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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90878359 |
|---|---|
| 쪽수 | 10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유아/어린이/초등학습 > 아동문학

- guest
- 2006.12.08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옷이 나를 입고 있었다? 이것 또한 황당 시츄에이션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다는 거지? 그래, 세상에는 별 이상한 일이 다 일어 날 수 있으니까 옷이 나를 입고 있다고 치고, 옷이 나를 입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안된다. <보이지 않는 바비>를 읽을 때 생각이 난다. 분명 나는 존재하는 데 거울 속의 나는 보이지 않는다. 그 황당함. <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의 ""나""도 그렇게 황당했을 것이다. 황당함을 꼭꼭 눌러 두고 ""녀석의 존재""를 나만 아는 존재로 치부하기로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기의 시야 밖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핸드폰을 사 들려주고, 학원에, 독서실에 감시카메라를 달고...... 그들에 관하여는 작은 것 하나라도 다 알아야 되겠다는 듯 행동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컴퓨터의 보안을 뚫듯 어른들의 감시망을 피하는 그들만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에 제시된 방법은 어쩜 구태의연한 방법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까? 몰라서 속기도 하지만 믿고 싶은 마음에 알면서도 어른들이 모른 척 하는 일이 더 많음을 아이들은 알까? 어찌 되었든 연애인을 좋아하고, 아바타를 꾸미며 이것저것 예쁜 것을 좋아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고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나이인 청소년들은 쇼핑을 간다. 쇼핑을 가기 전에 변신은 필수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은 안다. ""청소년은 청소년다워야 한다.""는 것도 안다. ""청소년답다""는 게 뭔지 모르지만 어른들이 원하는 것은 해 줄 수도 있다. 그럼 제대로 대접을 하란 말이야.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그대로의 청소년을 인정하란 말야. 어리다고 무시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으니까 우리는 우리를 지키기 위하여 변신은 필수. 부모에게는 청소년기의 예쁜 딸로 있기 위하여 부모님들이 보기에 무난한 복장을 하고 나왔지만 쇼핑을 할 때는 우리도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은 포장을 해야 해. 몰래, 화장실에서 포장을 하는 것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그게 어른들을 위한 나름대로의 작은 배려아닐까? 어찌 되었든 우리의 쇼핑멤버들은 동대문 시장을 간다. 그들의 톡톡 튀는 개성은 캐릭터를 살아있게 했다. 지나치게 강한캐릭터에 이들이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지? ""하는 의문이 든다. ""그 녀석""의 끊임없는 속삭임은 자신과 친구들을 객관화한다. 나, 그리고 친구들...... 우여곡절을 겪으며 쇼핑에서 돌아오는 나는 세일러문으로서의 역할은 끝이 났다. 보통의 학생으로 돌아가 나는 일상을 맞이해야 한다.

- guest
- 2006.12.03
묘한 깨달음이랄까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 그런 찰나의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가 많다. 그런데 어느 묘한 날, 무언가가 뒤틀린 듯한 날, 그 찰나의 사유가 사고 전체를 지배한다. 그저 스쳐지나감이 마땅한 그런 생각이 말이다. 그 생각이란 것이 참 설명하기 묘해서 뭐라고 불러야할지 조차 고민이 된다. 그래서 그 녀석이라고 해두자. 그 녀석은 종일 나를 비웃기도 동정하기도 하며 들썩이게 한다. 설상가상으로 그 녀석 때문인지 옷들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작가의 순간적인 발상이 이 짧은 소설을 탄생시켰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그 발상이란 것이 참으로 찰나에 포착되고 설명하기 묘해서 뚜렷한 형상을 그리지 못하고 머릿속에서 사장되기일 수이다. 여기에 이 소설이 시선을 사로잡는 첫 번째 비결이 있다. 몇 배속은 빠르게 세팅되어 있을 법한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를 잡겠다고 망치를 휘두르며 느낄 갑갑증을 해소해주는 듯한 깔끔한 정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옷이 나를 입는 것이다’는 발상의 전환을 한낱 공상이 아닌 누구든지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그렇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완성된 이야기로 만들어준다. 그 완성된 이야기, ‘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의 속을 들여다보면 패션에 대한 관심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느 소녀가 썼을 법한 재치 넘치는 투정이 가득하다. 어느 일본 소설에 대한 ‘감각에 용서가 없다. 곧장 나이프처럼 찌르고 들어온다.’라는 평이 떠오른 것은 바로 그 생생한 투정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은 자신을 범죄를 저지른 도망자로 표현한다든지 쇼핑을 위해 의기투합한 친구들을 옷감에 비유하는 부분 등의 표현들은 그 나이의 그 소녀들의 한 가운데에 있는 듯한 불편함 마저 들게 했다. 소녀의 시절 없이 군인을 거쳐 아저씨가 된 나 같은 남성이 버스 안에서 시끄럽게 조잘대는 십대의 소녀들을 눈치 보며 바라볼 때의 불편함이 폐부 깊숙이 찌르고 들어오는 그 생생한 묘사로 인해 되새김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생한 투정은 그 어떤 소녀들의 추억이 담긴 미사여구 보다 생생하게 살아있다. 또한, 작가의 재치있는 비유 역시 주목할 만하다. ‘나’를 둘러싼 친구들에게 붙여 준 별명-요원K, 리더, 애정과다, 날개옷-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성격을 옷감에 대한 비유로 정의 내리는 부분 등이 그것이다. 옷이라는 공통분모를 제외하고는 대립의 극단에 있을 법한 서로 다른 성격들이 그 재치있는 비유를 통해 눈에 착 감기는 맛이 제법이다. 그리고 그 묘사에는 ‘나’의 심리상태가 실려있다. 그 녀석과 옷들이 걸어오는 말 속에 섞인 ‘나’가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소설을 성장소설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시간적, 공간적으로는 하루의 일상을 쇼핑센터와 그 주변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성장소설’이라는 명함을 주기엔 어딘가 미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의 흐름이 선형적이지 않고 들쑥날쑥한 소녀의 성장과정을 그 시작과 끝의 경계를 지어 규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단지 자아성찰의 거창함이 없는 일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 역시 성장의 흐름이고 그 전체를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전전이던 후퇴이던지 간에 말이다. 어쩌면 옷이 나를 입으면서 말을 걸어오는 그 녀석이나 옷들은 또 다른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속에서 울리는 그 말들은 지금 흘러가듯 표류하고 있는 자신을 주춤거리며 뒤돌아 볼 때 마다 나오는 아우성일 것이다. 그 아수라장에서 보낸 소녀의 하루는 옷이 나를 입어서가 아닌 자신의 주춤거리는 그림자를 봤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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