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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뉴스
저자 : 김중혁 ㅣ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2006.03.10 ㅣ 377p ㅣ ISBN-13 : 9788932016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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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A5(210mm X 148mm, 국판)
제품구성 양장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문학 > 국내소설 > 한국소설
아쉽게도 관습이란 멍청하고 따분하긴 하지만,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유비쿼터스한 것이 될 수 있다. 결정적인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다른 방도를 찾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탐색의 과정 중에 김중혁 소설의 트레이드마크인, 자전거, 라디오, 타자기, 지도 등 평범하되 반드시 평범하지만은 않은것들이 현란하게 출몰한다.
- 이수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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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종 마니아 코드를 만난다
기억의 도서관에서의 행복한 관람기!


“모든 것은 바로 눈앞에 있다. 우리는 손만 뻗으면 된다.”
김중혁의 소설 「무용지물 박물관」에서 사물들을 말로써 스케치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들려주는 ‘메이비’라는 디제이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적어 놓은 문구이다. 에펠탑과 암스테르담, 쉬폴 공항과 보잉 707기, 잠수함 등을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주는 디제이가 등장하는 이 소설은 김중혁식 소설 세계의 깊숙한 근간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등단한 김중혁은 그동안 사물의 해방을 통해 인간의 해방을 꿈꾸는 그만의 유토피아를 꾸준히 그려보였다. 김중혁은 그의 ‘상상력이 작동하는 방식이 한국 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는 평과 함께, ‘문학의 오래된 미래’를 보여준다, 사물들과 인간에게 모두 ‘이상향인 그런 장소’에 대해 고민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곧 우리 눈앞에 언제나 흔하게 있지만, 너무도 사소하여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사물들에 대한 관심과, 낡고 소용가치가 떨어져 사람들에게 잊혀진 구시대의 유물들에 대한 애착이 그의 소설 세계를 이뤄내는 거점이다. “손만 뻗으면 된다.” 눈뜬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잠수함의 형태. 그러나 우리는 눈을 뜨고 있다는 이유로, 너무나 많은 사물들을 그저 시신경을 통과해 뇌 밖으로 흘려버리고 만다. 작가 김중혁은 이러한 사물들에 일일이 손을 뻗어 우리의 눈앞에 가져다준다. 60년대를 풍미한 밴드 ‘비틀즈’의 노래에 나오는 노란 잠수함에 대한 ‘메이비’의 세세한 묘사는 모든 것이 단순논리로 해명되는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추억의 산물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다음은 본문 중에 ‘메이비의 라디오’라는 장에 있는 ‘메이비’의 방송 내용이며, 이 방송의 제목이 바로 ‘무용지물 박물관’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입이 툭 튀어나온, 심술 맞은 물고기 같아요. 심술 난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한번 만져보세요. 잠수함 앞모습이 바로 그래요. 그리고 몸통은 비늘을 다 긁어낸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미끈하죠. 창문은 왼쪽에 여덟 개, 오른쪽에도 여덟 개가 있어요. 이 창문을 통해서 바다 속 풍경을 보는 거죠. 그리고 꼬리 쪽에는 방향을 조종하는 지느러미 같은 게 달려 있어요. 지느러미 아래쪽에는 잠수함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려 있어요. 프로펠러는 바람개비를 생각하면 될 거예요.”
_「무용지물 박물관」 중에서

‘작은 디자인, 적은 디자인’을 표방하는 디자이너인 ‘나’는 ‘메이비’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야말로 최고의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완성되어 제품이 출시되는 순간 이미 낡은 것이 되어버리는 소위 디자인의 생명, 또는 가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나’이기에 갖가지 사물에 대한 묘사를 모아둔 ‘무용지물 박물관’의 소장품들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소중한, 그리고 유용한 디자인이다.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보아도 무방할 ‘메이비’와 그의 ‘박물관’은 김중혁이 그간 써온 소설들과 닮아 있다. 이 작가의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설계도쯤 된다고 할 수 있다. 「바나나 주식회사」의 열쇠와 연필, 「회색 괴물」의 타자기와 ‘FOF’의 상품들,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의 지도 제작용 도구들, 「발명가 이눅씨의 설계도」에서 이눅씨가 만들어내는 발명품들은 모두 김중혁이 해방시킨 사물들이다.

더 나열할 것도 없이, 김중혁은 수집광이다. 이 독특한, 오래된, 그러나 하등 쓸모없는 사물들을 고르고 모아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그는 김춘수의 ‘명명하기’를 실천한다. 김중혁은 자신의 소설 속에 불러들인 모든 사물들을 결코 ‘일반명사’로 명명하는 법이 없다. [……] 아마도 이것이 사물의 해방일 것이다. 교환가치와 사용가치로부터의 해방. 나름의 역사와 사연을 가진 고유한 존재로의 지위 격상. 이는 곧 김중혁이 자신이 수집한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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