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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쇼의 하이쿠(세계시인선 35)

    • 마쓰오바쇼 저
    • 유옥희 역
    • 민음사
    • 2020년 0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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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7475351
    쪽수184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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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민음사 세계시인선 35번으로 마쓰오 바쇼 대표 시선집 『바쇼의 하이쿠』가 출간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운문의 형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의 ‘하이쿠’는 열일곱 자의 정형시다. 5ㆍ7ㆍ5의 음수율로 이루어진 이 짧은 시를 보고 작품의 제목이나 시구의 하나로 오해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가장 함축된 문장으로 이끌어 내는 상상력과 단어를 갑작스레 툭 던져 일으키는 감각은 무엇보다도 풍성하다. 그 안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삶과 자연의 진리는 읽는 이로 하여금 방 안에 앉아서도 우주를 느끼게 한다. 마쓰오 바쇼는 이러한 하이쿠를 완성한 ‘시성(詩聖)’이라 불린다.

    목차

    [목 차]
      

    1부 봄

    2부 여름

    3부 가을

    4부 겨울

    작품에 대하여: 하이쿠와 바쇼(유옥희)

    추천의 글: 바쇼의 시(이우환)

    출판사 서평

    ● 영국의 셰익스피어, 스페인의 세르반테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마쓰오 바쇼가 있다

     

    “바쇼의 하이쿠는 정적의 꽃이다.”

    -옥타비오 파스(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 본문에서

     

    수선화와

    새하얀 장지문의

    화사한 반광

    - 본문에서

     

    16세기부터 17세기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역사적 전환기였고,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가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세르반테스가 등장하여 종전의 기사도 문학을 비틀며 불후의 걸작 「돈키호테」를 남겼고, 영국의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속한 시대를 넘어서는 인간의 모든 원형을 담았다고 일컬어진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소네트라는 정형시 형식을 가져와 150여 편의 소네트를 남겼는데, 이후 이 형식 자체가 ‘셰익스피어 소네트’로 완성되었다. 일본의 마쓰오 바쇼는 이들보다 한 세대 정도 늦게 태어났으나, 그 역시 ‘하이쿠’라는 장르를 완성하였고 이후 일본은 물론 영미권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바쇼도 사회문화 관계가 큰 변화를 겪는 에도 시대 초기라는 역사적 격랑 속에서 태어날 수 있었던 거장인 것이다.

    평범한 하이쿠 시인으로 시작하였으나, ‘인생 자체가 방랑’이라 여기며 거칠고 소박한 방랑 시인으로서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 낸 바쇼는 “마음을 늘 수양하여 사물을 대한다면 그 마음의 빛깔이 바로 하이쿠가 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바쇼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하이쿠는 얕은 언어 유희의 수준을 벗어나, 내용과 형식의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문학 형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꽃에 들뜬 세상

    내 술은 허옇고

    밥은 거멓다

    - 본문에서

     

    모란 꽃술 깊숙이

    헤집고 나오는 벌의

    아쉬움이여

    - 본문에서

     

    20세기 초 미국의 대표 모더니스트 시인이자 ‘이미지즘’을 주창한 에즈라 파운드는 하이쿠에 깊은 영향을 받은 작가 중 하나다. 그의 대표 시 「지하철 정거장에서」는 “군중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이 얼굴들,/ 까맣게 젖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이라는 단 두 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하이쿠를 차용하여 시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파운드 외에도 옥타비오 파스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작가들과 비트 제너레이션 작가들 역시 하이쿠를 읽는 데서 나아가 직접 짓기까지 하는 등 큰 영향을 받았으며,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 D. 샐린저는 자신의 단편에 바쇼의 작품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달은 빠르다

    가지 끝은 빗물을

    머금은 채로

    - 본문에서

     

    파초에 태풍 불고

    물대야에 빗소리

    듣는 밤이여

    - 본문에서

     

    ● 혼란스러운 시대에 던지는 가장 단순한 삶의 진실

     

    “소나무에 관한 것은 소나무에게 배우고 대나무에 관한 것은 대나무한테 배워라.”

    -마쓰오 바쇼

     

    짧은 길이 외에 하이쿠의 두 가지 특징은 바로 계절을 나타내는 ‘계어’와 작중 한 부분을 끊어 의도적인 단절을 만들어 내는 조사 혹은 조동사 ‘기레지’(切字, 끊는 글자)다. 이러한 단절은 뜬금없고 어리둥절할 수 있으나, 문장 사이에 커다란 빈 공간을 만들어내 곱씹어 볼수록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이 책은 작품을 사계절로 분류하여 배치하고, 작품마다 계어와 시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처음 하이쿠를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녹초가 되어

    여숙 찾을 무렵이여

    등꽃송이

    - 본문에서

     

    고양이 사랑

    끝날 적 침실에는

    으스름 달빛

    - 본문에서

     

    계절의 변화는 일본 전통 문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소재인데, 바쇼는 이를 한 차원 끌어올려 자연의 삼라만상이 변화하는 것을 찰나로 잡아 영원으로 삼고자 했다. 그리고 모든 변화하는 것의 본질은 바로 살아 있다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하이쿠로 읊었다. 그에게 자연은 어떠한 상징의 소재가 아니다. 소나무와 대나무를 앞에 두고 절개라는 관념을 덧씌워 볼 것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에 파고들어 세상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의 고귀함을 보는 것, 이것이 바쇼의 하이쿠다.

     

    자세히 보니

    냉이꽃 피어 있는

    울타리로다

    - 본문에서

     

    파를 하얗게

    씻어서 쌓아 놓은

    매운 추위여

    - 본문에서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고 보면, 고귀하고 천한 것의 차이는 없으며 늘 접하는 작은 존재, 속하디 속한 일상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본질을 글로 남기는 것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매 시대 글 쓰는 이들의 영원한 바람이고 과제다.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 읽어야 하고 보아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진실은 오히려 일상적인 곳에 가장 단순한 모습으로 깃든다. 바쇼는 모든 꾸밈과 부연을 덜어 내어 아주 작고 단단한 고갱이만 남겼다. 지금 읽고 쓰는 모든 이들에게 300여 년 전의 짧은 시편들이 여전히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유다.

     

    이 가을엔

    왜 이리 늙는가

    구름에 가는 새

    - 본문에서

     

    산 채로다가

    한 덩이로 꽁꽁 언

    해삼이여

    - 본문에서

     

    동양 사상을 통해 당대의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돌파한 세계적인 화가 이우환은 이 책을 추천하며 “바쇼의 하이쿠는 마치 하늘이 어느 순간 살짝 열렸다가 닫히는 것을 본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며 “일상의 광경을 반짝 열어 보이는 문”이라고 했다. 또한 소박하고 힘 있는 화풍으로 잘 알려진 민중 목판화가 이윤엽의 작품이 함께 있어, 하이쿠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방랑에 병들어

    꿈은 마른 들판을

    헤매고 돈다

    - 본문에서, 마쓰오 바쇼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시

    저자 소개
    저자 : 마쓰오바쇼
      마쓰오바쇼
      일본의 서민문화가 꽃을 피웠던 17세기 에도 막부 시대 대표 시인. 1644년 지금의 미에현 이가우에노에서 농민이나 다름없는 가난한 하급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바쇼는 하이쿠를 접하면서 시문에 관심을 지닌 무사나 문인들과 교유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스물아홉 살에 고향을 떠나 당시 새로운 도읍지였던 에도에 정착하였고, 인생의 전기를 맞아 하이쿠를 읊고 가르치면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서른일곱 살 젊은 나이에 돌연 모든 것을 내던지고 암자에 은거하며 고전을 탐독한다. 마흔한 살에 그때까지 고전에서 얻은 감동을 하이쿠에도 담아내고자 방랑의 길에 나선다. 여행길에서 보고 느낀 것을 중심으로 소박한 서민들의 삶과 자연을 노래했으며, 최소한의 상징적인 언어와 여백으로 무한한 우주를 창조하였다. “방랑에 병들어 꿈은 마른 들판을 헤매고 돈다.”라는 마지막 시를 남기고 오사카에서 객사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바쇼의 방랑 여정을 따라 그의 시를 음미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에즈라 파운드, 옥타비오 파스 및 비트 제너레이션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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