의’가 악영향을 끼치는 곳이기도 하고, ‘탈성장 코뮤니즘’의 정신이 반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서 사람들과 직접 만나며 넘어지고, 함께 싸우고, 울기도 한다. 우버이츠 배달,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직접 해보거나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 지역, 한신대지진 피해자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 미나마타병의 발원지인 미나마타 지역을 방문하기도 한다. ‘유해동물’로 지정된 동물 사냥 현장, 아이누인에 대한 차별 현장에도 가고 외국인노동자, 노숙인, 부락민, 기후 부정의에 맞서는 학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또 지역의 자원 공유를 하는 대안 운동 현장을 방문하는 등 그가 찾아가는 곳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렇게 저자는 일본 곳곳에서 직접 체험하며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깊이 고찰한다.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의 패악, 배달노동자의 열악한 현실, 자연과의 공존 문제, 산업화가 남긴 환경 재앙까지, 저자는 자신의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경험을 통해 현대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그 메시지들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현실감 있고 설득력 있다. 일본 사회의 문제를 기록한 책이지만, 이 문제들은 한국사회도 맞닥뜨리고 있는 것들이어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

     

    저자가 일본 사회 곳곳을 돌며 성찰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는 모두 사정을 공유하는’ ‘공사자(共事者)’라는 점이다. 이 말은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에서 지역 활동을 하는 고마쓰 리켄이 지어낸 말이다. 이를테면, ‘진짜’ 당사자만 이야기할 수 있게 제한한다면, 대다수 사람은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누구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하다”면, 즉 우리가 모두 당사자라고 여긴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가해자이자 피해자로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하고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공사자가 되면, “우리 자신의 고통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고”, 구경꾼이 아닌 당사자로서 사건에 개입할 수 있으며,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고, “상처받은 이들을 버리는 사회”도 개선할 수 있다. 저자는 이 공사자성 개념으로 기후 문제, 외국인노동자 문제, 노숙자 문제, 아이누인ㆍ부락민의 차별 문제 등에 접근한다.

    “따라서 한 가지 문제나 정의에 집착해 다른 문제나 자신의 가해성에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공사자라는 관점에서는 불충분하다. 오히려 공사자성은 다양한 문제와 교차성을 발견하고, 다양한 차이와 모순을 넘어 사회변혁의 큰 힘으로 결집하기 위한 실천적 태도다. ‘너한테는 눈앞에 벌어지는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서로 비난하지 않고, 더 큰 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생활, 생명, 지구를 위해 모두 연대하는 것.”(231쪽)

     

    자본주의는 평범한 행복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저자는 책 전체에 걸쳐 자본주의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우버이츠 배달을 직접 체험하면서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 공유경제를 비판하고, 한신대지진 피해자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거대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광경을 보고는 “사회적 약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분노한다. 이 분노는 도쿄올림픽 경기장을 짓기 위해 주민을 강제로 퇴거시킨 사건에서도 이어진다. “스포츠의 폭력성이 축하 자본주의의 폭력성과 연결되면 폭주하게 되고, 약자는 배제되고, 착취되며 철저하게 짓밟힌다.”(65쪽)

    또한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고민과 대안적 상상력이 없는 윤리적 소비는 거짓일 뿐이라며 비판하고, 재택근무를 체험하면서 효율성을 최우선시해야 할 자본주의 경제에 쓸데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유해동물’로 지정된 사슴과 배양육 재배 현장을 방문해서는 “동물에게 평생에 걸친 고통을 계속 주는 잔혹한 시스템”인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렇듯 오로지 성장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약자를 배제하고, 착취하며, 갖은 문제를 일으킨다. 심지어 일상의 평범한 행복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본주의는 모든 문제점을 사회적 약자에게 책임을 넘겨씌운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저항해야 하고,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그리고 변해야 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바로 우리 사회라고. “여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더 첨단화된 기술발전으로 이를 해결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자본주의사회는 발전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효율이 좋았을까? 또 앞으로도 기존 방식으로 지구 규모의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가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생긴다.”(219쪽)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팬데믹 후의 세계도 증오가 넘치는 ‘상처받은 이들을 버리는 사회’가 될 것이다.”(222쪽)

     

    자본주의 ‘저편’의 현장,

    그래서 우리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저편’으로 가는 길은 없을까? 저자 사이토 고헤이는 마르크스의 사상을 연구하면서 포스트 자본주의의 가능성(코뮤니즘)을 꾸준히 제기해온 사상가다. 그 가능성을 그는 부락민의 새로운 마을 만들기에서(〈수평사 창립 100주년〉), 시민들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는 현장에서(〈전기, 소비할 뿐인 ‘고객’에서 생산하는 ‘시민’으로〉), 오래된 민가를 공유하며 지역과 함께 사는 청년들에게서(〈즐거우니까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부흥〉), 후쿠시마에서 지역의 다른 역사를 발굴하려 애쓰는 사람들에게서(〈후쿠시마에서 나를 돌아보다〉),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의 근원지인 미나마타에서 무농약 재배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서(〈지금도 진행형, 미나마타병 문제〉), ‘좋은 일’을 스스로 제안해서 하는 노동자협동조합에서(〈미래의 노동, 협동의 미래〉), 기후 부정의에 파업하는 학생들에게서(학생들, ‘기후 부정의’에 파업하다〉) 찾는다. 그들이야말로 저자 자신이 주장해온 ‘커먼’과 ‘탈성장 코뮤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시장 논리가 사회 전체를 뒤덮은 신자유주의 사회에 맞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현장에서 이 사람들을 보면서 새로 배우고, “약자와 연대하는” 지식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더 단단히 다졌다고 밝히고 있다.

     

    현장에서 깨닫고, 배우다

    지식인의 자아 성찰

     

    “현재의 경쟁사회에서 성공한, 나를 포함해 대다수의 특권층은 상처받은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는 공감과 배려의 정신이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223쪽)

    책에는 현장에서 다시 깨닫고 배운 저자가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지식인으로서 반성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남성, 도쿄 출신, 고학력의 도쿄대 준교수라는 자신의 특권적 위치에서 타인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상상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세심하게 따지고 되묻는 것이다. 당사자ㆍ피해자가 아닌 지식인은 어떻게 현장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하루 이틀 현장에 방문한 것으로 아는 척하지 않고 어떻게 더 깊게 이 문제들을 사유해야 하는가? 어떻게 약자와 연대해야 하는가? 어떻게 대안을 찾고, 어떻게 현장에 참여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성찰이 책 곳곳에 깊이 담겨 있다. 게다가 이론적으로는 가볍고 쉬워 보이던 문제들이 현장에 가면 복잡한 현실과 엮이면서 어려워지는 것도 목격한다. 즉 이 책에서 우리는 앎과 삶 사이의 관계를 외면하지 않으며 책임을 다하는 한 지식인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좌파 지식인의 역할도 제시한다. 그것은 곧 사회의 위기 앞에서 ‘커먼’의 실천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지식인은 흔히 유럽이나 미국을 바라보며 사유하는 경향이 많은데, 자신이 딛고 있는 이 사회에서 가능성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 말(“남을 바꿀 수 없으니 내가 바뀌면 된다” “아직 없는 것을 바라기보다는 있는 것을 찾으라”)에 담겨 있다. “내 안에 갇히지 않고 타자를 만나는 것이 ‘상상력 결핍증’을 고치는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 현장에서 타인을 만나고, 자신의 문제를 마주하여 ‘언런’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모여 모두가 좀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연결된다. 이는 멋진 일이며, 실제로 해보면 즐거운 순간도 많다. 그렇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233쪽)

    저자 소개
    저자 : 사이토 고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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