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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과 다른 사람들(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4)

    • 세스노터봄 저
    • 지명숙 역
    • 민음사
    • 2008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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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61941
    쪽수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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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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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청년 필립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여행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소설가 세스 노터봄의 첫 번째 소설『필립과 다른 사람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유럽을 방랑하는 청년 필립의 모험과, 그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자서전적인 색채의 작품이자, 방랑 소설의 초시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필립이 열 살 때 알렉산더 삼촌의 집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과거에 파묻힌 채 홀로 살아가는 괴벽스러운 삼촌은 사회와 기존 윤리에 순응하지 않는 아웃사이더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필립은 삼촌과 함께했던 기억들을 간직한 채 삼촌의 집을 떠나 방랑의 길을 나선다. 순박하면서도 조숙한 청년 필립의 회고담이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진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필립은 그의 사랑의 화신인 중국인 소녀를 찾아 유럽을 배회하는 과정에서 기이하고 현실감 없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국인 소녀를 찾아가는 필립의 여행은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존재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추적의 과정이기도 하다.

    세스 노터봄은 1955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발표한 이 소설로 안네 프랑크 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금은 네덜란드 최고로 소설가로 꼽히며,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이 작품에는 세계를 방랑하는 코즈모폴리턴적인 작가의 삶이 반영되어 있으며, 근본적으로 방랑벽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본질적인 문제들이 녹아 있다.
    목차

    [목 차]

    첫 번째 책
    두 번째 책

    작품 해설
    작가 연보

    [본 문]

    “……인간이 존재하는 단 한 가지 의미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이상향으로의 귀환이지. 비록 그게 실현 불가능한 일일 망정.”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그 근처까지는 도달할 수 있지. 그런데도 누군가가 그 존재하지 않는 낙원에 접근할라치면 타인들이 그에 대항하여 스스로를 방어하려 들지. 왜냐 하면 낯선 건 모름지기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기 마련이거든. (중략) 신이란 두렵기 이를 데 없는 대상인데, 그건 신이 완전무결하기 때문이야. 완전무결한 것, 낯선 것만큼 인간이 두려워하는 건 없지. (중략) 넌 절대로 단념해선 안 돼. 약속해라, 광상을 버리지 않기로 그리고 신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을 다 하겠노라고.” - '첫 번째 책, 1장' 중에서  

    무명천으로 된 뻣뻣한 침대 시트에서는 강에서 헤엄치며 놀다 막 걸어오는 아이들의 냄새가 나는 듯했다. -57쪽 

    나의 여행은 항상 이런 식으로 전개되기 일쑤다. 그 이유는 내가 언제나 패배자의 면모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며, 또 내가 사물이나 사람들에게 너무 애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라 서로 헤어져야만 하는 이별의 장이다. 사람들과 이별하고, 그들을 다시 기억하고, 그리고 작은 비석들처럼 내 수첩 속에 주소들을 수집하며 나는 나의 수많은 시간을 보내 왔다.-119쪽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구든지 우리 생애 가운데 가장 행복하다고 손꼽을 만한 어느 한 시절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거야. 지나간 시점이나, 그걸 언급하고 있는 현재의 시점이나 우리가 불행하긴 다 마찬가지거든. 그럼에도 우리는 일반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가급적이면 미래보다는 과거에 놓으려고 하지. 그렇게 하면 만사가 한결 단순해 보이거든.-144쪽   

    ˝내 생각인데.˝ 그녀가 설명했다. ˝넌 이미 태어날 때부터 조숙한 애늙은이였어.˝ 그녀가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어루만졌다. ˝넌 더는 경험할 일이 하나도 없어. 한갓 회상할 일만 남았을 뿐이지. 넌 더 만나야 할 사람도 없어. 이별을 나누기 위한 예외적인 만남을 제외하곤. 그리고 넌 한나절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거야. 같은 날 저녁이나 밤에 찾아올 종말을 예기하지 않고선 말이야.˝ (50)  

    나중에 산 자들을 차차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죽은 자들이 그들과 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침통한 묵묵무언의 성향도 죽은 자들과 서로 상통하는 바가 있었다. (58) 

    ‘아저씨들의 세계가, 온갖 사물을 일목요연하게 자리매김해 둘수 있는 아저씨들의 안전한 세계가 사라졌기 때문에 겁이 나는 거지요. 사물이 매 순간 스스로를 재창조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지금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에 아저씨는 겁이 나는 거예요. / 아저씨들은 당신네들의 세상만이 진정한 세계라고 항상 자만에 차 있었지요.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진정한 세계는 나의 세계예요. 그건 일차적이고 가시적인 현실 즉 실제로 만져 볼 수 있고 또 움직이는 삶의 이면에 자리한 삶이에요. 아저씨가 보는 것은, 아저씨와 같은 아저씨들이 직면하는 것은 하나같이 죽음이에요. 죽음.˝ (83)  

    중국인 소녀를 찾아 곳곳을 헤맸지만 그녀를 놓쳐 버린 나, 그녀를 찾아 헤매지 않았지만 대신 나를 만나고 맞이해 준 그들. 그들은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었고, 나는 유유자적한 삶을 살며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깊이 사유하기를 갈망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세속을 너무나 많이 겪어 버렸다. 내가 인생을 잘못 이해하고 그것을 낭비했기에 거리는 불안과 동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인생, 결과는 매한가지이다. (130)  

    난 그저 그들에게 무척 샘이 났어. 어쩌면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들은 늘 자아의식의 범주 밖에 존재함을 원칙으로 했던 반면 나는 그 범주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야. (174) 

    출판사 서평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기록 문학의 거장 세스 노터봄의 첫 번째 소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유럽 각지를 방랑하는 청년 필립의 모험과
    그 여행길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네덜란드 최고의 소설가로 손꼽히는 세스 노터봄의 첫 번째 소설 『필립과 다른 사람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94번)으로 출간되었다. 『필립과 다른 사람들』은 1955년 노터봄이 스물두 살의 나이에 발표한 소설로 출간 직후 안네 프랑크 상을 수상하며 무명의 작가였던 노터봄을 일약 문단의 스타로 만든 작품이다. 이후 노터봄은 미국의 페가수스 상(1982)을 위시하여 유럽 문학상(1993), 독일의 괴테 상(1992), 네덜란드의 페이 세이 호프트 상(2004), 나아가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1991), 문학예술훈장(2003) 등을 받았고, 그의 작품은 삼십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필립과 다른 사람들』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주인공 필립이 그의 사랑의 화신인 중국인 소녀를 찾아 유럽을 배회하면서 겪는 모험과 그 여행길에서 부딪히게 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여행기이다. 기초적이고 원초적인 감흥인 방랑에의 충동이 기조를 이루고 있는 『필립과 다른 사람들』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자서전적인 색채가 농후한 작품이기도 하며, J. 케루악의 『노상(On the Road)』(1957)보다 한발 앞서 발표된 작품으로서 무엇보다도 방랑 소설의 초시라는 점에 의의가 깊다.


    세계를 방랑하는 코즈모폴리턴적인 작가의 삶이 반영된 자전적 이야기

    세스 노터봄은 1933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태어났다. 노터봄이 열 살 되던 해에 그의 아버지는 어린 노터봄을 돌봐 준 유모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갔다. 일 년 뒤 1944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바로 직전 영국 아군기가 독일군의 사령부로 착각하고서 헤이그 시내 한복판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전례 없이 수많은 민간인이 사상된 사고가 발생했는데, 노터봄의 아버지도 그때 폭탄에 맞아 희생당했다. 전쟁이 끝난 후 노터봄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는데, 사춘기에 접어든 노터봄은 수차례 가출을 시도했다. 의붓아버지에 의해 프란체스코나 아우구스티누스 계열의 가톨릭 수도원에서 경영하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졌으나 오래 견디지 못하고 도망을 치거나 아니면 매번 쫓겨나고야마는 문제아였다. 노터봄이 이후에 “나의 청소년기는 만사가 빗나갈 대로 빗나가 버린 시절이었다.”라고 회상할 정도로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이때부터 문학적 기질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당시 수도원에서의 생활은 이후 그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면서 이색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후 노터봄은 스무 살이 되던 해에 파리로 건너가 이 년 동안 유럽 전역을 정처 없이 방랑했다. 이때의 경험은 1955년 출간된 첫 소설 『필립과 다른 사람들』의 영감이 되었다.
    노터봄은 유럽의 대표 작가이자 코즈모폴리턴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암스테르담, 메노르카, 베를린과 같은 유럽 각처에 거주지를 두고 타지의 길 위에서 반생을 보내다시피 하며 여전히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생활양식은 그에 대한 이러한 평가를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랑에의 충동,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녀야 하는, 근본적으로 방랑벽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본질적인 문제들은 그의 작품 속에 여실히 스며 있다. 이처럼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체험한 색다른 경험은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죽음, 세계와 자아의 내면 성찰, 현실과 이상과의 관계 탐구 등 뚜렷한 작품 주제를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필립과 다른 사람들』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주인공 필립이 그의 사랑의 화신인 중국인 소녀를 찾아 유럽을 배회하면서 겪는 모험과 그 여행길에서 부딪히게 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여행기이다. 그것을 회고담 형식으로 풀어 나가는 1인칭 화자인 필립은 때 묻지 않은 순박한 청소년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생이 해피엔드가 아님을 일찍이 간파한 조숙하고 이지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동경심에서, 그리고 감각적 자기만족을 위해서, 그리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서, 또는 방랑벽을 만족시키려고 여행길에 나선 필립은 곧 시인 기질이 다분한 사춘기 청년 시절의 작가 자신의 모습과 일치한다.


    “우리 인간은 신이 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존재의 한계를 초월하고 완전을 이루기 위함


    『필립과 다른 사람들』은 주인공 필립이 열 살 때 알렉산더 삼촌의 집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삼촌은 과거에 파묻힌 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음악을 들으며 지내는 괴벽스러운 노인으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몰골스럽고 큼지막한 집에서 홀로 살아간다. 삼촌과 함께했던 파티와 그의 쳄발로 연주, 폴 스웨일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음악가들과 인사를 나눈 비현실적인 밤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 필립은 삼촌의 집을 떠나 방랑의 길을 나선다. 알렉산더 삼촌은 기성 사회와 기존 윤리에 대한 아웃사이더로서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순응적인 태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면에 지니고 있는 방랑에의 충동, 즉 ‘나그네’라는 주요 모티프가 삼촌에게서는 행동으로서가 아니라, 심정으로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육 년 후 필립이 다시 삼촌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는 필립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이 존재하는 단 한 가지 의미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이상향으로의 귀환이지. 비록 그게 실현 불가능한 일일 망정.”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그 근처까지는 도달할 수 있지. 그런데도 누군가가 그 존재하지 않는 낙원에 접근할라치면 타인들이 그에 대항하여 스스로를 방어하려 들지. 왜냐 하면 낯선 건 모름지기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기 마련이거든. (중략) 신이란 두렵기 이를 데 없는 대상인데, 그건 신이 완전무결하기 때문이야. 완전무결한 것, 낯선 것만큼 인간이 두려워하는 건 없지. (중략) 넌 절대로 단념해선 안 돼. 약속해라, 광상을 버리지 않기로 그리고 신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을 다 하겠노라고.”(첫 번째 책, 1장)

    필립은 그의 사랑의 화신인 중국인 소녀를 찾아 유럽 각지를 배회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이하고 현실감 없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히치하이크한 화물 트럭의 운전사는 필립에게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아내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하소연을 하고, 정체 모를 마반테르 아저씨는 “이야기한테로 가”자며 필립에게 후작의 딸 마르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반테르 아저씨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마르셀 역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작은 마을의 교구 목사는 필립에게 “일찍이 나그네로 세상을 방랑하고” 다닌 마반테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파리에서 만난 비비안은 잃어버린 자신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표독스럽지만 아름다운 페이와 함께 들른 폐가에서 만난 하인즈는 행복했던 수도원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하인즈의 친구 사르곤은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 메리 제인과 함께 박제된 극락조 야네트를 산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중국인 소녀를 찾아가는 필립의 여행은 그에게 있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또한 존재의 한계를 초월하고 완전을 이루기 위한 추적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의 삼촌이 말한 것처럼 신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세스노터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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