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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저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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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32027265
    쪽수297쪽
    크기A5(148mm X 210mm, 국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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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현대의 지성 시리즈.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사람과 장소를 근원적으로 연관된 개념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한나 아렌트와 유사하다.

    아렌트에 따르자면, 사회는 물리적으로 분명한 윤곽을 갖는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현상하고, 타인이 나에게 현상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렌트의 관심이 주로 정치적, 법적 문제에 맞추어져 있다면, 김현경은 공동체와 주체를 구성하는 상징적이고 의례적인 층위로 시야를 확장한다. 사람은 법적 주체일 뿐 아니라, 일상의 의례를 통해 재생산되는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상호작용 질서interaction order’에 대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의 연구는 이러한 확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김현경은 상호작용 질서 대 사회구조라는 고프먼의 이분법을 따르면서, 상호작용 질서에서의 형식적 평등과 구조 안에서의 실질적 불평등이 어떻게 현대 사회 특유의 긴장을 가져오는지 설명한다. 현대 사회는 우리가 잘살건 못살건 배웠건 못 배웠건 모두 사람으로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사람행세를 하고 사람대접을 받는 데 물질적인 조건들은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은 상호작용 질서의 차원에서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면서, 구조의 차원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단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그림자를 판 사나이

    1장 사람의 개념
    태아
    노예
    군인
    사형수

    2장 성원권과 인정투쟁
    주인과 노예
    외국인의 문제
    오염의 메타포

    3장 사람의 연기/수행
    가면과 얼굴
    명예와 존엄

    4장 모욕의 의미
    인격에 대한 의례
    배제와 낙인
    신분과 모욕
    사회의 발견
    “사람이 되어라”
    굴욕에 대하여

    5장 우정의 조건
    순수한 우정과 순수한 선물
    가부장제를 보완하는 국가
    증여와 환대
    공동체에 대한 두 개의 상상

    6장 절대적 환대
    신원을 묻지 않는 환대
    보답을 요구하지 않는 환대
    복수하지 않는 환대

    7장 신성한 것
    죽은 자의 자리
    서바이벌 로터리

    부록 장소에 대한 두 개의 메모
    장소/자리의 의미
    여성과 장소/자리

    감사의 말

     

    출판사 서평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한다!


    ‘사회적 성원권’ ‘환대’ 등의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인류학자 김현경의 첫 저서 『사람, 장소, 환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다시 말해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조건인가? 조건부의 환대 역시 환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환대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대되지 않은 게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며, 사회를 ‘시계’(즉 기능을 가진 구조들의 총체)나 ‘벌집’(재생산적 실천을 하는 주체들에 의해 재생산되는 구조)에 비유하는 구조기능주의에서 벗어나,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사람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사회의 경계는 이 나날의 인정투쟁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그어진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사람과 장소를 근원적으로 연관된 개념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한나 아렌트와 유사하다. 아렌트에 따르자면, 사회는 물리적으로 분명한 윤곽을 갖는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현상하고, 타인이 나에게 현상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렌트의 관심이 주로 정치적, 법적 문제에 맞추어져 있다면, 김현경은 공동체와 주체를 구성하는 상징적이고 의례적인 층위로 시야를 확장한다. 사람은 법적 주체일 뿐 아니라, 일상의 의례를 통해 재생산되는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상호작용 질서interaction order’에 대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의 연구는 이러한 확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김현경은 상호작용 질서 대 사회구조라는 고프먼의 이분법을 따르면서, 상호작용 질서에서의 형식적 평등과 구조 안에서의 실질적 불평등이 어떻게 현대 사회 특유의 긴장을 가져오는지 설명한다. 현대 사회는 우리가 잘살건 못살건 배웠건 못 배웠건 모두 사람으로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사람행세를 하고 사람대접을 받는 데 물질적인 조건들은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은 상호작용 질서의 차원에서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면서, 구조의 차원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단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근대 이전에 존재하던 신분적 모욕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새로운 형태의 더욱 미묘하고 일반화된 모욕, 즉 굴욕의 형태로 등장하는가에 대한 분석은 아주 날카롭다.

    예고 없이 실직을 당할 때, 일한 대가가 터무니없이 적을 때, 아무리 절약해도 반지하 셋방을 벗어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굴욕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모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모욕은 구조가 아니라 상호작용 질서에 속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를 해고한 사장도, 월세를 올려달라는 주인집 할머니도 나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시장의 법칙에 따라(즉 구조의 담지자로서 구조가 명하는 대로) 행동했을 뿐이다. 그들은 매우 예의 바르게, 심지어 미안해하면서 자기들의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던가? 누구도 나를 모욕하지 않았다면, 내가 느끼는 굴욕감은 전적으로 나 자신의 문제가 된다.


    우정이란 무엇인가?
    적敵을 환대하는 것은 가능한가?


    이 책은 또한 환대hospitality의 개념이 내포하는 역설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환대받음에 의해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우리는 적대적인 타자까지도 환대할 수 있는가?
    자크 데리다는 이러한 환대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고, 대가를 전혀 계산하지 않고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돌변하여 우리를 해치려 할 때도 여전히 그러한가? 김현경은 데리다가 환대를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자신의 사적 공간을 개방하는 문제와 결부시키거나, 주인의 자리에 개인 대신 ‘국민’을 대입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환대는 외부인을 맞이하는 문제, 또는 울타리를 개방하는 문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서 국민이 되고, 가족의 일원이 되는가?
    이 책은 환대를 어떤 사람이 인류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행위, 그가 사람으로서 사회 속에 현상하고 있음을 몸짓과 말로써 확인해주는 행위로 볼 것을 제안한다. 어떤 사람을 절대적으로 환대한다는 것은 그가 어떤 행동을 하든 처벌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그의 사람자격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인같이 반사회적 행동을 한 사람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계속 환대된다. 사회를 만드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의 절대적 환대이다. 아니 사회란 본디 절대적 환대를 통해 성립한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절대적 환대가 불가능하다면, 사회 역시 불가능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람, 장소, 환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어온 이론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학계의 관행이나 기준에 따른 건조한 논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 않다. 저자는 사유의 궤적이 드러나는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면서도,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하기보다는 오랜 연구와 강의 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았더라면 기대하기 힘들 다방면의 참고문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논의를 전개해나감으로써 일반 독자들도 지적 자극과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만만치 않은 문제의식에 유려한 글 솜씨까지 갖춘, 우리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저자의 등장을 알리는 책으로 손색이 없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현경
      김현경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을 공부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역사와 문명’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은 한국의 근대화와 해외유학 관행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서울대, 덕성여대, 연세대 등에서 인류학을 가르쳤다. 독립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학술 논문에도 대중적인 에세이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글쓰기 형식을 실험하는 중이다. 지은 책으로 『공간주권으로의 초대』(공저)가, 옮긴 책으로 『언어와 상징권력』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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