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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조승리 저
    • 2024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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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58161767
    쪽수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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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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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책을 읽고 슬펐고 뜨거웠으며,

    아리고 기운이 났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한다.

    그녀의 훤칠한 글 앞에서 내가 바짝 쫄았다는 사실까지도.”

    시인 이병률이 강력 추천하는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조승리의 탄생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생활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첫번째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장애인으로서, 마사지사로서, 딸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간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불꽃을 여실히 지켜냈음을 보여준다.

    열다섯, 시력을 잃기 시작한 순간부터 저자는 시간에 쫓기듯 각종 문학에 탐닉해왔고 내면화된 깊은 문장들은 그의 인생과 더불어 뜨거운 감성이 가득한 에세이로 만들어졌다. “열 가구 집성촌에 더부살이하듯 자라온 알싸한 어린 시절, “휴먼 다큐가 어울리지 않고 코믹 시트콤에 가까울 정도로 얼얼한 모녀간의 대화 그리고 마사지사로서누군가에게 고된 삶을 견뎌내게 할 의지가 된 홧홧한 오늘날까지, 모든 이야기는 파편적이지 않고 하나의 줄기로 이어져 아름다운 불꽃으로 독자의 마음에 화려하게 피어날 것이다.

    목차

    [목 차]
      

    1

    불꽃축제가 있던 날 택시 안에서 13

    「자귀나무」를 듣던 밤 21

    사자가 잠을 잔다 32

    에릭 사티가 내리던 타이베이 38

    찔레꽃 향기 되어 53

    그녀가 온다 61

    노루를 사랑한 아저씨 66

    숙희씨,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79

    무국적 만두 84

     

    2

    위로의 방식 99

    영화처럼 엄마처럼 107

    가라앉은 배, 구부러진 등 116

    운동화 할머니 122

    넘버 파이브 132

    끝까지 한 방! 137

    정지된 도시 149

     

    3

    유령남매 163

    그녀가 핼러윈에 갔을까 182

    당신의 꿈은 샌드위치 194

    탱고를 추는 시간 199

    이별 연주회 204

    돼지코 209

    사랑에 빠지는 60 223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 228 한낮에 열린 불꽃축제라 보이지 않을 뿐이겠거니, 하고 웃어 넘겨보자. 그 순간들이 겹겹이 쌓이면 우리의 삶은 결국 축제가 될 것이다.


    [본 문]
      

    기사는 내가 못 보는 사람인 걸 그새 잊어버리고 창문을 열어주었다. 창밖에서 군중의 환호와 불꽃이 수도 없이 터졌다. 기사도 밖을 보는지 탄성을 터뜨렸다. 나는 어둠을 훑어보았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하늘을 수놓는 수백 송이의 불꽃이 궁금했다. 그러나 지금 저 불꽃을 볼 수 없다 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불꽃은 더 찬란하고 빛나기 때문이었다.

    - 「불꽃축제가 있던 날 택시 안에서」중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고된 삶을 견뎌내게 할 의지다. 살아갈 힘을 주는 사람이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마사지를 마치고 소리 없이 시술실을 나와 문을 닫아주었다. 앞으로 몇 시간, 사자는 정신없이 잘 것이다. 그러고는 다시 힘을 내 하루를 살아가겠지. 나도 다시 힘을 냈다. 그러고는 다음 시술실의 문을 열었다.

    - 「사자가 잠을 잔다」중에서

     

    관광지에서 마주친 한국인 할머니들이 걱정을 담아 우리에게 건넨 말은 이렇다. “앞도 못 보면서 여길 힘들게 뭐 하러 왔누!” 보이지 않아도 보고 싶은 욕망은 있다. 들리지 않아도 듣고 싶은 소망이 있다. 걸을 수 없어도 뛰고 싶은 마음은 들 수 있다. 모든 이들은 행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비록 제한적인 감각이라 해도 나는 들을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으며 낯선 바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것으로 행복하다면 여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에릭 사티가 내리던 타이베이」중에서

     

    또다시 10년 전 경로당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애타게 자식의 이름을 부르던 어미의 울부짖음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세월이 이토록 흘렀는데도 자식 잃은 부모의 절규는 고통스러울 만큼 절절했다. 비로소 나는 인정했다. 내가 부모가 되기를 거부했던 것은 내 장애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아마 부모의 자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리라.

    - 「가라앉은 배, 구부러진 등」중에서

     

     

    나는 환히 웃으며 시술이 끝난 노인을 배웅했다. 뉴스에서는 늘어난 핼러윈 희생자들을 보도했다. 나는 어제의 그녀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내 기준으로 당신을 판단하고 한심하게 여겼습니다. 미안합니다. 진실로 반성합니다.’ 나는 내가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간절히 바란다. 밤새워 놀다 지친 그녀가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는 일요일이 되었기를.

    - 「그녀가 핼러윈에 갔을까」중에서

     

    “나도 글을 써요. 10대 때는 최고의 유작을 한 편 남기고 서른 살 전에 요절하는 게 내 꿈이었어요. 그런데 서른을 넘기면서 꿈을 정정했어요. 내 꿈은 무병장수예요. 누가 봐도 호상이라고 할 때까지 살면서 글을 계속 쓰는 게 내 꿈이고 목표예요.”

    - 「당신의 꿈은 샌드위치」중에서

     

    나는 그동안 실패가 두려워 장애를 핑계삼아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해왔다. 잃어버린 것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다르게 살려 노력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만들기 위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낸다. 탱고 수업은 내게 첫 도전의 시작이었고 내 가슴에 열정을 심어주었다.

    - 「탱고를 추는 시간」중에서

     

    그녀의 아이는 아직 그녀 곁에 있고 그녀는 열심히 플루트를 연습중이라고 했다. 그녀는 계획을 말했다. “아이가 내 곁을 떠나는 날, 장례식장에서 아이를 위한 연주회를 열 거예요.” 나는 초대해준다면 기꺼이 그 이별 연주회에 참석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녀는 고요히 기뻐했다. 이별 연주회의 초대장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 「이별 연주회」중에서

     

    출산 당시 생활고에 시달렸던 엄마는 나를 보육원에 맡기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엄마는 하루만 더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싶었다. 다음날 또 하루만 더.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보육원에 보낼 생각이 점차 사그라졌다. 그렇게 60일이 지났다. 나는 엄마의 눈물을 먹고 자랐다. 내 어머니도 가슴이 내려앉을 것처럼 사랑에 빠져버린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를 지켜냈다.

    - 「사랑에 빠지는 60일」중에서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은 한 떨기의 꽃이다. 비극을 양분으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뻗고, 비바람에도 결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향해야지. 그리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품은 꽃송이가 되어 기뻐하는 이의 품에, 슬퍼하는 이의 가슴에 안겨 함께 흔들려야지.

    -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중에서

     

    추천사

    이병률 (시인 여행작가)

    그녀의 글의 권위는 정확한 삶의 태도에 의해 가능하다. 세상을 맘껏 활보하지 못하는 입장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절도 있게 세상을 읽고, 삶을 철학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예측하는 바로는 이미 그녀가 심연에 도착한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다. 모든 예술가들이 그토록 가서 살고 싶어하는, 어떤 경지로의 찬란한 도착……. 이 책을 읽고 슬펐고 뜨거웠으며, 아리고 기운이 났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한다. 그리고 그녀의 훤칠한 글 앞에서 내가 바짝 쫄았다는 사실까지도.

     

    박현경 (동화작가)

    읽는 도중 목이 메었다. 열다섯 한창 꽃피울 시기에 청천벽력을 떠안았는데 그걸 이토록 담담하게 적을 수 있다니, 평범치 않은 정신력과 필력이었다. 점자판과 노트북과 TTS를 숱하게 오가며 적었을 그의 글에서 나는 때론 장난꾸러기 같고, 때론 MZ세대 그 자체이며, 때론 전쟁을 겪은 듯한 노인을 만났다. 고독하지만 담대하고, 고집스럽지만 섬세한 그의 세상은 아름다운 정신승리.

    출판사 서평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

    대한민국의승리로서 당당히 어둠 속을 춤추다

     

    작가 조승리의 인생은 마치 불꽃같다. 저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하늘로 힘껏 솟아오르고, 결국 공기 저항에 부딪혀 허공에서 멈칫하게 되지만 그 순간 온몸을 태워 끝내 누군가에게 제 존재를 알리고 만다. 심장을 울리는 폭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빛줄기로.

    저자 자신은 눈앞이 점점 어둠으로 가득차니이러다 비극으로 끝나겠구나라고 자조했으나, 독자에게 그 인생은 비극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찬란히 느껴진다. 결핍은 흉터로 남았지만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어둠은 많은 것을 집어삼켰으나 동시에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게 만들었다.

    더욱이 그 찬란함은 과거부터 현재로 이어지며 점차 선명해졌기에, 그 빛의 궤도가 모여 곧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는 말처럼, 삶은 저자에게 어둠을 주었지만 그는 어둠 속에서 불꽃을 쏘아올리며 기어코 삶을 축제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누구에게나인생 참 지랄맞다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어둠 속을 당당히 춤추는 저자의 책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다보면, 인생이 쥐어주는지랄에 맥없이 당하기보다누가 더 지랄맞나 한번 해보자며 그에 맞먹을 정도로 북을 치고 꽹과리를 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울화가 터질 것 같을 때는, 눈을 감고 어딘가에서 펑펑 터지는 불꽃소리와 함께 아름답게 펼쳐지는 불꽃줄기를 상상해보자. 눈을 뜨면 온데간데없겠지만 한낮에 열린 불꽃축제라 보이지 않을 뿐이겠거니, 하고 웃어 넘겨보자. 그 순간들이 겹겹이 쌓이면 우리의 삶은 결국 축제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조승리
      조승리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내가 쓴 글을 낭독하다 울컥 눈물을 쏟은 한 사람을 위해서였습니다. 어느새 나는 신이 나 스스로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글은 결국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쓴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놀랐습니다. 이 책은 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시간의 점들을 모아 쓴 과거와 현재의 기록입니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시청하다 나를 낳은 엄마는 내 이름을 ‘승리’라 지었다. 열다섯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어 이제는 눈앞이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엄마가 지어준 이름 덕분에 나는 대한민국의 승리로서 신나는 일을 찾아 어둠 속을 헤매 다닌다.
      도서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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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wlgh7***
      • 2024.03.28

      어떤 작가가 쓴 어떤 내용의 책인지도 모른채 그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완독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에세이임에도 문장들은 감각적이고 문학적이었다. 조승리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사유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병을 진단 받고 몇 차례의 수술에도 차도가 없어 결국 스무 살이 갓 지난 나이에 전맹이 된 그녀는 자신의 삶과 자신이 감각하는 세상에 대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렇게 할 수 있기까지 그가 겪은 이 ‘지랄맞은’ 세상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나는 그저 넘겨짚을 뿐이다. 고작 열두살 나이에 처음 ‘죽고싶다’는 생각(p.99)을 한 이후로 그녀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었을지,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장애를 그저 자주 잊고 살(p.38)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바람과 희망을 체념하고 살았을지 독자인 나로서는 그저 상상할 뿐이다. 내가 사는 곳과 같은 나라와 도시지만 결코 같지 않을 세상은, 그녀가 스스로도 잊고자 하는 장애를 얼마나 잊기 힘들게 하는 세상일지. 그녀는 진취적인 사람이고, 맞서는 사람이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많은 걸 포기할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걸 받아들이지만 모든 걸 용인하고 수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솔자 없이 전맹 친구들과 해외여행에 다녀와 “앞도 못 보는데 바다든 산이든 장소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장애인 동료에게 “아는 만큼 넓어지고 느껴본 만큼 풍요로워진다”며 “꼭 제대로 된 자신만의 여행을 경험해보라”고 말하는 사람(p.52)이고, 감정을 잃어버려 하루하루가 기쁨도 슬픔도 없이 흘러하는 것이 싫어 탱고에 도전하고 가슴에 열정을 되살리는 사람(p.201-203)이다. 2014년 4월 16일과 2022년 10월 29일을 지나며 문득 남의 불행과 비교해 평온한 일상에 안도하는 스스로를 혐오스러워 하는 사람(p.187). 그래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음’을 못내 고백할 때에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스스로의 일상을 적은 일기 같은 에세이라서, 책에 대한 서평을 그녀와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한 감상평처럼 늘어놨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슬픈 이별 얘기를 경쾌한 멜로디로 부르는 가요처럼 읽힌다. 한 쪽 한 쪽 가슴 아려 읽어내기 힘든 신파가 아니라, 웃픈 시트콤 같다. 특히나 스물 셋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녀와 어머니의 일화들은 정말이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촌극의 연속이었다. 안마 시술소에서 겪는 피술자들과의 일화도 소중한 울림을 준다. 우리 주위에 흔히 보이는 사람들을 우리가 흔히 보지 못하는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녀는 그들을 만지며 보고,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그들을 만진다. 마지막 장을 덮고 다니 책 표지 뒷면에 쓰여있는 “왜 내 인생만 이 지랄이지?!”하는 그녀의 말이 반어로 읽혔다. 정말 ‘지랄’인 건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사회, 장애인을 동정하고 그들의 삶을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 뜬 눈으로도 세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는 우리의 그릇된 시각 아닐까. 그녀의 삶이 ‘눈부시진’ 않아도, 그녀의 불꽃은 찬란하고 빛난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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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dlwlgh7***
        • 2024.03.28

        어떤 작가가 쓴 어떤 내용의 책인지도 모른채 그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완독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에세이임에도 문장들은 감각적이고 문학적이었다. 조승리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사유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병을 진단 받고 몇 차례의 수술에도 차도가 없어 결국 스무 살이 갓 지난 나이에 전맹이 된 그녀는 자신의 삶과 자신이 감각하는 세상에 대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렇게 할 수 있기까지 그가 겪은 이 ‘지랄맞은’ 세상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나는 그저 넘겨짚을 뿐이다. 고작 열두살 나이에 처음 ‘죽고싶다’는 생각(p.99)을 한 이후로 그녀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었을지,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장애를 그저 자주 잊고 살(p.38)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바람과 희망을 체념하고 살았을지 독자인 나로서는 그저 상상할 뿐이다. 내가 사는 곳과 같은 나라와 도시지만 결코 같지 않을 세상은, 그녀가 스스로도 잊고자 하는 장애를 얼마나 잊기 힘들게 하는 세상일지. 그녀는 진취적인 사람이고, 맞서는 사람이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많은 걸 포기할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걸 받아들이지만 모든 걸 용인하고 수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솔자 없이 전맹 친구들과 해외여행에 다녀와 “앞도 못 보는데 바다든 산이든 장소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장애인 동료에게 “아는 만큼 넓어지고 느껴본 만큼 풍요로워진다”며 “꼭 제대로 된 자신만의 여행을 경험해보라”고 말하는 사람(p.52)이고, 감정을 잃어버려 하루하루가 기쁨도 슬픔도 없이 흘러하는 것이 싫어 탱고에 도전하고 가슴에 열정을 되살리는 사람(p.201-203)이다. 2014년 4월 16일과 2022년 10월 29일을 지나며 문득 남의 불행과 비교해 평온한 일상에 안도하는 스스로를 혐오스러워 하는 사람(p.187). 그래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음’을 못내 고백할 때에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스스로의 일상을 적은 일기 같은 에세이라서, 책에 대한 서평을 그녀와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한 감상평처럼 늘어놨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슬픈 이별 얘기를 경쾌한 멜로디로 부르는 가요처럼 읽힌다. 한 쪽 한 쪽 가슴 아려 읽어내기 힘든 신파가 아니라, 웃픈 시트콤 같다. 특히나 스물 셋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녀와 어머니의 일화들은 정말이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촌극의 연속이었다. 안마 시술소에서 겪는 피술자들과의 일화도 소중한 울림을 준다. 우리 주위에 흔히 보이는 사람들을 우리가 흔히 보지 못하는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녀는 그들을 만지며 보고,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그들을 만진다. 마지막 장을 덮고 다니 책 표지 뒷면에 쓰여있는 “왜 내 인생만 이 지랄이지?!”하는 그녀의 말이 반어로 읽혔다. 정말 ‘지랄’인 건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사회, 장애인을 동정하고 그들의 삶을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 뜬 눈으로도 세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는 우리의 그릇된 시각 아닐까. 그녀의 삶이 ‘눈부시진’ 않아도, 그녀의 불꽃은 찬란하고 빛난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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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wlgh7***
          • 2024.03.28

          어떤 작가가 쓴 어떤 내용의 책인지도 모른채 그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완독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에세이임에도 문장들은 감각적이고 문학적이었다. 조승리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사유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병을 진단 받고 몇 차례의 수술에도 차도가 없어 결국 스무 살이 갓 지난 나이에 전맹이 된 그녀는 자신의 삶과 자신이 감각하는 세상에 대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렇게 할 수 있기까지 그가 겪은 이 ‘지랄맞은’ 세상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나는 그저 넘겨짚을 뿐이다. 고작 열두살 나이에 처음 ‘죽고싶다’는 생각(p.99)을 한 이후로 그녀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었을지,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장애를 그저 자주 잊고 살(p.38)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바람과 희망을 체념하고 살았을지 독자인 나로서는 그저 상상할 뿐이다. 내가 사는 곳과 같은 나라와 도시지만 결코 같지 않을 세상은, 그녀가 스스로도 잊고자 하는 장애를 얼마나 잊기 힘들게 하는 세상일지. 그녀는 진취적인 사람이고, 맞서는 사람이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많은 걸 포기할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걸 받아들이지만 모든 걸 용인하고 수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솔자 없이 전맹 친구들과 해외여행에 다녀와 “앞도 못 보는데 바다든 산이든 장소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장애인 동료에게 “아는 만큼 넓어지고 느껴본 만큼 풍요로워진다”며 “꼭 제대로 된 자신만의 여행을 경험해보라”고 말하는 사람(p.52)이고, 감정을 잃어버려 하루하루가 기쁨도 슬픔도 없이 흘러하는 것이 싫어 탱고에 도전하고 가슴에 열정을 되살리는 사람(p.201-203)이다. 2014년 4월 16일과 2022년 10월 29일을 지나며 문득 남의 불행과 비교해 평온한 일상에 안도하는 스스로를 혐오스러워 하는 사람(p.187). 그래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음’을 못내 고백할 때에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스스로의 일상을 적은 일기 같은 에세이라서, 책에 대한 서평을 그녀와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한 감상평처럼 늘어놨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슬픈 이별 얘기를 경쾌한 멜로디로 부르는 가요처럼 읽힌다. 한 쪽 한 쪽 가슴 아려 읽어내기 힘든 신파가 아니라, 웃픈 시트콤 같다. 특히나 스물 셋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녀와 어머니의 일화들은 정말이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촌극의 연속이었다. 안마 시술소에서 겪는 피술자들과의 일화도 소중한 울림을 준다. 우리 주위에 흔히 보이는 사람들을 우리가 흔히 보지 못하는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녀는 그들을 만지며 보고,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그들을 만진다. 마지막 장을 덮고 다니 책 표지 뒷면에 쓰여있는 “왜 내 인생만 이 지랄이지?!”하는 그녀의 말이 반어로 읽혔다. 정말 ‘지랄’인 건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사회, 장애인을 동정하고 그들의 삶을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 뜬 눈으로도 세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는 우리의 그릇된 시각 아닐까. 그녀의 삶이 ‘눈부시진’ 않아도, 그녀의 불꽃은 찬란하고 빛난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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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wlgh7***
            • 2024.03.28

            어떤 작가가 쓴 어떤 내용의 책인지도 모른채 그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완독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에세이임에도 문장들은 감각적이고 문학적이었다. 조승리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사유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병을 진단 받고 몇 차례의 수술에도 차도가 없어 결국 스무 살이 갓 지난 나이에 전맹이 된 그녀는 자신의 삶과 자신이 감각하는 세상에 대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렇게 할 수 있기까지 그가 겪은 이 ‘지랄맞은’ 세상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나는 그저 넘겨짚을 뿐이다. 고작 열두살 나이에 처음 ‘죽고싶다’는 생각(p.99)을 한 이후로 그녀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고난과 좌절을 겪었을지,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장애를 그저 자주 잊고 살(p.38)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바람과 희망을 체념하고 살았을지 독자인 나로서는 그저 상상할 뿐이다. 내가 사는 곳과 같은 나라와 도시지만 결코 같지 않을 세상은, 그녀가 스스로도 잊고자 하는 장애를 얼마나 잊기 힘들게 하는 세상일지. 그녀는 진취적인 사람이고, 맞서는 사람이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많은 걸 포기할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걸 받아들이지만 모든 걸 용인하고 수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솔자 없이 전맹 친구들과 해외여행에 다녀와 “앞도 못 보는데 바다든 산이든 장소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장애인 동료에게 “아는 만큼 넓어지고 느껴본 만큼 풍요로워진다”며 “꼭 제대로 된 자신만의 여행을 경험해보라”고 말하는 사람(p.52)이고, 감정을 잃어버려 하루하루가 기쁨도 슬픔도 없이 흘러하는 것이 싫어 탱고에 도전하고 가슴에 열정을 되살리는 사람(p.201-203)이다. 2014년 4월 16일과 2022년 10월 29일을 지나며 문득 남의 불행과 비교해 평온한 일상에 안도하는 스스로를 혐오스러워 하는 사람(p.187). 그래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음’을 못내 고백할 때에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스스로의 일상을 적은 일기 같은 에세이라서, 책에 대한 서평을 그녀와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한 감상평처럼 늘어놨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슬픈 이별 얘기를 경쾌한 멜로디로 부르는 가요처럼 읽힌다. 한 쪽 한 쪽 가슴 아려 읽어내기 힘든 신파가 아니라, 웃픈 시트콤 같다. 특히나 스물 셋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녀와 어머니의 일화들은 정말이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촌극의 연속이었다. 안마 시술소에서 겪는 피술자들과의 일화도 소중한 울림을 준다. 우리 주위에 흔히 보이는 사람들을 우리가 흔히 보지 못하는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녀는 그들을 만지며 보고, 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그들을 만진다. 마지막 장을 덮고 다니 책 표지 뒷면에 쓰여있는 “왜 내 인생만 이 지랄이지?!”하는 그녀의 말이 반어로 읽혔다. 정말 ‘지랄’인 건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사회, 장애인을 동정하고 그들의 삶을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 뜬 눈으로도 세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는 우리의 그릇된 시각 아닐까. 그녀의 삶이 ‘눈부시진’ 않아도, 그녀의 불꽃은 찬란하고 빛난다(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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