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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17219 - DMZ에서 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배웠다

    • 이상철 저
    • 시공사
    • 2025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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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1258109
    쪽수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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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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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19-17번 유해,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작은 뼛조각의 발견으로 시작된 조심스러운 발굴을 통해 한 달여 만에 두개골, 팔다리, 가슴뼈까지 수습되었다. 20대 동양인 추정, 19-17번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게 된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6.25전쟁 중 전사했으나 시신을 찾지 못한 유가족들의 DMZ 시료를 2000년대부터 꾸준히 채취해 왔다. 차가운 땅속에 60년 넘게 묻혀 있던 19-17번의 주인공도 DNA 데이터베이스에 들어 있는 10만여 시료와 대조한 끝에 온전한 이름과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1949년에 태어난 아들은 70세가 되어 있었다. 이름 없는 비석이 치워지고 ‘6.25 호국용사 고 남궁선 추모비’가 새로이 자리 잡았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낯섦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 1부 / DMZ 유해 발굴 작전

     

    1장 / 38선엔 철조망이 없다

    19-17번 유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

    키가 더 컸던 죄

     

    2장 / 시체 위로 시체가

    천연의 망루

    참호에는 주인이 없다

    다녀오세요

     

    3장 / 완전한 작전

    생명과 안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완벽과 완전 사이

     

    4장 /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

    감사합니다

     

    5장 / 역곡천은 흐른다

    무적 프랑스 대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우리가 더 고맙다

     

    6장 / 아버지의 빈자리

    기록에도 없는 죽음

    너희 할아버지는 김일성이가 죽였다

    방향이라도 알 수 있느냐

     

    7장 / 기록과 기억 사이

    자료가 다 있을 거야

    되찾은 우리 땅

    아버지가 운다

     

    8장 / 어머니의 베개

    어디 갔다 왔니?

    식모살이

    기념 수건

     

     

    / 2부 / 평화를 만드는 직업

     

    9장 / 군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직무의 무게

    갑작스레 교수가 된 사연

    이유 없이 생겨난 과정은 없다

     

    10장 / 맺어질 인연은 맺어진다

    서로 의지하며 사는 관계

    따뜻한 밥 한 공기

    열아홉 번의 이사

    11장 / 진심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길은 꼭 하나가 아니란다

    태도가 운명을 가른다

    또 하나의 우연

     

    12장 / 인화단결: 화합하여 마음과 힘을 뭉치다

    전선을 간다

    첫 중대장의 책무

    내가 만든 것이 표준이 되었을 때

     

    13장 / 아빠처럼 살기는 싫어

    군인이어서 미안하다

    그게 저예요

     

    14장 /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

    사람이 사람을 바꾼다

    우직한 약속

     

    15장 / 풀코스를 완주하는 법

    국민의 명령에 따라야 할 분명한 의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

    마라토너가 되는 출발점

     

    에필로그: 무엇을 지켰나

    사랑하는 딸 은우에게



    [본 문]
      

    군인은 경계 속에 회의하는 존재이지만 일단 부여받은 임무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존재여야 한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결과에 대해서도 가장 냉철해야 한다. 자신의 꿈에 자부심을 갖는 존재이되,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객관적이어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군인의 냉철함은 무작정 받아들이는 단순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반복해 훈련했던 ‘질문’ 속에 있다. 지금껏 내가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려는 앞으로의 각오 역시 그렇다.

    -프롤로그에서

     

    우리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남북이 유해를 발굴하려면 제거할 장애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DMZ 곳곳에 있는 지뢰 지대를 제거해야 한다. 남북이 공동으로 유해를 발굴할 구체적인 지점을 설정해야 하고, 그곳까지 닿는 도로를 가설해야 한다. 다리를 새로 놓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기존 도로가 있더라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채 70년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었으니 새로 포장 공사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이 처음이자 새로운 일이다.

    -1장 ‘38선엔 철조망이 없다’에서

     

    세상에 귀하지 않은 생명, 소중하지 않은 안전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수 있음을, 군인은 철저히 훈련받는다. 그래서 군인은 생명을 경시하는 직업이 아니라 생명을 가장 중시하는 직업이다. 생명의 가치를 알기에, 생명을 목숨 걸고 지키려는 것이다. 안전의 가치를 알기에, 안전을 목숨 걸고 지키려는 직업이다.

    안전을 지키는 것. 그것이 안보(安保)다.

    -3장 ‘완전한 작전’에서

     

    화살머리고지 3차 전투에 프랑스군이 투입돼 51명이 전사했다. 적군은 무려 1,518명이 전사했다. 이 전투는 프랑스군과 중공군의 마지막 혈투라고 할 수 있는데, 프랑스군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는 국군 2사단이 전면에 나섰다. 아군이 212명, 적군이 1,418명 전사했다. 화살머리고지의 땅속에는 그런 수천 명의 유해가 뒤엉켜 있었던 것이다.

    -5장 ‘역곡천은 흐른다’에서

     

    군인은 한 가지 임무를 맡게 되면 계속 그 일만 하게 되는 줄 아는 분도 계신다. 물론 보병, 포병, 공병 등 병과에 따른 임무를 기본적으로 수행하지만 나처럼 전투부대에 있다가, 장교양성 기관 교관으로 갔다가 하는 식으로 명령에 따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큰 부대, 작은 부대, 전방부대, 후방부대, 상비사단, 향토사단, 전투지휘, 참모업무 등 두루 다양한 경험을 도처에서 쌓는다. 언제 어디서 어떤 부대, 어떤 보직을 맡겨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천후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게 숱한 경험을 거쳐야 너른 시야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군인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9장 ‘군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아침마다 발굴단 장병들은 작전에 투입되기 전에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라고 씩씩하게 외쳤다. 평소에는 자유분방한 듯 보이다가도 일단 작전에 투입되면 질서정연하게 현장에 들어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책임 있게 완수하는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이다. 20㎏이 넘는 장비를 몸에 걸치고 체감 온도가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14장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에서

     

    곰곰이 돌아보면 나는 지금 42.195㎞ 인생 마라톤의 절반 정도를 달려왔을 뿐 아닌가 싶다. 아직 나머지 ‘하프’가 남아 있는 것이다. 전반부 20㎞를 달려왔던 용기와 소신대로 나머지 20㎞를 달려갈 마음의 준비를 다진다.

    -15장 ‘풀코스를 완주하는 법’에서

    출판사 서평



    좌표 38°17'21.9"N 127°06'34.2"E = 화살머리고지

     

    에세이 〈3817219〉는 비무장 지대 최초로 이루어진 유해 발굴의 세세한 과정을 중심으로 한 기록이다. 동시에, 생애 후반전을 앞둔 한 직업인이 ‘군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오롯이 살아 온 세월을 정리하며 풀어낸 내밀한 고백이기도 하다. DMZ 유해 발굴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던 저자는 학군장교로 시작, 여러 보직과 요직을 두루 거치며 34년의 군 생활을 마친 3성 장군이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정부 최대 국정 과제였던 ‘전사자 유해 발굴’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까지의 궤적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2018년 4월의 판문점 선언 이후, 9월 19일 남북은 비무장 지대에서의 유해 발굴 계획 등을 포함한 군사 분야 합의를 체결했다. 끊어졌던 남북도로가 이를 위해 2018년 연결되었다. 공동 이행은 결국 무산되었으나 대한민국 육군의 주도로 2019년에서 2021년까지 유해 발굴이 이어졌다. 곳곳에 남은 지뢰와 폭발물 때문에 폭염에도 20kg에 달하는 방호복을 벗을 수 없었다. 극도의 위험과 긴장이 상존하는 화살머리고지에서 4년간 420여 구의 전사자 유해가 수습된다. 이 가운데 국군 전사자 아홉 분의 신원이 확인되었다. 보병, 공병, 발굴 병, 위생병, 보급병, 취사병, 정비병, 해체병, 감식병... 모든 병과(兵科)의 땀방울이 모여, 지휘부와 용사들이 상하 간에 서로 믿고 돕고 의지하면서, 함께 거둔 ‘완전한’ 결과였다.

     

    “자신은 낯선 곳에 계속 내던져지면서

    다른 이들의 익숙한 일상을 지켜줘야 하는 존재…… 나는 군인이다”

     

    낯섦과 익숙함, 인정과 무념의 경계 속에 묵묵히 오늘을 사는 존재가 군인이다. 낯섦에 익숙해야 하고, 익숙한 일도 낯선 것처럼 처리해야 한다. 군인의 존재가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순간을 준비하면서도, 그런 순간이 오지 않도록 막는 것을 임무로 하는 모순의 존재다. 내가 가장 인정받을 수 있는 때를 가장 철저히 막아야 하고, 그럼에도 그 순간이 온다면 한 점 망설임 없이 달려 나가야 한다. 저자는 1부와 2부 각 장을 통해 그렇게 평생을 걸어 온 군인의 길을 회고한다.

    저자의 꾸밈없는 육성을 통해 우리는 전쟁이 초래하는 처참한 비극에 대하여 한층 깊은 차원에서 생각하게 된다. 뺏고 뺏기는 죽음의 전투가 수차례 벌어진 화살머리고지에서는 동양인과 서양인, 20대 초반 청년은 물론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소년 소녀의 유해까지 발견되었다. 세계 각국에서 참전한 젊은이들을 비롯하여 혼란기에 여러 이유로 징집된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다. 천금 같은 목숨을 그들은 대체 무엇과 바꾸어야 했던 것인가.

    긴 세월이 흐른 후 나라의 부름을 받은 또 다른 젊은이들이 이들을 찾는 작전을 수행하게 되었다. 호국 영령들의 유해를 수습하고 위로하여 수십 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결국 인간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갖추는 노력이었다. 12만 3천여 전사자의 유해가 여전히 이름 모를 산야에 남아 있는 현실에서, 각 챕터에 담긴 증언은 소중한 평화를 염원하는 강렬한 울림이 된다.

    저자 소개
    저자 : 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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