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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치기 국회사:큰글자책

    • 김예찬 저
    • 루아크
    • 2024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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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4391067
    쪽수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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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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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발췌개헌에서 미디어법까지
    오욕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국회의 화려한 드라마

    개원한 지 70여 년 가까이 된 대한민국 국회.
    적지 않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국회를 주제로 한 변변한 대중서 한 권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적 토론과 합의의 정신을 저버린 국회에 대한 대중의 실망이 무관심과 냉소를 불러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국회를 다룬 흔치 않은 대중교양서다. ‘날치기’라는 키워드로 국회가 겪어낸 오욕의 역사를 들여다봄으로써 대한민국 국회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또 어떤 길을 지향해나가야 하는지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 차]
      
    들어가는 말
    1장 부산정치파동과 발췌개헌 날치기
    2장 사사오입개헌 날치기와 4·19혁명
    3장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삼선개헌 날치기
    4장 국가보위법 날치기와 10월유신
    5장 김영삼 제명안 날치기와 유신체제의 종언
    6장 유성환 체포동의안 날치기와 6월항쟁
    7장 제6공화국 출범과 선거법 개정안 날치기
    8장 3당 합당과 방송관계법 날치기
    9장 ‘문민독재’와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10장 DJP연합과 정부조직법·국회법 날치기
    11장 ‘비주류’ 대통령 노무현과 탄핵소추안 날치기
    12장 노무현 정권의 실패와 사립학교법 날치기
    13장 미디어법 날치기와 민주주의의 후퇴
    14장 끊임없이 반복되는 ‘예산 전쟁’과 정치의 역할

    [본 문]
      

    월요일인 11월 29일, 국회 본회의가 개의되자 최순주 국회부의장은 “회의록을 낭독하기 전에 정정할 사항이 있다. 지난 11월 27일 헌법 개정안 통과 여부 표결 발표 시 부결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정족수의 계산 착오로서 이것을 취소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러고 나서 “재적 203명의 3분의 2는 135표로 통과됨이 정당함으로써 헌법 개정안은 헌법 제98조 4항에 의하여 가결, 통과됨을 선포한다”라고 말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부결된 개헌안을 하루아침에 가결로 바꾼 기상천외한 날치기 개헌이었다. … 최순주 국회부의장에게 사과와 개헌안 가결 취소를 요구하던 야당 의원들은 분에 이기지 못해 회의장에서 일제히 퇴장해버렸다.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사사오입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자유당 의원들의 궤변이 쏟아졌다. 수학 교사 출신인 자유당 윤성순 의원은 “수학계의 태두인 이원철 박사와 서울대 최윤식 교수에게 135명이 재적 의원 203명의 3분의 2임을 확증받았다”라고 발언했고, 의사 출신 김철주 의원은 “아기가 이미 죽었다고 해서 보자기에 싸 놓았는데, 알고 보니 죽은 게 아니라 가사 상태여서 아기가 다시 살아났다. … 이미 선포한 것은 잘못이지만 사실 정족수는 135인이었다”라며 개헌안 가결을 합리화했다.

    _43-44쪽_2장 사사오입개헌 날치기와 4·19혁명

     

    9월 14일 일요일 새벽 2시, 국회 제3별관 특별 회의실로 공화당 의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신민당의 본회의장 농성으로 정상적인 표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변칙적으로 개헌안을 처리하고자 한 것이다. 공화당 내부에서 삼선개헌에 회의적인 의원들이 적지 않았기에 반란표를 막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전날 밤부터 공화당 의원들은 시내 곳곳에 흩어져 대기했다. 치밀하게 준비된 날치기였다.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주변 가로등마저 꺼놓았고, 제3별관 역시 행여나 불빛이 새어나가 일을 그르칠까봐 전등 스위치를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사복 경찰 수백 명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별관 출입을 통제했다.

    새벽 2시 27분, 삼삼오오 조를 이뤄 모여든 개헌 찬성파 의원 122명이 회의실에 모두 입장했다. 국회의장 이효상은 본회의장 장소 변경을 결의한 뒤 곧바로 개회를 선포했고, 개헌안 투표가 완료되기까지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결과는 전원 찬성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미 개헌안이 처리된 뒤였다.

    공화당이 야간에 표결에 나설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신민당 의원들은 새벽까지 깨어 국회 본회의장을 철통같이 지켰지만 본회의장이 아닌 별관에서 기습에 나설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본희의 장소를 옮기기 위해서는 모든 의원들에게 미리 통보해야 하지만 이런 통보 절차는 생략되었고, 일요일에 본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의 결의가 필요한데 이 결의 절차마저도 공화당 의원들끼리 해치워버린 것이다. 신민당 의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_71-72쪽_3장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삼선개헌 날치기

     

    3당 합당 이후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민주자유당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990년 3월 12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서도 통상 절차 없이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변칙으로 통과시킨다. 5월 29일에는 보이콧을 선언한 야당 의원들을 제쳐두고 민주자유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연 뒤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각각 선출한다. 그리고 7월 10일에는 역시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문교공보위원회에서 방송관계법안이 기습 처리된다.

    이런 식으로 법안 대부분이 상임위에서 제대로 된 심사나 논의 없이 통과되고 있었다. 이에 야당은 본회의에서 실력으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며 국회의장석을 점거한다. 그러나 14일 오전 민주자유당은 미리 계획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인다. 오전 10시 30분, 의장석이 아닌 일반 의원석에 앉아 있던 김재광 부의장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개의를 선포한다. 그리고 마이크도 없이 육성으로 개의를 선포한 지 30초 만에 민주자유당 의원들의 “이의 없습니다”라는 대답으로 26개 안을 일괄 처리해버린다. 모든 과정이 일반 의석에서 육성으로, 게다가 의사봉도 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의장석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은 진행 상황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심지어 국회 사무처는 속기록도 남기지 못했다. 이른바 ‘7·14날치기파동’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_154-155쪽_8장 3당 합당과 방송관계법 날치기

     

    1996년 12월 26일 새벽 5시 50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여의도에 관광버스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밤새 시내 호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신한국당 의원 154명은 버스에서 내려 서둘러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야당은 날치기에 대비해 이날 오전 9시부터 국회에 모여 실력 저지에 나서기로 결의했지만 신한국당이 한발 더 빨랐다.

    오전 6시, 사흘간 행적이 묘연했던 신한국당 소속 오세응 부의장이 의장석에 올랐다. 국회부의장 오세응은 일찍부터 ‘날치기 주역’으로 예상되었기에 이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야당 의원들의 눈을 피해 잠적 중이었다. 의장석에 오른 부의장은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을 비롯한 11개 법안을 일괄 상정하고 무기명 기립 투표로 통과시켰다. 심지어 이날 신한국당이 상정하고 통과시킨 노동관계법은 국회에 제출되었던 기존 정부 안보다도 더욱 ‘개악’된 것이었다. 정부 안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기업의 양도·합병·인수를 해고 요건으로 추가해 재계의 편을 들어줬을 뿐 아니라, 노동계의 뜻을 반영해 상급단체 복수노조 허용을 구체화했던 것을 3년 유예하는 것으로 바꿔버렸다. 완벽한 ‘노동 개악’이었다.

    _166-167쪽_9장 ‘문민독재’와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출판사 서평

    누가 대한민국 국회를 ‘소매치기’ 집단으로 만들었는가

    민주공화국 성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헌법기관은 어디일까? 바로 국회(의회)다. 세계사 속에서 민주공화국이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회를 구성한 뒤 헌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국회는 민주공화국의 뿌리인 것이다. 이런 국회의 주요 특징은 ‘합의체로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의사결정을 할 때 독선과 독단이 배제되어야 하고, 민주적 토론과 협상을 거쳐야 한다는 정신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민주공화국다운 모습으로 70여 년이란 시간을 보내왔을까? 여러 연구기관이나 언론사에서 발표하는 ‘국민신뢰도 평가’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매일 싸움만 하는 국회” “자기 밥그릇 챙기는 데만 혈안이 된 국회” “선거철에만 국민에게 굽신하는 국회”라는 대중의 비난이 70여 년 역사를 지닌 국회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장 큰 책임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권위주의 독재 정권에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이 그 어떤 헌법기관보다 강력했던 한국에서 국회는 정권 연장을 위한 거수기로, 혹은 기득권 세력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무력하게 이용되곤 했다. 그 시작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국회를 무력으로 제압한 이승만 정권부터였다. 이른바 ‘부산정피차동’으로 첫 단추를 잘못 꿴 대한민국 국회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절대 권력에 의해 끊임없이 유린되었고 오욕의 역사를 뒤집어썼다. 국회를 ‘핫바지’로 여겼던 독재 정권에게 ‘민주적 토론과 협상’이라는 가치는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고 경제를 파탄으로 이끄는 위협 요소일 뿐이었다.

    이런 선례 때문인지 민주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제출한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 정상적인 질의나 토론, 표결 절차를 건너뛰고 수적 우위를 가진 세력이 변칙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이른바 ‘날치기’ 관행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본래 소매치기 수법을 의미하는 ‘날치기’라는 단어가 국회의 법안 변칙 처리를 비판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한 것은 1950년대 중반부터다. 1956년 2월 15일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자유당의 기습 작전으로 통과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두고 민주당 이석기 의원은 “지방자치법 개정안 부칙의 수정안이 야당에 배부되는 도중에 의장은 이를 표결에 부쳤다. 이렇듯 공정성을 잃은 의장의 처사는 ‘협잡’ ‘날치기’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발언한다. 같은 해 8월, 추경 예산안을 둘러싸고 일어난 논쟁에서 민주당 유옥우 의원은 “자유당이 종래의 예처럼 야반에 ‘날치기’ 식으로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킨다면”이라고 언급한다. 이후 여당이 변칙으로 처리한 법안을 ‘날치기’라고 비판하는 사례가 늘어나는데,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의 자유가 확대된 1990년대에 이르면 ‘날치기’라는 단어가 본래 뜻보다 국회를 비판하는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된다.

    재미있는 것은 국회에서 일어난 같은 사건을 두고도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단독 처리’ ‘변칙 처리’ ‘날치기 처리’처럼 서로 다른 표현을 쓴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안 처리 과정을 두고 날치기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은 그 위법성 여부보다는 이를 바라보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국회의 합의체 의결 방식이 가지는 민주적 토론과 합의의 정신을 저버리고 수의 논리를 앞세워 법안을 밀어붙인 사례들을 포괄적으로 ‘날치기’라 표현했다.

     

    70여 년 헌정사 속에서 일어난 주요 날치기 사건들을 살펴보다

    《날치기 국회사》는 70여 년 가까운 헌정사 속에서 일어난 주요 날치기 사건들을 살펴보는 작업이다. 날치기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을 감수하고 법안 표결을 강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날치기 주체들에게 해당 법안이 가지는 의미가 중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독재자의 권력을 연장시키기 위해, 때로는 원내 다수 세력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때로는 이들과 긴밀하게 연결된 기득권 집단을 감싸기 위해 날치기는 강행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날치기를 통해 누가,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 똑똑히 살펴봐야 한다. 국민들이 진정 경계하고 비판해야 할 대상은 ‘날치기 국회’로 대표되는 정치 일반이 아니라, 날치기라는 반민주적 행위를 통해 이득을 챙긴 반민주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반민주주의자’들이 더이상 설 자리가 없도록 막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적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를 위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정치적 실천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이 책이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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