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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58)
저자 : 프란츠 카프카 ㅣ 출판사 : 민음사 ㅣ 역자 : 편영수

2024.02.10 ㅣ 248p ㅣ ISBN-13 : 978893747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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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시 > 외국시
● 프란츠 카프카 사후 10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시전집!

“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 구절은, 단 한 줄도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 3부는 덧없음, 4부는 저항, 그리고 5부는 자유와 행복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묶었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카프카는 괴테, 프리드리히 횔덜린, 월트 휘트먼을 좋아했다.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가 “의도적으로 산문과 시를 서로 연결시키고 서로 침투시켰다.”고 말한다. 카프카는 “「선고」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시입니다, 따라서 「선고」가 효과를 거두려면 그 둘레에 여백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프카는 시와 산문을 구분하지 않고자 했다. 그는 동일한 텍스트를 산문으로도 쓰고 행과 연으로 구분해서 시로도 쓰곤 했다. 예를 들면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라는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로 썼다. 그래서 카프카의 시는 산문시로도 읽힐 수 있다.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79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가 시 형식을 사용한 건 “시가 아주 적은 단어들로 하나의 세계를 감정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 작품들에 들어 있는 시적 요소들에 경탄을 금하지 못했다. 독자는 이 시전집을 통해 카프카의 시적 재능과 시인 카프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43번에서

● ‘허위의 세계’로부터 떠나는 ‘엄청난 여행’!

“모든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그 가능성을 입증하지 않는 것이 카프카 작품의 운명이며, 어쩌면 위대함이기도 하다.” ―알베르 카뮈

카프카의 목표는 ‘여기’에서 떠나는 것이다. ‘여기’는 이름 붙일 수 있는 모든 것(특정한 장소, 모든 장소, 외견상 정상적인 인간 집단)을 포함한다. “이 여행이 지닌 소름 끼치는 점은 주인이 굶어 죽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를 떠난다는 사실”이다. 카프카의 시적 자아는 결국 ‘엄청난 여행’을 위해 모든 종류의 소유를 포기한다.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끊임없이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그래야 내 목표에 도착할 수 있어.”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116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이 시가 문제 삼고 있는 ‘여기’는 오직 소유와 소유의 관계들만을 다루고 있는 ‘허위의 세계’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카프카가 떠나고자 하는 건 결국 ‘허위의 세계’다. 이 점이 지금의 독자들로부터 더욱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카프카의 시 세계일 것이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의 시를 ‘파편의 시’라고 설명한다. “카프카는 파편의 시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세계와 세계 질서의 도래하는 파괴를 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동하는 생명력을 보인다는 점이 카프카 시의 힘일 것이다.

작은 영혼이여,
그대는 춤을 추며
뛰어오르고,
따스한 공기 속에
머리를 드리우고,
바람에 거칠게 흔들리는
반짝이는 풀밭에서,
두 발을 쳐드는구나.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9번에서

● 최근 공개된 드로잉 포함 60점 수록!

카프카는 1913년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함께 산책하던 때를 회상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팔짱을 끼고 걸었던 모습을 묘사하려던 게 아니라 그 순간 그녀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졌음을 전하고 싶었다. 작가는 그 신비를 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다가 편지에 드로잉을 그려 넣었다. 이처럼 카프카는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을 자주 드로잉으로 표현해 내곤 했다. 카프카는 “꿈같은 내적 삶을 묘사하는 것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꿈을 언어로 다 전달하지 못하는 딜레마의 해결책을 이미지에서 찾은 것이다.
카프카는 한때(1901~1906년) 화가가 되려고도 했었다. 그 시절에 카프카는 “드로잉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나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회상한다. 1902년에 카프카를 처음 만난 막스 브로트 역시 처음에는 카프카의 드로잉을 눈여겨보았고 카프카의 글을 읽기 시작한 건 몇 년 후부터다. 카프카는 주로 편지나 노트의 여백에 드로잉을 남겼기 때문에 나중에 막스 브로트가 그 부분들을 오려내서 카프카 컬렉션을 만들었다. 현재 약 150점 정도의 스케치가 살아남았다.
카프카의 낙서 형식의 드로잉들은 주로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를 단순한 터치들로 매우 동적으로 묘사해 낸다. 카프카가 드로잉을 중요하게 여긴 점은 현대 그래피티아트나 그래픽아트의 선구적인 자질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인물들은 전통적인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섬세하기보다 자유롭게 흐르고, 배경은 생략돼 있지만 축제, 펜싱, 승마 같은 상황과 감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불법으로 경매되던 카프카 드로잉들도 되찾아 공공재로서 2021년에 온라인전시 통해 공개한 적이 있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에는 막스브로트재단 아카이브에 새롭게 포함된 카프카 드로잉들을 포함하여 60점이 수록돼 있다.

● 1973년 시작한 국내 최고(最古) 문학 시리즈!

‘카르페 디엠’의 시인 호라티우스로부터 영화 「패터슨」의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까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모더니즘의 대표 작품 『황무지』, 『악의 꽃』, 페르난두 페소아, 미국 시문학계의 이단아 찰스 부코스키, 19세기 대표 시인 에밀리 디킨슨 등 반세기 동안 엄선된 시선집으로 가장 오랜 생명력을 이어 오고 있는 국내 최고 문학 시리즈 ‘세계시인선’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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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 광야를 통과해야 한다
1 오고 감이 있다 Es gibt ein Kommen
2 오늘 서늘하고 칙칙하다 Kuhl und hart ist der heutige Tag
3 오래된 소도시에 서 있다 In dem alten Stadtchen stehn
4 사람들, 어두운 다리를 건너는 Menschen, die uber dunkle Brucken gehn
5 내 실존의 형상 Bild meiner Existenz
6 내가 밤에 Wenn ich des Nachts
7 황량한 들 Ode Felder
8 또다시, 또다시 Wiederum, wiederum
9 결코 아니다, 결코 아니다 Nimmermehr, nimmermehr
10 가로수 길을 걷고 있는 Durch die Allee
11 너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 Was stort dich?
12 침대에서, 무릎을 Im Bett, das Knie
13 달빛 속에서 숲이 숨을 쉬듯이 Wie der Wald im Mondschein atmet
2부 지옥의 가면을 쓰고 있다
14 석양 속에 In der abendlichen Sonne
15 나무들 Die Baume
16 권태의 골짜기에서 Aus dem Grunde der Ermattung
17 마음속 이 도르래 Dieser Flaschenzug im Innern
18 공허, 공허, 공허 Nichts, nichts, nichts
19 청춘의 무의미 Sinnlosigkeit der Jugend
20 모든 것을 잊다 Alles vergessen
21 흑인들이 걸어 나왔다 Es fuhren die Neger
22 꿈을 꾸고 울어 봐라 Traume und weine
23 그의 옷을 벗겨라, 그러면 그가 치료할 것이다 Entkleidet ihn, dann wird er heilen
24 기뻐하라, 너희 환자들이여 Freut Euch, Ihr Patienten
25 아아 그들은 쓰고 있었다, 지옥의 가면을 Ach sie trugen, Larven der Holle
26 상처의 묵은 햇수이다 Es ist das Alter der Wunde
27 공격 Die Angriffe
28 쳇바퀴에 갇힌 다람쥐처럼 Wie ein Einhornchen im Kafig
29 새장 Ein Kafig
30 선한 사람들은 걷는다 Die Guten gehn
31 여전히 사냥개들은 뜰에서 놀고 있다 Noch spielen die Jagdhunde
32 인류의 발전은 Die Menschheitsentwicklung
33 절 도와주세요! Hilf mir!
34 너 까마귀, 내가 말했다 Du Rabe, sagte ich
35 악 Das Bose
36 악이 놀라게 하는 경우들이 있다 Es gibt Uberraschungen des Bosen
37 중요한 것은 Darauf kommt es an
38 너는 벗어나 있다 Du bleibst außerhalb
39 눈부신 달밤이었다 Es blendete uns die Mondnacht
40 그것은 첫 번째 삽질이었다 Es war der erste Spatenstich
41 통렬하게 가격하면서 In hartem Schlag
42 모든 의도 밑에 Unter jeder Absicht
43 목표는 있으나 Es gibt nur ein Ziel
44 까다로운 과제 Eine heikle Aufgabe
45 하나의 전환 Ein Umschwung
46 꿈들이 도착했다 Traume sind angekommen
47 제발 해 보게 Erreiche es nur
48 너는 결코 물을 끌어 올리지 못한다 Niemals ziehst du das Wasser
49 그는 고개를 Den Kopf hat er
50 죽음이 그를 Der Tod mußte ihn
51 사랑은 Liebe ist
52 이건 이상하지 Wie wunderbar
3부 네 마음속은 정말 차갑다
53 바보짓이 아니다 Nicht-Narrheit ist
54 그는 그들의 무리에서 빠져나갔다 Er entwand sich ihren Kreisen
55 가을의 오솔길처럼 Wie ein Weg im Herbst
56 추모 기간은 끝났다 Das Trauerjahr war voruber
57 달려라, 망아지야 Trabe, kleines Pferdchen
58 깊은 우물 Der tiefe Brunnen
59 죽은 사람들의 많은 영혼은 Manche Schatten der Abgeschiedenen
60 초라하게 버려진 집이여! Armes verlassenes Haus!
61 다양함 Die Mannigfaltigkeiten
62 꿈을 휘감아라 Schlinge den Traum
63 어떤 것 Irgendein Ding
64 당신은 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Immerfort sprichst du vom Tod
65 지그재그로 된 선 세 개만 남겼다 Nut drei Zickzackstriche blieben
4부 이미 가장 밑바닥에 와 있다
66 강한 소나기 Starker Regenguβ
67 너무 늦은 zu spat
68 가시나무 덤불은 Der Dornbusch
69 신앙을 가진 자는 Wer glaubt
70 나는 내용을 알지 못한다 Ich kenne den Inhalt nicht
71 피리 소리가 유혹했다 Es lockte die Flote
72 예전에는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Fruher begriff ich nicht
73 평온을 유지하다 Ruhe zu bewahren
74 즐거운 동료들이 내려가고 있었다 Es fuhren die munten Genossen
75 창조적이다 Schopferisch
76 너는 말한다 Du sagst
77 아주 강한 빛으로 Mit starkstem Licht
78 나는 헤엄칠 수 있다 Ich kann schwimmen
79 나의 동경은 Meine Sehnsucht
80 내 인생을 Mein Leben
81 그는 충분히 싸우지 않았을까? Kampfte er nicht genug?
82 지푸라기 하나? Ein Strohhalm?
5부 춤을 추며 뛰어오르라 149
83 나는 골목길을 뛰어갔다 Ich sprang durch die Gassen
84 인디언이 되고 싶은 소망 Wunsch, Indianer zu werden
85 나는 남쪽 도시를 향해 힘껏 달렸다 Ich strebte zu der Stadt im Suden hin
86 크게 울렸다 Tonend erklang
87 너는 등불을 높이 들어라, 네가 앞장서라! Hoch die Lampe gehalten, Du vorn!
88 오 아름다운 시간 O schone Stunde
89 마을 광장 Der Dorfplatz
90 나쁜 것은 없어! Nichts Boses!
91 굳이 필요는 없다 Es ist nicht notwendig
92 진실의 길 Der wahre Weg
93 말들은 더 팽팽하게 조이면 조일수록 Je mehr Pferde du anspannst
94 세 가지 것 Dreierlei
95 우리는 보고 놀랐다 Staunend sahen wir
96 믿음 Der Glaube
97 며칠 바람이 잠잠하다 Die Windstille an manchen Tagen
98 아아 여기에 우리를 위해 무엇이 준비되어 있을까! Ach was wird uns hier bereitet!
99 작은 영혼이여 Kleine Seele
100 여름이었다 Sommer war es
101 아무것도 나를 붙잡지 않는다 Nichts halt mich
102 너는 무엇을 슬퍼하는가, 고독한 영혼이여? Um was klagst du, verlassene Seele?
103 행복을 이해해라 Das Gluck begreifen
104 숨을 곳은 무수히 많고 Verstecke sind unzahlige
105 소유는 없다 Es gibt kein Haben
106 너의 외투를 입혀 다오 Schlage deinen Mantel
107 꿈을 꾸듯이 꽃이 매달려 있었다 Traumend hing die Blume
108 꿈들의 신(神) Der Traume Herr
109 단련된 몸 Der gestahlte Korper
110 뾰족한 펜으로 그를 찾아라 Suche ihn mit spitzer Feder
111 상쾌한 충만 Frische Fulle
112 잔해를 간직하다 Aufgehoben die Reste
113 마치 우리가 가끔 So wie man manchmal
114 너는 너무 늦게 왔다 Du bist zu spat gekommen
115 오직 한 단어 Nur ein Wort
116 주인 나리, 어디로 가시나요? Wohin reitest du, Herr?
작가 연보 197
일러두기 209
작품에 대하여: 지옥에서 부른 천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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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츠 카프카 사후 10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시전집!

“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 구절은, 단 한 줄도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 3부는 덧없음, 4부는 저항, 그리고 5부는 자유와 행복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묶었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카프카는 괴테, 프리드리히 횔덜린, 월트 휘트먼을 좋아했다.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가 “의도적으로 산문과 시를 서로 연결시키고 서로 침투시켰다.”고 말한다. 카프카는 “「선고」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시입니다, 따라서 「선고」가 효과를 거두려면 그 둘레에 여백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카프카는 시와 산문을 구분하지 않고자 했다. 그는 동일한 텍스트를 산문으로도 쓰고 행과 연으로 구분해서 시로도 쓰곤 했다. 예를 들면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라는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로 썼다. 그래서 카프카의 시는 산문시로도 읽힐 수 있다.

내 인생을
나는 보냈다,
삶을 파괴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79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가 시 형식을 사용한 건 “시가 아주 적은 단어들로 하나의 세계를 감정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 작품들에 들어 있는 시적 요소들에 경탄을 금하지 못했다. 독자는 이 시전집을 통해 카프카의 시적 재능과 시인 카프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43번에서

● ‘허위의 세계’로부터 떠나는 ‘엄청난 여행’!

“모든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그 가능성을 입증하지 않는 것이 카프카 작품의 운명이며, 어쩌면 위대함이기도 하다.” ―알베르 카뮈

카프카의 목표는 ‘여기’에서 떠나는 것이다. ‘여기’는 이름 붙일 수 있는 모든 것(특정한 장소, 모든 장소, 외견상 정상적인 인간 집단)을 포함한다. “이 여행이 지닌 소름 끼치는 점은 주인이 굶어 죽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를 떠난다는 사실”이다. 카프카의 시적 자아는 결국 ‘엄청난 여행’을 위해 모든 종류의 소유를 포기한다.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끊임없이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그래야 내 목표에 도착할 수 있어.”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116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이 시가 문제 삼고 있는 ‘여기’는 오직 소유와 소유의 관계들만을 다루고 있는 ‘허위의 세계’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카프카가 떠나고자 하는 건 결국 ‘허위의 세계’다. 이 점이 지금의 독자들로부터 더욱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카프카의 시 세계일 것이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2번에서

편영수 교수는 카프카의 시를 ‘파편의 시’라고 설명한다. “카프카는 파편의 시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세계와 세계 질서의 도래하는 파괴를 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동하는 생명력을 보인다는 점이 카프카 시의 힘일 것이다.

작은 영혼이여,
그대는 춤을 추며
뛰어오르고,
따스한 공기 속에
머리를 드리우고,
바람에 거칠게 흔들리는
반짝이는 풀밭에서,
두 발을 쳐드는구나.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99번에서

● 최근 공개된 드로잉 포함 60점 수록!

카프카는 1913년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함께 산책하던 때를 회상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팔짱을 끼고 걸었던 모습을 묘사하려던 게 아니라 그 순간 그녀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졌음을 전하고 싶었다. 작가는 그 신비를 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다가 편지에 드로잉을 그려 넣었다. 이처럼 카프카는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을 자주 드로잉으로 표현해 내곤 했다. 카프카는 “꿈같은 내적 삶을 묘사하는 것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꿈을 언어로 다 전달하지 못하는 딜레마의 해결책을 이미지에서 찾은 것이다.
카프카는 한때(1901~1906년) 화가가 되려고도 했었다. 그 시절에 카프카는 “드로잉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나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회상한다. 1902년에 카프카를 처음 만난 막스 브로트 역시 처음에는 카프카의 드로잉을 눈여겨보았고 카프카의 글을 읽기 시작한 건 몇 년 후부터다. 카프카는 주로 편지나 노트의 여백에 드로잉을 남겼기 때문에 나중에 막스 브로트가 그 부분들을 오려내서 카프카 컬렉션을 만들었다. 현재 약 150점 정도의 스케치가 살아남았다.
카프카의 낙서 형식의 드로잉들은 주로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를 단순한 터치들로 매우 동적으로 묘사해 낸다. 카프카가 드로잉을 중요하게 여긴 점은 현대 그래피티아트나 그래픽아트의 선구적인 자질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인물들은 전통적인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섬세하기보다 자유롭게 흐르고, 배경은 생략돼 있지만 축제, 펜싱, 승마 같은 상황과 감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불법으로 경매되던 카프카 드로잉들도 되찾아 공공재로서 2021년에 온라인전시 통해 공개한 적이 있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에는 막스브로트재단 아카이브에 새롭게 포함된 카프카 드로잉들을 포함하여 60점이 수록돼 있다.

● 1973년 시작한 국내 최고(最古) 문학 시리즈!

‘카르페 디엠’의 시인 호라티우스로부터 영화 「패터슨」의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까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모더니즘의 대표 작품 『황무지』, 『악의 꽃』, 페르난두 페소아, 미국 시문학계의 이단아 찰스 부코스키, 19세기 대표 시인 에밀리 디킨슨 등 반세기 동안 엄선된 시선집으로 가장 오랜 생명력을 이어 오고 있는 국내 최고 문학 시리즈 ‘세계시인선’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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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1883~1924년)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작가로서 현재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프라하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원에서 1년간 일하다가 보험공사에서 평생 일했다. 훗날 카프카 전집을 편집하게 되는 막스 브로트를 만나 우정을 키우며 작가로서 성장하여 『변신(Die Verwandlung)』(1916년 출간), 『심판(Der Prozess)』(1925년 출간)을 썼다.
평생 낮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밤에는 숨은 천재 작가로 살면서 부조리한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소설에 담았다. 유대계 독일인으로서 맞닥뜨려야 하는 적대적인 환경과 아버지로부터 작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갈등 속에서 투쟁해야 했던 고독한 삶은 그를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가 되게 했다. 1917년 9월에 폐결핵 판정을 받고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1924년 빈에서 사망했다.

옮긴이 편영수
서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카프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연암문화재단 연구교수로서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대학교에서 독일 현대문학과 카프카를 연구했다.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전주대학교 명예교수다.
막스 브로트의 『나의 카프카』 번역으로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카프카 문학의 이해』, 『프란츠 카프카』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카프카의 아포리즘』, 『카프카의 엽서』, 『변신·단식 광대』(공역), 『실종자』 및 빌헬름 엠리히의 『프란츠 카프카』(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 구스타프 야누흐의 『카프카와의 대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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