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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36436537 |
|---|---|
| 쪽수 | 296쪽 |
| 크기 | A5(148mm X 210mm, 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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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19
삶이란 이해 할 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엉뚱한 방향으 로 빠져 들 수 있는, 어쩌면 원죄처럼 여러 운명의 가변성이 내재되어 있는 건 아닐까? 은희경의 책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어떻게 복합적 인 여성의 감성을 섬세하게, 보이지 않는 내면을 사진을 인화하듯 똑같 이 묘사 할 수 있을까 이다. 수학문제에 묶음으로 계산할 때처럼 한 묶음 두 묶음으로 굴곡 된 여러 삶을 독특하게 일품 요리해놓고, 때론 혼자만의 흡족한 냉소를 즐기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하면 섬뜩하다 못해 닭살 돋듯이 소름 끼친다.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드는 작가의 탁월한 능력, 예컨대 이 시대 의 불안한 여성의 의식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여성의 몸부림, 약간은 상식을 뒤엎는 듯한 소재를 밀도 있게 그려나가는 점에 매료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작품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 은희경 고유의 삐딱한 시 선과 맞물린 허무주의와 그리고 아이를 낙태하는 모습이 늘 따라 다닌 다. 그녀의 세 번째 남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역시 그랬고,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에 실린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 에서도 아 이를 뗀다. 작품의 주인공은 이런 행위를 통해 사랑의 도덕성과 부도덕 성, 즉 사랑의 의미와 한계라는 잣대를 저울질 해 본다. 아울러 우리 여 성들이 겪었을 상처가 어느 만큼인지 읽는 독자의 몫을 남겨놓는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 상상을 통하여 삶의 다른 단면을 마음껏 그릴 수 있도록 해준 작가의 숨은 그림 찾기 솜씨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결혼 생활 10년이면 누구나 한번씩 권태를 느껴본 기억을 가지고 있을 거다. 이쯤이면 서로에게 약간의 신비감도 사라진 상태이고,때묻은 세월 을 거치면서 아내는 남편에 대해 밑바닥까지 안다고 어린애 취급을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40세 이후의 남자는 자기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탓에 자기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 인생의 연륜에 존경을 표하는 어린 여자에게서 인생의 사는 맛을 만끽하려고 한다. 이러는 과정에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이 고개 들 수도 있는 것이다. 기실 불륜이라고 외치는 사랑도 그들 나름대로는 정말 소중하고 진정 추하지 않는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을 거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드러내 놓고 밝히며 사랑할 수 없는 게 불륜 아니던가! 자기 남편으로부터 푸대접받는 여성일지언정 다른 남성에게 인기순위 1위라라 는 우스개를 빌지 않더라도 모르게 진행되는 만남에는 분명 말할 수 없 는 스릴과 매력이 숨어 있음에 틀림없다. 부도덕은 사랑하지 않아야 될 사랑을 시작했을 때 이미 시작된 일이다. 인연을 끊겠다는 사람일수록 마음 깊이에는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강 하다.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집착의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이 견뎌야 할 고독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술잔을 앞에 놓고 호들갑 감상을 즐길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박차고 떠나 버려야 한다. 산다는 것은 언제나 미풍에 흔들리는 가지처럼 그런 흔들림의 연속일 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찾아오는 새로운 사랑에 부도덕이 무서워 그냥 저냥 지나친다면 그 또한 인생이 억울할 것 같은 느낌도 배제할 수 없 다. 그렇다고 흔쾌히 사로잡힐 성질도 아니고 보면 자기를 잘 다스리는 방법, 그리고 수양을 쌓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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