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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동사의 멸종-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 한승태 저
    • 시대의창출판사
    • 2024년 0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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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59408450
    쪽수404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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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인간 사회라는 야생에서
    멸종되어 가는 몇몇 직업-동사의 이야기

    첫 책 《퀴닝》(‘인간의 조건’ 개정판)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두 번째 책 《고기로 태어나서》로 제59회 한국출판문화상(교양 부문)을 수상한 작가 한승태가 ‘사라지는 직업들의 풍경’을 기록한 신작 《어떤 동사의 멸종》을 펴냈다. 여러 보고서에서 지목한 ‘기술의 발달로 머지않아 대체될(사라질) 직업’ 가운데 그 확률이 높은 네 직업의 어쩌면 마지막일 모습을 담고자 했다.
    작가가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며 기록한 네 직업은 ‘콜센터 상담, 택배 상하차, 뷔페식당 주방, 빌딩 청소’다. 책 제목과 연관 지어 ‘동사’로 표현한다면 각각 ‘전화하다, 운반하다, 요리하다, 청소하다’이다. 작가는 이들 직업을 두루 겪으며 그 풍경의 안과 밖을, 그 가운데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세세하게 담아냈다. 이들 ‘직업-동사’를 미화하지도 않는다. 다만 작가는 그 어둡고 무거운 풍경을 익살스럽고 유쾌하면서도 쓴맛을 다시게 만드는 작가 특유의 문체로 들려줄 뿐이다. 어둡다고 안 보이게 하거나 무겁다고 짓눌리게 하지도 않는다. 이들 ‘직업-동사’의 마지막일지도 모를 모습을 그는 풍자와 해학이 담긴 실없는 농담과 비유를 섞어 드러내며 우리의 가슴께를 찌릿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그 풍경 속의 당사자이거나 관찰자다. 어느 쪽이건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이다. 한 치 앞을 모른다는 측면에서 어쩌면 우리 모두가 당사자다. 하여, 거스를 수 없는 시대 변화의 길목에서 우리가 지을 수밖에 없는 표정이 있을지 모른다. 아마도 그 표정을 이 책을 읽을 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으리라.
    ‘이세돌은 과연 알파고에게 졌을까, 이겼을까?’ 이 질문이 아직은 유효하다고 믿는다. ‘터미네이터’의 시대, ‘메트릭스’의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그 질문의 답이 무엇일지, 그게 어떤 결말을 의미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읽는다’라는 동사마저 위태로운 지금, 그 질문에 쉽사리 답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목차

    [목 차]
     
    시작하며: 소개하다

    1부 전화받다
    2부 운반하다
    3부 요리하다
    4부 청소하다

    마무리하며: 쓰다

    출판사 서평

    사라진다는 직업들의 ‘고통 욕망 색깔 냄새 맛’을 기록하다
    기술 발전으로, 특히 AI 기술 발달로 지금 세계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한다. 당연히 모든 발전에는 대가가 따른다. 산업혁명 덕분에 인류의 생산력은 높아졌지만, 한편에서는 방직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19세기 초 절박한 현실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일으킨 기계 파괴(러다이트) 운동을 우리는 지금도 기억한다.
    작가 한승태는 자신의 방식으로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관통한다. 그는 국내외에서 발간된 보고서에서 머지않아 사라진다고 지목한 직업 가운데 넷을 골라, 그 직업들의 ‘비망록’을 남긴다. 그는 자신의 직업조차 머지않아 AI에 대체될 것이라고 판정받은 ‘작가’로서 “대규모 단종이 예고된 ‘인간의 노동’이라는 카메라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자 한다.
    책에는 각 부 머리말에 각 직업의 대체확률을 표기했다. 작가가 왜 네 직업(콜센터 상담, 택배 상하차, 뷔페식당 주방, 빌딩 청소)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이자, 여러 기관과 대학이 예측한 각 직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수치이기도 하다. 본문에는 그 밖의 다른 직업을 언급한 부분에 대체확률을 표기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어떤 직업이 대체되거나 인간의 특정 노동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글쓰기 노동자로서 그 풍경을 기록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처사이다. 그의 말대로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그 직업, 곧 “노동을 통해 성장하고 완성되어 가던 특정한 종류의 인간 역시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이 책은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자 그 직업에 속한 인간종(種)에게 작가가 표하는 ‘경의’이기도 하다.

    전화받다, 운반하다, 요리하다, 청소하다-그리고 소개하다, 쓰다
    전화받다 -콜센터 상담원
    작가는 네 직업의 풍경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직업은 콜센터 상담원이다. 유수의 기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직업의 대체확률이 무려 0.97~0.99에 이른다(1에 가까울수록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 직업이 얼마나 끔찍한지는 작가가 책 서두에 밝혔다. 이 책의 표지 그림에 등장하는, 뭐든지 물고 삼킬 듯 생김새가 무시무시한 ‘아귀’라는 생물에 콜센터를 비유했을 정도다. 소위 감정노동의 ‘끝판왕’ 자리에 있는 직업답게, 콜센터 상담사는 고객들의 말도 안 되는 언어폭력과 직장 내 비인간적 처우에 내몰린다. 아무 권한이 없어 고객의 컴플레인을 그저 받아내야 하는 이들 노동자들은 어느 고객의 말마따나 (고객들의) “감정처리”를 목적으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런 일자리는 그냥 사라지는 게 더 낫겠다”고 작가는 여겼다. 하지만 책을 완성할 즈음 한 은행이 인공지능 상담원을 도입하면서 상담사 200여 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을 돌려달라고 영하의 길거리에서 소리쳤다. 곧 사라질 직업과 사라지는 편이 나을 직업 사이에서 그들의 노동은 곧 움직임을 멈출 동사가 되어갔다.

    운반하다 -택배 물류센터 상하차
    옷장 깊이 처박힌 낡은 옷을 입은 작가는 우리를 두 번째 동사로 안내한다. 소위 ‘까대기’로 칭하는 물류센터 상하차 일이다. 이 일은 맞다, 생각만큼 힘들다. 오죽하면 작가가 “시도했고 버티기는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했을까. 아무튼 이 직업의 대체확률은 0.99다. 오래전부터 이따금 접하는 물류 자동화 같은 기사를 떠올려 보면 대체확률이 높은 게 이상하지 않다. ‘취업’의 문턱이 낮은,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포용력이 높은 일자리”에서 그는 중국에서 옷장사 하다가 망한 남자, 전직 노가다 출신, 온몸에 문신을 한 20대 관리자 등과 함께 일했다. 생명을 축내서 돈을 번다고 해야 할 그곳에서 작가는 ‘최고의 미스터리’를 경험한다. 절망의 광경이 아닌 어쩌면 희망의 풍경이다. “까대기하는 사람 중에 우울해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일은 노동자에게 자신의 삶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확실하게 전해준다. 막상 눈앞에 닥친 거대한 물류의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그곳 노동자들은 오롯이 지금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그렇게 밤새 까대기에 체력을 모두 소진한 뒤 물류센터를 나섰을 때 햇빛은 그야말로 온몸을 비춘다.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노오오오란 해가 떠 있는 걸 딱 보고 있는데…. 그걸 뭐라고 할까, 아…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나 살 수 있겠다….” 이 직업-동사의 멸종은 무엇의 종말을 뜻할까.

    요리하다 -뷔페식당 주방
    여러 보고서에서 대체확률이 0.96에서 무려 1까지 언급된 직업이다. 작가는 세 번째 장소인 뷔페식당 주방으로 손을 이끈다. 경력자를 유난히 원하는 직업 특성 탓에 주방 경력이 전무한 작가는 간신히 일자리를 구한다. 하지만 요리라고는 전혀 모르는 작가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간신히 자신의 몫을 해낸다. 정량화된 레시피대로 조리에 가까운 요리를 하는 뷔페식당이라지만, 세상에 어디 쉬운 일이 있을까. 문제는 분화된 파트 간, 그리고 주방과 홀 직원 간의 기 싸움이다. 여기에 관리자도 한몫한다. “주방은 정서장애를 유발하는 공간이다. 만족과 분노의 곡선이 주식시세마냥 널뛰기하는데 이런 증상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뚜렷해진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버티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야 사람마다 각자 다르겠지만, 인원이 부족한 주방의 빈틈을 메우다가 스테인리스 볼에 고추장에 밥을 비벼 간신히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 ‘요리하다’라는 동사는 어떤 의미일까.

    청소하다 -빌딩 청소
    청소는 대체확률이 그냥 1이다. 퍼센티지로 말하자면 100퍼센트라는 뜻이다. 여러 보고서의 전망에 따르면 청소하는 일은 확실하게 대체된다. 사실 이들 보고서를 작성한 기관과 대학 등 전문가들의 예측이 100퍼센트 확실하다고 할 수 없기에,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이 여의도 투자 전문가이건 케임브리지 대학의 사회학자인건 본질은 ‘장돌뱅이 약장수’다”. 아무튼 머지않은 미래에 확실하게 사라질(대체될) 직업인 청소의 세계에 작가는 우리를 인도한다. 작가는 한 고층빌딩 청소를 맡은 업체에 소속되어 일한다. 재미있게도 젊지도 늙지도 않은 작가는 그곳에서는 ‘어린’ 축에 속한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 건물이든 청소 노동자들은 대개 60대 이상이다. 의도치 않게 작가는 ‘동료’들보다 힘이 세고 재빠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손으로 세운 건축물만큼 비바람을 견디어내지 못한다”. 그나마 청소는 “성취의 감각”을 부단히 일깨운다. 청소를 마치고 나면 뿌듯함이 온몸에 솟구친다. 지극히 단순하지만 그래서 “조금의 모호함”도 없을뿐더러 아무도 청소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본문에 등장하는 어느 분의 말씀처럼 “젊은 게 초능력”일 뿐이다. 기술 발달 덕분에 세상엔 이미 청소하는 기계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남아 있는 그들의 자리마저 꿰차고 들어올 기계가 도입된다면 세상은 좀 더 깨끗해질까? 노동이 일깨우던 감각을 잃는 대신.

    소개하다, 쓰다 -직업소개소, 작가
    작가가 선택한 직업 외에도 〈시작하며〉에 ‘소개하다’라는 동사를 ‘소개’한다. 바로 ‘직업소개소’ 이야기다. 어느덧 주변에서 많이 사라진 직업소개소는 한때 전국에 걸쳐 수많은 일자리와 노동자를 연결해 준 곳이다. 한승태 작가 역시 직업소개소를 통해 수많은 일자리를 소개받았다. 그 최근의 쓸쓸한 풍경을 책머리에 놓았다.
    〈마무리하며〉에는 ‘쓰다’라는 동사가 의미하는 ‘작가’ 이야기를 ‘기록’했다. 이 책은 르포르타주이지만, 〈마무리하며〉는 한승태 작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논픽션에 작가적 상상이 결합된 글이다. 일종의 르포적 성격의 소설이다. 작가의 개인사와 문학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부분이다. 전작의 ‘에필로그’ 부분들과 함께 읽으면 더 흥미롭다.

    저자 소개
    저자 : 한승태
    한승태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꽃게잡이 배, 주유소, 양돈장 등에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선배 작가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서울의 주인들이 그럴듯한 일자리를 맡겨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일들의 기록자로 임명했다. 지은 책으로는 《퀴닝》(인간의 조건 개정판), 《고기로 태어나서》, 《어떤 동사의 멸종》이 있다. 제59회 한국출판문화상(교양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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