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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 숀 휴잇 저
    • 김하현 역
    • 을유문화사
    • 2025년 0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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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2475370
    쪽수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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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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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교양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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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우리 시대의 엄숙주의를 뒤엎는 새로운 세상

    퀴어 작가들이 전하는 고대 퀴어 영웅들의 열렬한 사랑 노래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는 고대 세계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선별해 묶은 책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을 비롯해 소크라테스와 파우사니아스 등 고대 지식인들의 사랑에 관한 문헌은 ‘퀴어함’이 자연스럽게 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완전한 일부였던 세계를 보여 준다.

    고대의 퀴어 영웅들을 찾아내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저자 숀 휴잇과 그것들을 현대적인 미학으로 재해석해 감각적인 삽화를 그려 낸 루크 에드워드 홀은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이들로서, 고전 문헌 속에서 소속감을 찾고 스스로를 이해했노라 이야기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솔직함은 ‘정상성’의 틀에 갇힌 현대인의 시각에 자그마한 균열을 낸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 숀 휴잇

    가니메데스와 제우스 - 오비디우스

    어느 목동의 노래 - 베르길리우스

    벽에 적힌 비가 - 『라틴어 금석문 모음집』

    스리섬 이야기 - 루키아노스

    아리스토파네스가 말하는 사랑 - 플라톤

    히아킨토스와 아폴론 - 오비디우스

    하늘에 새겨진 사랑 - 오비디우스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 - 호메로스

    신성한 부대 - 플루타르코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사랑 - 크세노폰

    황제의 키스 - 플루타르코스

    어느 연인의 묘비 - 파우사니아스

    헤라클레스와 힐라스 - 테오크리토스

    말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 - 아버지 필로스트라토스

    이피스와 이안테 - 오비디우스

    소피아의 주문 - 『숩플레멘툼 마기쿰』

    키스의 밭 - 카툴루스

    푸리우스와 아우렐리우스 - 카툴루스

    필라이니스의 위업 - 마르티알리스

    부치 중의 부치 - 마르티알리스

    바사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마르티알리스

    사포와 아티스 - 사포

    나 없는 너를 바라보며 - 사포

    아폴론과 키파리소스 - 오비디우스

    나를 버린 알페누스 - 카툴루스

    일종의 기도 - 카툴루스

    루크레티우스가 말하는 욕망 - 루크레티우스

    목욕탕에서의 배신 - 페트로니우스

    네로와 스포루스 - 수에토니우스

    무적의 장군 - 플루타르코스

    달빛 속의 임무 - 베르길리우스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 - 에우리피데스

    파우사니아스가 말하는 사랑 - 플라톤

    민주주의를 불러온 게이 커플 - 아리스토텔레스

    창부娼夫로 사는 건 힘들어 - 유베날리스

    결함을 예찬하다 - 키케로

    연인을 낚는 방법 - 티불루스

    디오니소스와 프로심노스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연애 사건 - 위 루키아노스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테오그니스

    파이드로스와 소크라테스 - 플라톤

    에필로그 - 루크 에드워드 홀

    더 읽을거리

    감사의 말



    [본 문]
      

    주변 세상에 자기 모습이 반영되지 않을 때 다른 세상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외로움을 느낄 때 연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우리 모두가 과거를 찾는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때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퀴어 없는 세상이란 거짓 개념이며, 그 역사에 군데군데 구멍이 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는 과거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가 쓰인 방식일 뿐이다. 더 가까이서 더 오래 들여다보면 처음에는 새까만 하늘처럼 보이던 것이 어느새 수많은 별자리로 반짝이기 시작한다.

    퀴어에게 과거를 되찾는 행위는 종종 과거를 발견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엄중한 외설 행위, 즉 동성애로 재판대에 선 오스카 와일드가 플라톤과 미켈란젤로, 셰익스피어의 사랑을 언급한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역사와 문화는 재판의 청중이 알던 가장 위대한 작품들을 낳은 유구한 퀴어 사랑의 증거였다. 그 황금줄을 다시 붙들어 자신을 후계자의 자리에 앉힌 와일드의 행동은 대담하고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재판장에 앉아 있던 수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_ 11~12쪽(프롤로그)

     

    퀴어 역사에서 이 글은 매우 의미심장하고 고무적인 사건과 연결된다. 1990년으로 시계를 돌리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에이즈를 퇴치하고자 직접 행동과 지지 활동에 나선 풀뿌리 시위 단체 액트업ACT UP의 뉴욕 지부 회원들이 ‘퀴어들은 이 글을 읽어라’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배포하고 있다. 이 팸플릿은 볼드체로 ‘신성한 부대’의 일화를 전하며 이렇게 언명했다.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연인들의 부대: 우리는 모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하나의 세계다. 우리는 전사가 되어야만 하기에 전사다. 우리는 강력하기에 전사다. (우리에게는 싸워야 할 대상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가장 귀한 멸종 위기종이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에 연인들의 부대다. 우리는 또한 욕망과 욕정이 무엇인지 안다. 바로 우리가 그것들을 발명했다. 우리는 그저 서로를 사랑하기 위해 벽장에서 나와 사회의 반대에 직면하고 우리를 총살하려는 사격대 앞에 선다.” _ 66~67쪽(신성한 부대 - 플루타르코스)

    텔레투사는 엉엉 울며 기도했다. 그때 무언가가 꿈틀했다. 이시스의 제단이 흔들리며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문들이 경첩에 매달려 열렸다 닫혔다 했고, 이시스의 조각상에 달린 뿔이 불빛을 쏘아 내는 듯했다. 소리다! 이시스의 탬버린인 시스트라까지 짤랑짤랑 울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불안했던 텔레투사는 마음속으로 이 불길한 징조에 매달렸다. 그리고 이피스와 함께 신전을 걸어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딸의 보폭이 더 커진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딸의 얼굴빛이 더 어두워진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이지 기이하게도 딸의 이목구비가 더 날렵해진 것 같았다. 풀어헤친 곱슬머리조차 전보다 짧아진 것 같았다. 딸에게 전에 없던 정력이 생겼다… 그때 불현듯 깨달았다. 소녀였던 이피스가 이제 소년이 된 것이었다. _ 110~111쪽(이피스와 이안테 - 오비디우스)

     

    그리스에서 높이 평가한 소년애(보통 나이가 더 많은 남성이 자유민 소년을 돌보는 관계로 묘사된다)는 이 책에 실린 여러 이야기에도 흔히 등장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남자들이 맺은 관계가 소년애 하나뿐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교육적 역할은 그리스 문화의 핵심에 있었다. 소년(보통 14세에서 18세 사이)은 성인 남자의 구애를 받았고 섹스에서 수동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문화적 관습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거북하다. 파우사니아스의 연설에 내포된 여성혐오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그는 여성을 배제한다는 이유로 또다시 남성 동성애를 가장 이상적인 사랑으로 추앙한다. _ 198쪽(파우사니아스가 말하는 사랑 - 플라톤)

     

    그렇다면 우리의 관습에서 소년이 연인을 만족시킬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앞에서 말했듯, 남자가 사랑하는 소년 앞에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고 마치 노예처럼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추문이나 추태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복종의 목적이 소년의 덕과 지혜를 향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에 빠진 남자가 소년에게 자신을 바치고 소년의 손에 자신의 존엄을 맡길 때 소년의 지혜나 미덕이 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이라면, 그러한 행동은 절대 타락이나 굴욕이 아닙니다. _ 207쪽(파우사니아스가 말하는 사랑 - 플라톤)

     

    나의 소년이여, 아프로디테가 그대에게

    매력이라는 축복을 내리고

    그대의 불꽃에 이끌려 모든 남정네가 몰려들게 하셨으니

    잠깐만 내 말을 들어 봐요. 사랑은 무거운 짐이고,

     

    오로지 그대만이 그 짐을 가볍게 할 수 있답니다.

    아름다운 아프로디테와 같은 그대여, 내 사랑은 고통이에요.

    오로지 그대만이 이 아픔을 치료하고, 환히 비추고,

    내게 다시 행복을 안겨 줄 수 있어요. 나를 데려가세요.

     

    한 시간이라도 좋아요. 그리고 다시 태어난 나를 지혜로운

    일상으로 돌려보내 줘요. 그대의 얼굴이 내 앞에 있는 한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키스가 죽음을 의미한다 해도

    나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예요. _ 249~250쪽(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테오그니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고전 세계에 심취하는 크나큰 이유가 퀴어 등장인물 때문이라는 사실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나는 마법에 걸린 섬과 불가능한 여행, 바다 괴물도 좋아했지만, 말하는 켄타우로스보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사랑에 빠진!) 게이 영웅들이었다. 어린 나는 아마 상세한 묘사를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자라면서 서서히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이 이야기들에서 위안과 안식을 찾았다.

    고전 세계에서 퀴어 등장인물을 바라본 방식을 생각하면 무척 흥미롭다. 조이 슐츠는 자신의 에세이 「고대 신화에서 퀴어의 소속감 찾기」에서 “사람들은 퀴어인 신과 여신을 숭배했고, 그들의 정체성이 다르다는 사실은 혐오의 이유가 아닌 힘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라고 말한다. 때때로 신화는 기괴하고 황당한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신화 연구에 따르면 이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집단 무의식을 종합해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믿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신화는 퀴어들이 그 황홀한 다양성을 품고 언제나 이 세상에 존재해 왔음을 떠올리게 한다. _ 260~261쪽(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퀴어 세계

    플라톤과 미켈란젤로, 셰익스피어와 오스카 와일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위대한 작품들을 낳은 대가라는 점 외에도 동성 간의 사랑을 이상적 형태로 여기고 이를 추구했다고 알려진 인물들이다. ‘퀴어’는 이렇듯 어느 날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온 존재가 아닌, 고대 혹은 그 이전부터 인류 역사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해 왔다. 잘 알려졌다시피 고대 그리스에서 ‘소년애’는 장려되는 관습이었고, 여성이 아닌 소년을 마음에 품고 그들을 육체적, 지적으로 함양하는 데 힘쓰는 것이 훌륭한 남성이 갖춰야 할 미덕으로 간주되었다.

    19세기 인물이었던 오스카 와일드는 엄중한 외설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재판대에 섰으나, 그보다 훨씬 오래전 사람인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은 동성애가 너무도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소수자’의 설움을 경험할 일 따위는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떠한가. 이 두 가지 모습이 혼재한 가운데 한 문화권에서는 다른 문화권에서보다 ‘퀴어함’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특정 종교는 그것을 사탄의 행위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역시 여러 문화 콘텐츠에서 퀴어 소재를 다루는 게 이제는 꽤 흔한 일이 될 만큼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진일보해 가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운집해 동성애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여전히 편협한 시각이 존재한다.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는 퀴어 정체성을 지닌 저자와 화가가 사랑에 있어서 오늘날보다 훨씬 열린 사회였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선례를 탐색해 나간 책이다.

     

     

    사랑의 기쁨과 고통, 때로는 기묘한 욕망을 노래하다

    이 책의 제목으로 차용한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라는 문장은 기원전 6세기의 그리스 시인인 테오그니스의 서정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저자에 따르면 테오그니스의 서정시는 두 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제2권에 실린 시 164편은 대개 동성애가 주제이며 아름다운 소년에게 바치는 시이거나 사랑의 고통과 기쁨을 노래한다.

    남성 간의 동성애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퀴어 여성의 사랑은 그리스와 라틴 고전 문학에 남은 기록이 훨씬 적다. 레즈비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그리스 여성 시인 사포의 시가 일부 소개되고, 여성 간의 욕망을 그린 로마의 시인 마르티알리스의 풍자시는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현대판에서 삭제된 이력이 있지만, 퀴어 여성의 사랑에 관한 기록이 워낙 적은 탓에 저자는 그 글들을 “그 모든 지저분한 영광” 그대로 이 책에 실었다고 밝히고 있다.

    ‘퀴어(queer)’라는 영어 단어의 또 다른 뜻처럼, 우리는 다양한 신화 속 기묘하고 괴이한 장면을 마주치기도 한다. 자신의 욕망을 용납하지 않는 세상에서 관습을 따르기 위해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신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있는가 하면, 무덤에서 자라난 무화과나무를 연인의 환생으로 생각해 나뭇가지로 사랑의 행위를 하는 축제의 신 디오니소스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이들을 단지 ‘이상한’ 존재로 치부하기보다, 솔직하고 간절한 사랑과 욕망의 수만 가지 얼굴 중 하나로 우리에게 그려 보인다.

     

     

    삭제되지 않은 진짜 세상을 담아낸 퀴어 작가들의 감동적인 글

    세상에는 단 두 종류의 성별만 있고, 이 서로 다른 성별을 가진 사람들의 사랑만을 소위 ‘정상’으로 간주하는 세상은 진짜 세상을 담아내지 못한다. 이미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역사와 문화는 퀴어 사랑의 증거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지적한 대로 “퀴어의 역사가 계속해서 무더기로 삭제”되고, “그 기록이 당혹스러울 만큼 침묵에 싸여” 있는 가짜 세상에서 “구석구석 퀴어함이 흐르는” 먼 옛날로의 여행은 누군가에게는 ‘소속감’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부여받는 뭉클한 경험이 되기도 한다.

    고대의 퀴어 영웅들을 찾아내 소개하고 그들의 모습을 현대적인 미학으로 재해석한 이 책의 저자 숀 휴잇과 루크 에드워드 홀의 고백적인 글들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바로 이것이 내가 고대 세계의 퀴어 이야기를 읽으며 경험한 급진적이고 계시적인 느낌이다. 나는 내가 역사의 캄캄한 조류에 내쫓긴 것이 아니라 황금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음을 안다.” 퀴어 작가로서 그들의 정체성은 고대의 신들, 철학자들, 시인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숀 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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