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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 인공지능은 못하고 인간은 할 수 있는 철학적 질문들

    • 이진우 저
    • 휴머니스트
    • 2024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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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70872306
    쪽수248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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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21세기의 소피스트인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

    새로운 세기의 소크라테스는 무슨 질문을 할 것인가?

     

    인간다운 삶을 탐구해온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가

    인공지능이 불러온 거대한철학적 도전에 답하다

     

    2022 11월 챗GPT의 상용 버전이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회경제적 변화의 선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하고 그림을 그려주며 영상을 만들면서, 사람들은 진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인공지능 기술이 또 하나의 도약을 이루면서 인간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일반인공지능 또는 초지능의 출현도 머지않았다는 기대감과, 그에 따라 인간은 필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엇갈리고 있다.

     

    고통과 불평등 속에서도 어떻게 사유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를 천착해온 이진우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원하는 결과물을 즉각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21세기의 소피스트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소크라테스의 지혜라고 웅변한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진우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대체할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인공지능은 못하지만 인간은 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인간 조건과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기계는 의식을 갖고 있는가? 이진우 교수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인공지능 시대 또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조건을 성찰하자고 제안한다. 철학적·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조건을 살펴보는 이 책은,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에도 왜 여전히 인간으로 살고자 하며 어떻게 해야 더욱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그 이유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프로메테우스

     

    1장 인간과 인공지능의 파트너십

    GPT의 도전: 인공지능, 인간에게 말을 걸다

    인간 지능의 역사와 지성 혁명

    인공지능 시대의 소크라테스

     

    2장 사고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Q1. 도대체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Q2. 셀프 트랙킹으로 자기 인식이 가능한가?

    Q3. 계산은 사고를 대신할 수 있는가?

     

    3장 공감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Q4. 공감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인가?

    Q5. 이제 포커페이스는 사라질 것인가?

    Q6. 인간보다 더 잘 공감하는 인공지능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4장 의식 있는 인공지능: 기계는 자유의지가 있는가?

    Q7. 의식은 인간의 마지막 보루인가?

    Q8. 의식이라는 환영을 믿는 것과 파괴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해로울까?

    Q9. 자유의지가 사라질 때도 우리는 인간일 수 있는가?

     

    5장 포스트휴먼 시대의 디지털 인간 조건

    Q10. 포스트휴먼의 실존 조건은 무엇인가?

    Q11. 육체 없는노동은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Q12. 세계 없는작업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Q13. 기계화된 소통은 어떻게 정치 없는행위로 이어지는가?

     

    에필로그|소크라테스의 지혜가 필요한 시간

    미주

     

    [본 문]

     

    인공지능은 기술적 혁신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적 도전의 문제다. 인간이 무엇이고,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강력하게 요청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 인간이 무엇을 만들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해명해줄 소크라테스가 필요하다. 인간과 유사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일반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과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그림자가 어른거릴수록 우리는 더욱더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 인공지능으로부터 더 좋은 대답을 얻기 위한 기술적 질문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인해 쇠퇴하고 사라지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성찰하고자 한다. 이제까지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고유한 능력은 사고와 감정과 의식이라고 전제되었다. 오늘날 인간을 모방하는 인공지능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고, 감정이 있는 것처럼 보이며, 어떤 면에서는 의식을 보유한 것처럼 보인다. 강력한 가상은 존재와 현실을 기만한다. 만약 우리가 인공지능이 어떻게 사고와 감정,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지 알 수 없다면, 우리는 인간과 다른 지성적 존재를 만난 것이다.

    - 〈프롤로그.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프로메테우스〉, 11~12

     

    오늘날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보이는 대화형 인공지능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와 같다. 우리는 챗GPT와 대화를 한다고 착각하지만, 인공지능은 사실 우리의 질문에 대답을 쏟아낼 뿐이다. 우리는 대화형 인공지능에 대화자의 역할을 맡기고 일종의 페르소나를 부여한다. 우리가 교사, 과학자, 철학자, 코미디언인지에 따라 질문에 다른 방식으로 대답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프롬프트로 인공지능의 대답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 특성 및 신념을 정의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 적절한 정보를 줘야 적합한 정보를 얻는다.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을 철학자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특정한 양식의 시라면, 우리는 인공지능을 시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이렇게 질문자의 상황에 맞춰 시인과 철학자가 되고, 분석가와 행정가가 되며, 개발자와 엔지니어가 된다. 그런 점에서 대화형 인공지능은 21세기의 소피스트임이 틀림없다.

    - 1. 인간과 인공지능의 파트너십〉, 52

     

    생각이 계산으로 바뀌면 오해와 유혹은 사라지고 정답 아니면 오답이라는 이분법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인 것은 수학적인 것으로 축소되고 대안적인 사고는 차단된다.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계산하면 사회는 비언어화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윤리나 형이상학의 물음 앞에서 침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행동을 대신할 때 우리 인간은 도덕적 관심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다. 인간은 이제 데이터를 모으고 계산하는 데 정신이 팔린다. 현대인은 어쩌면 데이터를 병적으로 모으고 저장하는 데이터 저장 강박증(Compulsive Hoarding Syndrome) 환자인지도 모른다.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에 매몰된 인간은 가설을 세우고 이론을 발전시키기는커녕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 2. 사고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92

     

    현재의 감정 인공지능은 우리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의 감정을 이해할 정도로 발전했다. 겉으로 드러난 감정 정보를 가지고 인간의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까지 파고든다는 것은 정말 역설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전히 인공지능이 감정을 모방할 뿐 실제의 감정은 갖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우리는 과연깊은 감정피상적 감정을 구별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모두인간의 감정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압축된다.

    - 3. 공감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111~112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우리 인간에게는 의식이라는 환영이 필요하다. 우리가 여전히 역사를 만들고 문명을 주도하는주체라고 믿고 싶다면, 의식은 인류 문명에 필요한 허구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 아니면 마음 자체를 대체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몸과 뇌를 업그레이드하는 데는 성공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마음을 잃게 될 것이다. 사실 기술 인본주의는 결국 인간을 다운그레이드할 것이다.” 만약 인공지능이 우리의 주체성을 약화시킨다면, 유발 하라리의 비관적 전망도 현실화될지 모른다. 의식과 마음이라는 환영을 믿는 것이 해로운지, 아니면 이 환영을 파괴하는 것이 더 해로운지는 인공지능 시대가 말해줄 것이다.

    - 4. 의식 있는 인공지능: 기계는 자유의지가 있는가?, 151~152

     

    우리는 인공지능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동시에 인공지능으로 실현될 미래를 표현한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펼쳐놓을 현실은 허구와 실재가 구별되지 않는 세계다. 인공지능은 현실을 모사한 마그리트의 그림처럼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은폐한다. 우리는 그림 뒤에 어떤 풍경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조건을 성찰한다는 것은 인공지능이 가려놓은 실재를 본다기보다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묻는 일이다. 우리는 여전히 노동하고 작업하며 정치적으로 행위하겠지만, 인공지능이 노동과 작업, 행위의 의미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함께 성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 5. 포스트휴먼 시대의 디지털 인간 조건〉, 177~178

     

    우리는 인공지능이 어떤 세상을 가져올지 모른다. 인공지능 시대가 과거의 지성 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인류 문명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그것은 온전히 우리 인간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하는지 알지만, 그것이 과연 인간성을 함양할지는 알지 못한다. 인공지능의 목적과 의미에 대한무지를 인정할 때만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지혜에 다가갈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인공지능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 〈에필로그. 소크라테스의 지혜가 필요한 시간〉, 231~232

    출판사 서평

    21세기의 소피스트인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

    새로운 세기의 소크라테스는 무슨 질문을 할 것인가?

     

    인간다운 삶을 탐구해온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가

    인공지능이 불러온 거대한철학적 도전에 답하다

     

    2022 11월 챗GPT의 상용 버전이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회경제적 변화의 선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하고 그림을 그려주며 영상을 만들면서, 사람들은 진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인공지능 기술이 또 하나의 도약을 이루면서 인간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일반인공지능 또는 초지능의 출현도 머지않았다는 기대감과, 그에 따라 인간은 필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엇갈리고 있다.

     

    고통과 불평등 속에서도 어떻게 사유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를 천착해온 이진우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원하는 결과물을 즉각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21세기의 소피스트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소크라테스의 지혜라고 웅변한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진우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대체할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인공지능은 못하지만 인간은 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인간 조건과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기계는 의식을 갖고 있는가? 이진우 교수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인공지능 시대 또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조건을 성찰하자고 제안한다. 철학적·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조건을 살펴보는 이 책은,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에도 왜 여전히 인간으로 살고자 하며 어떻게 해야 더욱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그 이유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

     

    1. 왜 지금 소크라테스의 지혜가 필요한가

    ― 사회·정치적 변화보다 더 근원적인지성 혁명에 대응하기 위하여

     

    2016 3월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했을 때 많은 사람이 크게 충격을 받았다. 바둑은 같은 두뇌 스포츠인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많아, 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같은 수를 두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상식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은 게임에서 인간을 이겼을 뿐 사회 전체를 바꿀 정도로 파급력이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6년 뒤 오픈AI가 공개한 GPT-3가 또 한 번 흐름을 바꿨다. 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GPT-3는 이전까지 출시되었던 대화형 인공지능보다 월등한 언어 구사 능력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훨씬 자연스럽고인간적인대화가 가능해지자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급격하게 커졌다.

     

    이진우 교수는 챗GPT가 상징하는 기술진보를 구텐베르크 혁명에 못지않은 지성 혁명으로 파악하고, 인공지능 혁명이 불러일으킨 철학적 전환에 주목한다. 인간과 수월하게 대화하는 인공지능은 본격적으로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을 열었다. 미래의 인기 직업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꼽힐 만큼 대화형 인공지능에 적절한 질문을 넣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엇이든 답해주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한다면 돈도 잘 벌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이진우 교수는 현대의 인공지능이 고대 아테네에서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지식과 기술을 전수했던 소피스트와 같다고 본다. 실제로 고대의 소피스트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했지만 정작 지혜는 전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챗GPT를 통해 아무리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해도 어떻게 해야 더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대의 소피스트를 비판하고 무지를 고백함으로써 진정한 지혜를 추구한 소크라테스의 질문이다. 지은이는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처럼,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시대일수록 생각, 느낌, 의식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올수록 우리는 더욱더 궁극적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인간으로 살 수 있는가?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가공할 만한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어떻게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그것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이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으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전통 형이상학의 시대에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에 주목했다면, 이제 우리는 인간과 기계의 차이를 성찰해야 한다.”

    - 1. 인간과 인공지능의 파트너십〉, 57~58

     

    2. 기계는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며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가

    ― 인간에 가까워지는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

    Q. 계산은 사고를 대신할 수 있는가?

    Q. 인간보다 더 잘 공감하는 인공지능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Q. 자유의지가 사라질 때도 우리는 인간일 수 있는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지 여부는 오랫동안 기술적 과제이면서 철학적 논쟁의 대상이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컴퓨터를 고안한 앨런 튜링이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고찰하자고 제안하기 훨씬 이전에,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1637년 출간한 《방법서설》에서 기계가 의미 있는 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유추했다. 그는 기계가 인간을 흉내 낼 뿐 사고할 수 없다고 간주했던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의 생성형 인공지능은 자기 인식(Self-knowledge)을 자기 추적(Self-tracking)으로 바꿈으로써 인간의 사고를 단순히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사고에 대한 관점 자체를 변화시켰다. 모든 말과 행동이 데이터로 집결되면서, 인간은 자신을 하나의 커다란 데이터 집합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1679년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이진법 연산을 고안한 이래 수량화는 세계를 숫자로 이해하게 해줬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은 수량화의 정점으로서, 사고를 계산으로 축소시키고 인간의 말과 행동을 데이터로 환원하며 논리적 연산에 따라 정해진 답을 도출한다. 인간이 계산으로 단순화된 사고 체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때, “?”라는 질문도 사라진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란 질문은 결국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가란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제 인공지능은 생각을 넘어 공감까지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은 인간이 뒤떨어지고 인간에게 능숙한 것은 인공지능이 하기 어려워한다는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은 감정이라는 문제로 집약된다. 인간에게는 몸이 있기에 감정을 가졌고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기에 감정에 미숙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감정 인공지능이 상식을 바꾸고 있다. 감정 인공지능은 사용자의깊은 감정보다피상적 감정에 집중한다. 사용자가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면 같이 슬퍼하는 감정 인공지능은 영화 〈그녀(Her)〉가 미리 보여준 인공지능과의 우정과 사랑이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반려 인공지능과의 로맨스에 빠진 사람들은 인간 친구에게서는 얻지 못하는 애정을 느낀다. 인공지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표정과 몸짓 등을 분석해 감정을 판별한다. 포커페이스가 불가능해진 시대에 인간보다 더 잘 공감하는, 진짜와 구분할 수 없는 가짜 감정으로 소통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면서 감정이 인간에게 고유하다고 강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도덕성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감정이 인공지능에게도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은 인간에게 과연 감정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사고와 감정을 가진 것처럼 현상하는 인공지능은 의식이라는 문제까지 건드린다. 의식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주관으로서, 인간에게 고유한 특성이라고 여겨져왔다. 그런데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대화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종종 의식이 있는 것처럼 대답한다. 인간은 대량의 데이터 세트로부터 언어를 조합하는 인공지능과 대화할 때 자신의 내면과 동일한 심연을 본다. 난점은 인간에게도 의식이 수수께끼라는 데 있다. 의식은 실체가 아니라 주관적인 경험이기에, 어떻게 세포로 이뤄진 우리의 몸에서 의식이 나올 수 있는지 지금도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의식이 환상이자 허구에 불과하다 해도 인간이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의식이라는 허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식이 허구라면 일반인공지능 또는 초지능 같이 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의 출현도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은 인간의 존재 조건을 더욱 강하게 위협한다. 사고를 계산으로 대체하고 감정을 피상적으로 재현하는 데 특화된 인공지능은 논리적 추론 같은 뇌의 일부 기능을 극단화한 것으로서, 우리가 몸을 가진 존재임을 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몸에 대한 망각은 도덕적 행위의 전제 조건으로서 자유의지에 대한 망각으로 이어진다.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의식과 자유의지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필요를 강하게 제기한다.

     

    “생각이 계산으로 바뀌면 오해와 유혹은 사라지고 정답 아니면 오답이라는 이분법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인 것은 수학적인 것으로 축소되고 대안적인 사고는 차단된다.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계산하면 사회는 비언어화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윤리나 형이상학의 물음 앞에서 침묵할 것이기 때문이다.”

    - 2. 사고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92

     

    “현재의 감정 인공지능은 우리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의 감정을 이해할 정도로 발전했다. 겉으로 드러난 감정 정보를 가지고 인간의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까지 파고든다는 것은 정말 역설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전히 인공지능이 감정을 모방할 뿐 실제의 감정은 갖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우리는 과연깊은 감정피상적 감정을 구별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모두인간의 감정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압축된다.”

    - 3. 공감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111~112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우리 인간에게는 의식이라는 환영이 필요하다. 우리가 여전히 역사를 만들고 문명을 주도하는주체라고 믿고 싶다면, 의식은 인류 문명에 필요한 허구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 아니면 마음 자체를 대체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 4. 의식 있는 인공지능: 기계는 자유의지가 있는가?, 151~152

     

    3. 어떻게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인간 조건을 새롭게 성찰하다

     

    인공지능이 사고와 감정을 가진 것처럼 현상하는 현실 속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조건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진우 교수의 진단이다. 지은이는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인 노동, 작업, 행위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피면서 새로운 인간 조건을 성찰한다.

     

    아렌트에 따르면 인간은 생존의 필연성 때문에 노동하고, 자신의 세계를 스스로 만들기 위해 작업하며, 서로 소통하고 정치적으로 행위한다. 그런데 생성형 인공지능이 연 시대는 고도로 발달한 자동화로 인해 육체 없는 노동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노동에 대한 규정을 새로이 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인간의 작업물인 인공지능이 갈수록 인간과 비슷해지고 더 나아가 뛰어넘을 것처럼 보임에 따라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도 심해진다. 인간 지능의 확장인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을 뛰어넘음으로써 인간을 세계로부터 소외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하고 세계로부터 소외시킴과 더불어, 기계화·정보화된 소통은 인간을 행위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처음 등장했을 때 민주주의적 공론장이 될 것이라 기대했던 소셜 미디어는 이제 가짜 뉴스의 집결지로서 허위 정보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특정한 의견만을 확대 재생산하는 반향실(echo chamber)이 되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생산하고 유도하는 정보에 끌려다니는 한 정치적 행위는 갈수록 취약해진다.

     

    그렇다면 지식이 구텐베르크 혁명보다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되는 인공지능 혁명의 시대, 인간에게 가장 요청되는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너무 많은 지식에 짓눌리지 않고 이를 어떻게 또 무엇을 위해 사용할지 결정하는 철학적 인식 능력이다. 지은이는 21세기의 소피스트인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지혜를 기계에 위임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방대한 정보와 편의에서 물러나, 소크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무지를 겸허하게 인정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할 여유를 찾아야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산업을 견인하는 수준을 넘어 생태적 환경과 인간적 소통 전체를 변화시키는 지금,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소크라테스의 지혜가 절실하다는 지은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조건을 성찰한다는 것은 인공지능이 가려놓은 실재를 본다기보다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묻는 일이다. 우리는 여전히 노동하고 작업하며 정치적으로 행위하겠지만, 인공지능이 노동과 작업, 행위의 의미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함께 성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 5. 포스트휴먼 시대의 디지털 인간 조건〉, 178

    저자 소개
    저자 : 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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