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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의 글쓰기 -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박물관의 일1)

    •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저
    • 이케이북
    • 2023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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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91186222522
    쪽수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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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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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박물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까?

    ‘박물관의 일’ 시리즈는 박물관 전시실 뒤편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일, 볼 수 없는 일 모두를 다룰 예정입니다.

    *누구나 어디서나 모두를 위한 박물관의 글쓰기 체질 개선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20년부터 3년에 걸쳐 국어 전문기관인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협력하여 ‘전시 용어 개선 사업’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박물관의 글쓰기-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를 발간하였다.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공동기획했다. 박물관의 업무를 체계화하여 대중에게 널리 소개하고자 기획한 ‘박물관의 일’ 시리즈의 첫 번째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시 용어 개선 사업’은 전문용어나 한자어가 많은 어려운 전시 용어를 쉽고 바르게 쓰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큐레이터가 작성한 원고는 국어전문가 3인, 중학생, 전문가 감수와 쟁점 논의, 최종 반영 여부 검토에 이르기까지 총 6차에 걸친 검증과정을 거쳤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 및 13개 소속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을 비롯한 30개 전시의 패널, 설명문, 도록, 영상 등 각종 정보들을 새로 작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시 글을 쓰는 이와 읽는 이들이 수시로 대화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번에 발간된 『박물관의 글쓰기』는 그 치열한 소통의 결과물이다. 박물관은 국어문화원연합회를 비롯한 다양한 국어전문가들과 함께 박물관 글쓰기의 한계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여 관람객을 위한 좋은 글쓰기의 원칙과 방법들을 정리하였다. 이 책은 박물관 글쓰기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박물관 글, 어떻게 쓸까?
    몇 년 전 어느 예능프로그램에서 문화재 설명문을 읽던 작가가 잘못된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한 장면이 방송되었다. 설명이 너무 딱딱하고, 전문 용어가 많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최근 전시는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보아도 어렵지 않고, 영상 자료를 통해 전문적인 내용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 전시가 이렇게 쉽고 친절하게 탈바꿈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박물관이 늘 어렵고 권위적인 학술적 단어만을 고집해온 건 분명 아니다. 오래된 것들이 전시되고 보관된 곳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학창 시절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배우러 오는 장소라는 생각이 각인되어서인지, 박물관 하면 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인상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내부의 직원들은 항상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전문적인 용어들을 쉽게 바꾸고, 내용을 좀 더 재밌게 쓸 수 있을지 말이다.
    『박물관의 글쓰기』는 여기서 시작했다. 필자들은 그동안 어렵고 지루한 박물관 전시글에 관해 뼈아픈 반성과 함께 어떻게 하면 관람객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기존의 권위적이고 학술적인 설명문에서 탈바꿈하여 요즘 사람들의 눈높이와 수준에 맞추어 새롭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특히 학예연구사들의 글쓰기 한계와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방법적 해결책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관람객들을 위한 좋은 글쓰기의 핵심 요점을 모았다.


    *61가지 기본 원칙과 기술에서 배우는 박물관 글쓰기의 모든 것
    ‘박물관의 글’이란 박물관 사업의 일환으로 생산되는 글을 가리킨다. 박물관이 기획한 전시와 발간하는 책에 수록된 원고, 보도자료, 그리고 누리집 등의 글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 큰 책임이 따른다. 박물관의 글쓰기도 일반적인 글쓰기처럼 바르고 좋은 글이 담보해야 할 공통된 요건과 원칙을 따른다. 하지만 그 목적과 방향에서 명확히 구별되는 점이 있다. 이 책에서는 여섯 가지 주제를 세 단계로 나눠서 박물관 글쓰기의 모든 것을 풀어보고자 한다. 1-3부에서는 기본 원칙을 공부한다. 4부와 5부는 학예연구사들의 글쓰기 비법과 기술이다. 또한 설문조사를 하여 글쓰기에서 궁금한 점을 모아 구성했다. 6부에서는 실전이다. 단어 바꾸기, 문장 다듬기, 문단 고치기 문제를 풀면서 유의할 점을 정리한다.
    ‘1부 박물관 글이란 무엇일까’에서는 박물관의 글에 관해 설명한다. 즉 박물관 사업의 일환으로 생산되는 글의 성격과 특징을 실제 전시된 사례를 들어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해준다. 가령 학예연구사들의 직무와 공공 정보로서 박물관 글의 중요성, 박물관 전시를 위한 적절한 구성과 다양한 방식의 전시글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뽑은 좋은 전시글과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좋은 박물관 전시글은 무엇이며, 그 이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2부 박물관 글, 어떻게 쓸까’에서는 학예연구사들이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전시글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보여준다. 박물관 전시장에서는 기획의 목적과 의도에 맞게 다양한 설명글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처음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대패널, 유물을 설명하는 설명 카드, 관람객 동선에 따라 배치되는 각각의 소패널, 전시 영상물의 스크립트와 자막용 원고, 오디오 가이드용 원고,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보도 자료 등이 있다. 따라서 각각의 쓰임에 따라 글쓰기 방식과 방법들이 다르다. 다양한 전시글이 관람객을 위해 어떻게 만들어지며, 그 특징은 무엇인지 짚어내고 있다.
    ‘3부 정확하게 쓰는 것은 기본이다’에서는 공공 언어로서 박물관 글쓰기 기본 원칙과 학예연구사에게 유용한 한글맞춤법을 소개하였다. 특히 실제 전시글의 사례를 예문으로 들어 그 이해를 높였다. 예를 들어 전시물 명칭 표기, 인물과 연대 표기, 숫자와 단위 표기, 사이시옷 현상, 두음 법칙, 합성 용언 쓰기, 보조 용언 쓰기, 외래어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법 등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맞춤법을 중심으로 설명문과 예문을 달았다.
    ‘4부 원칙도 살리며 쉽고 재미있게 쓰는 기술이 있다’에서는 박물관 글쓰기가 지향해야 하는 집필 원칙과 노하우를 담았다. 여기에서는 글쓰기에 있어 집필 원칙들을 정리해서 제시했다. 바로 나열, 일치, 배려, 분리, 지정, 상술, 숨은동사찾기의 원칙들이 있는데 이는 박물관 글쓰기가 아니어도 글쓰기에 있어 기본적인 원칙이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모든 글쓰기가 마찬가지겠지만 글쓴이의 성향에 따라 글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박물관 글쓰기는 개인적 문체보다는 공공의 언어로서 글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박물관 전시글의 성격에 부합하는 글쓰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학예연구사들의 글쓰기 비법을 담아 후배 학예연구사들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박물관 글쓰기 자가 진단 항목을 통해 스스로 박물관 글을 퇴고할 때 유용한 점검표를 제공하였다.
    ‘5부 궁금할 땐 어떡하죠’에서는 국립국어원 국어사전 찾기 방법과 유용한 기능을 소개하고, 학예연구사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여 글쓰기에서 어렵고, 궁금한 점을 모아 해결책을 제공했다. 또한 참고도서 목록과 각각의 특징을 소개하여 학예연구사들이 필요한 참고 도서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전국 국어문화원 목록과 연락처를 소개하여 안내문 쓰기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6부 한번 써볼까요’에서는 박물관 글쓰기에 관한 내용을 토대로 좋은 전시글을 쓸 수 있도록 실전 연습 문제를 준비했다. 여기에 수록된 문장과 글은 실제로 학예연구사들이 쓴 글이며, 이를 국어 전문가들이 고치고 다듬은 결과물이다. 단어 바꾸기, 문장 다듬기, 문단 고치기 문제를 풀면서 더 나은 박물관 글쓰기를 위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실제 전시글에서 배우는 글쓰기 수업
    ‘박물관 글’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전시실 내외부에 붙는 설명문, 전시품 앞에 놓이는 설명 카드, 영상 속 자막, 전시실 전체에 대해 설명해주는 리플릿, 도록의 설명문, 소리로 들려주는 오디오 가이드 등 모든 종류의 글을 같은 톤으로 쓸 수 없다. 목적이 다르고 분량도 다르다. 꼬마 손님이건 공부하는 연구자건 공공 시설이다 보니 누구나 들어와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보와 표현 등을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 늘 고민이 된다. 국립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책임감은 두 배가 된다. 게다가 이제는 쉽고 재미있게 써야 한다니! 『박물관의 글쓰기』에 사용된 모든 예문은 실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시의 전시글에서 박물관 학예연구사와 국어 전문가가 좋은 글을 골라냈다. 분야와 대상, 목적에 따라서 공공언어로서의 매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예문들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그 설명을 추가하여, 용도에 따라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1. 전문 용어
    석촉 ⇒ 화살촉 / 지석묘 ⇒ 고인돌 / 어망추 ⇒ 그물추 / 장신구 ⇒ 꾸미개

    2.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뽑은 좋은 전시글’에서
    〈세한도〉 속 세한. 〈세한도〉는 조선 최고의 문인화(文人?)로 평가받습니다. 문인화는 화가가 아닌 사대부 계층이 취미로 그린 그림으로,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화가가 전하고자 하는 뜻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때문에 김정희는 가슴속에 천만 권의 책을 품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정희는 〈세한도〉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추위와 시련을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_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 평안(平安)》 주제 패널

    3.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에서
    수표. 〈질문 1〉 수표는 왜 만들었을까요? 조선시대 한성 한가운데에는 청계천이 흘렀어요. 큰비가 내려 청계천이 넘치면 그 주변의 집들과 시내가 물에 잠겨버렸지요. 세종은 청계천이 넘쳐 백성이 피해를 입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수표를 만들게 하였어요. 하천의 물 높이를 보고 가뭄과 홍수를 예측하는 도구였던 수표는 전국의 주요 하천까지 널리 사용되어 백성이 피해를 대비할 수 있게 해준 과학적인 관측기구였어요.

    4. ‘오디오 가이드용 원고’에서
    권진규(1922~1973), 1960년대 제작. 〈모자상〉의 어머니는 대개 행복한 표정을 짓는데, 작가는 이
    상의 어머니 표정을 복합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다. 어머니의 시선과 입매, 풍만한 아기를 두 다리로 받치고 탄탄한 양팔로 감싸 안은 자세에서 현실 세계로부터 아기를 지키려는 의지와 긴장감이 전해지지만, 어머니의 품속에 있는 아기는 평온하기만 하다. _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1주년 기념전 〈모자상〉

    5.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제작 과정’에서
    18세기에 일본 무사들이 입었던 갑옷입니다. 일본 무사들의 갑옷은 조그만 가죽을 색실로 이어 만들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입기 불편하고 무거워 전투에서 좀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16세기에 갑옷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 갑옷은 몸통 부분을 판 하나로 만들고, 재료도 철로 바꾸어 적의 공격을 더 잘 막아낼 수 있게 했습니다.

    목차

    [목 차]

    ㆍ들어가는 말/ 박물관 글이 문제라고요? 4

    ㆍ1부 박물관 글이란 무엇일까
    1 생각보다 생각할 것이 많은 박물관 글 16
    2 공공 정보로서의 신뢰성을 지켜야 한다 19
    3 천천히 스며드는 글 24
    4 박물관 글쓰기에서 염두에 둘 두 가지 25
    5 관람객에게 전시글이란 27
    6 질문을 던지는 전시글 31
    7 와닿는 글을 위하여 33
    8 좋은 디자인은 전시 기획의 의미를 효율적으로 전해준다 35
    9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뽑은 좋은 전시글 37
    10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 47

    ㆍ2부 박물관 글, 어떻게 쓸까
    1 큐레이팅이란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는 과정이다 58
    2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전시글 61
    3 와닿는 전시글 쓰기 63
    4 잘 지은 제목은 전시의 주제를 잘 드러낸다 65
    5 전시의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낸 글일수록 또렷하게 와닿는다 68
    6 학예연구사의 전시글 쓰기 71
    7 누가 전시글을 읽을지, 먼저 생각한다 73
    8 전시글에 담아야 하는 것들 76
    9 단문으로 쓰기 80
    10 패널과 설명 카드 83
    11 보도 자료 잘 쓰는 법 92
    12 영상물을 제작하려면 무엇을 준비할까 97
    13 영상물을 제작할 때 주의할 사항 108
    14 전시 영상물의 스크립트와 자막용 원고 111
    15 오디오 가이드용 원고 113
    16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쓰기 117

    ㆍ3부 정확하게 쓰는 것은 기본이다
    1 공공 언어로서 박물관 안내문 작성 기본 원칙 128
    2 전시물 명칭 표기 130
    3 인물과 연대 표기 132
    4 숫자와 단위 표기 134
    5 ‘셋방’에는 있고 ‘전세방’에는 없는 것은 138
    6 입맛은 ‘돋우고’ 안경 도수는 ‘돋구고’ 141
    7 아니요, 괜찮으니 오십시오 142
    8 ‘되’와 ‘돼’는 정말 구별이 잘 안 돼요 143
    9 낙원과 락원 145
    10 ‘명사+명사-하다’의 띄어쓰기 147
    11 합성 용언 띄어쓰기 150
    12 보조 용언 띄어쓰기 153
    13 외래어 다음에 띄어쓰기 156
    14 그 밖의 띄어쓰기 159
    15 문장 부호 162
    16 외래어 표기법 166

    ㆍ4부 원칙도 살리며 쉽고 재미있게 쓰는 기술이 있다
    1 통하게 써야 통통한 글이 된다 178
    2 부연은 비중 있는 조연이다 181
    3 문단 쌓기에도 요령이 있다 184
    4 나열의 원칙 187
    5 일치의 원칙 190
    6 배려의 원칙 192
    7 그 밖의 원칙들 195
    8 짧고 쉽고 정확하게 1 198
    9 짧고 쉽고 정확하게 2 205
    10 내 글은 괜찮은 글일까? 212
    11 국립중앙박물관 고고학 관련 전시 원고 집필 원칙 220
    12 국립중앙박물관 고고학 관련 전시 내용 체계 222

    ㆍ5부 궁금할 땐 어떡하죠
    1 국어사전 찾기 226
    2 박물관 글쓰기 Q&A 232
    3 참고 도서 236
    4 국어문화원에 문의하기 244

    ㆍ6부 한번 써볼까요
    1 단어 바꾸기 252
    2 문장 다듬기 257
    3 문단 고치기 264

    [본 문]

    (27) 예전에는 박물관이 교양을 쌓고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박물관은 관람객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관람객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요즘은 어떨까?
    박물관이 담당하는 교육적인 측면은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 긴 하나, 단지 그것 때문에 박물관을 찾지는 않는다. 바람을 쐬기 위해, 데이트하기 위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특정 유물이나 공간을 보고 기분 전환을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해, 약속 장소 근처에 박물관이 있어서, 지나가다 호기심에서, 건물이 예뻐서, 문화 공연을 보기 위해서……. 헤아리다 보면 방문 이유에는 끝이 없다.
    박물관에 오는 이유만 바뀌었을까? 전시글을 보는 눈도 그렇다. ‘바람 쐬러,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왔는데 머리 아픈 글은 읽지 말자’,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28쪽) 관람객이 전시글을 읽지 않으려는 이유, 요즘은 영상의 시대다. 영상에 익숙해질수록 글 읽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재미없는 영상을 금방 돌려버리는 것처럼 글도 지루하게 느껴지면 절대 읽지 않는다. 더구나 짧은 글도 아니고 긴 글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글 읽기를 어렵게 만드는 건 영상만이 아니다. 학교 교육과도 관련이 있다. 학교 교육에서, ‘읽기’는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맞춰야 하는 문제와 이어진다. 읽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시험이다. 낯선 말과 내용으로 이루어진 전시글은 즐겁지 않은 시험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다.

    (47쪽)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 박물관 글의 좋은 사례를 뽑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좋은데, 단어 하나가 어렵다든지 문장 연결이 어색하다든지 하여, 한 조각 부족함이 들어 있었다. 그만큼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대중에게 선보이는 공식적인 글은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여 다듬고 또 다듬을 필요가 있다. 잘 구성되었다고 생각되는 글을 소개하며 왜 괜찮다고 보았는지, 또 한 조각 고칠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예) 식물 채집과 농사짓기 : 식물 채집은 신석기시대 중요한 생계 수단이었다. 도토리, 가래, 살구 등 다양한 야생식물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석기인들은 점차 땅을 일궈 조, 기장 등을 재배하였다. 농사는 자연이 주는 그대로가 아니라 인간이 특정 자원을 생산해내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땅을 일구고 이삭을 거두기 위해 괭이, 낫 등을 사용하였다.”
    이 글은 신석기시대의 생계 수단인 식물 채집과 곡식 재배를 이야기한 것이다. 특히 농사의 역사적 의미를 알기 쉽게 기술하여 문화의 발전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한 점이 좋다. 또 농사를 짓기 위해 농기구가 사용된 점도 함께 언급하여 이 시기의 정황을 상상할 수 있게 한 점도 좋다.

    (73쪽) 쉬운 전시글은 어떤 글일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글이 아니라 전시글을 읽었을 때 대부분 사람이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큐레이터가 관람객의 입장이 되어 무엇이 궁금할지, 큐레이터가 말하고자 하는 걸 관람객의 입장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것인지를 따져보면 글쓰기가 한결 수월하다. 전시에 관심이 있을 법한 지인을 떠올리거나 가족을 떠올려도 도움이 된다.
    중학교 2학년 수준의 글쓰기라고 하지만 정작 중학교 2학년이 전시글을 읽는 경우는 드물다. 누가 전시글을 읽을까? 경험으로 보면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이 전시글을 읽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전시글은 대부분 성인 가운데 전시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 전시를 보러 와도 전시글을 읽지 않은 성인이 많다. 전시글을 읽는 관람객들은 전시글이 호기심을 해결해 주거나, 전시를 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아래 글은 쉬운 전시글로 고쳐 써본 예다.
    “(예) 백제 사찰은 정림사와 왕흥사, 미륵사 등이 대표적이다. 백제의 우수한 건축 기술과 독창적인 가람 배치는 일본에 전해져 일본의 건축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백제를 대표하는 절에는 정림사와 왕흥사, 미륵사 등이 있다. 이 절들은 백제의 우수한 건축 기술과 독창적인 건물 배치 방식을 보여 준다. 백제의 절 건축 기술은 이후 일본에 전해져 일본의 건축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17쪽) 문화생활에 쉽게 접근하기 힘든 사람들. 시각 혹은 청각 장애가 있는 관람객이 이해하기 쉬운 설명문은 무엇일까? ‘중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문 쓰기’라는 명제는 박물관이 오랫동안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쓰기는 수어 전시 안내와 점자책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지원팀에서의 근무 경험이 없다면, 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2020년부터 2021년에 걸쳐 추진된 세계문화관 ‘문화취약계층 전시접근성 강화’ 사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전시(점자안내문)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전시 안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헌법으로 보장된 문화생활이라는 기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감에 불편함이 없는 관람객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진 유물 설명문은 오늘도 박물관을 방문한 수많은 장애인 관람객에게는 불친절한 전시글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쓰기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18쪽)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 한글이 제1언어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點字)가 제1언어이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手語)가 제1언어다. 이들에게 한글은 제2외국어와 같다. 우리는 다른 나라 말인 영어를 이해하기 위해 문법을 공부하고 사전을 들춰보지만, 장애인에게는 그것조차 쉽지 않다. 왜냐하면 한 가지 이상의 감각이 결여되었을 때 사물과 언어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혹자는 시각장애인은 설명글을 볼 수 없을지라도, 눈으로 볼 수 있는 청각장애인은 한글로 쓰인 일반 설명문을 읽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눈이 잘 보이는데 별도의 설명문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문은 온전히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상실했던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1968)의 일화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장애인들이 사물과 그것에 상응하는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할 때, 일반인이 생각하지 못한 복잡하고 어려운 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203쪽)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언어가 읽기 쉬워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박물관도 예외일 수 없다. 더 이상 어렵다는 변명과 넋두리에 갇혀 미룰 순 없다.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작업하면서 박물관에서는 그 이전보다 더 쉽게 글을 풀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반가사유상처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이 있을 경우, 한자어 표현이어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지 않은 지명이나 인명이 나올 경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주고자 한자와 영문을 함께 표기하는 것이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는 한자와 영문 병기를 지양한다. 이러한 정보들이 글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물관에는 어린이부터 문화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의 관람객들로 넘쳐난다. 중학생 수준 이상으로 좀 더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함께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까?
    국립박물관의 글은 공공 언어이자 우리 문화재를 설명하는 글이기에 어떠한 표현이 가장 적정한 것인지 여전히 논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에 대해 많은 학예연구사들이 공감하고 있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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