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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할 토마토 기막힌 가지

    • 박찬일 저
    • 창비
    • 2025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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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6480806
    쪽수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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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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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살아 있을 때 우리는 더 먹어야 한다!”

     

    낭만 셰프 박찬일이 차려낸,

    세대를 아우르는 솔직 유쾌 음식 에세이

    『뜨거운 한입』 11년 만의 개정증보판

    제철 재료와 노포의 가치를 조명하고, 음식에 얽힌 추억을 빼어난 문장력과 탁월한 입담으로 풀어내온글 쓰는 요리사박찬일의 음식 에세이 『망할 토마토, 기막힌 가지』가 출간되었다. 세상살이를 너끈히 견디게 해준 맛깔나는 요리와 추억을 담은 『뜨거운 한입』(창비 2014) 11년 만의 개정증보판으로, 기존 원고를 세심히 다듬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더하여 한층 깊어진 울림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4부로 재구성한 이 책은 매일을 책임지는 쌀과 달걀부터 다양한 제철 음식과 바다를 건너야만 맛볼 수 있는 해외 곳곳의 별미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시공간을 유유히 넘나들며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펼친다. 익숙한 재료, 누구나 아는 요리도 그의 글 속에서는 새삼스럽고도 신선하다. 특유의 재치와 통찰이 그려내는 음식 이야기가 다시금 독자들의 침샘은 물론 추억까지 자극할 것이다.

    ‘망할 토마토로 만든 지중해 파스타처럼 감미로우면서도

    골목 끝 백반집 장인의 파김치처럼 알싸한 매력!

     

    1그 맛, 상상해보시라는 토마토와 가지가망할토마토와기막힌가지가 된 사연을 비롯해 우리 곁 식재료와 육지의 제철 재료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인간과 함께해온 식재료들은 그 종류만큼이나 저마다 풍성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오랜 시간 축적해온 지식과 노하우, 그리고 음식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으로 박찬일은 어느 한 재료도 가벼이 넘기지 않고 그 매력을 섬세히 들여다본다.

    바삭바삭한 식감으로 닭 요리의 진가를 끌어내는 닭껍질의 매력이 그의 문장 안에서 생생히 되살아나는가 하면, 획일적이라고 오해하기 쉬운 콩나물국밥도 흉내 내기 어려운맛의 정수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여기에비기라고 불러도 좋을 참신한 조리법들이 독자의 침샘을 거침없이 자극한다. 삼겹살로 친친 감아서 독특한 방식으로 조리해낸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닭고기의 맛은 얼마나 기가 막힐지!

    이어지는 2혀끝에 닿은 바다에서는 미지의 푸른 파도 아래에서 건져 올린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를 다룬다. 지천이 조개였다는 인천의 개펄먼우금을 추억하며 시작된 이야기는, 바다의 식재료가 펼쳐 보이는 풍부한 맛과 삶의 풍경을 따라 아이슬란드의 너른 대양에까지 이른다.

    박찬일은 심야 영업이 금지됐던 군사정권 시절 몰래 찾았던 아귀탕집을 떠올리기도 하고, 마카오에서 접했던 포르투갈식 말린 대구 요리바칼랴우의 풍만한 맛을 세세히 풀어내기도 한다. 식당 메뉴를 짤 때도제철 재료를 우선한다고 강조해온 그답게, 철마다 맛이 절정에 이르는 해산물이 무엇인지도 꼼꼼히 짚어낸다. 바지락을 활용하는 봉골레 스파게티는 4~6월에 가장 맛이 좋고, 찬바람 부는 겨울에는 아귀찜이, 삭풍이 잦아든 봄에는 절품(絶品)으로 여겨지는 숭어알이 제철이다.

     

    미각의 깊은 골짜기를 깨우는 맛,

    흘러간 세월을 그리게 하는 맛

     

    박찬일은 미식계의 유행이나 화제의 식당을 좇지 않는다. 삶과 요리를 향한 그의 뜨거운 철학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그가 존중하는미식 문화가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고단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 식당과 음식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3필살의 재료, 장인의 비기에는 그가 찬탄해 마지않는 식당과 장인 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을지로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한 삼치구이 백반집, 절세의오마카세가 부럽지 않은 여수 연등천의 포차, 그리고 정처 없이 한가로운 발걸음 끝에 우연히 당도한 도쿄의 어느 야키토리집에서 박찬일은 묵묵히 쌓아올린 세월로 승부하는 장인들과 마주한다. 재료의 매력을 한껏 끌어내는 마법을 부리는 그들은 작가의 입맛은 물론 독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군침을 자아낸다.

     

    먹는 건 사람의 기억을 구성한다

    나아가 그 사람의 인생도 만들어간다

     

    새롭게 수록된 글에서는 더욱 깊고 단단해진 미식을 향한 사유가 엿보인다. “최고급 요리도 결국 언술의 영역에, 다시 말해 인문의 영역에 있다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박찬일의 음식 이야기는 단순한 레시피나 미식의 기록을 훌쩍 넘어선다. 4추억 한그릇, 그리움 한잔에는 삶의 한 자락을 함께 통과해온 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이 깊게 배어 있다.

    군대 간 친구를 면회하러 가서 처음 맛보았던 부대찌개, 뜨거운 열기의 서울운동장에서 오징어를 씹으며 몰래 들이켰던 소주, 그리고 아버지가 사 온 식은 전기구이 통닭의 기억까지, 음식을 매개로 길어 올린 삶의 편린들이 한그릇의 이야기로 담백하면서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그의 문장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보면 따스한 국물 한숟갈을 들이켰을 때처럼 마음이 사르르 풀어진다.

     

    이 책은 결국 먹는 이야기이자

    동시에 사는 이야기다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 식사는 삶과 기억의 토대를 이룬다. 『망할 토마토, 기막힌 가지』는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아왔고, 그 안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었는지를 되짚어보며 인생의 중요한 단서들을 포착해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고민할 틈조차 없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박찬일의 문장은 삶을 지탱하는 근간으로서뜨거운 한입의 가치를 가만히 일깨울 것이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1부 그 맛, 상상해보시라

    토마토, 망할 토마토

    하지의 구원자, 감자

    가지 요리도 가지가지

    어른이 되는 맛, 콩나물

    알프스엔 쌀이 있다

    닭은 껍질이 상수다

    천의 가능성, 달걀 1

    천의 가능성, 달걀 2

    경계 없는 반죽, 메밀

     

    2부 혀끝에 닿은 바다

    봄이 오면 달그락, 조개

    그 여름, 마법의 홍합

    얇게 저민 파도 한자락, 어란

    아귀, 숨어서 먹는 맛

    바다의 소, 대구

    아이슬란드 홍어, 그들은 차별하지 않는다

     

    3부 필살의 재료, 장인의 비기

    비장의 닭꼬치

    비계는 억울하다

    통각과 미각의 은밀한 내통

    여수 연등천 45번집

    무아경의 기술, 굽기

    전주의 국밥, 제노바의 파스타

     

    4부 추억 한그릇, 그리움 한잔

    서울운동장을 기억하십니까

    부대찌개, 이빨 자국을 찾으십니까

    학교 앞 떡볶이집 사장님, 죄송합니다

    라면이 좋아

    소시지, 분홍 소시지

    을지로에서 혼자 마시기

    안녕, 맥도날드!

    음식은 추억에 색채를 입힌다

     

    새로 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본 문]
      

    나는 요리를 배우면서 레시피를 수집하고 칼질을 하며 원가를 계산하고 마케팅을 공부했다. 이른바 전문 요리의 세계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진짜 요리는 어머니가 콩나물국을 끓이실 때 곁에서 마늘 까는 일을 도와드리고 콩나물 껍질을 수습하며 어머니의 움직임과 마음을 지켜보는 일이 아니었던가.(8)

     

    가지에 단 소스를 얹고 세지 않은 불에 천천히 익힌다. 가지들이 수군거리며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달콤한 소스에 다시 가지의 단맛이 쏟아져 나오고, 술을 부른다. 이런 가지요리를 먹을 때는 행복하다.(32)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을 먹는다. 그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어른이 되는 맛이라고 하겠다. 어른들만이 아는 맛이라고 하겠다. 무심하고 밋밋한 콩나물이 전부인 그 국물은 자극이라고는 모르는, 요즘 같은 선동적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맛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은 더 콩나물국을 찾는 것일지도. 노랗고 맑은 콩나물국을 한숟가락 뜬다. 거기에 내 어린 날의 냄새가 자욱하게 번진다.(38)

     

    뜨거운 밥을 비벼 멋진 야식을 만드는 그 달걀누룽지! 당신이 혀에서 살살 녹는 달걀찜을 좋아할지 아니면 거칠고 투박한 달걀찜을 고를지 나는 모른다. 그래도 밥을 비비자면, 소주를 털어 넣자면 찌그러진 양은냄비나 뚝배기에 막 찐 거친 달걀찜이 제격일 것 같다. , 소주 한잔 드시고.(64)

     

    우리는 길을 만들어가며 소바를 먹으러 다녔다. 오페라 전문가 H형이 말했다.

    “파바로티가 말이우, 인생이 살 만한 건 때가 되면 밥상에 앉아 무언가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수.”

    그런 파바로티도 죽었다. 고향 모데나의 명물인 늙은 호박을 넣은 만두를 더이상 먹을 수 없게 됐다. 살아 있을 때 우리는 더 먹어야 한다.(79)

     

    “해감은 억지로 하면 못 써. 살살 얼러야 지분거리는 걸 뱉어내지.”

    맞는 말씀이다. 어머니 격인 아주머니들 말씀은 틀리지 않는다. 반듯한 활자로 쓰인 레시피만 신봉하지 말라, 내가 어린 요리사들에게 하는 말이다. 세상에서 배운 레시피가 더 차지고 알차다.(84)

     

    염장 어란으로 하는 요리는 매우 다양하지만 우선은 브루스케타 같은 간단한 요리를 한다. 어란 자체가 워낙 맛이 일품이어서 복잡한 요리는 어울리지 않는 까닭이다. 얇게 잘라 구운 빵에 올려서 먹는다. 빵의 구수한 곡물과 어란의 집중된 풍미가 한바탕 회오리친다. 원래 원재료에 특미가 있다면, 요리는 간단할수록 좋다. 그것이 절품()에 대한 예의다.(103)

     

    아이구, 그렇게 싼 걸 잔뜩 더 먹고 올걸. 그런 생각뿐이다. 초장 맛도 좋지만 마늘과 참기름을 넣은 막장도 잘 어울리는데.

    먹는 건 사람의 기억을 구성한다. 나아가 그 사람의 인생도 만들어간다. 부디 홍어 한점으로 우리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기를.(128)

     

    엄한 어른들 틈에서 집은 굴비 한점은 간간한 소금 맛으로 혀에 남아 있다. 그후로 다시는 그런 굴비 맛을 보지 못했다. 내 혀가 둔해진 건지 모르겠으나 어렴풋이, 공활한 가을 하늘 아래 화덕에 굽는 굴비가 아니기 때문이야,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소금 간 잘된 좋은 굴비야 돈으로 살 수 있겠지만 유년의 가을을 되살 수는 없는 법이라 어쩐지 슬퍼진다.(162)

     

    실은 나 역시맥주 홀릭이라 경기장에서 어김없이 과음을 한다. 맛없는 캔맥주라도 마시는 게 어디냐면서 흠흠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한때 경기장 내 폭력이 문제가 되어 맥주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고선 노래방에서 파는 맥주 맛 음료를 팔았다(그런데 희한하게도 그걸 마시고 야구장 안전그물망을 오르는 사람도 있었다).(181)

     

    결핍은 우리의 혀를 변화시킨다. 나는 요리가 막힐 때 그 시절의 소세지와 소시지, 그리고 내 친구가 그리워하던 우유를 생각한다. 뭔가 모자란 상태의 요리를 본다. 그러면 요리의 그림이 선명하게 그려지곤 한다. 또렷하게 떠오르는 맛 하나를 중심에 놓고 요리를 구상하기 시작한다. 결핍이 원하는단 하나를 드러내어 보는 것이다. 때로는 조금 모자라도 괜찮다.(210)

     

    음식은 추억에 색채를 입힌다. ‘옛날이라는 수식어를 가장 자주 가져다 쓰는 것도 음식 파는 장사꾼들이다. 옛날 옷이나 옛날 집이라는 말은 흔치 않아도 옛날 짜장과 옛날 국수는 입맛을 당기게 한다. 우리는 그런 호소에 깊게 반응한다. 음식은 추억이고, 누구 말마따나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223)

    추천사

    작가의 말

    ‘새벽에 깨어 허기가 밀려들었다. 동치미를 꺼내 찬밥을 말았다. 참기름 한방울을 떨어뜨렸다. 바람은 차고 아귀 같은 마음은 여전하였다.’

    유기에 담은 김치말이밥이었다. 사진을 한장 찍어서 SNS에 올렸다. 그 새벽에도 깨어 있는 친구들이 댓글을 달았다. 어떤 이는아아, 맛있겠다하고 썼다. 한 후배는난중일기 같아요하고 웃었다. 나도 모르게 이순신 장군 흉내를 내고 있었구나. 나는 댓글을 달았다.

    “난은 난이지. 윤란이 끝나지 않았잖아.”

    이렇게 쓴 글은 나중에 하나의 역사가 될 것 같다. 맞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입맛도 잃고 고통스러웠던 긴 겨울의 시간. 많은 이들이키세스가 되었던 혹독했던 겨울을 기억하겠지. 봉쇄를 뚫고 어묵 리어카를 끌고 가 그 얼어붙은 키세스들에게 뜨거운 국물 한잔 건네지 못한 후회에 가슴이 저민다. 나는 바보다. 또 그럴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가겠노라 다짐한다. 또 난이 벌어진다고? 나는 그럴 거라 생각한다. 이 나라는 정말.

     

    이전에 냈던 책을 창비의 요청을 받아 다시 묶는다. 버리기 아깝다고, 다시 읽어도 좋다고 나를 설득했다. 책에는 수명이 있다. 시의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다시 살아날 운명이었던 듯하다. 고치려고 쭉 보는데 이 글을 쓴 십몇년 전에는 글에 뼈가 단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시 독자를 만난다니 기쁘고도 두렵다. 옷을 갈아입히고 새 원고도 몇꼭지 더했다. 요리보다 글 쓰는 게 훨씬 힘들다. 요리는 어쨌든 하루가 가면 끝난다. 글은 쓰지 않으면 끝이 없다. 먹자고 쓰는 글인데, 발목 어딘가부터 삭아 내리고 있다.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글에 등장하는 이들에게는 술을 사야지. 이미 떠난 이들에게도 찬술을 바치리라.

    2025 4

    박찬일

    출판사 서평

    ‘망할 토마토로 만든 지중해 파스타처럼 감미로우면서도

    골목 끝 백반집 장인의 파김치처럼 알싸한 매력!

     

    1그 맛, 상상해보시라는 토마토와 가지가망할토마토와기막힌가지가 된 사연을 비롯해 우리 곁 식재료와 육지의 제철 재료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인간과 함께해온 식재료들은 그 종류만큼이나 저마다 풍성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오랜 시간 축적해온 지식과 노하우, 그리고 음식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으로 박찬일은 어느 한 재료도 가벼이 넘기지 않고 그 매력을 섬세히 들여다본다.

    바삭바삭한 식감으로 닭 요리의 진가를 끌어내는 닭껍질의 매력이 그의 문장 안에서 생생히 되살아나는가 하면, 획일적이라고 오해하기 쉬운 콩나물국밥도 흉내 내기 어려운맛의 정수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여기에비기라고 불러도 좋을 참신한 조리법들이 독자의 침샘을 거침없이 자극한다. 삼겹살로 친친 감아서 독특한 방식으로 조리해낸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닭고기의 맛은 얼마나 기가 막힐지!

    이어지는 2혀끝에 닿은 바다에서는 미지의 푸른 파도 아래에서 건져 올린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를 다룬다. 지천이 조개였다는 인천의 개펄먼우금을 추억하며 시작된 이야기는, 바다의 식재료가 펼쳐 보이는 풍부한 맛과 삶의 풍경을 따라 아이슬란드의 너른 대양에까지 이른다.

    박찬일은 심야 영업이 금지됐던 군사정권 시절 몰래 찾았던 아귀탕집을 떠올리기도 하고, 마카오에서 접했던 포르투갈식 말린 대구 요리바칼랴우의 풍만한 맛을 세세히 풀어내기도 한다. 식당 메뉴를 짤 때도제철 재료를 우선한다고 강조해온 그답게, 철마다 맛이 절정에 이르는 해산물이 무엇인지도 꼼꼼히 짚어낸다. 바지락을 활용하는 봉골레 스파게티는 4~6월에 가장 맛이 좋고, 찬바람 부는 겨울에는 아귀찜이, 삭풍이 잦아든 봄에는 절품(絶品)으로 여겨지는 숭어알이 제철이다.

     

    미각의 깊은 골짜기를 깨우는 맛,

    흘러간 세월을 그리게 하는 맛

     

    박찬일은 미식계의 유행이나 화제의 식당을 좇지 않는다. 삶과 요리를 향한 그의 뜨거운 철학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그가 존중하는미식 문화가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고단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 식당과 음식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3필살의 재료, 장인의 비기에는 그가 찬탄해 마지않는 식당과 장인 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을지로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한 삼치구이 백반집, 절세의오마카세가 부럽지 않은 여수 연등천의 포차, 그리고 정처 없이 한가로운 발걸음 끝에 우연히 당도한 도쿄의 어느 야키토리집에서 박찬일은 묵묵히 쌓아올린 세월로 승부하는 장인들과 마주한다. 재료의 매력을 한껏 끌어내는 마법을 부리는 그들은 작가의 입맛은 물론 독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군침을 자아낸다.

     

    먹는 건 사람의 기억을 구성한다

    나아가 그 사람의 인생도 만들어간다

     

    새롭게 수록된 글에서는 더욱 깊고 단단해진 미식을 향한 사유가 엿보인다. “최고급 요리도 결국 언술의 영역에, 다시 말해 인문의 영역에 있다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박찬일의 음식 이야기는 단순한 레시피나 미식의 기록을 훌쩍 넘어선다. 4추억 한그릇, 그리움 한잔에는 삶의 한 자락을 함께 통과해온 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이 깊게 배어 있다.

    군대 간 친구를 면회하러 가서 처음 맛보았던 부대찌개, 뜨거운 열기의 서울운동장에서 오징어를 씹으며 몰래 들이켰던 소주, 그리고 아버지가 사 온 식은 전기구이 통닭의 기억까지, 음식을 매개로 길어 올린 삶의 편린들이 한그릇의 이야기로 담백하면서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그의 문장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보면 따스한 국물 한숟갈을 들이켰을 때처럼 마음이 사르르 풀어진다.

     

    이 책은 결국 먹는 이야기이자

    동시에 사는 이야기다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 식사는 삶과 기억의 토대를 이룬다. 『망할 토마토, 기막힌 가지』는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아왔고, 그 안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었는지를 되짚어보며 인생의 중요한 단서들을 포착해낸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고민할 틈조차 없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박찬일의 문장은 삶을 지탱하는 근간으로서뜨거운 한입의 가치를 가만히 일깨울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박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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