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정지된 추억으로 여기지 않고 현재 속에 되살려낸 신경림시인의 5년만의 시집. “재봉틀을 돌리는 젊은 어머니와/실을 감는 주름진 할머니의/실루엣만 남았다”는 표제작에 드러난 바와 같이 가족사에 대한 과거 회상의시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정현종의 시들은 어떤 심각한 주제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해주기보다, 그 자체 한 그루의 나무 한 꽃송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메시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그것은 우리 주위의 사물들이 모두 사물 그 자체이며 또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는 굳이 말로 번역...
우울한 삶의 풍광을 파고드는 빈틈없는 지적 언어, 준엄한 산문정신brbr"나그네 세상의 나그네길에는 객수의 휴지가 한순간도 있을 수 없다."brbr김원우의 『객수산록』은 범속한 인간세계로부터 출생한 현대소설이 그 본결을 깊고 넓게 탐사함으로써 비로소 도달하게 되는 성숙...
의미가 판독되어도 여전히 남는것, 그런 목소리란 무엇인가. 의미를 떠난 목소리와의 만남, 의미를 넘어선 대화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울림끼리의 마주침이 아니겠는가. 이 울림에 귀 기울이기, 그것은 먼 시원의 부름이 아니겠는가. 이 시원의 부름이란, 당초에 원리적으로...
풍금의 파토스, 그 해한을 위한 신명풀이br풍금을 울리지 마라. 황량한 전설의 시대는 위험하다.br함부로 울리지 마라. 사랑 잃은 풍금 소리는 질곡이다.br이데올로기 격랑 속에서 질곡의 풍금이 있던 자리는 속절없다.br어두운 한의 그림자를 어쩌지 못한다.br그 깊숙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