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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위픽)

    • 권김현영 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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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1713387
    쪽수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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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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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나는 너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권김현영 작가의 첫 소설, 페미니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

    남들보다 높은 체온과 정전기를 일으키는 독특한 체질의 ‘씨씨’. 사람이 아니거나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거나 심지어 사물이나 동물들조차 틈만 나면 씨씨에게 몸을 붙인다. 그런 씨씨 앞에 나타난 ‘D’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씨씨를 안심시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D의 말과 행동에서 씨씨는 어떤 위화감을 느낀다. 씨씨의 가장 가까운 친구 ‘권’은 씨씨의 내적 갈등을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 권은 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서 애쓰는지 답답해하며, 차라리 여자를 만나라고 권한다. 씨씨는 결국 여성의 몸과 이름에 가해지는 폭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목차

    [목 차]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
    작가의 말
    권김현영과 김현지의 대화


    [본 문]
      

    씨씨의 양육자들은 처음엔 괴롭힘의 증거라고 의심했다. 등 뒤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건고전적인 괴롭힘의 표식이다. 하지만 막상 포스트잇에 적힌 문자를 보고는 혼란에 빠졌다. 거기엔 그저 씨씨의 이름이 쓰여 있을 뿐이었다.

    -무슨 일이 있니?

    -아무것도.

    질문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 건 나중이었다. 당시엔 씨씨도 무슨 일인지 몰랐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양육자들은 씨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즉시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씨씨 또한 평생을 그들과 함께 지냈으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구는 것은 아주 쉬웠다. (8~9쪽)

     

    -한번만 달라고 껄렁하게 말하거나 제발 만져달라고 부탁하거나 별거도 아닌 걸로 왜 이 난리인 줄 모르겠다는 사람들 다 근본적으로 같은 인간들이야. 상종을 마.

    -하지만 엄마. 근본 같은 건 원래 없다며?

    아직 양육자를 엄마라고 부르던 때 씨씨는 그렇게 물었다.

    -너를 귀하게 대하건 함부러 대하건 너를 도구로 사용하는 건 똑같다는 얘기야. 네가 네 몸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정하기도 전에 네 몸이 어떤 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사람들은 이미 알아. 네가 정하기 전에 네 몸을 자기 것처럼 사용하려는 사람들한테는 아무것도 주지 마. (25~26쪽)

     

    이메일함에서 수신인이 아닌 사람을 넣어서 보내는 것처럼 끼어들어 있지만 대답할 수는 없는 위치. 씨씨는 그 이메일의 참조된 사람이 꼭 자기와 같은 위치 같았다. 되게 중요한 사람이거나 높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랫사람일 수도 있는 씨씨. 하지만 이메일의 발신인도 수신인도 아니기 때문에 말할 자리가 주어져 있지 않은 위치. (32쪽)

     

    -솔직히 내가 욕을 하면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겠어. 어떻게 너랑 내가 같아. 너는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남자들의 세계에서의 남자고, 나는 욕하는 여자를 욕쟁이 할머니, 성적으로 문란한 극히 일부의 예외적인 여성들 혹은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로 딱 분리하는 게 가능한 세계를 살고 있는 여자인데, 어떻게 그게 같아.

    -너 페미 아니잖아.

    그때가 처음으로 늘 머릿속이 언어로 가득차고 넘치는 씨씨의 말문이 막힌 순간이었다. 이 새끼를 어떻게 하면 좋지. 어떤 남자들은 여자들이 페미 낙인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면서 저렇게 말하는데, 그들은 여자들에게 너 페미 아니지? 라고 묻는 것 자체가 그들이 자신의 얼굴에 남초 커뮤니티의 이름표를 붙이는 일이 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 (42~43쪽)

     

    퀴어 이론과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씨씨는 이들이 지독하게 집착하는 것은 결국 이름을 가지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바로 그게 씨씨가 바라는 바였다. 씨씨는 D에게 자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면, 페미니즘에 반대해서가 아니라 가지고 싶은 이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이라는 집단 정체성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면, 자신은 고유명사의 세계 속에서 대체 불가능한 의미 있는 타인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었다. (48쪽)

     

    보편으로서 개인이었던 이들은 비인격적 나르시시즘이라는 게 가능했다. 언제나 나에게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결국 내가 된 나, 모든 것을 언제나 대표하는 나, 나 자신은 결코 대체되지 않지만 나를 대신해서 대체하는 것은 가능한 세계에 있는 나, 나는 나 외의 모든 것을 공평하게 타자로 만들 수 있다. 그 타자가 남성인가 여성인가의 차이가 게이와 헤테로 남성을 구분한다. 물론 이때 타자가 남성인 것과 여성인 것은 세계관이 갈라질 정도로 다르다. 하지만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동일하게 타자의 위치에 둔다는 점에서 이것이야말로. 그래.

    -가부장제 그 자체지.

    -응. 오직 장남에게만 허용했다는 점까지 포함해서.

    -피해 서사까지 완벽하네. (68~69쪽)

     

    지난 몇 달간, 사람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이 사건에 관한 기분에 대해 물었다. 내 KIBUN이 마치 매우 중요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우선 궁금한 게 내 기분이라면, 일단 ‘이상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마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갑자기 내 이름이 언급된 기사가 열 개쯤 나왔는데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을 겪는다면 말이다. 동명이인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이름이 언급되었는데, 그게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데 이것에 대해 가능한 적절한 KIBUN이라는 게 있기나 한 걸까. (74~75쪽, 〈작가의 말〉에서)

     

    이름은 어떤 사람이 세계 내에서 살아가는 존재의 형식이다. 내 이름이 곧 내가 아니라고 부정당하는 것은 그런 일이다. 하지만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일 뿐 그것이 곧 현실 세계의 법은 아니므로 이것은 법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오직 문학의 문제였다. 나는 이 문제를 무엇보다 ‘인식론적 폭력’이라는 차원에서 다루고 싶었다. 고유명사의 의미가 사라지는 순간에야 가능해지는 완전한 이별을 위해, 한 인간의 고유명을 삭제하고 ‘흔한 것’으로 공표하는 행위의 폭력성이 마치 ‘리벤지 포르노’와 같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아마 이 연결고리에서 가장 격렬한 반대가 일어날 테지만 그럼에도 이 연결이 2024년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들의 생활 세계에서는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걸 말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법정으로 가져갈 수 있는 종류의 범죄는 아니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명백히 (미란다 프리커를 인용해서 말하자면) 인식론적 부정의이자 해석학적 부정의이지만, 법에 의해 제어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일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그러한 힘, 즉 세계를 만들어내는 힘이 여전히 문학 안에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응답은 문학이라는 형식을 통해야만 했다. (79~80쪽, 〈작가의 말〉에서)

    출판사 서평

    페미니즘 이슈의 최전선에서 여성을 향한 폭력에 맞서 치열하게 싸워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 작가의 첫 소설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가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독특한 설정과 섬세한 서사를 통해, 타인의 욕망에 의해 정의되고 대상화되는 여성들이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과정을 통쾌하게 그려낸다.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로서의 작가의 경험과 통찰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현대사회의 복잡한 관계와 정체성 문제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씨씨’는 남들보다 높은 체온과 정전기를 일으키는 독특한 체질을 가졌다. 사람이 아니거나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거나 심지어 사물이나 동물들조차 틈만 나면 씨씨에게 몸을 붙인다. 사람을 따르는 법이 없는 길고양이 ‘노고’도 씨씨에게만은 배를 뒤집고 머리를 디민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고르릉거리게 만드는 마법의 손길. 전 애인들조차 헤어져도 좋으니 제발 가끔 만나서 쓰다듬어달라고 호소를 하곤 한다. 씨씨의 이런 특별함을 어떤 사람들은 귀하게 여기고, 어떤 사람들은 함부로 취급했다. 씨씨에게 ‘주양육자’는 “네가 정하기 전에 네 몸을 자기 것처럼 사용하려는 사람들한테는 아무것도 주지 마”라고 말하고는 집을 나가버린다. 씨씨는 자신의 특별함을 이용해 쓰담쓰담 챌린지와 체온 챌린지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 알고리즘을 타면서 주목을 받는다. 그런 씨씨 앞에 ‘D’라는 인물이 나타난다. D는 처음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씨씨를 안심시킨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니, 씨씨는 그 말이 마치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D의 말과 행동에서 씨씨는 어떤 위화감을 느낀다. 언젠가부터 씨씨가 한 얘기들을 D가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처럼 말하곤 했다. D의 태도는 씨씨를 점점 더 큰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씨씨의 가장 가까운 친구 ‘권’은 존재의 고유성과 타인과의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쓰는 씨씨의 내적 갈등을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 권은 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애쓰는지 답답해하며, 차라리 여자를 만나라고 권한다. 씨씨는 결국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관계”라는 환상을 버리고, 여성의 몸과 이름에 가해지는 폭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권김현영 작가가 우리에게 던진 뜨거운 질문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는 단순히 한 권의 소설을 넘어, 페미니즘 문학과 현대사회의 이슈를 아우르는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 1 50편에 이어 시즌 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 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황정은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 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한 조각의 문학, 위픽

    구병모 《파쇄》

    이희주 《마유미》

    윤자영 《할매 떡볶이 레시피》

    박소연 《북적대지만 은밀하게》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

    이종산 《블루마블》

    곽재식 《우주 대전의 끝》

    김동식 《백 명 버튼》

    배예람 《물 밑에 계시리라》

    이소호 《나의 미치광이 이웃》

    오한기 《나의 즐거운 육아 일기》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도진기 《애니》

    박솔뫼 《극동의 여자 친구들》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황모과 《10초는 영원히》

    김희선 《삼척, 불멸》

    최정화 《봇로스 리포트》

    정해연 《모델》

    정이담 《환생꽃》

    문지혁 《크리스마스 캐러셀》

    김목인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전건우 《앙심》

    최양선 《그림자 나비》

    이하진 《확률의 무덤》

    은모든 《감미롭고 간절한》

    이유리 《잠이 오나요》

    심너울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최현숙 《창신동 여자》

    연여름 《2학기 한정 도서부》

    서미애 《나의 여자 친구》

    김원영 《우리의 클라이밍》

    정지돈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이서수 《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이경희 《매듭 정리》

    송경아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현호정 《삼색도》

    김 현 《고유한 형태》

    김이환 《더 나은 인간》

    이민진 《무칭》

    안 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조현아 《밥줄광대놀음》

    김효인 《새로고침》

    전혜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

    김청귤 《제습기 다이어트》

    최의택 《논터널링》

    김유담 《스페이스 M》

    전삼혜 《나름에게 가는 길》

    최진영 《오로라》

    이혁진 《가장 완벽한 주행》

    강화길 《영희와 제임스》

    이문영 《루카스》

    현찬양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

    차현지 《다다른 날들》

    김성중 《두더지 인간》

    김서해 《라비우와 링과》

    임선우 《0000》

    듀 나 《바리》

    한유리 《불멸의 인절미》

    한정현 《사랑과 연합 0장》

    위수정 《칠면조가 숨어 있어》

    천희란 《작가의 말》

    정보라 《창문》

    이주란 《그때는》

    김보영 《헤픈 것이다》

    이주혜 《중국 앵무새가 있는 방》

    정대건 《부오니시모, 나폴리》

    김희재 《화성과 창의의 시도》

    단 요 《담장 너머 버베나》

    문보영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

    박서련 《몸몸》

    금정연 《모두 일요일이야》

    박이강 《잡 인터뷰》

    김나현 《예감의 우주》

    김화진 《개구리가 되고 싶어》

    권김현영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

    저자 소개
    저자 : 권김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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