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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패배의 기록 - 전후 일본의 비평 민주주의 혁명

    • 김항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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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0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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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6480714
    쪽수328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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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일본 전후민주주의의 곤경을 관찰하다

    사상을 통해 보는 현대 일본 사회의 폐쇄회로

     

    일본문화, 정치철학, 문화이론을 넘나드는 영역에서 돋보이는 시각과 무게감 있는 연구를 선보여온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김항 교수의 신작 연구서 『어떤 패배의 기록: 전후 일본의 비평, 민주주의, 혁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5년에 나온 『제국일본의 사상』의 후속으로, 전후 일본 사상사를 ‘비평’ ‘민주주의’ ‘혁명’ 세가지로 분절하여 해석한 연구성과를 모은 것이다. 각각의 키워드를 통해 저자가 탐색하는 전후 일본의 모습은 ‘패배’라는 말로 요약된다. 전후민주주의 체제가 표면적으로 추구해온 보편주의는 2차대전 패전 이전의 식민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한계 내에 머물렀다는 것이 요지다. 전후 80년간 일본 문화의 현상과 기저를 탐색해온 비평가들도, 일본을 동아시아의 평화국가로 만들고자 했던 평화주의자들도, 누구보다 급진적으로 일본을 바꿔놓으려 했던 혁명가들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보편주의와 식민주의의 미로에서 길을 잃었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 이후 좌우를 막론하고 ‘하나의 일본’을 만들고자 나서는 움직임은 강화되었지만 그럴수록 사회에 내재한 식민주의는 은폐되어가고,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는 목소리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역부족인 상태에 머물렀다. 그것이 개헌을 저지하고 평화를 만들어내는 데 천황제가 동원되어야만 하는, 일본 정치에 있어서 일종의 패배를 불러왔다고 저자는 보는 것이다.

    목차

    [목 차]

    책머리에

     

     

    1부 비평

     

    1장 말기의 눈과 변경의 땅

    고바야시 히데오의 비평과 만주 기행문

     

    2장 현대 일본의 비평과 그 임계점

    가라타니 고진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2부 민주주의

     

    3장 보편주의와 식민주의

    일본 전후민주주의의 임계점

     

    4장 평화, 천황 그리고 한반도

    와다 하루키와 전후 일본 평화주의의 함정

     

    5장 핵의 현전과 일본의 전후민주주의

    ‘현실적 이상주의’의 계보와 정치적 심연

     

     

    3부 혁명

     

    6장 혁명을 팔아넘긴 남자

    혁명정치의 아포리아에 관하여

     

    7장 요도호 납치 사건과 혁명의 황혼녘

    비밀, 음모, 테러와 북한이라는 무대장치

     

     

    에필로그 양 떼, 늑대 무리, 그리고 기민(棄民)

    포스트 3·11의 사회 풍경에 대한 소묘

     

     

    참고문헌 /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일본 전후민주주의의 곤경을 관찰하다

    사상을 통해 보는 현대 일본 사회의 폐쇄회로

     

    일본문화, 정치철학, 문화이론을 넘나드는 영역에서 돋보이는 시각과 무게감 있는 연구를 선보여온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김항 교수의 신작 연구서 『어떤 패배의 기록: 전후 일본의 비평, 민주주의, 혁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5년에 나온 『제국일본의 사상』의 후속으로, 전후 일본 사상사를 ‘비평’ ‘민주주의’ ‘혁명’ 세가지로 분절하여 해석한 연구성과를 모은 것이다. 각각의 키워드를 통해 저자가 탐색하는 전후 일본의 모습은 ‘패배’라는 말로 요약된다. 전후민주주의 체제가 표면적으로 추구해온 보편주의는 2차대전 패전 이전의 식민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한계 내에 머물렀다는 것이 요지다. 전후 80년간 일본 문화의 현상과 기저를 탐색해온 비평가들도, 일본을 동아시아의 평화국가로 만들고자 했던 평화주의자들도, 누구보다 급진적으로 일본을 바꿔놓으려 했던 혁명가들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보편주의와 식민주의의 미로에서 길을 잃었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 이후 좌우를 막론하고 ‘하나의 일본’을 만들고자 나서는 움직임은 강화되었지만 그럴수록 사회에 내재한 식민주의는 은폐되어가고,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는 목소리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역부족인 상태에 머물렀다. 그것이 개헌을 저지하고 평화를 만들어내는 데 천황제가 동원되어야만 하는, 일본 정치에 있어서 일종의 패배를 불러왔다고 저자는 보는 것이다.

    전후 일본에 내재한 식민주의를 감지하지 못하다

    고바야시 히데오와 가라타니 고진의 비평

    1부 ‘비평’에 묶인 두편의 글은 전후를 대표하는 고바야시 히데오(小林秀雄)와 가라타니 고진(柄谷行人)의 비평 작업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패전 이전에 주로 활동한 ‘근대 일본 문학비평계의 전설’ 고바야시 히데오는 일본의 정체성을 문화적 전통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 수행 속에서 찾았다. 그리고 전쟁 시기 임박한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생활자에게서 궁극의 일본인을 발견했다. 그러나 고바야시의 시선은 역설적으로 일본 본토가 아니라 변방으로 향했다. 식민지와 변방에서 임박한 죽음을 절대적 사실로 묵묵히 받아들이는 궁극의 일본인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죽음의 정치적 의미는 끝내 추궁하지 못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즉, 강요된 죽음을 수긍하는 것만이 정치적 실존의 유일한 길로 만들었던 식민주의의 비밀에는 끝내 다가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패전과 함께 모든 것은 망각의 늪으로 빠져버렸다. 전후 일본은 이렇게 시작했다.

    2장은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일본 비평가이자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1970년대 연재작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을 실마리 삼아 전후 일본 비평의 임계점을 고찰한다.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 신좌파가 ‘연합적군 사건’(1972)으로 몰락한 후 ‘마르크스주의는 끝났다’고 평가받은 바로 그 시점에 마르크스론 연재를 시작했다. 그의 의도는 마르크스 읽기의 가치가 끝나지 않았음을 말하는 동시에 기존 일본 마르크스주의의 마르크스 독해가 교조적이었음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것이 전후 일본 비평의 한 정점이자 일본 비평을 근본적으로 성찰한 성과였다고 평가하면서도, 가라타니의 기획 역시 청산되지 못한 식민주의라는 한계 내에 머물렀다고 비판한다. 식민주의에 대한 성찰은 있을지언정 보편주의와 연루한 식민주의를 내재했던 전후민주주의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전후 보편주의의 공백과 함정

    민주주의와 평화 논의의 발목을 잡은 식민주의

    2부 ‘민주주의’는 본격적으로 전후민주주의의 한계를 분석하는 세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3장은 전후민주주의의 출발점에서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고상한 이념을 내세운 난바라 시게루(南原繁) 논의의 한계를 살핀다. 모든 인류가 서로 창을 겨누는 일을 멈추고 도덕의 고양을 통해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난바라의 꿈은 일본 전후민주주의의 출발점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꿈은 끔찍한 폭력에 눈감은 것이었다. 인류의 평화는 보편적 규범을 벗어나는 불순분자들을 ‘비인간’으로 규정하고 궁극의 적으로 삼아 벌어지는 섬멸전쟁에 뿌리를 두기 때문이다. 전후민주주의는 그렇게 보편주의와 식민주의의 굳건한 결합 위에서 평화를 지켜낸 셈이다. 이러한 인식을 놓친 채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한일 화해를 주장한 박유하의 사례는 전후 일본 보편주의와 리버럴의 신화가 가진 맹점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누구보다도 한국의 민주화와 동북아시아의 공생을 꿈꾸었던 와다 하루키(和田春樹)도 식민주의 비판을 말소한 평화국가론으로 전향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4장은 와다 하루키의 지적, 정치적 여정을 상술하며 전후 일본 평화주의 운동을 평가한다. 식민주의 비판에서 출발한 와다의 입장은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 과정을 거치며 ‘일본의 자연스러운 평화 감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 일본 국민들은 2차대전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전쟁과 군대를 거부하고 평화를 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았으며 오히려 전쟁 시기 미국에 의해 고안된 심리전이었음을 지적하며 와다 입장의 토대를 비판한다. 와다가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 없이 전후 일본이 온전한 국가가 될 수 없다’는 타당한 입장을 회복할 것을 주문한다.

    2011년 3·11 대지진(도호쿠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전후의 ‘원자력 개발과 평화적 이용’이라는 명제에 패전 이전의 초국가주의가 지속되고 반복된 측면이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5장에서는 그 명제를 다룬 논의 중에서도 국제정치학자 사카모토 요시카즈(坂本義和)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사카모토는 전후 대표적인 일본 사상가 마루야마 마사오의 현실적 이상주의를 기치 삼아 핵과 원자력을 시민의 일상감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강력한 민주주의를 신봉했다. 하지만 그는 과학기술을 제어하는 담론이 비민주적 전문가주의에서 비롯됨을 과소평가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민주주의가 핵과 원자력을 제어해야 한다는 그의 이상론은 근원적으로 불가능성을 내포했으며, 그로 인해 그의 현실적 이상주의는 ‘현실’을 상실했다고 평가한다.

     

    혁명은 구경거리가 되었다

    범죄자로 전락한 혁명가들과 혁명정치의 해체

    3부 ‘혁명’는 전후민주주의를 누구보다도 날카롭고 급진적으로 문제화했지만 오히려 체제에 의해 유품으로 전락한 일본 혁명정치에 대해 말한다. 6장은 전 공산당 간부 이토 리츠(伊藤律)의 귀환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의를 소개하며 혁명정치의 아포리아를 탐구한다. 스파이 혐의를 받고 일본공산당에서 제명되어 중국에 장기간 ‘비공식’ 구금되었던 인물인 이토 리츠의 사례는 전전과 전후의 일본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후 일본공산당을 대표해온 노사카 산조가 사실 삼중의 스파이였음이 이 과정에서 드러나며, 이토 리츠에 대한 그전의 각종 음모론과 비판이 공산당 수뇌부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된 소문의 결과물이었음이 알려진다. 이렇듯 ‘전체주의 시대를 목숨 걸고 버텨낸’ 혁명의 진리와 정의는 이제 스파이가 암약하는 정보전 스펙터클로 소비되게 되었다.

    7장은 잘 알려진 요도호 납치 사건을 통해 혁명정치가 ‘비밀과 음모라는 스펙터클’로 용해될 운명이었음을 말한다. 권력화되어가는 일본공산당을 비판하며 등장한 학생운동 중심의 일본 신좌파는 1970년대 요도호 납치 사건(1970)과 연합적군 사건 등 폭력사건을 거치며 사회운동의 기반을 상실해갔다. 냉전 이후 자본주의 체제는 혁명의 이념과 전망에 비밀스러운 정보전과 반사회적 음모론의 이미지를 덧씌우고자 했다. 비행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간다는 극도로 위험해 보이는 구상을 실제로 실행한 요도호 사건은 이런 맥락에서 혁명이란 곧 범죄와 폭력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켰다. 이제 혁명가들은 정치가 아닌 범죄의 영역으로 유폐되어 수배 전단지의 흉악범으로 전락했다.

     

    3·11 이후 일본 사회는 어디로 가는가

    전후 일본사상을 대표하는 거장들을 통해 보는

    일본사회의 안과 밖, 그리고 경계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결론적으로 현재 일본 사회를 진단한다. 3·11을 ‘결정적 국면’이라고 언급하며 현대 일본이 맞닥뜨린 변화의 계기라고 평가하면서도,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고만 볼 수 없는 전망을 남긴다. 저자는 국가 단위의 전체사회에 포함되면서도 구별되는 ‘개별사회’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 삼아 전후민주주의의 보편주의와 이상주의를 재검토한다. 오늘날 일본에서 야쿠자와 같은 개별사회가 사라지고 ‘하나의 일본’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이런 점에서 ‘개헌 세력’과 ‘평화주의 세력’은 다르지 않으며, 그렇게 된 까닭은 전후민주주의가 식민주의를 은폐한 보편주의를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임을 강조한다. 수십년 만에 일본에서 벌어진 대중운동이었던 2015년 신안보법제 투쟁이 정치적 대립이라는 필수조건을 탈구하고 기만적인 이상만을 추구한 ‘양 떼’의 전투였기에 결정적인 한계에 봉착했다고 평가하는 저자는, 일본 사회가 다시금 식민주의를 고찰하고 ‘늑대 무리’의 정치를 고민해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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