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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 니큐 의사 스텔라가 기록한 아기를 가슴에 묻는 사람들

    • 스텔라 황 저
    • 그래도봄
    • 2023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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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92410210
    쪽수280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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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어린 생명의 경이로운 탄생과 안타까운 죽음,
    남겨진 가족의 슬픔을 마주하며 깨달은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에 대하여


    《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훅 불면 꺼질 것 같은 어린 생명과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눈물로 기록한 의사 스텔라 황의 첫 책이다. 2022년부터 〈한겨레21〉에 ‘여기는 신생아중환자실’이란 칼럼명으로 연재한 것을 수정 보완하여 책으로 엮었다. 게재되는 글마다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며 다수의 글이 〈한겨레신문〉에도 실리는 등 1여 년간 많은 독자와 만나왔다.
    이 책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태어났어도 죽은 것이나 진배없는 생명들, 기적처럼 살아났으나 삶이 불편한 아기들, 죽음이란 선택을 기다리는 아기들, ‘잘 보내주기’로 결심한 부모들의 깊은 슬픔과 고뇌, 연명 치료의 선택과 존엄사에 관한 생각, 삶의 궤적이 없는 생명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한 의사의 고민과 여정이 담겨 있다.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병원 소아과 신생아분과 교수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기를 돌본다. 미국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다르고,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고,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르기에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도 있겠다. 하나, 작은 생명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부모와 의료진의 태도, 따뜻한 마음만큼은 세상의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값지고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목차

    [목 차]

    책을 펴내며

    제1부 나는 오늘도 가슴에 배지를 단다

    매번 엉엉 울어버리고 마는걸
    24시간 안에 두 번의 기적이 일어날 확률
    엄마와 의사 사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순간들
    하지만 의사도 사람이다
    물러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
    자신감과 오만함 사이
    나는 오늘도 가슴에 배지를 단다

    제2부 누구도 혼자 죽어서는 안 되잖아요

    죽음을 예약한 탄생
    누구도 혼자 죽어서는 안 되잖아요
    의사 가운을 벗고 한 사람이 되어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주워 담을 수 없어서 더 마음 아픈
    사라져버린 삶에 대한 예의
    부모가 원하던 시간을 우리가 앗아갔다
    눈물로 열린 고향의 문

    제3부 그저 그런 무책임한 어른들

    엄마가 찾지 않는 아기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10대 약물중독, 왜 그걸 물어보지 않았을까
    누군가에게는 선택적 죽음이 허락된다
    코가 없는 아기
    노숙자 엄마와 약속한 40주가 되던 날
    자연주의 출산, 아름다운 꿈
    니큐가 범죄 현장이 되는 순간
    유전병에 걸릴 확률
    아이가 아이다울 수 있는 세상

    제4부 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목에 방울을 달고 나온 아기
    올리비아의 생일 파티는 매년 열린다
    차고에서 태어난 미숙아 서배스천
    함께한 99일, 99개의 풍선이 되어
    차마 버리고 갈 수 없는 어미의 마음
    니큐 엄마에서 니큐 간호사로
    슬픔 안에서 살아남는 방법

    제5부 더 큰 사랑을 실천하는 법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첫째는 하늘로 둘째는 집으로
    어차피 불평등은 인생의 한 부분
    낙태 위헌
    죽을 수 없는 아이
    멈춰야 할 때를 안다는 것
    미래가 없는 고통은 무의미한 일
    더 큰 사랑을 실천하는 법
    보내줘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사랑이니까

    감사의 글
    출처 및 참고문헌

    [본 문]

    가장 힘들 때 나를 도와준 사람은 잊히지 않는다.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면서 모든 부모는 아기의 출생, 성장, 미래를 준비한다. 어느 누구도 갓난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음 앞에 바로 놓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는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부모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나라도 이 상황이 닥치면 이성적 판단과 정상적인 인지 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 불가능의 대화를 나는 매일같이 하고 있다. 만난 적도 이길 수도 없는 ‘죽음’이라는 적이 자기 아기를 덮치는 상황, 그 상황을 전달해주는 일, 그게 바로 내 업무다. 깜깜한 동굴에서 그들을 꺼내 옳은 선택을 하도록 길잡이가 되는 것은 나의 책임이자 신생아중환자실 의사의 의무이다. _20쪽

    종종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환자를 당면한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심폐소생술을 지시한다. 여러 가지 시술도 담담한 표정으로 거침없이 해낸다. 가느다랗지만 긴 봉을 휘두르는 지휘자처럼 연주자를 이끌어 살아 있는 생명이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의사도 사람이다. 가끔은 시술 전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린다. 자주하는 시술이 아니면 두 손이 떨릴 때도 있다. 이를 아무도 눈치채지 않길 바라는 못난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_41쪽

    이타심을 가장한 이기심의 말이 나오려다 들썩이는 엄마의 어깨 속도만큼 빠르게 들어갔다. 새뮤얼은 계속 경직되는 다리와 움찔대는 팔을 휘저으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싸우는 듯했다. 엄마는 그 고독한 싸움을 옆에서 지키며 새뮤얼을 가만히 안아주고 있었다. 황제펭귄이 몇 달을 쉬지 않고 알을 품는 것처럼. 부화 성공률도 일 년 생존율도 낮지만, 혹독한 남극 기온과 매서운 눈보라를 함께 견디듯이. 아름다운 엄마의 뒷모습에 무력함이 더해져 아픔만 선명하게 떠올랐다. 누구도 보지 않으면 좋았을, 어떤 엄마도 겪지 않으면 좋았을 뒷모습이었다. _89쪽

    1993년 프랑스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리 시내에서 태어난 다운증후군 아기 28퍼센트가 버림받았다고 한다. 한때 건강한 여자아이로 가득 찼던 어느 나라의 고아원은 이제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로만 채워지고 있다. ‘완벽한 아이’를 바라는 부모의 심리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를 타인지향적 완벽주의라 부른다. 완벽주의자 부모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식의 완벽성에 집착한다고 한다. 자식의 완벽 정도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척도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_122쪽

    누군가가 내 입안으로 얼음같이 찬 금속 기구를 넣고 계속 튜브로 쑤셔댄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쫙 끼쳤다. 내 입안에서 나온 핏물로 그 쓴 피맛을 느끼며 삼키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소스라치게 놀라 주저앉을 뻔했다. 아직 통증을 느끼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 고마워야 할지 아니면 차라리 죽어 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의료인지, 의술을 가장한 고문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에이든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_147쪽

    올리비아는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도 생일 파티는 매년 열린다. 햄버거집에서 파티를 열고, 그날 하루 나오는 수익을 모두 기부한다. 올리비아의 가족을 통해 배움을 얻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비록 차가운 몸으로 니큐를 떠나 앞으로의 삶이 허락되지 않더라도, 다른 형태의 삶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쳤다. 그 삶이 누군가에겐 위로와 교훈을 주고 또 현실적인 기부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그 유산이 이어져 앞으로 있을 수많은 올리비아를 살리고 있다. 그렇게 올리비아는 계속 이 세상에 살아 있다. _185쪽

    앨리스를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매일 마주치는 삶과 죽음, 탄생과 입원,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맞이하는 퇴원. 이 모든 것에 조금씩 익숙해졌나 보다. 아니면 가르침이 주어진 대로, 우리 병원 문화에 배어 다른 선택지는 아예 들여다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대부분의 부모는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 소중한 시간을 지켜줄 수도 있었다. 병원에서의 짧은 시간이 아닌, 엘리엇처럼 몇 달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우리가 앗았던 건 아닐까. 학문적 무지, 무심한 비인식, 좁은 식견으로 가족과 아기를 이어주는 다리를 우리가 무너뜨린 건 아닐까. _196-197쪽

    나는 자주 물었다. 울부짖는 부모들에게, 수없이 많은 부모들에게 삶과 죽음의 질문을 던졌다. 그들 중 몇몇은 나를 원망하는 눈빛을 보냈다. 어떤 부모는 자신을 구원해달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어느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오직 건강한 아기의 탄생만을 준비한 부모다. 병원에 있는 아픈 아기를 바라보기조차 쉽지 않다. 누가 자신의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울지도 않고 축 처져 있으리라고 생각할까. 새파란 새싹을 기대했는데, 나온 아기는 시든 배춧잎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죽음과 연관 짓는 연령대는 대부분 노년층이다. 아기는 생명과 탄생을 의미한다. 부모에게 아기의 죽음은 상상을 넘어 비현실로 다가온다. _266-267쪽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어느 정도의 치료와 검사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는 가족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고, 후회가 남지 않을 수 있게 돕는다. 그 완벽한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그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의료진의 일이다. 의사마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부모의 결정을 존중하는 편이다. 통증이 없다는 전제하에, 지연시킬 수 있는 죽음이라면 더욱 그렇다. 부모가 아기와 추억을 쌓고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후에 부모가 아기와의 추억을 꺼내 보며 이를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부모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_268쪽

    추천사

    이해인 (수녀, 시인)
    미처 피지도 못하고 스러진 꽃, 빛을 보지도 못하고 이름도 불리지 못한 채 힘없이 죽어간 아기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고 슬프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마 눈물 없인 읽을 수 없었다. 아기를 잃는 부모들의 아픔, 최선을 다해 살리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로운 의료진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문득, 죄 없는 아기들이 죄 많은 우리를 위해 대신 희생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경건히 두 손을 모으게 된다. 어딘가에 있을 생사가 불확실한 아기를 위해 사랑의 기도를 바친다. 절체절명의 시간을 보내는 부모와 의사들도 함께 기억하면서!

    남궁인 (응급의학과 의사, 《만약은 없다》 저자)
    새로운 생이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며 이 땅에 내려오지만 막 숨쉬기 시작한 가냘픈 생명은 모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없다. 어떤 아기는 필연적으로 미약하게 태어나고 아직 의학은 그것을 완벽히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훅 불면 꺼질 것 같은 1kg 미만의 생을 안착시키기 위해 니큐의 의료진은 한 방울 수액까지 계산하며 버틴다. 때로는 패배가 이미 결정된 사투, 탄생과 축복의 이야기는 자꾸 죽음과 울음의 이야기가 된다. 슬픔이 쏟아지는 대목이 너무 많아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아내야 했다. 생의 최일선에서 분투하며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시선으로 길어낸 기록이 여기 있다.

    출판사 서평

    “처음부터 끝까지 차마 눈물 없인 읽을 수 없었다.” _이해인 수녀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시선으로 길어낸 기록이 여기 있다.” _남궁인 작가

    〈한겨레21〉, 〈한겨레신문〉 화제의 연재 칼럼
    ‘여기는 신생아중환자실’ 드디어 책으로 만나다!

    이름조차 가져보지 못한 아기들에게도 존엄한 죽음이란 있을까?

    어린 생명의 경이로운 탄생과 안타까운 죽음,
    남겨진 가족의 슬픔을 마주하며 깨달은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에 대하여

    신생아중환자실(이하 ‘니큐’)에서 훅 불면 꺼질 것 같은 어린 생명과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눈물로 기록한 의사 스텔라 황의 첫 책 《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2022년부터 〈한겨레21〉에 ‘여기는 신생아중환자실’이란 칼럼명으로 연재한 것을 수정 보완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다. 게재되는 글마다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며 다수의 글이 〈한겨레신문〉에도 실리는 등 1여 년간 많은 독자와 만나왔다.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엄마” “의료진의 고뇌가 느껴진다” “마음이 아프다” “아기들이 안 아팠으면” 등 응원과 위로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 책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태어났어도 죽은 것이나 진배없는 생명들, 기적처럼 살아났으나 삶이 불편한 아기들, 죽음이란 선택을 기다리는 아기들, ‘잘 보내주기’로 결심한 부모들의 깊은 슬픔과 고뇌, 연명 치료의 선택과 존엄사에 관한 생각, 삶의 궤적이 없는 생명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한 의사의 고민과 여정이 담겨 있다.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병원 소아과 신생아분과 교수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기를 돌본다. 미국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다르고,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고,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르기에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도 있겠다. 하나, 작은 생명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부모와 의료진의 태도, 따뜻한 마음만큼은 세상의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값지고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기를 돌보는 의사이자 이 책의 저자 스텔라 황은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기의 생을 연장해도 ‘삶’이 없다면, 생명권이 중요한 권리이기는 하나 적어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는 선에서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이 어떻게, 얼마나 인간답게 죽느냐에 따라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또 세상을 떠난 사람과 함께한 마지막 장면은 애도의 여정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랑은 결코 시간과 비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보내줘야 할 때를 잘 알고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 가족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일지도 모르기에.

    “아픔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괴로움을 줄일 수 있는 일을 찾을 것!”
    슬픔 안에서 살아남는 법

    이 책에 실린 모든 이야기는 저자가 과거에 일했고 현재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실제 일어난 일들이다. 1킬로그램도 채 안 되는 아기가 수술대에 오르기도 하고, 가족이 아닌 의료진의 품에 안겨 죽기도 한다. 염색체 질환, 엄마의 약물중독으로 인한 기형도 있다. 이런 아기들을 최선을 다해 살리는 부모가 있는 반면, ‘완벽한 아기’가 아니어서 버리거나, 인신매매의 피해자로 아기를 병원에 두고 나올 수밖에 없는 처지거나, 선택적 죽음에 동의하거나, 엄마가 수감 중이거나, 어떤 부모의 사랑은 무책임으로만 점철되어 아기에게 아픔을 초래하기도 한다.
    비록 차가운 몸으로 니큐를 떠나 앞으로의 생이 허락되지 않더라도 다른 형태의 삶을 이어 나가는 아기도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기와 교감했던 시간을 추억하며 생일 파티를 열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모두가 반대하는 적극적 치료로 생을 조금 연장해 평생 간직할 추억과 행복을 얻은 부모도 있다. 의료진만 갈 수 있는 안치실에 직접 아이를 안아 데려가고 싶어 하는 엄마의 모습에서는 깊은 애잔함이 느껴진다.
    심리 치료사 메건 더바인은 “슬픔은 아픔과 괴로움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아기들의 죽음이라는 슬픔 안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아픔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괴로움을 줄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견디지 않고 누군가와 나누는 애도로, 괴로움을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도 가슴에 배지를 단다”
    내 발길을 이끄는 곳은 오직 하나, 신생아중환자실

    저자 스텔라 황은 ‘블랙 클라우드’라고 불리는 운이 나쁜 의사다. 자신만 병원에 들어가면 멀쩡하던 환자 상태가 나빠지거나, 아픈 환자들이 들이닥치거나, 심한 경우 급작스럽게 죽음이 찾아오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죽음이 다가올 때면 마음의 고통이 곱절이 되었다고. 악운의 먹구름은 배움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눈물과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모든 죽음에 매번 엉엉 울어버리는 내가 의사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마저 들었다. 자주 만나는 죽음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믿었고, 또 무뎌져야 하는 게 내 운명이라 생각했다.” _19쪽

    니큐 의사 스텔라 황은 아기가 살도록 치료하는 것도, 편안하게 죽도록 도와주는 것도 자신의 직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임무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기 가족을 도와주는 일이라 여긴다. 누구도 갓난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음 앞에 바로 놓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않기에, 그 상황을 잘 전달해주고, 옳은 선택을 하도록 길잡이가 되어주고, 아기와 추억을 쌓고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후에 부모는 아기와의 추억을 꺼내 보며 이를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때론 실수 또는 악운이 겹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구한 생명을, 더 나은 인생을 가져다준 아기와 가족을 떠올리며 다시 병원으로 향한다. 배지에 붙은 ‘의사’라는 이름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바라며.

    가족과 함께 울고 고통 속에 밤낮을 보내도 다시 내 발길을 이끄는 곳은 오직 하나, 신생아중환자실이다. 내가 놓치는 손보다 붙잡은 작은 손이 많아서, 나의 성심으로 살아나 당찬 미래로 나아가는 아기들이 많아서. 그래서 다시 가슴에 배지를 단다. _61쪽

    저자 소개
    저자 : 스텔라 황
      스텔라 황
      한국 이름은 황정숙.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천생 문과생이었다. 열아홉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계획에 없던 의사가 되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학병원 소아과 신생아분과 교수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엄마의 마음으로 아기를 돌본다. 어린 생명의 경이로운 탄생과 안타까운 죽음을 자주 마주한다. 사랑하는 아기가 아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을 위로하는 일에 온 마음을 쏟는다. 모든 죽음에 아파하고 그 안에서 피는 아름다운 사랑을 기록한다. 매 순간 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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