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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32041513 |
|---|---|
| 쪽수 | 23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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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
- 2023.05.01
추위를 싫어하는 내가 여름을 기다리며 읽은 SF단편집의 키워드는 재밌게도 ‘얼음’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매섭고 적나라하게 추위를 묘사했는데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 실제로 한겨울이 아니고 손발과 코끝이 시리지 않다는 게 너무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얼어붙은 모든 것에는?그것이 신체이든 시간이든 어떤 다른 것이든?그것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순간이 함께 있다. 곽재식은 시간이 얼어버린 그 찰나의 순간에 지극히 구체적이고 사사로운 일화부터 끝없이 광범위한 우주의 수많은 은하계까지 모두 어우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책, ‘소설 따위의 경계를 부수고 나와 독자의 현실 세계와 얽혀 버리는 신선한 황당함이 있다. 구병모의 고고하면서도 거친 문장은 그의 화자, 내러티브, 소설 그 자체이다. 얼음에 갇힌 존재는 영원하고 웅장하며 처절하지만 얼음 밖에 노란 꽃은 한없이 유한하고 나약하며 따듯하다. 그들은 닿을 수 없다. 마지막 문장까지 읽으면 여운 때문에 다음 이야기를 바로 읽지 못한다. 남유하의 이야기는 굉장히 참혹한 호러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각적이다. 그가 그린 빙하기의 인간 사회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규칙이 있다. 그 안에서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는 존재하며 주인공은 타락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박문영이 묘사하는 인간 본성의 뜨거움과 열기는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것에 질려 거부하려는 주인공에게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 인간보다 약간 더 차가운 ‘귓속의 세입자도 주인공의 그런 태도에 쾌적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연여름은 더위와 추위를 반복적으로 교차하는데 그 둘 모두에게 비극이 있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그중 어떤 사람은 유독 용기 있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지만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점점 더 용기를 낸다. 천선란이 보여주는 곳에 가는 꿈을 꾸고 싶다. 그곳은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기분좋은 꿈에서 깨어나고 다시 똑같은 꿈을 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인공은 자신이 ‘흩어진 채로 형체 없이 도달할’ 지라도 그곳에 다시 갈 것이다. #SF보다 #SF보다_얼음 #SF보다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 guest
- 2023.04.30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운 좋게 문학과지성사 ‘SF보다’ 시리즈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었다. 곽재식 작가의 ‘얼어붙은 이야기’에서와 같이, ‘보통 사람은 태어나서 인생을 살고 떠나는 일의 정확한 의미를 만족스러울 만큼 깨닫지 못’하지만, 아마 이러한 이야기로 세상이 지속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SF라는 장르가 가진 독특성을 통해 현재 우리가 마주한 다양한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한다. 특히 박문영 작가의 ‘귓속의 세입자’, 연여름 작가의 ‘차가운 파수꾼’은, 뜨거운 열기 한구석의 한기를 지키려는 존재들에게서 엿볼 수 있는 인간성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걸음하려는 독자들에게 마음을 울리는 애틋함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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