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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염소들
저자 : 김애현 ㅣ 출판사 : 은행나무출판사

2010.10.21 ㅣ 287p ㅣ ISBN-13 : 978895660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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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B6(188mm X 127mm, 사륙판)
제품구성 양장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문학 > 국내소설 > 한국소설
아직은 이별에 서툰 이십 대, 그들이 그리는 달곰쌉쌀한 번민과 희망
엄마 기다리며 혼자 놀던 골목에 소리 없이 스며들던 어둠처럼 달빛처럼, 그렇게 어느 사이엔가, 정말로 어느 사이엔가 너무도 크고 아득하게 덮쳐와 옴짝달싹못하게 우릴 감싸버린다.
처음 이 소설은 도심 한복판에 세워진 크고 넓은 벽화로 읽힌다. 밝고 분방한, 이십 대 여성들의 ‘깝치는’ 모습들이 컬러풀하다. 그들은 스스로 붓을 들어 자신들의 벽화 위에 세대적 고민과 번민이라는, 그럴 듯한 명암을 덧댄다.
그러나 끝내 우리는 알게 된다. 그들은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열심히 그림의 표면을 긁어내고 있었다는 것을. 밝고 분방하고 경쾌한 그림 사이의 균열과 틈새를 확장하여 복원해 낸 밑그림은, 다름 아닌 ‘어머니’라는 이름의 성화(聖畵)다. 이름 같은 건 숫제 없는 존재, 이름이 너무 많아 어떤 걸 불러야 할지 말문 막혀 먹먹해지는 존재-어머니.
그 ‘엄마’가 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다. 주변이 설설 끓기 시작한다. 엄마를 알던 많은 이들, 당연 기쁠 리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고통스러운 것만도 아닌 수상한 술렁임. 어인 일인가.
발랄한 터치로 슬픔을 빚어내고, 덧바르면서 긁어내는 절묘한 현기증적 ‘모순 필법’은 이 작가의 특장이다. 그런 필법이 아니라면 어딘가 살천스럽고 깜찍한 소설 속 ‘요즘 엄마’는 결코 그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내지 못했으리라. 거대한 음각화(陰刻畵)로 살아나며 크게 크게 덮쳐오는 가없는 엄마일 수 없었으리라.
-구효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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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삼관왕의 작가 김애현 첫 장편소설!
2006년 한국일보, 강원일보, 전북일보를 통해 신춘문예 삼관왕의 타이틀을 얻으며 등단한 김애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 《과테말라의 염소들》(은행나무 刊)이 출간되었다. 90여 년 신춘문예 사상 소설로 한 해에 삼관왕에 오른 유일한 작가답게 필력 역시 예사롭지 않다. 소설가 구효서는 “발랄한 터치로 슬픔을 빚어내고, 덧바르면서 긁어내는 절묘한 현기증적 ‘모순 필법’은 이 작가의 특장이다”라고 평했다.
작가는 아플 수도 있는 하나의 이야기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 넣는다. 현실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이십 대의 솔직한 고민, 삶의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88만 원 세대의 불안한 일상을 담은 이 책은 사랑하는 가족이 겪는 아픔에 대해 독자들의 감정을 이입시켜 마치 소설 속의 인물들이 나인 것 같은 동일시의 감정을 끌어낸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인물의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김애현 작가 특유의 유머가 돋보인다. 캐릭터들은 제각기 살아 움직이며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고, 슬픔 언저리에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엄마에게 일이 생겼다. 딸인 나보다 주변이 더 소란스럽다
《과테말라의 염소들》은 시종일관 담담하다. 정작 울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주변의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매몰찬 듯하지만 정이 넘친다. 운율이 넘치는 문장에선 큰일을 소소하게, 격정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노련한 필력이 돋보인다.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생명의 원천인 ‘젖’에 대한 기묘하고 재기 발랄한 은유. 이렇듯 제각각인가 싶던 ‘호세’와 ‘나’의 이야기가 중첩되면서 이야기는 마침내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 낸다.

과테말라에서 다섯 마리의 염소를 키우며 염소젖을 파는 이 호세와 대한민국에 사는 이십 대 여성인 ‘나’와의 공통점은 전혀 찾을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점점 여기저기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조각들이 모이더니 급기야 내가 호세인지 호세가 나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 둘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일을 하느라 자신을 돌아봐 주지 않는 엄마에 대한 애증과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염소와 나의 친구들에 대한 질투가 그것이다. 이 기막힌 우연에의 해석은 작품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였던 지구 반대편의 이십 대는 사실, 작가의 치밀한 의도 하에 만들어진 필연이었던 것이다.
이 두 사람에게 엄마를 보내는 일은 길고 긴 탯줄을 끊는 의식과도 같다. 호세가 말 못하는 엄마라도 그저 옆에 있기만을 바랐던 것처럼, 엄마의 두 손이 끊어지는 상상을 할 정도로 그들은 자신의 근원인 모성에 대한 집착을 쉽사리 끊을 수 없었다. 엄마에 대한 나쁜 상상으로 인한 죄책감에 아픈 나의 이마를 쓰다듬는 엄마, 모두가 잠든 새벽, 어린 호세의 침대보를 까슬한 손으로 쓰는 엄마. 항상 먹고 살기에 바쁜 엄마를 원망하며 살아 왔던 그들이기에 이런 사소한 추억 때문이라도 누워 있는 엄마를 바라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언젠가 나는 두 손이 없는 엄마를 상상한 적이 있다. 두 손이 없는 엄마는 글을 쓸 수도 없고 방송국은 글을 쓰지 못하는 구성작가를 버릴 거였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엄마를 줍는다는 것이 내 상상의 이유였다. 하지만 곧바로 두 손이 없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하자 끔찍해서 무서워졌다. 며칠 동안 그 상상이 상상만으로도 나쁜 짓이라는 생각 때문에 몹시 괴로웠다. 그러다가 감기에 걸려버렸다. 벌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엄마가 챙겨주는 약을 먹지 않았다. 감기는 지독했고 지독한 만큼 나는 용서받는 것 같았다.
-38쪽

사실 그때까지도 어머니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반신불수라도 좋으니 그냥 내 곁에 있어주기만 바랐어요. 부끄럽지만 그때의 나, 호세는 너무도 이기적이었던 겁니다. 그걸 깨닫자 나는 어머니가 무얼 원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어요. 네, 숙녀분의 말씀이 맞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모습으로 살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건 어머니가 움켜쥔 두 손에 더욱 더 단단했던 그 삶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죠. 어머니를 내 곁에 조금 더 붙잡아두고 싶었던 나, 호세의 생각은 어머니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었답니다. 그래요, 어머니를 그렇게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217쪽

갈아입지도 빨아 입지도 못할 엄마와의 기억을 공유하다
호세의 엄마에게 다섯 마리의 염소들은 생계의 수단이자 삶의 전부였다. 그리고 나의 엄마에겐 배고픈 딸보다 말라비틀어진 스킨 잎이 더 우선이었다. 잘 나가는 다큐작가로 일밖에 모르는 줄 알았던 엄마. 그런 엄마에게 일이 생긴 후 나보다 H, P, Y가 더 극성이다. 관객이 들지 않는 가난한 연극배우 H, 각종 자격증은 모조리 섭렵했지만 백수인 P, 친구 중 유일한 직장인이지만 왕언니 눈치 보기 바쁜 Y. 꿈과 희망을 잃은 그녀들에게 엄마는 최고의 스승이자 또 다른 엄마였다. 나도 모르는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드는 그녀들에게 배신감보다 엄마에게 그런 모습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다. 엄마가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 나. 그런 내가 엄마의 유일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이.
나는 엄마의 젖을 먹지 못했고, 그렇기에 젖 먹던 힘에 대한 의문이 항상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젖 먹던 힘’이라는 보편타당한 명제를 나는 쉬이 이해하기 힘들다. 엄마가 나에게 미안해하는 유일한 일. 그리고 엄마가 누워 있는 지금, 나는 젖 먹던 힘을 알기 위해 흰 우유에 의지한다.

>엄마는 아! 하며 잊고 있었다는 듯 내게 말했다. 나, 너 젖 못 먹였어. 나도 아! 하며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 맞아 그랬지, 했다. 그러자 왈칵 짜증이 났다. 나는 화가 난 얼굴을 엄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때 나를 휘감고 있던 줄이 생각났고 더 이상 양팔을 벌리는 게 재미없어진 나는 엄마에게 소리쳤다.
그러니 내가 젖 먹던 힘이 뭔지나 알겠냐고!

-71쪽

피하려고도 하고 인정하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나는 이 모든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슬픔의 한복판에서 서서히 이별을 준비한다.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니까. 사소한 것들에게도 우주가 있듯이 만남과 헤어짐 역시 그 우주의 순리일 뿐이다. 그래도 호세에게 다섯 마리의 염소가 남았듯이, 나에게도 다섯 명의 친구들이 곁에 있다. 엄마와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H, P, Y에 초코와 딸기, 게다가 두 번째 아빠까지. 인생은 비극이지만 때때로 희극적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드라마틱할 수 있겠어요. 이건 다큔데.
-263쪽

이 책의 내용
“힘이 난다, 힘이 난다,
젖 먹던 힘이…… 났으면 좋겠다.”
‘나’는 개그 시험을 치기 위해 시험장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득 개그 시험을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이런 자신에게 친구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원성을 퍼붓지만, 자신이 매사에 끈기 없고 목표가 없는 것은 어릴 적에 엄마가 자신에게 젖을 먹이지 못해 ‘젖 먹던 힘’이란 걸 모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날, 엄마의 사고 소식을 듣는다. 병원으로 가지만 섣불리 엄마의 상태를 확인하진 못하고 그저 병원 주위만 맴돌 뿐이다. 그러던 중 편의점에서 초코 우유를 훔치던 초코를 만나게 되고, 초코는 그런 나에게 ‘밀크’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젖병을 내민다. 젖병을 통해 ‘젖 먹던 힘’을 느껴 보려 하지만 왠지 의심스럽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친구들이 하나둘 나를 찾아오고, 지나치게 덤덤한 나의 모습에 오히려 그들이 더 호들갑이다. 아빠 없이 자랐어도 하나도 불행하지 않았건만, 주변의 과도한 관심과 동정이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래도 가장 두려운 것은 의사의 입을 통해 엄마의 상태를 전해 듣는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 다니다, 자칭 자신의 ‘두 번째 아빠’라는 전 선생으로부터 엄마의 상태를 듣게 된다. 그리고 전 선생으로부터 엄마와 함께 작업한 다큐인 호세 이야기를 건네받는다. 그리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던 이 모든 상황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모든 것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아직은 두렵지만, 이제 겨드랑이를 간질이는 햇살에도 웃어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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