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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악한 무녀

    • 박해로 저
    • 북오션
    • 2023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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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 ISBN-13 : 9788967997823
    쪽수304쪽
    크기기타 규격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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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한국 오컬트 소설의 대가 박해로 작가의 신작
    # 무속 호러 소설의 결정판
    # 충격적인 반전과 결말

    '저들 중 누군가 조만간 나를 잡으러 올 것 같아.'
    죽도록 시달리는 자, 죽음마저 거부한 그의 의지


    이 책은 박해로 작가의 전작인 《살(煞):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 《단죄의 신들》을 잇는 무속 호러 소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웃들의 층간소음과 반복되는 ‘재림(再臨)’의 악몽, 계속 들려오는 목소리 등으로 인물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해 독자로 하여금 인물이 처한 상황에 끊임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이웃과 귀신, 무당 등에게 죽도록 시달리면서도 죽음을 거부하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인물과 정신이 병들어 살의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욕망을 대비시켜 삶의 근원적인 의미를 질문하게 한다. '얼굴무늬 수막새'와 비슷하게 형상화된 악마의 존재는 그런 병든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엔진 첨가제가 아닐까?
    소설 후반부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예상치 못한 극적인 반전은 이 작품의 백미(白眉)로 독자에게 소름 끼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죽도록 스스로에게 시달리기
    제 1 장 죽도록 이웃에게 시달리기
    제 2 장 죽도록 귀신에게 시달리기
    제 3 장 죽도록 무당에게 시달리기
    제 4 장 죽도록 기억에 시달리기
    제 5 장 시달리기에서 벗어나기
    제 6 장 악마를 시달리게 하기
    작가의 말

    [본 문]

    소음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그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코어힐에 거주한 지 어느 때부터 존재를 야금야금 갉는 소음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복싱 챔피언도 잔 펀치를 계속 맞다 보면 결국 쓰러진다는 이치를 깨우쳐주는 살인적인 공격이었다. 건강미 넘치고 멀쩡하던 청년 민규가 신경쇠약에 강박증 환자가 된 것은 동서남북 소음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나서였다.
    그의 집 왼쪽에 603호 오른쪽에 605호가 있었고, 위에 704호 아래에 504호가 있었다. 이들 네 가구는 민규가 집에 있을 때면 소음 공격을 가했다. 일반적인 생활 소음이 아니었다. 특정 상대를 공동의 표적으로 삼아 뼛속까지 침투시킨 뒤 사람의 내면을 손상시키는 흉기 같은 소음이었다. 네 집이 동시에 그랬다. 시달림을 참지 못한 민규가 집요하게 확인해 온 사실이었다. 그는 이 집에서 단 한 번도 깊은 잠에 빠져본 적이 없었다. 더 이상 신작 집필도 할 수 없었다.
    -본문 21쪽

    그 여자의 음성 같았다. 천지선녀. 민규의 지식에 의하면 무녀는 ‘귀신을 부리는 여자’였다. 코어힐 아파트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낯선 공포가 엄습했다. 방금 무녀가 흥얼거린 주문은 자신을 향한 저주일지도 몰랐다. 천장에서 찌이익 소리와 함께 허연 풀이 흘러내렸다. 갓 붙인 도배지가 너덜거렸다.
    “죽어죽어 죽어죽어… 빨리빨리 죽어라아….”
    추용수는 좋은 분이라며 천지선녀를 칭찬했다. 그게 거짓말이라면?
    추용수의 성급한 이사 이유가 다른 것이었다면?
    흥얼거리는 주문이 다시 들려왔다. 벽지의 너덜거림이 심해졌다. 찌익 하고 푸른색 벽지 귀퉁이가 활짝 펼쳐지면서 아래로 휘어졌다. 그러자 뻥 뚫린 위층이 드러났다. 검은 한복에 은비녀를 꽂은 무녀가 아파트 바닥에 입을 바짝 댄 채 엎드려 있었다. 번쩍거리는 눈이 민규의 뜬 눈과 마주치자 깜짝 놀란 그녀는 주문을 중단했다. 가위에 눌려 움직일 수 없는 민규의 눈과 천장의 구멍 사이로 내려다보는 무녀의 눈이 정확히 서로를 응시했다. 무녀 곁에는 검은 가방이 있었는데 뭐가 들어있는지 꿈틀거렸다. 무녀의 얼굴은 시체처럼 하얗고 입술은 앵두처럼 새빨갰다.
    -본문 47쪽

    민규는 아픈 머리를 잡고 거실로 걸어갔다. 살랑거리는 커튼을 젖히자 밝은 태양 아래 피를 흠뻑 뒤집어쓰고 서 있는 사람이 있었다.
    장군이었다.
    이쪽을 노려보는 장군은 눈알을 뺀 모든 것이 새빨갰다. 갑옷에서도 수염에서도 칼에서도 피가 떨어졌다. 삼지창에 붙은 용머리에서도 피가 떨어졌다. 어찌 보면 그것은 코어힐의 꿈에서 본 불의 색상이기도 했다. 11시 방향, 1시 방향으로 죽 찢어진 눈과 정면으로 마주하자 민규의 몸에는 바늘로 찌르는 몸살기가 되살아났다.
    “당신… 도대체 뭐야…?”
    장군은 베란다 바깥에 서 있었으나 어제 목 잘린 닭이 피를 뿌렸던 지점 안으로 들어오질 못하는 것 같았다. 민규는 코어힐 아파트 504호 남자를 떠올렸다.
    너 죽었어! 한번 만나기만 하면…
    그 자식이 몸에 물감을 뿌리고 또라이짓으로 자신을 스토킹하는 게 아닐까? 거기서도 충분히 미친 짓을 했으니 사극 배우처럼 분장하고 희한한 짓을 해도 이상할 게 없잖아.
    -본문 82쪽

    민규는 황당함과 무서움에 숨이 막혔다. 죽음을 흉내 내다가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남의 일 같았던 무속 행위 중 사망사고가 피부에 와닿았다. 그러자 이렇게 죽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체의 통증을 덜고 정신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전의 방법이 떠올랐기에 그는 필사적으로 천지선녀에게 소리쳤다.
    “뜻은 알겠지만 난 추리소설 다루는 작가예요! 이 일의 신빙성과 가능성, 그리고 내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대책을 설명해줘요.”
    “문자 쓰고 자빠졌네. 거기 들어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지랄이야?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이 누군지 알아? 뭘 하겠다고 결심해놓고 돌아서자마자 도저히 못 하겠다고 질질 짜는 놈이야. 신이 관여하는 일은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넌 이미 서약서에 사인했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견뎌!”
    천지선녀가 웃어댔다. 담배를 많이 피운 쉰 웃음은 들개가 짖는 것과 비슷했다. 민규는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때는 늦었다.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했어!
    그 서약서에 피를 묻히는 게 아니었어!

    -본문 132쪽

    출판사 서평

    추리소설 작가인 김민규는 거대한 불길에 휩싸여 육신이 사라지고 '재림(再臨)'이라는 두 글자만 남는 악몽을 반복해서 꾼다. 게다가 위아래, 양쪽 옆에서 계속되는 층간소음으로 신경증에 걸릴 지경이다. 정신과 전문의 구영훈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지만,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환자를 경계하는 듯한 의사에게 신뢰가 가질 않는다. 결국 이웃들의 층간소음을 견디다 못해 환경을 바꿔보라는 구영훈의 제안에 따라 '동신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층간소음에서 벗어났다고 안도한 것도 잠시, 무녀의 주문이 환청처럼 들리고, 갑옷 입은 장군이 자꾸 눈앞에 나타난다. 그런데 갑옷 입은 장군은 왜 하필 김민규에게만 보이는 걸까? 그는 장군을 피해서 계속 도망치고, 급기야 위층에 사는 천지선녀를 찾아가 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저자 소개
    저자 : 박해로
      박해로
      장르 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신소설 시대에도 박해로 작가는 여전히 자신 이 개척한 장르를 연구 발전시켜 이제는 나름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K 호러 소설의 거장이다. 장르 소설 내에서 다양한 실험을 추구하는 그는 오늘도 똑같은 배경 ‘섭주’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사건을 빌어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박해로 작가의 전매특허 토속 오컬트 스릴러는 《살: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 《올빼미 눈의 여자》 《섭주》 《단죄의 신들》이 있고, 한국 러브크래프트 코스믹 호러 작품에는 《전율의 환각》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외눈고개 비화》 《新 전래특급》 등의 귀경잡록 시리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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