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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세계문학전집 364)

    • 모옌 저
    • 심규호,유소영 역
    • 민음사
    • 2021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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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63648
    쪽수6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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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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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역사는 결과를 중시할 뿐, 수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치 사람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건축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백골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요.“

    포크너,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현대 문학의 거장 모옌 대표작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가둘 수 없듯,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도 절대 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모옌은 『개구리』를 통해 현대 중국의 ‘뜨거운 감자’인 계획생육에 문제를 제기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949년 신중국 무렵 5억 4천 100만여 명이던 인구가 1969년 8억을 넘어서자, 초조해진 중국 정부는 “핏물이 강을 이룰지라도 초과 출산은 허락할 수 없다”와 같은 과격한 구호와 함께 지방 관리들에게 무조건 ‘생육지표’를 끌어내리라고 몰아붙였고, 강제 집행에 따른 부작용이 중국 곳곳에서 속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계획생육을 위반한 임산부에게 강제로 임신 중절 수술을 하는 등 생명 윤리와 관련된 문제가 대두되었다. 많은 여자아이들이 호적에 오르지 못한 채 ‘어둠의 자식’으로 남아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중국 민간 문화를 바탕으로 ‘환각 리얼리즘’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모옌은 『개구리』에서 다산의 상징인 개구리 토템을 모티브로 하여, 경제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생명의 탄생조차 법으로 옭아매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 숨 쉬는 민중의 생명력을 찬미한다.

     

    목차
    [목 차]

    한국어 판 서문 7

    1부 13
    2부 145
    3부 261
    4부 315
    5부 481

    작품 해설 582
    작가 연보 593



    [본 문]

    이런 ‘늙은 산파들’ 이야기만 나오면 고모는 치를 떨었어요. 얼마나 많은 아이와 산모들이 이런 늙은 요괴들의 손에 죽어 갔는지 모른다고 욕을 했습니다. (…) 고모는 그들이 밀대로 산모의 배를 누르고, 마치 아이가 입으로 삐져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낡은 천 조각으로 산모의 입을 틀어막는다고 했어요. 해부학에 대한 지식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그들이 산모의 생리학적 구조를 알 리가 없다고 하셨죠. (31쪽)

    당시 고모 나이 겨우 열일곱이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경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출신 성분까지 화려하니 이미 우리 둥베이 가오미 지역에 영향력이 대단해서 뭇사람이 우러러보는 중요한 인물이었죠. 물론 고모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이기도 했지요. (40쪽)

    우리 고모에게 에니카 손목시계를 선물한 사람은 공군 조종사였어요. 그 시절에 공군 조종사라니!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형들이랑 누나는 개구리처럼 개굴개굴 소리 지르고 저는 공중제비를 했어요. (64쪽)

    우리 어머니가 고모에게 물었습니다. 고모가 하는 계획생육이라는 운동이 괜히 고모 혼자 애써 추진하는 일이에요, 아니면 상부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에요? 애써 추진하는 일이라니요? 고모가 씩씩거리며 말했어요. 이건 당의 부름이자 마오 주석의 지시, 국가의 정책이라고요. 마오 주석이 뭐라고 했어요? 인류는 스스로를 통제해서 계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어요. (112쪽)

    지금 사람들이 내게 붙여 준 ‘살아 있는 염라대왕’이란 별명 말이야, 이 고모는 이 별명을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해! 계획생육 정책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라면 고모는 향 피우고 목욕재계하고 받겠어. 하지만 정책을 위반한 임신이라면……. 고모가 허공을 향해 손을 내리치며 말을 맺었습니다. 절대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 (166쪽)

    자네 고모는 사람도 아니야, 요괴야 요괴! 장모님이 나와서 말했어요. 수년 동안 대체 얼마나 많은 목숨을 짓밟았나? 두 손에 피를 잔뜩 묻혔으니 아마 죽은 후에 염라대왕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걸세. (232쪽)

    전 수술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습니다. 하얀 천이 런메이를, 런메이의 몸을, 런메이의 얼굴을 덮고 있었습니다. 고모는 온몸에 선혈이 낭자한 채 맥없이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샤오스쯔 등은 완전히 얼이 나가 있었고요. (…) 고모…… 그러니까…… 고모가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 (252쪽)

    역사는 결과를 중시할 뿐, 수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치 사람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건축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백골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요. (264쪽)

    거액을 물려줄 아들은 낳아야겠지, 벌금은 싫지. 그러니 대리모를 찾아 핑계도 만들고 벌금도 피하는 거죠. 게다가 요즘 부자들이나 높은 분들은 대부분 아저씨 나이잖아요. 남자는 아직도 정력이 넘치는데 아내들은 대부분 그쪽으로는 이제 꽝이니까요. (398쪽)

    선생님, 원래 저는 창작이 속죄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극본이 완성된 후 마음속에 자리한 죄의식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진 것 같습니다. (…) 모든 아이는 저마다 유일한 존재이며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손에 묻힌 피를 영원히 씻을 수 없는 걸까요? 죄의식에 얽매인 영혼을 벗어던질 방법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484쪽)

    죄를 진 사람은 죽을 수도 없고, 죽을 권리도 없단다. 죽지 못하고 목숨 부지한 채 온갖 시달림 속에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해. 생선전처럼 이리저리 뒤집히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약재처럼 들볶이면서 속죄하는 삶을 살아야지. (579쪽)
     
    저자 소개
    저자 : 모옌
      모옌
      본명은 관모예(管謨業). 모옌은 ‘글로만 쓸 뿐 말로 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필명이다. 1955년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에서 태어났다. 소학교 5학년 때 문화 대혁명이 일어나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하여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76년 입대 후 다년간 습작을 하다가 단편 소설 「봄밤에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로 데뷔했다. 1984년부터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에서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았으며, 이후 북경 사범 대학과 루쉰 문학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발표한 중편 소설 「붉은 수수」를 바탕으로 한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이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그 후로 『홍까오량 가족』, 『열세 걸음』, 『사십일포』, 『인생은 고달파』 등을 썼고 『개구리』로 중국 작가 협회에서 제정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마오둔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중국 문학 평론가 10인이 뽑은 ‘중국 최고의 작가’ 1위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이탈리아 노니노 문학상, 홍콩 홍루몽 상,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상 대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등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리고 2012년 중국 대륙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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