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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08070516 |
|---|---|
| 쪽수 | 430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신서 및 총서 |
- 소설/에세이/시 > 문고/전집

- guest
- 2002.02.28
오만과 편견? 처음 서점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제목을 보며 중얼거린 혼잣말이다.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제목을 보고 이런 자믄을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보기엔 무슨 철학적 글이나, 심오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처음 한 페이지를 넘기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다. 가슴에서 부터 머리 끝까지 찌릿하게 느껴지던 감동과 재미. 미소가 절로 지어질 일이다. 대부분 고전이라고 하면 심오한 문제나 한 번 읽어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술 더 떠서 그런 내용이 아니면 졸작으로 치부하는 부류의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은 그야말로 읽기 쉽다. 쉬운 문장에 쉬운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것으로 오만과 편견이 고전 문학의 가치를 인정받는데 이의를 품을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반대다. 평이한 문장속에 묻어나는 진실성, 일상적인 삶의 내용속에서 뽑아내는 두 남녀의 유쾌한 연애이야기, 그 외에도 대화체로 진행되어 마치 옆에서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 이런 것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사랑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오만과 편견이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단어를 이 책에서처럼 절묘하게 표현해 낸 작품이 또 있을지 의문이다. 다아시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편견에만 빠져버리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오만의 가면 속에 숨겨져 의심만 사는 다아시, 이 오만과 편견 사이의 미묘한 갈등, 나아갈 듯, 말 듯 애간장 타게하는 이야기. 오만과 편견하면 일반적으로 나쁜 어감을 갖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오만과 편견이 옆에서 턱을 괴고 졸고 있는 강아지마냥 사랑스러울 것이다. 보이고 만져진다면 머리라도 한 번 쓰다듬어줄 정도로 말이다. 만약 이 소설을 읽고도 '내가 엘리자베스였으면, 내가 다아시였으면' 하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가슴이 뜨겁지 못한 것일까? 이 책에서 '오만+편견=사랑' 이라는 말도 안되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까? 이런 오만과 편견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 볼 일이다.

- guest
- 2002.02.01
이 소설이 담고 있는 것은 18세기 전형적인 삶을 살고 있는 한 가정의 모습이었다. 작가는 그를 통해 그 시대 사회 전반적인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이 성공의 절대적 잣대였던 그 당시의 모습이 너무도 풍자적으로 보인다. 그것은 오스틴이 살던 시대와 우리 시대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러한 차이점이 소설을 읽는 내내 계속적으로 무엇보다도 부각되어 보였다. 이웃집에 새로 이사 온 빙리 씨가 자신의 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다 못해 스스로 그 집에 찾아나서고파 안달이 나는 어머니의 극성적인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한 어머니의 모습은 딸 리디아의 우둔함과 결합하여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을 어리숙해 보이게끔 만들고 있었다. 엘리자베드는 굉장히 똑똑한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다소 봉건적인 사회의 모습이 남아있는, 그리고 여성에게는 아직까지 자유가 허락되지 않던 그 시절, 그녀는 남자의 청혼을 자신의 의지로써 거절하기도 한다. 그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그녀의 그러한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편견은 다아시의 오만함을 오만함 그 이상으로 판단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그의 첫 인상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오만함은 그녀로 하여금 그에 대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그 두 사람 사이의 감정적인 변화는 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소설의 가장 주된 기둥을 이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단 한 번의 편지로 인하여 엘리자베드의 지금껏 닫힌 마음이 열리고, 지금까지 가졌던 다아시에 대한 부정적 감정들이 고마움의 감정으로, 그리고 사랑의 감정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은 참으로 미묘하다. 어쩌면 그것은 어느 남녀 사이의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의 틀이 벗겨짐으로 인하여 지금까지는 별볼일 없어 보이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너무도 멋있어 보이는 건 말이다. 이 소설은 나름대로의 해피엔딩 구조를 취하고 있다. 맏딸 제인, 그리고 엘리자베드가 멋진 남성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는 결말은, 그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며,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도 최선의 길이었다. 그들의 행복한 결혼은 리디아와 위캄의 애정식은 결혼생활의 비극성을 덮을 정도로 거대하게 느껴진다. 특히, 엘리자베드와 다아시의 결합은 엘리자베드의 편견과 다아시의 오만함이라는 서로가 지닌 결점이 마모됨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기에 더욱 뜻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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