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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신춘문예당선평론집

    • 송연정,문은혜,정의정,송연정,이채원,신은조,이지연,김웅기,천유철 저
    • 정은출판
    • 2025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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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58245148
    쪽수260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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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문학 > 한국문학비평/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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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2025년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서 당선된 9명의 작가 작품을 수록하였습니다.

    현재 평론은 문학, 영화, 미술이라는 전통적인 예술 영역에 집중되어 있지만, 평론의 역할은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 공연예술, 건축, 게임, 디지털 미디어와 같은 현대의 새로운 예술 장르에서도 평론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평론은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분석하고, 그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며, 창작자들에게는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평론이 나아갈 길은 무한하며, 그것이 예술 전반에 걸쳐 대화와 발전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평론 모음 작품집은 신춘문예 입문을 꿈꾸는 많은 예비 작가들에게 올바른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새로운 작가들이 어떤 언어와 감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어떤 주제로 시대의 목소리를 담아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평론이 가진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문학평론, 영화평론에 관심이 있는 지망작가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목차

    [목 차]

    경향신문|송연정–디렉터스 코멘터리: ( )로부터 - 백은선론

    동아일보|문은혜–누가 관객이어야 하는가

    :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나타난 윤리의 초과

    동아일보|정의정–테크노밸리의 육교를 건너는 동안 - 장류진 소설의 희극성 조망하기

    문화일보|송연정–Frame? Flame! - 김민정, 이소호, 권박의 첫 시집을 중심으로

    부산일보|이채원–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우리는 모두 한 사람의 이야기

    -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랜덤하우스코리아, 2005),

    『육체쇼와 전집』(문학과지성사, 2013)

    서울신문|신은조–포르노그래픽 디오라마 - 김언희론

    세계일보|이지연–죽음(들)을 건너는 ‘견딤’의 윤리 :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읽기

    조선일보|김웅기–다시-‘몸(들)’으로서 위장하는 시간 : 이장욱·김승일·박참새의 시

    한국불교신문|천유철–불교적 깨달음을 향한 시적 실천 : 김준태론


    [본 문]

    1. 코르푸스로서 생존하는 비범(非凡)들

     

    지금 여기 시적 주체가 들고 있는 슬로건은 적당한 생존방식, 즉 ‘잘 살아남는 법’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공적 가난이자, 스스로 애정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단정 짓는 일종의 체념이다. 현실에서 잘 살아남는다는 것은 다름 아닌 ‘평범해지는 방법’과 동위를 이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들은 사회 구조의 변화나 세대 갈등 해소와 같은 대의적 명분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잘 영위하기 위한 자기 고투에 빠져 있는 것이라는 판단이 드는 것. 다시 말해 어쩔 수 없이 ‘비범’해진 그들에게 있어 ‘평범’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쟁취해야 할 하나의 과제가 되어버린 셈이다. 따라서 이들의 삶에 대한 간절한 고민은 이렇게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되돌아갈 수 있지?’

    이 질문은 다음의 질문으로 재론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시에 나타난 산문성은 형식의 해체나 문학의 정치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육성이 아니라 일상성에 대한 간절함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변명을 시작하렴. 절단면으로. 생채기가 입이란다 말을 쏟으렴”(김승일, 「가장 좋은 목표」, 『지옥보다 더 아래』, 아침달, 2024)이라는 권유 속에 고백을 털어놓는 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안정되고 고요한 풍경으로 위장하고 ‘나’의 역경을 ‘유년 신화’ 혹은 ‘친구 신화’로 대체한다. 이렇게 전시된 산문성은 기존의 틀과는 다른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경우울증이나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보편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그것이 ‘팔자’나 ‘운명’으로 위장되는 문학적 서사는 우리에게 슬픔이나 분노가 얼마큼 보편화된 감정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집과 바깥을 왕복하며 나는 살아왔을 뿐”(이장욱, 「기도의 탄생」, 『음악집』, 문학과지성사, 2024)이지만 (비)일상적 현실(“잠들고 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 살인을 저지르면서”)에서 자라난 이들의 내력을 통해 펼쳐지는 보편적 슬픔은 마치 기도를 해야 할 신성한 대상으로 인식된다. 한 마디로 ‘기구한 삶’. 이 기구함이 보여주는 비일상적 일상의 아이러니가 오늘날 우리 세대가 거듭하고 있는 문제들을 아주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낸다.

    예컨대 시 텍스트 이면에서 시의 의미를 찾는 독법은 종종 배신당하기 일쑤다. 우리가 마주한 시는 종잇장 같은 얇은 언어의 뒷면을 들춰보아도 아무것도 없을 때 당황스러운 독자의 표정을 즐기듯 더욱 얇아지고 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의미 없는 중얼거림의 향연’이라 치부하고 말지만 시의 피부는 이처럼 얇은 막이 겹겹이 쌓여 있는 슬픔과 분노의 형상으로 감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오는 또 하나의 실재로서 자유에 종신하는 몸(들)으로 현현한다. ‘살아남음’으로써 쟁취하고자 하는 해방에의 욕망, 그것은 화자 뒤에 숨지 않아도 되는 디스토피아에서는 “당분간은 죽어서는 안 된다고” “23년짜리 연금보험을 들어 놨”다고 “그냥 먹고사는 인생이 될 거”라고 “신신당부”(박참새, 「수지」, 『정신머리』, 민음사, 2023)하는 장면들을 용인한다. 이처럼 시로써 몸짓하는 분노들은 해소를 위한 행위보다는 잔존을 위한 행위를 통해 지속되고 보전된다. 잔존된 분노는 전면에 나설 수 없지만 괄호 속에 묶여 있다. 그것은 또 다른 시간 위에 서서 시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다시 성체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끔찍한 진실을 속삭인다, 일상에서는 감시받고 처벌받는 이 분노가 문학세계에서는 군주”(엘렌 식수)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 세계에서 군주는 그러나 결코 스스로를 위시하는 형태로 드러나지 않는다. 분노는 오히려 침묵으로 일관하는 망명국가의 군주처럼 그 반대편에서 쏟아지는 소란을 마주하며 진정한 화해하기와 희망하기의 언어를 기다린다. 쉽게 슬퍼하지도 않고 쉽게 비명을 지르지도 않는다. 다만 뒤에 서 있는 괄호의 존재, 코르푸스(corpus)로서의 다시 몸(들)(상탈 자케)을 전면화할 뿐이다.

     

    2. 만료된 몸(들) - 등 뒤의 트라우마, 그 침묵

     

    “날씨는 화창하고 신경정신과에는 고객이 많았는데 나는 결국 나의 잘못인 것 같았다”는 이미 만료된 몸(들)의 고백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를 외칠수록 나의 죄는/점점 더 깊어집니다만 /이곳에서 나가고 싶습니다만//모든 것을 역사적으로 바라보도록 하자./나의 불면과 나의 환각과 나의 약물 치료조차도 유신 시대를 기준으로/식민 지배의 산물로서/대한제국을 거쳐 드디어 / 위화도 회군까지

    - 이장욱, 「신경정신과에서 살아남기」, 『음악집』 부분

     

    정신병원에 갇힌 몸의 속죄가 깊어질수록 병동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몸은 여죄를 찾다가 역사를 거슬러 최초의 ‘배신’ 장면에 당도하게 된다. 여기가 트라우마의 첫 시작일까. 몸은 쉽게 내던져진다. 만석이 된 지하철을 타려고 사람들이 물밀듯 밀고 열차 안으로 들어올 때 무표정으로 감각되는 트라우마. 이런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몸은 감각의 하나이자 감각의 강도를 이해집산한 정동의 하나이다. 현실에 내던져진 몸이 사회적 진실을 감각할 때, 그리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떠올릴 때 작동하는 것은 개개인의 ‘신’이다. 개개인의 ‘신’은 때로는 징크스이며 때로는 오컬트이다.

    그런데 이는 모두 자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몸(들)은 신의 종합이자 영매의 종합이 된다. 다시 말해 몸의 감각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스스로 신성시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몸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시에서 몸의 권위는 이처럼 신이자 신을 받아들이는 영매의 자격으로서 무언가에 의한 이끌림의 타자가 되어 왔다. 그리고 그 이끌림을 통해 바라보게 된 세계로부터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방식으로 제시되는 삶의 문면을 읽는 작업이었다.

     

    나는 온힘을 다해 아주 오래된 멜로디를/떠올렸으나 네거리의 저 거대한 주유소/그리고 붉은 불빛의 편의점 앞에서/결국 뒤돌아보게 되리라, 결국 뒤돌아/보는 그 순간 나는 어떤 눈빛을 지니게 될는지/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어떻게/소리 없는 비명을 지를는지/다만 몇 개의 그림자, 그리고//등 뒤의 세계.

    - 이장욱, 「절규」, 『내 잠속의 모래산』(민음사, 2002) 부분

     

    이장욱의 시에서 몸(들)은 오래전부터 “등 뒤의 세계”를 마련하고 있었다. 이는 더 이상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몸과 “주유소”, “편의점”과 같은 새로운 기표를 무의미하게 바라보고 있는 현재의 몸 사이에 낀 전리품으로 이를 통해 시적 화자는 새로운 시대가 불러일으키는 무기력을 고백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신의 의지대로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의 힘에 이끌려 뒤돌아보게 된다는 것이고, 또한 뒤돌아보는 행위에 대한 뚜렷한 목적성 없이 이 행위가 초래할 결과를 가늠하지도 못하는 최소화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는 어떤 ‘이끌림’으로 인해 스스로 행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감각을 무언가로부터 행하게 된다는 점에서 신비주의적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인데, ‘나’는 그저 로봇처럼, 어쩌면 귀신에 씐 영매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몸은 결국 ‘몸의 사라짐’이 뚜렷해지고 그것과 매개되는 신성(The scared)이 존재하는 장소로 환원되는 것을 생각한다면 몸이 ‘이끌림’의 장소가 되는 일은 중요해 보인다. “아가씨와 맥주와 양념치킨과 모자를 눌러쓴 배달원 그리고/등 뒤에 감춘 것”으로 말미암아 “여기서 우리가 매우 밀접해지는 군요”(「승강기」,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문학과지성사, 2016)처럼 이 밀접한 이끌림은 친근감이 아닌 불안감에서 파생되는 감정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친절과 호의보다는 불안과 분노를 먼저 배우고 말았다는 것. 따라서 몸은 언제나 비명을 내장하고 “무한한 친구와 무한한 적이 동일”(「식물의 그림자처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한 세상에서 잘 살아남기 위해 침묵한다.

    그러나 이 침묵은 회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장욱의 시를 살펴보면 ‘그것’이라는 3인칭 단수의 지시대명사가 종종 등장한다.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무엇인가를 믿기 위해서는 믿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메커니즘.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적 관점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미지의 정체에 맞서는 인간의 나약함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도 개인에게 주어진 비극이 결코 사소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것’과 인간의 대결을 관장하고 마치 숙명처럼 그 관계를 장악하고 있는 신적인 영역에 대해 인간은 유다가 될 수도 있고 메시아가 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신적인 영역을 결정적인 지형이라 생각하면서도 그 안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에 수긍함으로써 일종의 희망을 가지게 된다. 예컨대 “나는 이 겨울을 조금만 하려고 한다. 그것이 움직이는 만큼만”(「아직 눈사람이 아닌」,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에서 “그것”은 “당근으로 긴 코”를 만들고 “앞니를 뽑고 겨울이 오면 백설기 같은 내장을” 뽑아내고 “심장은 연탄”이며 “다리는 영영 만들어지지 않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이는 단순히 보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눈사람을 형상화해놓은 것 같지만 실은 화자 자신의 모습을 오마주한 것이다. “빨간 피는 잘 감추어 두었다”는 고백을 통해 “꿈속에 있”는 “머리”와 분리되어 “굴러가기로” 한 “몸”이 보여주는 현실의 잔혹성은 다만 “소리 없이 쌓여야 하”는 눈을 통해 괄호화된다. 비명을 지르기보다는 잘 감추고 침묵함으로써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조금씩 태어나”(「몽두」, 『음악집』)는 이상세계에서 몸은 “늙음”과 “젊음”을 진자하면서 “조금씩 잃어가는 시간들”을 “평생 책을 읽어서 드디어 책에 흥미를 잃은” 노인과 그것이 “장래희망”이라 말하는 청년을 통해 가능해지는 몸들의 화해를 목도하고 비로소 회복되는 삶을 희망할 수 있게 된다.

    - <다시-‘몸(들)’으로서 위장하는 시간

    : 이장욱·김승일·박참새의 시> 중에서 일부

     

     

    저자 소개
    저자 : 송연정,문은혜,정의정,송연정,이채원,신은조,이지연,김웅기,천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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