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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바퀴 아래서(문예세계문학선 106)

    • 헤르만 헤세 저
    • 송영택 역
    • 문예출판사
    • 2025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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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1024616
    쪽수226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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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성적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서서히 무너져가는

    한 소년의 고뇌와 방황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가슴 아프게 묘사한 소설!

    출간과 동시에 독일 교육계에 파문을 던진 문제작


    “그럼 됐어. 지치지 않도록 하게.

    안 그러면 수레바퀴에 깔리고 말 테니까.”


    헤세의 젊은 시절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으로 헤세의 소설 중 가장 많이 읽혔다. 비인간적인 교육 제도의 희생양이 된 한 소년의 삶을 가슴 아프게 묘사하여 당시 독일 교육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슈바벤의 작은 읍내에서 장사를 하는 기벤라트에게는 영리한 아들 한스가 있다. 아들의 출세를 염원하는 아버지와 학교의 명성을 높이려는 교사와 목사는 주 시험에 합격시키려고 한스에게 무리한 공부를 강요한다. 몇 해 전 어머니를 잃은 한스는 고독한 소년으로, 과도한 공부를 강요당하며 때때로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주 시험에 합격한 한스는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자유분방한 친구 하일러와 가까워지면서 성적이 떨어진다. 하일러가 퇴학당한 후에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신경 쇠약 진단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 어렴풋한 첫사랑을 경험한 후에 기계 공장에 들어가지만 주 시험에 합격한 수습생이라는 조롱을 받자 절망에 빠진다.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 서울대학교 권장 도서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목차

    [목 차]

    수레바퀴 아래서

     

    작품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본 문]

    ▪교외 동산의 높다란 보리수 잎 위로 늦은 오후의 따가운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시청 앞 광장에는 커다란 분수 두 개에서 솟구친 물줄기가 소리를 내며 반짝였다. 불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는 지붕 위로 가까이에 있는 짙푸른 전나무 산이 넘어다 보였다. 그 모든 것을 상당히 오랫동안 구경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것이나 대단히 아름다웠으며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통이 났으므로 오늘은 공부를 하지 않기로 했다. (14쪽)

     

    ▪“라틴어 문제 어땠어? 쉽지 않았니?”

    한스가 물었다.

    “아주 쉬웠지. 그러나 그게 바로 함정이야. 쉬운 문제가 제일 틀리기 쉬우니까 말이야. 주의를 하지 않거든. 거기다 숨겨진 함정이 바로 그 속에 있으니까.” (27쪽)

     

    ▪약간의 불쾌감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목사의 제안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것은 언짢은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신학교에서도 친구들보다 앞서 나가려면 더욱더 야심차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확실히 친구들을 누르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3년 동안 그는 주목의 대상이었다. 선생, 목사, 아버지, 교장 선생까지 그를 격려하고 숨쉴 틈 없이 몰아붙였다. 매 학년 그는 계속해서 월등한 성적으로 1등을 했다. 수석을 차지하면서 그는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허용치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어리석은 시험 걱정도 이제는 사라졌다. (53쪽)

     

    ▪그러나 수학에서는 가령 답이 모두 맞았다 해도 그 이상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었다. 수학 공부는 평탄한 국도를 걷는 것처럼 느껴졌다. 언제나 꾸준히 전진하여 어제까지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오늘은 이해하게 되지만, 한꺼번에 넓은 경치가 펼쳐지는 산 정상을 정복하는 듯한 기분은 나지 않았다. (63쪽)

     

    ▪어머니들은 생각에 잠겨 웃음 띤 얼굴로 아들들을 바라봤고, 아버지들은 똑바로 앉아 교장의 말에 귀 기울이며 엄숙하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자부심과 우쭐한 마음, 아름다운 희망에 그들은 가슴이 부풀어 있었다. 자기 아들을 금전적인 이익과 바꿔 나라에 팔아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한 명씩 호명되어 앞으로 나가 교장 선생에게 맹세의 악수로 영접을 받으며 의무를 짊어지게 되었다. 이리하여 그들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평생 동안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직업을 제공받게 된다. 아마도 이 과정이 순조로울 거라고 생각한 학생은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76쪽)

     

    ▪저녁때 방에서 서로 붙들고 격투를 벌이는 것이 별로 진귀한 일은 아니었다. 급격히 성장해가는 소년들은 곧잘 화해했다. 모두들 애써 어른스러운 티를 내려고 했다. 선생들이 귀에 익지 않은 ‘자네’라고 부르는 데 걸맞게 학문적인 엄숙함과 점잖은 태도를 보여주려고 애썼다. 그리고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이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는 것처럼, 라틴어 학교 시절을 거만하게 동정심을 갖고 돌아봤다. 그러나 때때로 이 억지스러운 품위를 뚫고 감출 수 없는 개구쟁이 기질이 튀어나와 그 본능적인 권리를 주장하려고 했다. 그럴 때면 독설과 소년들의 전매특허인 욕설이 큰 방 안의 천장을 진동시켰다. (82쪽)

     

    ▪반항적인 소년과 성실한 소년, 시인과 노력가의 만남이었다. 둘 다 가장 영리하고 뛰어난 소질을 가진 소년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하일러는 천재라는 조롱 섞인 평판을 듣는 데 비해 한스는 모범생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들 두 사람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서로 자기 친구와의 관계에 바빠서 자기 일에만 몰두했다. (93쪽)

     

    ▪하일러와 한스의 우정은 색다른 데가 있었다. 하일러에게 우정은 오락이자 사치이며, 편리하고 좋은 것이었다. 그래서 간혹 변덕을 부리기도 했지만 한스에게는 적어도 한때의 자랑스러운 보물이었으며, 때로는 견딜 수 없는 커다란 짐이기도 했다. (94쪽)

     

    ▪한스 기벤라트도 하일러의 편을 들지 않았다. 편을 드는 것이 자기의 의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비겁한 행동을 돌이켜보고 고민했다. 그는 자신의 무정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얼굴을 들지 못하고 방 안에 틀어박혔다. 그는 하일러를 찾고 싶은 충동을 어쩌지 못하여 남몰래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희생을 치러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감금된다는 것은 수도원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낙인이 찍히는 벌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벌을 받은 학생은 그 후에도 늘 감시를 받았다. 그와 상종하는 것도 위험하고 나쁜 소문을 듣게 되었다. 국가가 학생들에게 베푸는 은혜에 학생들은 규율을 엄격히 지키는 것으로써 보답해야만 했다. 이런 내용은 이미 기나긴 입학식 훈화에서 언급했었다. 한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우정이 그러한 공명심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것이었다. (100쪽)

     

    ▪모범 소년 한스의 가슴은 고통과 부끄러움으로 고동쳤다. 얼어붙은 들판에 발부리를 채이며 걷는 동안 추위에 파리해진 뺨 위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그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또 어떤 후회로도 보상할 수 없는 잘못과 태만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다. 선두에서 높이 치켜든 들것에 실려 가는 것은 조그만 양복점 주인의 아들이 아니라 친구 하일러이며, 성적이나 시험이나 월계관이 아니라 양심의 깨끗함과 더러움만을 평가하는 다른 세계로 한스의 배신에 대한 고통과 노여움을 싣고 가는 것 같았다. (109쪽)

     

    ▪그의 이상은 뭐니 뭐니 해도 뛰어난 성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지, 낭만적인 위험한 사건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었다. 이리하여 그는 불안에 휩싸여 방 한구석에 틀어박혀 있었다. 밖으로 뛰쳐나가 용기를 보여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차츰 어려워졌다. 어느 틈엔가 그의 배신은 행동이 되어버렸다. 하일러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정열적인 그는 모두가 자기를 피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스에게만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지금 그가 느끼는 고통과 분노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한량없는 한탄은 자신이 생각해도 허망하고 우스웠다. (100~101쪽)

     

    ▪한스가 깊은 행복을 느끼며 우정에 열중하면 할수록 학교생활은 서먹서먹해졌다. 새로운 행복감은 신선한 포도주와도 같이 그의 피와 사상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에 비하여 리비우스와 호메로스는 그 중요성과 빛을 잃어갔다. 선생들은 여태까지 모범적인 학생이었던 기벤라트가 수상쩍은 요주의 인물 하일러에게 물든 것을 보고 경악했다. 이러한 변화는 선생들이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로 청년기가 발효되는 위험한 시기에 조숙한 소년들에게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었다. 그러잖아도 하일러에게서 발견되는 모종의 천재적인 요소는 선생들을 두렵게 했다. 천재와 선생들 사이에는 옛날부터 뛰어넘기 어려운 깊은 간극이 존재했다. 천재적인 인간이 학교에서 보여주는 것은 대개 선생을 존경하지 않고, 열네 살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며, 열다섯 살에 연애를 하고, 열여섯 살에 술집에 드나든다. 또 금지된 책을 읽고 대담한 작문을 하며, 선생들을 조롱하듯 쳐다보고, 교무 일지에 언제나 선동자나 금고형을 받을 수 있는 후보로 기록되는 불량 학생들이다. (115쪽)

     

    ▪선생들은 한 명의 천재보다 열 명의 얼간이를 원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리라. 선생의 역할은 정상을 벗어난 인간이 아니라 라틴어를 잘하고 수학을 잘하는 꼼꼼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걸 테니까. 그러나 어느 쪽이 더한 피해자이며 어느 쪽이 더한 가해자인가. 그리고 상대방의 영혼과 인생을 망치고 더럽히는 것은 둘 중 어느 쪽인가. 그것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부끄러운 기분으로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 (115~116쪽)

     

    ▪“그렇다면 정말 모르겠군. 하여튼 문제가 있긴 할 텐데.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해주겠나?”

    한스는 교장 선생이 내미는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교장은 엄숙하면서도 온화한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

    “그럼 됐어. 지치지 않도록 하게. 안 그러면 수레바퀴에 깔리고 말 테니까.” (118쪽)

     

    ▪그때부터 한스는 새삼스럽게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전처럼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그저 너무 뒤처지지 않도록 고생고생해서 따라갈 뿐이었다. 그 이유가 우정 때문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정이 손해나 장애를 가져왔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놓쳐버린 모든 것을 보상해주는 보물을 우정 속에서 발견했다. 예전의 무미건조한 생활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조되고 따뜻한 생활이었다. 그는 사랑을 하는 젊은이 같은 기분이었다. 위대한 영웅적 행위라면 모르지만 날마다 싫증나는 보잘것없는 일상다반사에 익숙해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절망적인 한숨을 쉬면서 스스로 멍에를 짊어지게 되었다. (120쪽)

     

    ▪어째서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위험한 소년 시절에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했을까? 왜 그에게서 토끼를 빼앗아버렸을까? 왜 라틴어 학교 시절 그를 친구들과 떨어뜨려놓았을까? 왜 낚시질이며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금지했을까? 왜 심신을 갈가리 찢어놓을 뿐인 쓸데없는 공명심을 부추겨 공허하고 저속한 이상을 불어넣었을까? 왜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마땅히 누려야 할 휴식조차 허락하지 않았을까? 이제 지칠 대로 지친 노새는 길가에 쓰러져서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140쪽)

     

    ▪“꼬마 한스 기벤라트. 자, 내 말을 들어봐! 지라하가 가로되, 그릇된 충고를 하지 않고 언짢은 마음을 갖지 않는 자는 행복하나니라. 아름다운 나무의 푸른 잎과 같이 어떤 것은 다시 피어난다. 사람도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은 죽고 어떤 사람은 태어나느니라. 그래, 이제 가도 좋다. 이 물개 같은 녀석아.” (155~156쪽)

     

    ▪기계공의 일터로 들어가야 할 금요일이 다가왔다. 아버지가 아마로 된 푸른 작업복과 푸른 반모직 모자를 사주었다. 한스는 옷을 입어봤다. 작업복을 입으니 아주 딴사람이 된 것처럼 우스워 보였다. 학교와 교장 선생 댁과 플라크 씨의 일터와 목사의 집을 지나칠 때는 비참한 생각이 들 것 같았다. 그토록 고생하며 애썼던 공부와 그동안 흘린 땀, 수많은 기쁨, 대단했던 자만심과 공명심, 희망에 부푼 몽상! 그 모든 것이 구름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그 모든 것이 다른 친구들보다 뒤늦게, 사람들의 조소를 받으며 가장 서투른 수습공이 되어 일터로 가기 위함이던가. (188쪽)

     

    ▪그는 사과나무 아래 축축한 풀밭에 드러누웠다. 온갖 불쾌한 감정과 불안감, 걷잡을 수 없는 생각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더럽혀지고 모욕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버지에게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나? 내일은 어떻게 될까? 이제 영원한 품속에서 쉬어야 할 것 같았고, 잠들어야 할 것 같았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았다. 아주 녹초가 되어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머리와 두 눈이 쑤시고 아팠다. 일어서서 걸어갈 기운조차 없었다. (208쪽)

     

    ▪바로 그 시각, 그처럼 위협을 받던 한스는 벌써 차가운 몸이 되어 소리 없이 천천히 어두운 강물을 따라 골짜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구역질도, 부끄러움도, 괴로움도 없이. 어둠 속에 떠내려가는 그의 허약한 몸뚱이를 차갑고 푸른 가을밤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까만 물결이 그의 양손이며 머리칼, 창백한 입술을 희롱했다. 날이 새기 전에 먹을 것을 찾아 나온 겁쟁이 수달이 교활한 옆눈을 뜨고 소리도 없이 그의 옆을 떠내려가고 있었다. (210쪽)

    추천사

    ★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을 때면,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진지한 마음의 존재에 이끌리게 된다. _카를 융

     

    ★ 애정, 부드러운 유머, 연민, 가벼운 아이러니, 쓴맛, 차갑고 화가 나는 분노가 놀랍도록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_〈The Sacramento Bee〉

     

    ★ 헤세의 독특하고 유연한 서정성, 섬세한 아이러니, 자연에 대한 놀라운 묘사. _〈The Saturday Review〉

     

    ★ 헤세 소설의 매우 두드러진 특징인 향수병의 느낌이 가득한 작품! _《The National Observer》

    출판사 서평


    비인간적인 교육 제도와 그 속에서 고통받는

    한 소년의 모습을 그린 시대의 고백서!

     

    “어둠 속에 떠내려가는 그의 허약한 몸뚱이를

    차갑고 푸른 가을밤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까만 물결이 그의 양손이며 머리칼, 창백한 입술을 희롱했다.”

     

    독일 교육계에 파문을 던진 문제작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의 젊은 시절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헤세는 열세 살 되던 해에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고,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시인이 되고 싶은 열망에 그곳을 탈출해 서점 직원, 시계 공장 노동자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문학 수업을 병행했다. 이 책의 주인공 한스의 소년기와 똑같이 닮았다. 헤세의 청소년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해서인지, 헤세의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힌 작품이기도 하다. 어른들의 기대대로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희망을 무시당하고 그토록 좋아하던 자연과 낚시를 멀리하며 성적 위주 교육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소년의 고뇌와 방황을 가슴 아프게 묘사하고, 비인간적인 교육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여 당시 독일 교육계에 큰 파문을 던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사회가 요구하는 삶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소년

    오로지 수험 공부에만 매달리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에게 여전히 큰 울림을 주며, 자기실현과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중요한 성찰을 제공한다. 슈바벤의 작은 읍내에서 장사를 하는 기벤라트에게는 영리한 아들 한스가 있다. 아들의 출세를 염원하는 아버지와 학교의 명성을 높이려는 교사와 목사는 주 시험에 합격시키려고 한스에게 무리한 공부를 강요한다. 몇 해 전 어머니를 잃은 한스는 고독한 소년으로, 과도한 공부를 강요당하며 때때로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주 시험에 합격한 한스는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자유분방한 친구 하일러와 가까워지면서 성적이 떨어진다. 하일러가 퇴학당한 후에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신경 쇠약 진단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 어렴풋한 첫사랑을 경험한 후에 기계 공장에 들어가지만 주 시험에 합격한 수습생이라는 조롱을 받자 절망에 빠진다.

     

    억압적인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과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

    헤세의 암담했던 사춘기의 경험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이 소설은, 19세기 말 사회와 비인간적인 교육 제도에 신랄한 비판과 항의를 보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서러운 고향의 추억을 가슴 아프도록 끝없이 그려나가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이 작품을 통해 사회적 성공과 개인의 행복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의 길을 잃고 헤매다 좌절하고 마는 한 개인의 슬픔을 서글프게 묘사한다. 헤르만 헤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내적 갈등과 자기 발견을 중심으로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깊이 탐구한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교육 제도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 많은 사람이 자유를 박탈당하고 획일화된 틀 속에 자신을 맞춰가고 있으며, 그렇기에 많은 독자가 《수레바퀴 아래서》 한스의 갈등과 고통에 공감하며 큰 울림을 받고 있다. 또한 철학적이고 감성적인 깊이가 두드러지며 여러 번의 내적 갈등과 위기를 겪으면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좌절되고 마는 한스의 모습이 못내 슬프다.

    저자 소개
    저자 :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칼브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시인이 되고자 수도원 학교에서 도망친 뒤 시계 공장과 서점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했으며, 열다섯 살 때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십 대 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페터 카멘친트』, 『수레바퀴 아래서』, 『인도에서』, 『크눌프』 등을 발표했다. 스위스 몬타뇰라로 이사한 1919년을 전후로 헤세는 개인적인 삶에서 커다란 위기를 겪고, 이로 인해 그의 작품 세계도 전환점을 맞이한다. 술과 여인, 그림을 사랑한 어느 열정적인 화가의 마지막 여름을 그린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과『데미안』이 바로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헤세는 이 작품들과 더불어 소위 ‘내면으로 가는 길’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헤세가 그림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 무렵이며, 이후 그림은 음악과 더불어 헤세의 평생지기가 되었다. 그는 이어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동방순례』, 『유리알 유희』 등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하는 작품들을 발표했고, 1946년에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62년 8월, 제2의 고향인 스위스의 몬타뇰라에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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