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담아 아이에게, 부모에게, 친구에게 선물처럼 주고 싶은 시
1971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깊이 있는 사색과 천진하고 참신한 착상, 전통적 서정성을 시에 담아 온 나태주 시인이 청소년을 위한 시집 『나는, 그냥 내가 되고 싶어요』를 출간했다. 도서출판 쉬는시간의 첫 작품이며, 이번 시집은 특히 현직 국어 교사인 하상만 시인이 ‘사랑’, ‘희망(소망)’, ‘가족’, ‘꿈’, ‘지구(환경)’를 테마로 한 79편의 시를 선별해 담았다. 1부에는 풋풋한 연애 감정을 느끼게 되는 설레는 순간이 오롯이 담겨 있다. “우연히 내 안에 들어온” ‘너’라는 존재가 처음에는 “탁구공”만 하더니 나도 모르게 점점 자라나 어느새 “지구만큼 자라 버렸”(「사랑 1」)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그러므로」 같은 시에서는 한 대상을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그 대상이 사랑하는 모든 존재를 똑같이 아끼게 되는 ‘사랑의 무한 증식’ 과정이 포착된다. 2부에는 남의 눈이나 세상의 잣대에 ‘나’를 맞추기보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이 잘 담겨 있다. 이를 테면 「중학생을 위하여」라는 시에서는 “나는 오늘도 밥을 잘 먹었다/학교에 결석하지 않고 나왔다/친구들이랑 다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장한 일이냐!”라고 스스로를 칭찬하며 “많은 사람 가운데/오직 너는 한 사람”(「오직 너는」)임을 기억하자고 말한다. 3부에선 현대사회 속 가족의 초상이 다소 ‘웃픈’ 모습으로 그려진다. 특히 시인의 자기고백에 가까운 「최소한의 아버지」를 보면, “직장인, 사회인” 그리고 “시인”으로 살다 보니 아버지(가장) 노릇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 어린 마음이 “최소한의 아버지/초라한 남편”이라는 구절로 표현된다. 그리고 비록 자신은 최소한의 아버지로 살았을지언정 가족이란 그저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것이라고, “그냥 엄마가 내 엄마인 것이”(「어버이날」) 감사한 일이라고 시인은 일깨운다. 4부에서는 삶의 꿈과 지혜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준다. 시인은 “저녁때/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이 곧 행복이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버려진 채 빛나는/마음의 보석들”(「시 1」)이 곧 시라고 귀띔한다. 5부에서는 좀 더 시각을 넓혀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조망한다. “사람들은 모두가 지구 할아버지의 자식들이에요./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지구 할아버지가 좀 더 오래 사실 수 있도록 지구 할아버지를 보살펴 주세요.”(「하나님께 드리는 편지」)라며 편지 형식으로 시를 쓰는가 하면, “지구는 하나의 꽃병”이라고 은유하면서 “꽃 한 송이 시들면/금방 어두워진다”(「지구」)는 발견을 한다. 기후 위기와 생태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지구 시민으로서 공생(共生)하며 살아가는 삶을 돌아보게 된다. 하상만 시인의 말처럼 이 책은 청소년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시집이다. 교사로서,부모로서, 청소년기를 보내 본 인간으로서, 땅에 발을 디딘 지구인으로서 살아온 이력이 시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질문과 고민이 있다.『나는, 그냥 내가 되고 싶어요』는 청소년들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의 회오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시시콜콜 알려 주지는 않는다. 다만 나태주 시인이 ‘시인의 말’에 쓴 것처럼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를 읽는 것”이다. 시를 읽다 보면 시의 내용이 마음에 스며들 것이고 들쑥날쑥한 감정이 조금씩 가지런해지는 걸 느낄 것이다. 그러니 시집 속의 시인이 우리 옆자리로 옮겨 앉으며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목차
[목 차]
1부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사랑 1 여행의 끝 근황 그러므로 너를 두고 산수유꽃 진 자리 연애 감정 대숲 아래서 들길을 걸으며 내가 너를 기쁜 일 변하는 세상에 꽃 3
2부 내가 되고 싶어요 풀꽃 되고 싶은 사람 중학생을 위하여 다시 중학생에게 어린 벗에게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지녀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채송화 우정 사랑에 답함 내가 좋아하는 사람 혼자서 풀꽃 3 괜찮아 최고의 인생 오직 너는 좋다 좋은 때 사랑 2 너는 별이다 그것을 믿어야 한다 안부
3부 고마워요 그냥 고마워요 마주 보며 아들아 멈추어 다오 그늘 아래 대화 별 아버지 최소한의 아버지 엄마 사라져 버려랏 나는 반대예요 엄마 아빠 탓 엄마의 소원 어버이날 바람 부는 날
4부 마음을 보여 줄 수 없어 꽃을 드립니다 시 2 그리움 사는 법 그 아이 선물 행복 오늘의 꽃 이를 닦다가 기도 사랑 3 걱정 꽃다발 사랑은 그런 것 아끼지 마세요 눈부신 세상 한밤중에 시 1 내일
5부 우리 오래 만나자 지구 할아버지 생명 우리들의 푸른 지구 당신도 부디 촉 강물과 나는 하나님께 드리는 편지 지구 선물 늦여름 꽃들아 안녕 멀리서 빈다 저문 날
엮은이의 말
독서활동지
[본 문]
우연히 내 안에 들어온 너, 처음엔 탁구공만 하더니
점점 자라서 나보다 더 커지고 지구만큼 자라 버렸네
너를 안아 본다 지구를 안아 본다. -「사랑 1」 전문
너는 비둘기를 사랑하고 초롱꽃을 사랑하고 너는 애기를 사랑하고 또 시냇물 소리와 산들바람과 흰 구름까지를 사랑한다
그러한 너를 내가 사랑하므로 나는 저절로 비둘기를 사랑하고 초롱꽃, 애기, 시냇물 소리, 산들바람, 흰 구름까지를 또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전문
너는 커서 무엇이 될래? 무엇 하는 사람이 될 거니? 어른들은 나만 보면 귀찮게 물어요
(중략)
나는 혼자서 생각해 봐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그냥 사람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내가 되고 싶어요 -「되고 싶은 사람」 부분
북해도 여행 갔다가 보았다 홋카이도대학교 교정에 세워진 동상 동상 앞에 쓰여진 문장 보이스 비 엠비셔쓰
백 년도 훨씬 전 일본 젊은이들 가르치려고 미국에서 왔던 클리크란 사람이 제 나라로 돌아가면서 남겼다는 문장 소년이여 대망을 가져라
물론 나도 그 말을 알고 있다 뜻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가슴에 오랜 세월 새기며 살았다 과연 그런가?
나는 이제 그 문장을 고쳐서 말하고 싶다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지녀라 조그만 꿈을 가지고 끝내 그 꿈을 이루어라 그것이 진정으로 그대의 성공이다 -「소년이여 조그만 꿈울 지녀라」 전문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 네 가슴에 별 하나 숨기고서 살아라 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 네가 별이 되어라. -「너는 별이다」 전문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형제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이웃으로 살면서
직장인, 사회인, 가장 많이 마음을 주고 산 것은 시인
그러다 보니 작아질 대로 작아진 마음 최소한의 아버지 초라한 남편 -「최소한의 아버지」 부분
한밤중에 까닭 없이 잠이 깨었다
우연히 방 안의 화분에 눈길이 갔다
바짝 말라 있는 화분
어, 너였구나 네가 목이 말라 나를 깨웠구나. -「한밤중에」 전문
맑은 날 강가에 나아가 바가지로 강물에 비친 하늘 한 자락 떠올렸습니다
물고기 몇 마리 흰 구름 한 송이 새소리도 몇 움큼 건져 올렸습니다
(중략)
이것들을 기르다가 공연스레 죽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나는 걸음을 돌려 다시 강가로 나아가 그것들을 강물에 풀어 넣었습니다
물고기와 흰 구름과 새소리 모두 강물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날부터 강물과 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강물과 나는」 부분
출판사 서평
작가의 말 시는 인간의 감정을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그것도 짧고 간결하게 표현한 문장입니다. 문장 가운데 문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는 산문 문장으로는 도저히 대신할 수 없는 특별한 점을 지닌 문장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시가 우리의 감정을 다스려 주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를 읽는 것입니다. 의도 없이 무심코라도 시를 읽다 보면 시의 내용이 마음에 스며들 것이고 들쑥날쑥한 감정이 조금씩 가지런해지는 걸 느낄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청소년 시절 그랬고 지금까지도 자주 경험하는 일입니다. 청소년들이여. 마음이 어지럽거나 답답하거나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든 시를 찾아 읽으십시오. 꼭 이 시집을 읽지 않아도 좋습니다. 시를 읽는 동안 그대들 마음이 바뀔 것입니다. 시를 읽고 나면 그대들 삶이 바뀔 것입니다.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믿기지 않는다면 시험 삼아서라도 한번 해 보십시오. 분명히 시가 그대들을 도와줄 것입니다. 시집 속의 시인이 그대들 옆자리로 옮겨 앉으며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시집을 들고 있는 그대들 손이 그 어떤 사람의 손보다도 귀하고 아름답습니다. (중략)
2023년 한여름에 나태주 씁니다.
엮은이의 말 엮은이의 말
(중략) 저는 학생들을 만나며 상황에 맞는 시를 적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해 주거나, 새로운 세계를 보여 주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태주 시인은 훌륭한 시인입니다. 청소년 시집이라 엮었지만 이 책은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시집입니다. 교사로서, 부모로서, 청소년기를 보내 본 인간으로서, 땅에 발을 디딘 지구인으로서 살아온 이력이 시에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쉬운 말로 큰 공감을 이루어낸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여러분께 드립니다.
하상만(시인·국어교사)
저자 소개
저자 : 나태주,하상만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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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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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내가 되고 싶어요“
- 나태주 시인 -
나태주 시인이 청소년을 위한 시를 냈을 때,
그 어떤 시보다 다정했고 귀여웠고
읽다보니 문득 안심이 됐다.
아, 사람의 감정과 사랑은 이런거였지
세상이 생각보다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였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부모님, 친구, 애인, 그리고 나 자신까지.
그 모든 사랑하는 사람을 담은 시집이다.
생각해보면 유독 청소년 문학이나 시집 등을 읽었을 때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내 맘 속 깊이 아주 작게나마 남아있는 어릴적 감성을 건드리기 때문일까
시간에 무뎌져간 내 솔직한 감정들을 되찾은 기분이 들어서일까
보다 순수하고 솔직하게, 그래서 있는그대로를 바라보고 나를 그저 나 자체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시집
??
“요새 네 마음속에 살고 있는 나는 어떠니?
내 마음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너는 여전히
예쁘고 귀엽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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