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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구운몽
저자 : 최인훈 ㅣ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1996.11.10 ㅣ 322p ㅣ ISBN-13 : 9788932008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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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A5(210mm X 148mm, 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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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국내소설 > 한국소설
광장이 없는 밀실과 밀실이 없는 광장-남과 북의 분단과 대결을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이념적으로 접근한 현대 한국 문학의 고전. 주인공 이명준의 비극과 갈망은 우리 자신, 우리 민족의 바로 그것이다.

이 전집판이 가로쓰기로 바뀌게 되었다. 그 동안 차츰 자리잡아온 가로쓰기의 관행에도 맞추고, 새로 나온 표기법에도 맞출 수 있게 된 이번 판이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운 형식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판에서도 몇 군데 내용이 고쳐졌다. 언제나처럼 큰 흐름에는 영향이 없고 그 흐름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게 하려고 하였다.

이 작품의 첫 발표로부터는 30년, 소설 속의 주인공이 세상을 떠난 날로부터는 4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겪은 운명의 성격 탓으로 나는 이 주인공을 잊어버릴 수가 없다. 주인공이 살았던 것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정치적 구조 속에 여전히 필자는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준은 그가 살았던 고장의 모습이 40년 후에 이러리라고 생각하였을까-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당자가 아니기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마 현실의 결과보다는 훨씬 낙관적인 전망을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한국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유보 없는 꿈과 희망에 휩싸인 시대를 산 사람이다. 그의 생전에 결국 그런 꿈과 희망이 쉽사리-적어도 그의 감각만큼은 그렇게 유보 없을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된 것이지만, 40년이 지난 다음에 지금 같은 상태라고는 다시금 짐작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주인공의 무의식을 짐작해보는 일은 그렇다고 하고, 작가인 필자의 사정을 말해본다면, 이 작품을 쓸 당시에 주인공이 그렇게 힘겨워한 일들의 뒤끝이 이토록 오래 끌리라고는 예감하지 못하였다. 필자 자신의 마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확실히 떠올릴 수 있어서가 아니고, 어렴풋이-지금 돌이켜 생각해봐서 그런 느낌이 든다. 주인공이 마주친 인생 문제도 상대적으로 시대와 더 관련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해보지만 그 두 부분이 깨끗이 나누어진 모양으로 제출되는 것이 인생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문제''라는 표현은 다만 비유적으로 쓰고 있을 뿐이다. 이 문제는 먼저 이렇게 저 문제는 다음에 저렇게, 하는 식으로 처리할 수 없는 것이 인생 ''문제''의 성격이다. 그 성격에 비교적 어울리는 형식이 소설이기도 하기 때문에 주인공과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독자로서의 자기와 만난다는 자기 인식으로 돌아온다.

이번 판에서 고친 부분에서도 그 무렵의 주인공의 능력과 자연스러움에 변화를 주는 일 없이 그 무렵의 그만한 젊은이의 생활과 생각의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 1989년 4월 30일, 최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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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1936년 4월 13일 함북 회령에서 태어나 해방 후 원산으로 이사했다. 원산고등학교를 다니던 때 한국전쟁이 벌어져 월남하여 목포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서 공부했다. 1952년 첫 소설 「두만강」을 집필했고, 1959년 『자유문학』에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지은 책으로 『광장/구운몽』,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웃음소리』, 『총독의 소리』, 『화두』 등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이 있다. 『광장』은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으로, 『회색인』은 영어로,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는 영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 간행되었다.

동인문학상(1966),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1977), 중앙문화대상 예술 부문 장려상(1978), 서울극평가그룹상(1979), 이산문학상(1994), 제1회 박경리문학상(2011) 등 많은 상을 받았다. 2012년 현재 서울예대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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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 별 별 별 별 별 2001/07/21
주지하듯 소설에 관한 불세출의 이론가로 일찍이 루카치가 있었다. 그의 소설에 대한 견해를 보면 이렇다. 근대가 자본주의로 인해 인간이 주객의 처절한 분리를 경험하였고, 이로 인해 인간성의 훼손을 맛보았다면 이를 까발리고 극복하는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소설이다. 우리들은 이런 소설의 속성을 두고 흔히 산문정신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래서 루카치는 책에서 이런 식의 말을 하고 있었다. 훼손되었지만 찾지 않을 수 없는 자신의 영혼을 찾아가는 여정, 그것이 소설의 본질이라고. 이것은 비단 소설만의 본질만이 아니라 근대인, 우리들의 본질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최인훈의 역작 광장을 생각해보자. 소설의 본질에 비친, 존재의 본질에 비친 광장은 무엇인가?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왜일까? 최인훈이 이 작품을 굳이 죽음으로 끝낼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작가도 쉽게 내릴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대라는 세상이 만들어 낸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라는 두 갈래의 삶의 길이다. 그런데 이것은 이념으로 고착되고, 집단적 행동을 부추겼다. 그 상징적 역동의 공간, 세계사적 자장을 한 몸에 수용한 공간이 우리나라였다. 일본이 물러간 후 미소 군정이 들어왔고, 이는 자연스레 우리를 이념의 알레고리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개인의 훼손이 확장되어 민족 전체의 훼손, 나아가 인류 전체의 가치 훼손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2차대전 후 우리나라였다. 최인훈은 그런 고민에서 붓가는대로 썼을 것이다. 철저히 계산된 창작이 아니라, 그냥 붓가는대로! 그렇기에 작가가 그토록 많은 개작을 했다고 생각된다. 시대가 변하니 시대가 쓴 광장도 다시 써야 할밖에. 아니 근대라는 시대가 광장을 쓴 것이다. 시간 속에 갇혀, 스스로 만든 이념 속에 갇혀 인간은 쉴새없이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으로 엮어진 한 편의 파노라마이다. 이런 존재의 상황을 철저히 경험하게 하는 이 시대, 곧 근대이고, 이것이 [광장]이란 작품을 가능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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