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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인문학 리더십 강의 2)

    • 김헌,박병기,서영식,송석랑,안효성,양정호,이한우,장영란,장지원,정영기 저
    • 박영사
    • 2025년 0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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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30321165
    쪽수384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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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모든 시대와 모든 세대 그리고 모든 사유하는 개인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온전한 이해, 즉 자기인식과 이를 토대로 한 바람직한 세계관 확립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온전한 이해에 도달한 사람은 우선 내면의 감정과 욕구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성향과 능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기에, 쉽게 교만에 빠지지 않고 매사에 절제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자기인식에 도달한 사람은 내면 응시와 자기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나 조직 차원에서나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그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상당한 압박감을 주거나 복잡한 국면이 지속되더라도 외부 상황에 즉흥적으로 반응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인문학의 역사는 인간의 자기인식을 향한 노력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할 수 있다. 흔히 문·사·철로 대변되는 인문학은 본래 다양한 독서와 경험과 사색을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반성해 봄으로써 새로운 사유물을 도출하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자는 일차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연구 대상을 온전히 이해하고 해석하고자 시도할 뿐만 아니라, 그 대상과 마주하고 있는 연구자 자신의 태도에 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다시 그가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하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삶을 넘어서 자신이 속한 사회나 조직에서 구성원을 이끌고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지도자의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자신에 대한 앎이 필요조건은 될 수 있겠지만 충분조건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경우에는 자기인식에 더하여 리더십과 리더스피릿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인문학 담론은 사유와 행위의 주체가 자기인식에 도달한 상황에 만족하거나 중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을 출발점 혹은 마중물 삼아 세상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까지 감내할 수 있는 지도자의 자세와 역량을 논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주지하듯이 한 리더의 사리 판단과 현실적인 선택은 개인적인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 그가 이끄는 조직이나 사회의 미래 모습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띠라서 리더는 단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외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능력을 갖추거나 수치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일에 자신의 역할을 한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판단이나 선택에 관해서 항상 윤리적 태도를 견지하고 그것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책임 의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그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직의 미래를 준비하고 기획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누군가가 지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내더라도 그것이 초래할 장기적인 결과나 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이 가진 지위와 영향력의 크기에 비례하는 정도로 주변과 세상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더라면 생산성 향상이나 조직관리 같은 현실적인 역할과는 별개로 윤리적으로 올바른 동시에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인데, 이러한 노력의 과정과 성공은 다시 리더의 자기인식을 전제로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리더가 매사에 온전한 자기인식에 기반해서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그는 개인적인 삶에서 그리고 자신이 이끄는 조직 안에서 가치 있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며, 변화된 현실은 다시 그를 이상적인 지도자로 새롭게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선순환을 자기인식과 리더십의 변증법으로 부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서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활동하며 서양 인문학 초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소크라테스(c. 470-399 BC)와 플라톤(c. 428-348 BC)의 경우에 잠시 주목해 보자.

    목차

    [목 차]

    인문학의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 ⅱ

     

    Part 01 동양의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

     

    Ⅰ. 「논어」를 통한 자기 이해와 리더십 함양│이한우 5

    Ⅱ. 정조의 君師로서의 자기인식과 리더십│안효성 27

    Ⅲ. 단재 신채호, 한 역사적 인간의 자기인식과 셀프리더십│서영식 63

    Ⅳ. 불교의 자기인식에 기반한 걸림없음[無碍]의 리더십

    - 용성진종(龍城震鐘)의 자기인식과 실천을 중심으로│박병기87

     

    Part 02 서양의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

     

    Ⅴ.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의 설득의 원리와 파레시아의 리더십│장영란 119

    Ⅵ. 반면교사의 인간형 알키비아데스│장지원 141

    Ⅶ. 로마 격동기를 이끈 리더들에 대한 플루타르코스의 시선│김 헌 175

    Ⅷ. 막달라 마리아 전승에 나타난 여성리더십과 영성

    -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의 감성지능의 관점에서│양정호 215

    Ⅸ.‘영국의 별’ 헨리 5세의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

    -셰익스피어의 「헨리 5세」를 중심으로│서영식 235

    Ⅹ. 상반된 두 과학자의 리더십

    - 프리츠 하버와 라이너스 폴링│정영기 263

    Ⅺ. J. 랑시에르의‘정치적 주체화’와 셀프리더십

    - 민주시민의 정치성 복원에 대하여│송석랑 285

     

    미 주 312

    참고문헌 345

    저자 소개

    출판사 서평

    서문

     

    인문학의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

     

    I

    모든 시대와 모든 세대 그리고 모든 사유하는 개인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온전한 이해, 즉 자기인식과 이를 토대로 한 바람직한 세계관 확립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온전한 이해에 도달한 사람은 우선 내면의 감정과 욕구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성향과 능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기에, 쉽게 교만에 빠지지 않고 매사에 절제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자기인식에 도달한 사람은 내면 응시와 자기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나 조직 차원에서나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그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상당한 압박감을 주거나 복잡한 국면이 지속되더라도 외부 상황에 즉흥적으로 반응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인문학의 역사는 인간의 자기인식을 향한 노력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할 수 있다. 흔히 문·사·철로 대변되는 인문학은 본래 다양한 독서와 경험과 사색을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반성해 봄으로써 새로운 사유물을 도출하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자는 일차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연구 대상을 온전히 이해하고 해석하고자 시도할 뿐만 아니라, 그 대상과 마주하고 있는 연구자 자신의 태도에 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다시 그가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하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삶을 넘어서 자신이 속한 사회나 조직에서 구성원을 이끌고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지도자의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자신에 대한 앎이 필요조건은 될 수 있겠지만 충분조건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경우에는 자기인식에 더하여 리더십과 리더스피릿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가치 있고 지속 가능한 인문학 담론은 사유와 행위의 주체가 자기인식에 도달한 상황에 만족하거나 중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을 출발점 혹은 마중물 삼아 세상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까지 감내할 수 있는 지도자의 자세와 역량을 논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주지하듯이 한 리더의 사리 판단과 현실적인 선택은 개인적인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 그가 이끄는 조직이나 사회의 미래 모습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띠라서 리더는 단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외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능력을 갖추거나 수치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일에 자신의 역할을 한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판단이나 선택에 관해서 항상 윤리적 태도를 견지하고 그것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책임 의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그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직의 미래를 준비하고 기획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누군가가 지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내더라도 그것이 초래할 장기적인 결과나 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이 가진 지위와 영향력의 크기에 비례하는 정도로 주변과 세상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더라면 생산성 향상이나 조직관리 같은 현실적인 역할과는 별개로 윤리적으로 올바른 동시에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인데, 이러한 노력의 과정과 성공은 다시 리더의 자기인식을 전제로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리더가 매사에 온전한 자기인식에 기반해서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그는 개인적인 삶에서 그리고 자신이 이끄는 조직 안에서 가치 있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며, 변화된 현실은 다시 그를 이상적인 지도자로 새롭게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선순환을 자기인식과 리더십의 변증법으로 부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서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활동하며 서양 인문학 초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소크라테스(c. 470-399 BC)와 플라톤(c. 428-348 BC)의 경우에 잠시 주목해 보자.

     

    II

    고대 그리스의 소도시 델포이에 위치한 아폴론 신전 현관 기둥에 새겨져 있던 경구인 ‘너 자신을 알라!’(γνῶθι σεαυτόν)에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이 경구의 의미를 동시대인 중에서 가장 명확히 인식했던 소크라테스는 인생과 철학적 사유의 궁극목표는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에 있음을 평생에 걸쳐 역설하였다. 나는 나 자신이 모른다는 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은 철학사에서 흔히 ‘무지의 지’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의 주장은 동시대에 아테네에서 활동하면서 원칙적으로 인간은 모든 지식을 알 수 있고 이것은 교육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소피스트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실한 앎과 더불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인식능력이나 인간 행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완벽한 방향 제시 기술을 소유하고 있으며 또한 전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 소피스트와 달리, 인간의 지식은 항상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깨달은 소크라테스는 일차적으로 신적인 존재에 대비된 인간의 인식론적 한계와 유한성에 대한 통찰에 도달하였다. 나아가 인간의 한계에 대한 그의 자각은 자기인식이 실제로 할 수 있는 바와 없는 바를 분명히 통찰하고 있어야 함을 함축하는 것이었다.

    소크라테스가 강조한 자기인식은 단지 소극적인 차원에서 인간의 유한성과 한계에 대한 자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앎으로 대변되는 소크라테스 철학의 긍정적인 역할은 개별지식 획득과 그것의 적용 과정에서 행위 주체의 성공적인 수행을 돕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비록 개별지식의 습득이 자기인식 없이 가능함을 인정하더라도, 이것의 실제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나 올바른 사용에 관한 판단은 분명히 대상인식의 단계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 혹은 자신의 무지에 대한 인식은 진정한 지식획득의 출발점인 동시에 이와 관련된 전 과정에 참여하는 일종의 ‘동반인식’임을 주장하였다. 이것은 결국 자기인식은 인간이 개별 전문지식을 진정으로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우선 갖추어야만 하며, 따라서 행복한 삶의 본질적인 조건이 될 수밖에 없음을 함축하는 것이다.

    플라톤에게 소크라테스는 동시대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철학자였지만, 그가 제자의 마음속에 거대한 학문 체계를 구축한 이론가의 모습으로 각인되었던 것은 아니다. 플라톤이 스승에게 느꼈던 존경심은 오히려 자신의 철학적 확신을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천할 줄 알았던 도덕적인 힘에 기인한다. 역사적인 소크라테스는 체계적인 이론가라기보다 종교적 수준의 양심을 간직한 실천적 사상가였다. 이에 소크라테스의 자기인식 담론을 계승한 플라톤은 스승의 철학적 이념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보편적인 이론으로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플라톤의 대표저술로 잘 알려진 「국가」는 깊이 있는 내용과 풍부한 사유거리 덕분에 여러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대 리더십의 관점으로 접근해 보면, 이 저술은 이른바 철인왕으로 일컬어지는 정치지도자 그룹이 나라를 통치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과 내용을 상술한, 서구 문명사상 최초의 ‘국가 지혜(sophia) 경영 컨설팅 보고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국가」편은 자기 수양(self-leadership)과 헌신(servant leadership)의 자세를 확립하고, 정당한 권위(charisma leadership)를 바탕으로 시민(follower)들이 각자의 소질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이끄는 능력(empowering leadership)을 갖춘 전인적 지도자(authentic leader) 양성에 관한 인문학 차원의 야전교범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국가」 7권 ‘동굴의 비유’에는 자기인식에 도달하였고 전문지식까지 갖춘 철인 통치자가 인간의 계몽과 정신의 자유를 위해 어떤 노력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지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동굴 밖에서 실재 세계를 경험하고 세상에 대한 본질적인 인식에 도달한 사람은 다시 동굴 안으로의 귀환을 생각해야 한다. 동굴 밖의 광명천지에서 남은 생을 사색과 더불어 편안하고 안전하게 보내는 것은 어둠의 세계에서 착각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수많은 옛 동료들을 기억하지 않는 이기적인 처사이다. 그는 아직도 동굴 속에서 진실에 눈뜨지 못한 인간들에게 동굴 밖의 현실을 알리고, 그곳에 이르는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철학자에게는 자신이 각고의 노력 끝에 도달한 지성의 세계에 머물며 학문적인 관조의 삶을 즐기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지만, 세상에서의 도피는 진리 탐구의 본래 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실현되기 어렵다. 따라서 동굴 밖으로의 여행에 비유되는 장기간에 걸친 교육과 도야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극소수의 철인왕 후보들은 직접 현실정치에 참여해서 세상을 바로잡을 것이 요청된다. 그렇지만 이들이 국사에 참여해서 능력을 펼치고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단지 타인들에 대한 소박한 동정심이나 국가의 명령에 대한 복종심에 기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동굴 속으로 하강한 사람은 다시 오랜 시간을 두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인식 내용이 참된 것임을 현실 속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내적인 동기부여에 따른 자발적인 현실 참여와 세상을 향한 지극한 애정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결코 지속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플라톤이 제안한 이상국가의 지도자는 이른바 내성외왕(內聖外王)의 경지에 도달하고 수기치인을 실현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는 내적으로는 지성과 절제력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욕망을 거의 완벽하게 조절함으로써, 자신보다 강하고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으로 거듭난 존재이다. 또한 그는 정의감과 용기를 바탕으로 내면의 능력을 오직 공공성과 공적 가치를 위해 사용함으로써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으며, 오랜 기간의 교육과 수련 과정을 통해 국가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전문 기술을 갖추고 있는 능력자이다. 나아가 그는 시민들이 각자의 잠재력을 알아채고 이를 제대로 발휘하도록 인도함으로써 국가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지도력을 갖춘 존재이다. 그리고 플라톤이 제시한 철인왕 프로젝트의 근저에는 바로 스승 소크라테스가 강조했던 자기인식과 그가 조국 아테네의 계몽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면서 내비쳤던 인간과 세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III

    인간은 자신과 명백히 다른 타자나 타자들로 구성된 세상과 조우하고 대결하며 수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운데 내면의 모습을 발견하고 서서히 자아(self) 관념을 형성해 가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인간의 자아란 고정되고 불변하며 독립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타자 세계와의 대결과 모순적 경험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며 천천히 그리고 의식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흔히 인간 존재는 서사적 자아(narrative self)로 규정되곤 한다.

    특히 리더는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조직과 사회 그리고 세상의 서사가 새롭게 등장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볼 때 리더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나 사회 안에서 새롭게 변화된 현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이해 및 가치의 공유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구성원들이 리더의 판단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하는가에 관한 리더 자신의 명확하고 심층적인 인식을 전제로 한다. 리더는 자신의 언행을 팔로워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리더의 판단과 행동에 관한 구성원들의 이해가 타당한가를 스스로 평가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리더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지닐 경우, 그는 역사 속의 영웅이나 주변의 성공한 인물의 행위방식을 단순히 모방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에게 적합하고 독창적인 리더십과 리더정신을 창조해 낼 가능성이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의미의 자기인식을 현대적인 용어로 리더의 자기 객관화 능력으로 지칭하든 혹은 메타인지와 연결해서 이해하든 간에 사태의 본질과 지향점은 이미 수천 년 전에 소크라테스와 공자 같은 이들이 추구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기인식과 리더스피릿」은 2024년 초반부터 충남대학교 리더스피릿연구소가 기획하고 진행한 공동연구에 힘입어 빛을 보게 되었다. 연구와 집필에 참여해 주신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또한 출판 업무를 총괄해 주신 박영사 임재무 전무님과 편집을 담당한 소다인 선생을 비롯한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불어 초고를 읽고 소감을 제시해 준 충남대학교 지식융합학부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저술이 고금의 인문학 담론에서 핵심적인 주제로 논의되었던 자기인식과 문명사에서 끊임없이 등장해 온 개념인 리더십을 21세기 상황에 맞추어 새롭게 연결함으로써,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윤리적 결단을 감행할 수 있으며, 선하고 균형 잡힌 영향력을 행사하여 구성원들의 변화를 견인하는 리더의 등장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

     

    을사년(乙巳年) 정월

    전체 집필진의 뜻을 담아,

    리더스피릿연구소장 서 영 식

    저자 소개
    저자 : 김헌,박병기,서영식,송석랑,안효성,양정호,이한우,장영란,장지원,정영기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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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 파산 - AI 시대 편리함에 갇혀 버린 사람들한소원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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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해내공 - AI 시대 생존을 넘어 품격을 만드는 국어력의 힘신종호,김윤정 | 상상스퀘어
    읽지 않는 사람들 - AI만 읽는 시대 퇴화하는 인간 지능에 관한 경고나오미 배런 | 웅진지식하우스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 충동에 사로잡힌 이들을 위한 처방전저드슨 브루어 | 알에이치코리아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바츨라프스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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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해부학 - 완전한 질서 너머 삶의 의미를 찾아서가브리엘 웨스턴 | 더퀘스트
    늙음의 레슨 -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습니다우치다 타츠루 | 유유
    뉴요커의 문장들 -서술의 시대 논리의 구조를 세우는 글쓰기강진규 | 파이퍼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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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의 문화사 - 다빈치 노트에서 디지털 메모장까지 안심하고 잊기 위해 적은 사적 기록의 역사(Philos 시리즈 53)헥토어 하르쾨터 | 아르테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 기업가 예언자 감독 그리고 왕재레드 다이아몬드 | 김영사
    스포츠의 언어 - 럭키 루저부터 GOAT까지 그라운드에서 얻은 삶의 철학이경재 | 보더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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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현대지성 클래식 69)손자 |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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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양장)(한국어판 발매 20주년 기념판)빅터 프랭클 | 청아출판사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세네카 | 논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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