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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접근 방식(시작시인선 0516)

    • 심옥남 저
    • 천년의시작
    • 2024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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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60217898
    쪽수120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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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심옥남 시인의 시집 『바람의 접근 방식』이 시작시인선 0516번으로 출간되었다.
    심옥남 시인은 1998년 《전주일보〉> 신춘문예와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는 『세상, 너에게』 『나비돛』 『꽃의 고도』가 있으며,
    동시집으로 『빗방울 체력장』 등이 있다.

     

    해설을 쓴 오민석 평론가는 시집 『바람의 접근 방식』을 두고,
    “
    깨어난 꽃들과 나무와 곤충과 새들이 만들어 가는 거대한 균형의 풍경”이라 말하며,
    시인이 발견해 낸 “자연의 균형”에 주목한다.

    자연 속에 있는 모든 복잡성과 혼란의 근저에는 놀라운 균형이 있다.
    심옥남 시인은 인간 삶의 심연을 자연에 빗대어 들여다본다.
    저마다 제 자리에서 세계의 균형을 지키며 변화와 생성을 계속하는 나무와 꽃과 새와 곤충들의 모습은 생로병사의 인간사와 닮아 있다.
    그렇지만 심옥남 시인은 관찰에만 그치지 않는다.
    “
    내 귀는 시시때때로 전쟁의 참사를 담지 못했고” 두 눈은 “세계의 참혹한 굶주림과 지진의 참상을 담아낼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아프게 자각한다.

    자연의 균형을 깊이 관찰한 그의 시선 끝에는 윤리적 질문이 남는다.

    그는 “시선을 발등으로 내리면 채송화가 보이고 제비꽃이 보”이는 자연의 이치 속에서도 세계의 균열을 섬세히 감지하며 ‘바람의 접근 방식’을 고루 살핀다.

    목차

    [목 차]


    시인의 말

     

    그림일기 11

    저울 12

    나는 울고 당신은 이제 웃는다 14

    상큼한 동거 16

    입추 18

    무게 20

    홀쭉한 묵비권 21

    모자의 날개 22

    무성영화 24

    한참 26

    미안해 28

    나만의 방식 30

    무희들 32

    불편한 그리움 33

    어떤 감각 34

    여우와 자두 35

    비의 감정 36

    봄 사용 설명서 37

    몽글몽글 38

    파동 40

    사월 41

    무늬 42

    오후 44

    꽃을 품은 거니 45

    프릴 46

    두꺼비와 호박꽃 48

    위대한 보폭 49

    색색 50

    다문다문 매화 51

    타자의 시선 52

    낯선 국면 53

    첫, 54

    고라니와 산타클로스 55

    삶의 척도 56

    미궁 58

    우울의 단서 60

    은행나무전傳 61

    미혹 62

    그냥 63

    왕버드나무 대장장이 64

    탁본 65

    맴돌다 66

    숨바꼭질 67

    꽃신 68

    처서 69

    북향 70

    오늘 붉다 72

    바보여뀌 73

    고요히 74

    지독한 건기 75

    네발나비 76

    오늘의 분위기 78

    하늘 바나나 79

    어떤 구호 80

    꽃 주먹 82

    조곤조곤 84

    그런 하루하루 86

    그림자를 지우고 싶을 때 87

    카톡 88

    자꾸만 89

    옥수수죽 90

    무럭무럭 92

    물끄러미 93

    분홍 분홍 94

    놀러 와 96

    사랑의 자세 97

    한동아리 98

    소리의 계보 100

    웃을까 말까 102

    자분자분 그런 사랑 104

    후기 106

     

    해설

    오민석 거대한 균형의 풍경 108



    [본 문]

    저울

     

     

    당신은 멀리 있고 여기 눈빛 다감한 고요가 있습니다

    내용이 다른 고요가 자세를 자주 바꾸는 동안

     

    오백 살 된 상수리나무가 열매를 가득 품고 서 있습니다

    가지마다 새들이 지저귀어 숲 가장자리까지 고요가 증폭됩니다

     

    처음과 끝을 헤아리기 어려운 덩굴의 고요도 있습니다

    향기까지 엉켜 질량이 큰 박주가리입니다

     

    고요의,

    민들레 씨앗은 날개이고 노랑나비 알은 연둣빛 심장이며 가뭄에 새까맣게 타 죽은 개미와 지렁이는 상처입니다

     

    나의 허물은

    양팔저울에 나누어 얹어도 한쪽으로 기우는 고요

    수많은 소란이 발효되도록 손잡아 준 당신 덕분에

    협소한 곁을 어루만져 준 사랑 때문에

    지평의 끝까지 평온합니다

     

    오동꽃 피면 다시 울컥울컥 흔들리지만

    추 몇 개 더 얹고 뻐꾸기 소쩍새 소리 얹으면 수평입니다

     

    고요가 만조입니다

     



    추천사

    잘 익은 모과의 시간이다. 시인은 시방 “우레 삭히고 천둥 익히는 동안/ 몰래 숨어든 벌레가 기억을 갉아 먹는 당신처럼/ 단단한 옆구리가 짓무르는 데도/ 한결같은 향기를 피우는 모과”의 시간에 이르렀다. 막말도 고운 꽃말을 들을 줄 아는 시간이다. 격정의 순간들이 발효되어 시인의 언어는 모과 향처럼 숙성되었다. 시어의 귀가 닳아 둥글다. 고요하다. 고요가 만조에 이르렀다. 아무래도 “구름을 싹 갈아엎고 공중을 경작”하기 시작한 후 같다. 꽃과 새와 나비와 길고양이와 ‘상큼한 동거’를 시작한 이후일 것이다. 시인의 빗방울처럼 둥근 시어에 젖다 보면 타들어 가던 시간이 촉촉이 펼쳐지고 나와 개미와 벌과 꽃과 바위가 애인처럼 엉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가꾼 자두를 차지한 물까치와 애벌레를 용서하고 인도에서 잃어버린 모자를 인도로 날려 주는 화해와 관용을 터득하고 사랑을 새로이 배운다. 자존을 회복한다. 그것들과 더불어 지금 ‘내가 포함되지 않은 세상’의 행복과 불행, 다툼과 화해를 경계 밖에서 바라볼 눈을 얻었다. “기다리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바라는 이는 오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 지점에 와 있다. 삶에 일정한 공식이 없음을 봐 버린 것도 이즈음이다. “주변이라 믿었던 내가 그 중심에 서 있음을 알게” 된 것도 이 시점이다. 다 자연 속에서의 일들이다. 시인의 시편들에는 경전을 펼쳐 든 것처럼 발견과 깨달음이 가득하다. 이제 “붉은 모란꽃 한 송이만 피어도 수천 평 꽃밭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뉘우침과 기다림의 자세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무릎을 꿇는 그 서늘한 염결성이 소금처럼 빛난다. 그 무엇보다도 시편 하나하나가 가슴 언저리까지 차오른 서정의 샘물에서 흘러넘쳤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복효근(시인)

    저자 소개
    저자 : 심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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