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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 2024 서울국제도서전 기념 개정판

    • 프란츠 카프카 저
    • 정초일 역
    • 은행나무출판사
    • 2024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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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67374387
    쪽수204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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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제 글쓰기의 주제는 아버지십니다”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카프카가 남긴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자전적 기록

    |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누이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수록 |

     

    20세기 최고의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1919)》는 그의 가장 중요하고 포괄적인 자전적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거장들의 사유를 담은 고전 논픽션 시리즈 ‘위대한 생각’ 중 한 권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을 2024년 카프카 타계 100주기를 맞아 새로운 장정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보내지 못한 한 통의 긴 편지인 이 책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지배했던 아버지에게 보내는 절절한 사적 편지이자 아버지라는 존재에 투영된 모든 굴종과 불안을 향한 ‘소송’과도 같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아들로서의 카프카를 바라보며, 난해하게 여겨지는 그의 텍스트 저변에 가장 소박하고 순수하게 접근할 기회를 얻는다. 그것이 또한 그의 난해함을 해독할 열쇠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은행나무 판본에는 전업 작가로서의 구상을 밝히는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1914)>와 카프카의 양육관이 엿보이는 <누이동생 엘리에게 보내는 편지(1921)>를 부록으로 실어, 본편의 이해를 더 깊이 이끈다.

    목차

    [목 차]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부록 1-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부록 2-누이동생 엘리에게 보내는 편지

    역자해설-《편지》에 관하여

    카프카 연보

     

    [본 문]

     

    제게 다정한 말을 한마디쯤 건네시거나 호의 어린 시선으로 한 차례쯤 바라보시거나 손을 한 번쯤 가만히 잡아주셨다면, 언제나 저를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는 진정 기본 바탕에 있어서는 관대하고 정이 많은 분이세요. 하지만 모든 아이가 어떤 행동에서 마침내 어른의 호의를 찾아낼 때까지 버틸 수 있을 만큼 끈기 있고 겁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특히 저에게 반갑지 않은 것은 그 애의 탐욕이었습니다. 제 내부에는 한층 더 강한 욕심이 도사리고 있었으니까요. 탐욕은 심대한 불행의 가장 확실한 표식이죠. 저는 무엇에 대해서든 좀처럼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령 제 손으로 이미 잡거나 입안에 넣은 것만을, 최소한 막 그러려는 찰나에 있는 것만을 제 것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빼앗아 가는 일이야말로 저와 닮은 그 애가 제일 좋아하는 짓이었죠.

     

    아버지께서 자식들에게 마땅히 해주셔야 했던 것은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보다는 실제 삶을 통해 본보기를 보여주시는 일이 절실했을 거예요. 아버지의 유대주의가 더 확고했다면, 아버지의 본보기도 거부하기가 더 힘든 것이 되었겠지요. 이는 자명한 사실이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아버지에 대한 질책이 결코 아닙니다. 아버지의 책망에 대한 방어일 뿐입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최고의 성취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오직 멀리서부터 가까워진다는 것, 특히 단정하고 예의 바르게 다가간다는 것 자체입니다. 반드시 태양의 한복판으로 날아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따금 햇살이 비쳐 들어 조금이나마 몸을 덥혀주는 지상의 협소하지만 깨끗한 장소, 그곳까지 더딘 발걸음을 옮겨 가는 것만은 필요합니다.

     

    때때로 저는 활짝 펼쳐져 있는 세계 지도를 상상하곤 한답니다. 그 한복판을 가로질러 아버지께서 몸을 쭉 펴고 누워 계시죠. 저는 아버지의 몸이 닿지 않는 곳, 또 아버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만을 제 삶의 공간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셈입니다. 그 영역은 제가 생각하는 아버지의 크기를 제외하면, 넓지도 않고 충분한 위안거리로 삼을 만하지도 않습니다.

     

    부모의 이기심―부모 고유의 자의식―은 한계라는 것을 모른다. 부모의 가장 위대한 사랑조차도 교육적 관점에서 보자면, 유상 교육 담당자의 가장 하찮은 사랑보다 자기중심적이지. 다른 가능성은 있을 수 없어.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남의 자녀들을 상대할 때의 태도와는 달리, 부모는 자기 자식들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지 않아. 자기 혈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더구나 부모 양측의 피가 섞여 있다는 점 때문에, 문제는 심각할 정도로 복잡해지지. _부록 <누이동생 엘리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출판사 서평

    “제 글쓰기의 주제는 아버지십니다”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카프카가 남긴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자전적 기록

    |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누이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수록 |

     

    20세기 최고의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1919)》는 그의 가장 중요하고 포괄적인 자전적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거장들의 사유를 담은 고전 논픽션 시리즈 ‘위대한 생각’ 중 한 권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을 2024년 카프카 타계 100주기를 맞아 새로운 장정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보내지 못한 한 통의 긴 편지인 이 책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지배했던 아버지에게 보내는 절절한 사적 편지이자 아버지라는 존재에 투영된 모든 굴종과 불안을 향한 ‘소송’과도 같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아들로서의 카프카를 바라보며, 난해하게 여겨지는 그의 텍스트 저변에 가장 소박하고 순수하게 접근할 기회를 얻는다. 그것이 또한 그의 난해함을 해독할 열쇠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은행나무 판본에는 전업 작가로서의 구상을 밝히는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1914)>와 카프카의 양육관이 엿보이는 <누이동생 엘리에게 보내는 편지(1921)>를 부록으로 실어, 본편의 이해를 더 깊이 이끈다.

     

    아버지, 카프카 문학의 시작이자 끝내 이루지 못한 화해

     

    “얼마 전에도 이런 말씀을 제게 하신 적이 있지요. “나는 늘 너를 좋아했단다. 겉으로는 다른 아버지들이 자식을 대하듯 너에게 다정하게 해주지 못했지만, 그건 다만 내가 다른 아버지들처럼 가식적인 행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야.” (...) 다른 아버지들의 다정한 행동이 가식적이라고 단정하신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독선에 불과하거나 어떤 진실의 은밀한 표현일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후자가 맞아요. 그 진실이란 우리 사이에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은 아니나 원인의 일부는 아버지께 있다는 것이지요. 아버지께서도 사실 그렇다고 생각하신다면, 아버지와 저는 마음이 통한 거예요.“_본문 중에서

     

    카프카와 아버지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와 그로 인해 혹은 천성적으로 자신 안으로만 침잠하는 카프카는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이 편지에서 카프카는 그와 아버지의 사이가 “서먹해진 책임”은 서로에게 없으나 그 “원인”은 서로에게 있음을 아버지가 이해해주기를 희망하며, 부자간의 화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맹목적 신앙과 불타는 성공욕을 가진 그의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체코와 독일의 반유대주의자들과 민족주의적 유대인들 사이에서 활로를 찾아야 했던 당대 프라하의 사회상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인정과 연민과는 별개로 가중되는 죄책감과 자기 의심 속에 문학으로 도피해야만 했던 카프카의 심정 또한 헤아리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난해한 카프카가 아닌 아들 카프카,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에는 앓았던 애증에 시달리는 카프카라는 가장 소박하고 순수한 형태의 카프카를 만난다.

     

    보내지 못한 편지인가 자전적 문학작품인가

    무엇을 위한 ‘소송’인가

     

    “제 글쓰기의 주제는 아버지십니다. 아버지의 가슴에 기대어 푸념하지 못하는 것들만 글에서 털어놓았을 뿐입니다. 글쓰기는 아버지와의 작별을 의도적으로 지연하기 위한 방책이었습니다.”_본문 중에서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진술은 카프카의 작품세계에서 본질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들(교육, 유대주의, 작가의 실존, 직업, 성과 결혼 등의 문제)을 세밀하게 짚어나가는 과정이 된다. 그의 삶과 문학에 아버지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의 작품들이 자전적 성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필연적인 결과가 아닐까. 한편 편지를 쓴 의도 자체를 문학적 창작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편지의 이처럼 독특한 지위 때문에 비평가이자 카프카의 친구인 막스 브로트는 1950년대 초에 이 책을 출간하며 사적 서한으로 평가하면서도 문학작품으로 분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에 대한 그의 태도도 단순하게 정의 내릴 수 없다. 이 편지에서 카프카는 부자간의 응어리를 “종결되지 않은 끔찍한 소송”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소송일까? 카프카 연구가 빌헬름 엠리히는 이 편지를 ‘한 개인의 자율성 및 아버지와의 동등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적 의미의 소송’이라 규정했다. 그러나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와 아버지의 알력이 실제로는 극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이 책의 역자는 카프카의 아버지에 대한 애정 어린 표현에 주목해, 이 소송을 아버지를 상대로 한 것이 아닌, ‘아버지 자신에게도 고통이 되는 아버지의 법과 통치를 (자식에게 연민과 감동의 대상이 되는) 아버지 앞에 고발하는 소송’으로 해석한다.

     

    카프카 작품세계를 여는 열쇠이자

    탁월한 상징과 비유를 만나는 또 한 권의 즐거움

     

    “한 사람은 각단의 높이가 낮은 다섯 단의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겨우 한 단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자기에게는 앞서의 다섯 계단을 다 합한 것만큼 높은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전자는 다섯 계단뿐만 아니라 그 후로도 수백수천 계단을 능히 오를 것입니다. 그는 무척 힘겹지만 위대한 삶을 영위하다가 마감하겠죠. 하지만 그가 오른 계단의 그 어떤 한 단도 후자에게 최초의 높은 한 단이 갖는 의미를 지닐 수는 없습니다.”_본문 중에서

     

    이렇듯 일면 이 책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카프카 문학의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편지 속 사실과 허구 중간 어딘가를, 증오와 연민 중간 어딘가를 헤매는 가운데 카프카의 작품세계는 좀 더 명징하게 다가온다. 단적인 예로, 그가 아버지로부터 도피하려는 자신에 대해 “그 도피에서는 뒤쫓아 온 발에 밟혀 일부가 떨어져 나간 몸뚱이를 옆으로 질질 끌고 가는 벌레가 연상되었다”고 할 때, 그의 대표작 《변신》을 쉬이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은 카프카의 탁월한 상징과 비유를 쉬운 형태로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카프카는 자신의 부족함을 들킬까 전전긍긍하느라 학교생활에 소홀했던 경험을 금융 사기죄를 범한 은행원에 빗대고, 아버지로부터 도피하고 싶으면서도 온전한 가족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을 탈옥과 감옥의 개축을 동시에 꿈꾸는 죄수에 빗댄다.

    아버지를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었을 수도, 아버지에게 투영된 그 자신의 모든 굴종과 불안을 고백하기 위한 것이었을 수도 있는, 그의 절절하고 절묘한 문장은 이제 그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독자를 위한 열쇠로 남았다.

     

    저자 소개
    저자 : 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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