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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망 없는 불행(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5)

    • 페터한트케 저
    • 윤용호 역
    • 민음사
    • 2002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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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60654
    쪽수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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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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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베케트 이후 가장 전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

    서정적인 필치로 풀어낸 견고한 슬픔의 미학

     

    “독서를 함으로써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을 감싼 껍데기로부터 벗어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

     

    최근 몇 년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꾸준히 지목되고 있는 페터 한트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낯선 이름은 아니다. 그는 『관객모독』(1966), 『카스파』(1968),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0),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어권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66년 첫 소설 『말벌들』과 첫 희곡 『관객모독』을 발표한 이래 시, 시나리오, 논문 등 가릴 것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쳐 왔다. 희곡 부문에서는 말을 해체하고 기존의 연극 이론에 반기를 들며자명하게 규정된 것,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조작된 것, 지배체제의 드라마투르기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 반연극론을, 산문 문학 쪽에서는 언어 실험적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전통적인 서술의 큰 흐름을 거스르고자 하는 반서사적 글쓰기를 제1원칙으로 내세운 그의 창작 방식은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거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일례를 들자면 귄터 그라스의 독일 통일 문제를 다룬 소설 『아득한 평원』을 찢으며 혹독한 비난을 퍼부은 적 있는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한트케의 작품에도 철퇴를 휘두른 반면, 비평가의 권위에 주눅 들지 않는 독일 내외 언론은 한트케의 미학적 태도에 찬사를 보냈다. 이번에 묶은 두 편의 소설 「소망 없는 불행」(1972)과 「아이 이야기」(1981)는 한트케가 언어 실험적 글쓰기를 극복하고 전통적 서술 방식을 차용해 문학의 서정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대략 10년의 시차를 두고 쓰인 작품이지만 이 두 작품은 한트케의주제 의식과 관련하여 볼 때 가장 전형적인 작품이며 그의 작가로서의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일찍이 많은 작품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적어도 문학 활동과 관련해서는 자신 이외의 여타의 것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는 한트케는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어머니의 자살을, 「아이 이야기」에서는 낯선 곳에서 아이 키우기라는 자신의 일상적 삶을 비교적 담담한 문체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경이를 불러일으킬 만한 섬세한 감성이 글쓰기에 대한 성찰과 맞물려 객관성을 획득하고 있는데 특히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결코 눈물을 쏟아 내지 않지만 두 눈에 절망을 꾹꾹 눌러 넣은 듯한 단단한 질감의 슬픔이, 「아이 이야기」에서는 여러 인간관계에서 폐쇄적인 성향을 가진 작가가 아이를 키우며 이웃과 크고 작은 관계를 형성하면서 세계와 화해해 가는 과정이 읽는 이에게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목차

    [목 차]
      
    소망없는 불행
    아이 이야기

    [본 문]
      

    어머니가 죽은 뒤 얼마간은 그녀가 죽은 바로 그 요일만 되면 그녀의 죽음이 특히나 생생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금요일마다 고통 속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고, 또 날이 어두워졌다. 밤안개에 싸인 시골의 노란 가로등, 더러워진 눈[]과 운하에서 풍기는 악취, 텔레비전 보는 소파에 앉아 팔짱 낀 팔. 마지막으로 변기에 물 내려가는 소리, 두 번. (……)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새로운 절망이 있을지도 모르지.” (84~85)

     

    아직 잠이 덜 깬 남자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 흙탕물을 응시했다. 위층에선 아이가 무언가 성에 차지 않는지 계속해서 소리쳐 불렀고 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더 절박해졌다. 마침내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물에 잠겨 서 있던 남자는 분별을 잃었고 누군가를 쳐죽을 것 같은 기세로 뛰어올라가 젖먹던 힘을 다해 아이의 얼굴을 때렸다. 그런 자신의 행동에 깜짝 놀란 것도 거의 같은 순간이었다. (……) 저주받을 자로서 그는 아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지금까지 인류가 표현할 수 없고 또 생각할 수 없는 구식의 어투로 말을 건넨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언젠가 그런 적이 있었단 것처럼 소리 죽여 울면서 맑고 빛나는, 뿌연 물기를 없앤 두 눈을 잠깐이나마 들어 보인다. 비참한 한 인간에게 그보다 그럴듯한 위안은 드물었다. (122)

     

    그 풍경에서 밝게 빛나는 것은 발코니의 창문 턱과 길바닥에서 반짝거리는 사각의 창문,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아이들이 등에 멘 책가방과 금속 자물쇠와 이름표이다. 그때 금속 자물쇠와 이름표에서 발한 빛이 서로 연결되어 우주의 모서리를 불태우는 유일한, 유일한 글귀, 눈에 꽂혀 해독될 수 있는 글귀 쪽으로 쏟아진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는 남자는 여기서, 그리고 나중에라도 한 아이의 모든 이야기에 언제나 부합될 어떤 시인의 문장을 깊이 생각한다. 바로칸틸레네사랑과 모든 열정적인 행복이 충만하길.”이라는 문장을. (177~178)

    추천사

    《르 몽드》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하며 살아 있게 하는 한트케의 작품에 빠져드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워지리라.

     

    《슈피겔》

    수많은 논란에도 한트케의 작품에는 독자로 하여금 넋을 잃고 빠져들게 하는 매우 특이한, 시적이고 불가사의한 분위기가 일관되게 깔려 있다.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독창적인 언어를 통해 인간 경험의 주변부와 특수성을 탐구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작품.

    출판사 서평

    베케트 이후 가장 전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

    서정적인 필치로 풀어낸 견고한 슬픔의 미학

     

    독서를 함으로써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을 감싼 껍데기로부터 벗어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

     

    최근 몇 년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꾸준히 지목되고 있는 페터 한트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낯선 이름은 아니다. 그는 『관객모독』(1966), 『카스파』(1968),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0),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어권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66년 첫 소설 『말벌들』과 첫 희곡 『관객모독』을 발표한 이래 시, 시나리오, 논문 등 가릴 것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쳐 왔다. 희곡 부문에서는 말을 해체하고 기존의 연극 이론에 반기를 들며 자명하게 규정된 것,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조작된 것, 지배체제의 드라마투르기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 반연극론을, 산문 문학 쪽에서는 언어 실험적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전통적인 서술의 큰 흐름을 거스르고자 하는 반서사적 글쓰기를 제1원칙으로 내세운 그의 창작 방식은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거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일례를 들자면 귄터 그라스의 독일 통일 문제를 다룬 소설 『아득한 평원』을 찢으며 혹독한 비난을 퍼부은 적 있는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한트케의 작품에도 철퇴를 휘두른 반면, 비평가의 권위에 주눅 들지 않는 독일 내외 언론은 한트케의 미학적 태도에 찬사를 보냈다. 이번에 묶은 두 편의 소설 「소망 없는 불행」(1972)과 「아이 이야기」(1981)는 한트케가 언어 실험적 글쓰기를 극복하고 전통적 서술 방식을 차용해 문학의 서정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대략 10년의 시차를 두고 쓰인 작품이지만 이 두 작품은 한트케의 주제 의식과 관련하여 볼 때 가장 전형적인 작품이며 그의 작가로서의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일찍이 많은 작품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적어도 문학 활동과 관련해서는 자신 이외의 여타의 것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는 한트케는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어머니의 자살을, 「아이 이야기」에서는 낯선 곳에서 아이 키우기라는 자신의 일상적 삶을 비교적 담담한 문체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경이를 불러일으킬 만한 섬세한 감성이 글쓰기에 대한 성찰과 맞물려 객관성을 획득하고 있는데 특히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결코 눈물을 쏟아 내지 않지만 두 눈에 절망을 꾹꾹 눌러 넣은 듯한 단단한 질감의 슬픔이, 「아이 이야기」에서는 여러 인간관계에서 폐쇄적인 성향을 가진 작가가 아이를 키우며 이웃과 크고 작은 관계를 형성하면서 세계와 화해해 가는 과정이 읽는 이에게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밖에도 날카로운 관찰과 눈부시게 반짝이는 시적 묘사 등은 여전히 한트케만의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고 있다. 「소망 없는 불행」은 1971년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하고 자살한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후 쓴 산문으로, 작가는 어머니의 일생을 회상하면서 전후의 사회적 모순과 정치 상황, 또 생활고를 조명하고 그런 와중에도 가정에서, 사회에서 억압당하는 여성이 자의식을 획득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주변 세계에 무관심하던 작가는 어머니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긍정하게 되고 기타 사회적 제반 상황들에 대해 성찰하면서 어머니의 불행했던 과거 혹은 현재와 소통한다. 다시 말해 이 작품에서는 아무것도 소망할 수 없었던 한트케 자신의 유년 시절 및 그의 조국 오스트리아의 역사,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분모를 찾아볼 수 있는, 역경에 처했을 때 누구보다 더 먼저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읽을 수 있다. 또 하나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한트케의 치열한 작가 정신이다. 한트케는 바로 자기 어머니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고 감상적으로 몰입하려 하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글쓰기의 반성적 측면을 환기하면서 어머니의 불행했던 삶과 그것을 언어로 전달하는 작가로서의 사명감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어머니가 죽은 뒤 얼마간은 그녀가 죽은 바로 그 요일만 되면 그녀의 죽음이 특히나 생생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금요일마다 고통 속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고, 또 날이 어두워졌다. 밤안개에 싸인 시골의 노란 가로등, 더러워진 눈[]과 운하에서 풍기는 악취, 텔레비전 보는 소파에 앉아 팔짱 낀 팔. 마지막으로 변기에 물 내려가는 소리, 두 번. (……)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새로운 절망이 있을지도 모르지.” (84~85)

     

    「아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으로 한트케가 연극 배우였던 첫 부인과 결별한 후, 딸 아미나를 맡아 기른 경험을 토대로 하여 쓰였다. 그는 파리와 독일의 여러 도시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남자로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이야기들을 매우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담담한 필체와는 달리 이 작품은 한트케가 작가로서 진일보했음을 보여 주고 인간으로서도 한 단계 더 성숙했음을 보여 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러 의미에서폐허로 가득 찬 자신의 어린 시절로 인해 가정생활이라든가 가족 관계 등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자신이 딸을 키우며 그것들의 소중함을 인식해 가고 결국 한 인간 속의 소우주까지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이 작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잠이 덜 깬 남자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 흙탕물을 응시했다. 위층에선 아이가 무언가 성에 차지 않는지 계속해서 소리쳐 불렀고 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더 절박해졌다. 마침내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물에 잠겨 서 있던 남자는 분별을 잃었고 누군가를 쳐죽을 것 같은 기세로 뛰어올라가 젖먹던 힘을 다해 아이의 얼굴을 때렸다. 그런 자신의 행동에 깜짝 놀란 것도 거의 같은 순간이었다. (……) 저주받을 자로서 그는 아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지금까지 인류가 표현할 수 없고 또 생각할 수 없는 구식의 어투로 말을 건넨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언젠가 그런 적이 있었단 것처럼 소리 죽여 울면서 맑고 빛나는, 뿌연 물기를 없앤 두 눈을 잠깐이나마 들어 보인다. 비참한 한 인간에게 그보다 그럴듯한 위안은 드물었다. (122)

     

    그 풍경에서 밝게 빛나는 것은 발코니의 창문 턱과 길바닥에서 반짝거리는 사각의 창문,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아이들이 등에 멘 책가방과 금속 자물쇠와 이름표이다. 그때 금속 자물쇠와 이름표에서 발한 빛이 서로 연결되어 우주의 모서리를 불태우는 유일한, 유일한 글귀, 눈에 꽂혀 해독될 수 있는 글귀 쪽으로 쏟아진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는 남자는 여기서, 그리고 나중에라도 한 아이의 모든 이야기에 언제나 부합될 어떤 시인의 문장을 깊이 생각한다. 바로칸틸레네사랑과 모든 열정적인 행복이 충만하길.”이라는 문장을. (177~178)

     

    저자 소개
    저자 : 페터한트케
      도서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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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est
      • 2004.11.30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내내 우울했다. 만약 작가의 삶이 그랬다면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잘 그려낸 것이리라... 소망없는 불행이라는 제목이었지만, 내용은 "소망없는 불행"과 "아이 이야기"라는 두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소망없는 불행에서의 어머니의 삶은 어쩌면 우리네 어머니와의 모습과도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 희망이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없이 그냥 그렇게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살아야 하는 것을 결국은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무리한 어머니... 이 어머니의 자살은 작가에게 엄청난 충격이 되었을 것임은 당연한 것이다. 가족 구성원의 자살은 다른 가족들에게 무거운 죄책감을 지어주는 것이라 하던데... 그것도 어머니라면 작가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어쩌면 버티기 힘든 것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AA히 견디는 것은 그가 강해서 이라기 보다는 결국은 삶이 다 그러하듯이 살아남은 자는 계속 살아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며 아마 삶은 행복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어쩌면 이미 그의 정신시계는 파탄에 이르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만 대략 짐작할 뿐이다... 그리고 다른 한 작품인 아이 이야기는 자신의 자식과 함께하는 삶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 작품도 역시 밝고 화사하지는 않았지만, 전 것에 비하면 많은 성찰이 있었고, 부드러워 졌으며, 배려하는 맘이 생겨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학교가는 자식을 보며 "칸틸레니-사랑과 모든 열정적인 행복이 충만하길" 이란 글귀에서 비로소 미소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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