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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시아 막이 오른다 - 초원에서 찾아낸 12개의 이야기

    • 김주연 저
    • 파롤앤
    • 2025년 0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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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428015
    쪽수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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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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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 중앙아시아 역사·예술기행

    중앙아시아는 튀르크와 몽골의 유목문화, 페르시아와 아랍의 이슬람 문화, 러시아 제국과 소비에트 체제의 문화유산을 거치며 다층적인 문화의 층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중앙아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 12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개별적인 중앙아시아의 나라, 혹은 특정 작가나 작품만을 평면적으로 소개하기보다는, 거대한 정신적 공동체로서 중앙아시아에 면면히 이어져 온 위대한 이야기의 유산들을 다양한 도시와 작가들의 이야기와 함께 엮어서 들려준다.

    12개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다 보면, 중앙아시아라는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신비한 이야기의 땅이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 차]
      

    서문: ‘이야기’로 다가가 보는 가깝고도 먼 땅

    프롤로그: 느슨하고 긴밀하게 엮인 나라들

    1. 알마티 아바이 동상 아래서: 위대한 중앙아시아의 작가들

    2. 비슈케크로 가는 멀고 메마른 길: 『백년보다 긴 하루』

    3. 영웅과 음유시인들의 땅: 『마나스』와 『알파미시』

    4. 전설이 된 탬벌레인 대왕: 아미르 티무르와 사마르칸트

    5. 코칸트의 쓸쓸한 왕궁터에서: 그레이트 게임의 최종장

    6. 소비에트의 냉혹한 실험: 〈스탈린을 위한 선물〉

    7. 국경의 밤, 10시간의 기다림: 페르가나 지역의 분쟁

    8. 부하라에서 만난 한 청년의 동상: 파이줄라 호자예프의 집

    9. 산 자들을 위한 죽은 이의 공간: 수피즘과 낙슈반드 영묘

    10. 히바에서 마주친 그림 한 장: 이슬람 르네상스의 과학 어벤져스

    11. 비밀에 싸인 사막의 루브르: 누쿠스 사비츠키 미술관

    12. 타슈켄트 초르수 시장에서: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

    에필로그: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


    [본 문]
      

    예로부터 중앙아시아는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다. 사막을 따라 길게 이어진 상인들의 낙타 행렬에는 진귀하고 값진 물건들뿐만 아니라 머나먼 땅에서 전해지는 기이한 이야기들과 새로운 소식들이 함께 실려서 동서로 흘러갔다. 먼 길을 떠난 상인들이 하룻밤 쉬어 가던 카라반사라이는 다양한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소소한 정보가 오가는 이야기의 장(場)이기도 했다. 자연스레 이곳에는 온갖 지역에서 전해진 이야기들이 쌓였고, 입담 좋은 이야기꾼들이 끊임없이 배출되었다.(8~9쪽)

     

    알마티의 아바이 동상부터 타슈켄트의 나보이 문학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중앙아시아의 위대한 작가와 관련된 곳을 지날 때마다 생면부지의 이름들을 마주하면서 새삼 나의 무지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이것이야말로 이번 방문에서 중요한 성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그러니까 이전에는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48~49쪽)

     

    장엄한 산맥과 끝없는 초원, 새파란 호수에 이르기까지 키르기스스탄의 자연은 확실히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색채와 신비한 분위기로 가득하고, 어딜 가나 절로 이야기가 생겨날 듯한 풍경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아이트마토프라는 걸출한 작가를 빚어낸 것 또한 바로 이 나라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아닌가 싶다.(70쪽)

     

    어떤 책이나 문서에도 의존하지 않은 채, 오로지 기억과 노래에 기대어 초원의 바람과 하늘과 별에 스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 마나스치와 박시들은 오늘도 중앙아시아 곳곳을 돌아다니는 살아 있는 역사책이자 이야기로서 그 자체로 하나의 전설이 되고 있다.(87쪽)

     

    이처럼 『탬벌레인 대왕』은 아미르 티무르를 모델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티무르에 대한 역사적 전기라기보다는 그에 대한 당대 유럽인들의 이중적인 시선과 모순된 욕망을 읽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문학으로 새로 쓰인 역사 속 인물들은 늘 그들이 살아간 시대가 아니라, 그들을 소환한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새삼, 문학을 쓰고 읽는 것은 언제나 우리 자신을 비추는 작업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109쪽)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하얀 황금’이라 불리며 전 세계 자본가들의 열망을 부추겼던 중앙아시아의 목화는 당대 내로라하는 강대국들이 모두 탐내던 보물이었고, 그로 인해 이 지역은 거대한 제국들이 경합하는 무대가 되었다. 당시 이 지역을 가장 절실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탐냈던 나라는 대영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었는데, 두 나라 사이의 오래고도 치열했던 중앙아시아 쟁탈전을 후세는 ‘그레이트 게임’이라 불렀다.(111~112쪽)

     

    에릭 오르세나는 “참을성 있게 기다릴 자신이 없는 사람은 여행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무릇 여행이란 공간 속에서의 모험인 동시에 시간 속으로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타지키스탄 국경에서 보낸 그 10시간은 아마도 내가 겪은 가장 길고 호된, 낯선 시간 속으로의 모험이었던 것 같다.(165쪽)

     

    하지만 정치적인 측면을 떠나 이 지역 근대화와 문예부흥을 꿈꾸었던 자디드 운동가로서 그의 업적은 분명 의미가 있으며, 그를 비롯한 자디드 운동가들의 흔적은 지금도 우즈베키스탄의 여러 학교와 박물관, 극장과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중 타슈켄트의 한 박물관에서 보았던 자디드 운동가들의 연극 공연 사진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데, 무대 앞에 나란히 서 있는 그들의 고요하고 신중한 눈빛은 차갑게 얼어 있기보다는 반짝이는 생기를 머금고 있었다. ‘생기’란 꿈을 가진 사람을 드러내는 조용한 웅변이라고 했던가. 비록 실패에 그쳤다 할지라도 한때 누구보다 뜨겁고 치열한 꿈을 품었던 그들의 젊음과 열정은 그 눈빛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184~185쪽)

     

    이렇게 셀 수 없이 많은 학자가 태어나 활약했던 중앙아시아는 진정 지혜의 땅이자 학문의 땅이라 할 수 있다. 동서양의 교차로로서 이슬람 문명권과 유럽 문화권의 학문을 잇고 고대 그리스의 지적 유산을 근대로 계승함으로써,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두 세계를 연결하는 위대한 고리가 되었다. 한편, 중앙아시아의 위대한 학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수학, 철학, 천문, 지리, 역사, 언어 등 다양한 영역을 폭넓게 공부하고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업적을 남긴 ‘전방위적 지식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223쪽)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이런 박물관이 존재하는 것도 놀라운데, 컬렉션의 방대한 규모와 탁월한 안목은 더욱 놀랍다.

    대체 소련 시대 최고의 아방가르드 미술품들이 왜 이 머나먼 누쿠스 땅에 소장되어 있는 걸까. 여기엔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연이 숨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미술관과 소장품 전체는 이고르 사비츠키라는 한 개인의 열정과 의지의 산물이다.(230쪽)

     

    전혀 모르는 낯선 이를 경계하기보다는 일단 손을 내밀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이면 뭐든 나눠 먹으려 하고, 도움을 청하는 손길에는 두 배, 세 배의 호의를 베풀어 주는 그들의 이 따스한 마음이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이슬람 문화권의 영향일 수도 있고, 거칠고 황량한 자연환경 덕에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절로 사람을 반가이 맞이하는 풍습이 생겼을 수도 있고, 실크로드 교역으로 다양한 지역 사람들이 각자 필요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곳이다 보니 언젠가 보답받으리라는 믿음으로 미리 베푸는 선의가 전통으로 내려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한 번이라도 이들의 진심 어린 친절과 호의를 경험하고 나면, 누가 뭐래도 이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275~276쪽)

    출판사 서평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카라칼파크스탄, 우리에겐 여전히 낯설기만 한 중앙아시아의 나라 이름이다. 페르시아어로 ‘~의 땅’이라는 뜻의 ‘스탄’, 저자는 망막한 이 땅을 직접 찾아간다. 보고 듣고 부딪히면서 알게 된 것들과 깨달은 것들을 기록하고 정리해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는다. 카자흐스탄의 도시 알마티에서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 오시, 타지키스탄의 두샨베, 우즈베키스탄의 동쪽 코칸트와 타슈켄트로부터 사마르칸트를 지나 서쪽으로 부하라, 히바, 누쿠스까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에 놓인 광활한 사막과 고원을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택시에 모르는 사람과 짐에 끼여 달리고, 깜깜한 터널을 지나고, 16시간 기차를 타고, 영문도 모른 채 국경 철조망 사이에 코를 박고 안달하며 10시간씩 발이 묶여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뺨을 때리는 매서운 모래바람과 성마른 산처럼 휩쓸고 지나간 역사적 고난과 소용돌이, 장대한 이곳을 호령한 영웅들과 위대한 작가들을 처음 알게 되면서, 문학과 연극을 전공하고 세계문학을 사랑하던 저자는 ‘각성’하고 ‘반성’하며,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 이슬람 건축이 발하는 색과 아름다움에, 동서양 문화가 교차하는 위치에서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를 바탕으로 유구한 세월 다채로운 예술을 꽃피운 그 문명에, 무엇보다 유럽 르네상스의 토대가 되는 학자와 과학자들의 업적에 새삼 놀라워한다.

    ‘뜨거운 호수’라는 뜻을 지닌 이식쿨 물빛처럼 시린, 소비에트 체제 아래 다양한 약자들의 삶과 그 연대를 이야기하고, 중앙아시아에 사는 한국인인 고려인들의 길고 슬픈 디아스포라 사를 전할 때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삭막한 사막과 같은 인생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친절한 호의뿐”이라고. “우리의 지혜는 얼음처럼 차갑지만 뜨거운 심장은 언제나 그걸 녹여주었다” 하는 카자흐 대표 지성, 아바이 쿠난바이울리의 노래가 가슴에 여울진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니, 저자가 건네받았다는 그 달콤한 멜론의 맛과 색은 어떤지, 기차에서 만난 아이들 눈동자는 얼마나 반짝이는지, 그냥 놔두면 시도 외울 기세라는 운전기사와 대걸레질을 하면서 문학박물관을 안내하고 설명해 주는 아주머니 목소리까지, 이제 그곳이 조금씩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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