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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무슨 색일까요(그림책 숲31)
저자 : 밥길 ㅣ 출판사 : 브와포레 ㅣ 역자 : 민구홍

2023.04.04 ㅣ 40p ㅣ ISBN-13 : 979118799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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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무슨 색일까요?

한번 상상해봅시다. 여러분이 잔디에 누워 있다면 초록색일 거예요. 그대로 하늘을 바라보면 파란색이겠죠? 정원사나 벽돌공, 또는 우유 배달원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저마다 다르게 말할 거예요. 그림책 전문 출판사 브와포레에서 소개하는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What Colour Is Your World?)는 색에 관해 생각하는 방법, 나아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일깨워줍니다. 1962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재치 넘치는 이야기와 기발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 스스로 또 함께 답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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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밥 길이 건네는 질문

어쩌면 한번도 제대로 답해본 적 없는 질문을 건네는 밥 길(Bob Gill, 1931-2021)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입니다. 그의 작품은 대개 일러스트레이션과 타이포그래피가 산뜻하게 어우러집니다. 유쾌한 동시에 자못 진지하고, 무엇보다 쉽고 명확합니다. 화려한 장식이나 복잡한 레이아웃에 기대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 즉 의사소통에 집중하죠. 그는 디자이너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좋은 디자인이란 쉽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디자인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는 오히려 나중 일이었고요. 그렇게 그는 디자인을 둘러싼 기존의 틀을 구부리거나 허물었습니다. 좋은 생각과 태도가 곧 좋은 디자인의 뿌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색으로 발견하는 수많은 가능성

생각과 태도를 향한 밥 길의 믿음은 빨간색 표지가 도드라지는 이 책으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책은 정원사에서 바닷가를 서성이는 사람, 군인, 벽돌공, 우유 배달원, 왕, 잠수부, 천문학자, 그리고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따라가며 질문을 건넵니다.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 정원사에게는 신선한 초록색입니다. 해변을 서성이는 사람은 어떨까요? 모래알 같은 노란색입니다. 그렇다면 왕은요? 화려한 보라색이죠. 저마다 쉽게 답을 내놓는 다른 사람과 달리 예술가는 선뜻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예술가에게 색은 생각과 태도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는 까닭입니다. 예술가의 세상에서 왕은 초록색, 바다는 주황색, 양배추는 파란색이 될 수 있죠.

그저 방식이 다를 뿐!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겠죠. 책 첫머리에 자리한 각주처럼 모두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방식이 다를 뿐이랍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발 디딘 분야에서 예술가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달리 말해 수많은 가능성을 믿는 것은 이따금 필요한 일입니다. 자신의 세상이 흰색뿐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흰색 안에 여러 흰색이 있을 수 있음을, 또는 흰색이 그저 흰색이 아닐 수 있음을 알게 될 테니까요.

어린이뿐 아니라 그의 부모, 나아가 수많은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을 향해

이 책이 처음 출간된 해인 1962년은 밥 길이 친구인 앨런 플레처(Alan Fletcher), 콜린 포브스(Colin Forbes)와 디자인 스튜디오 ‘플레처/포브스/길’을 막 시작한 무렵이기도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이따금 불안한 시절이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모름지기 불안과 함께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19세기 말을 드리운 불안이 크고 작은 담론과 문화적 욕구를 폭발시키고, 20세기 초 벨 에포크(Belle Epoque)로 이어졌듯 불안은 가능성을 품은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책은 불안과 마주한 밥 길 자신을 비롯해 책 첫머리에 등장하는 그의 친구인 앨런과 콜린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였을지 모릅니다. 이 책이 또다시 질문을 건네는 사람은 어린이뿐 아니라 그의 부모, 나아가 불안한 가운데 수많은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을 아우릅니다.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전으로서 사랑받는 까닭이겠죠.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 꼭 책이 건네는 질문에 답하지 않더라도 밥 길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감상하는 일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옮긴이의 글

2021년 11월 9일 세상을 떠난 밥 길(Bob Gill)은 자신을 “그래픽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교육자, 아트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영화감독 겸 엉터리 재즈 피아니스트”로 소개하곤 했습니다. 1931년 1월 1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60여 년 동안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솜씨를 발휘했지만, 일찍이 여섯 살 무렵부터 일러스트레이터와 디자이너를 꿈꿨다고 밝혔듯 그의 이름은 디자인계에서 특히 도드라집니다.

밥 길의 작품은 대개 일러스트레이션과 타이포그래피가 산뜻하게 어우러집니다. 유쾌한 동시에 자못 진지하고, 무엇보다 쉽고 명확합니다. 화려한 장식이나 복잡한 레이아웃에 기대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 즉 의사소통에 집중하죠. 그는 디자이너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좋은 디자인이란 쉽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디자인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는 오히려 나중 일이었고요. 그렇게 그는 디자인을 둘러싼 기존의 틀을 구부리거나 허물었습니다. 좋은 생각과 태도가 곧 좋은 디자인의 뿌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한편, 그는 뉴욕의 시각 예술 학교, 런던의 왕립 예술 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스무 권 이상의 책을 통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1981년에 발표한 『이제껏 배운 그래픽 디자인 규칙은 다 잊어라. 이 책에 실린 것까지.』 (Forget all the rules you ever learned about graphic design. Including the ones in this book.)에서는 ‘문제가 문제’라 말하며 자신이 맞닥뜨린 문제를 곧장 해결하려 하기보다 문제를 바라본 뒤 다시 규정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단순하지만 독특하고, 실제로 적용해본 뒤에는 무릎을 치게 만드는 그의 방법론은 디자이너는 물론이고 수많은 생산자에게 영감과 용기를 선사했죠.

디자이너와 교육자로서 생각과 태도를 향한 그의 믿음은 이 책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그의 다른 작품처럼 일러스트레이션과 타이포그래피가 산뜻하게 어우러지는 건 물론이고요. 책은 정원사에서 바닷가를 서성이는 사람, 군인, 벽돌공, 우유 배달원, 왕, 잠수부, 천문학자, 그리고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따라가며 질문을 건넵니다.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 저마다 쉽게 답을 내놓는 다른 사람과 달리 예술가는 선뜻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예술가에게 색은 생각과 태도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는 까닭입니다. 책을 마무리하는 예술가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곱씹어볼 만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겠죠. 책 첫머리에 자리한 각주처럼 모두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방식이 다를 뿐이랍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발 디딘 분야에서 예술가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달리 말해 수많은 가능성을 믿는 것은 이따금 필요한 일입니다. 자신의 세상이 흰색뿐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흰색 안에 여러 흰색이 있을 수 있음을, 또는 흰색이 그저 흰색이 아닐 수 있음을 알게 될 테니까요. “토마토가 과일일까?” 언젠가 한 친구가 제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제 답은 이랬습니다. “글쎄... 누군가에게 토마토는 엄연히 과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닐걸. 그런데 진실이 어떻든 토마토를 과일로 믿으면 과일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이 처음 출간된 해인 1962년은 밥 길이 친구인 앨런 플레처(Alan Fletcher), 콜린 포브스(Colin Forbes)와 디자인 스튜디오 ‘플레처/포브스/길’을 막 시작한 무렵이기도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이따금 불안한 시절이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모름지기 불안과 함께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19세기 말을 드리운 불안이 크고 작은 담론과 문화적 욕구를 폭발시키고, 20세기 초 벨 에포크 (Belle Epoque)로 이어졌듯 불안은 가능성을 품은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책은 불안과 마주한 밥 길 자신을 비롯해 책 첫머리에 등장하는 그의 친구인 앨런과 콜린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였을지 모릅니다. 그 아름다운 힘 덕일까요? 그들의 스튜디오는 오늘날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로 손꼽히는 펜타그램(Pentagram)으로 거듭났고, 이 책은 이렇게 한국에서까지 소개됐습니다. 이 책이 또다시 질문을 건네는 사람은 어린이뿐 아니라 그의 부모, 나아가 불안한 가운데 수많은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을 아우릅니다.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전으로서 사랑받는 까닭이겠죠. 저를 비롯해 그들의 손이 늘 닿는 곳에 이 책이 놓이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무슨 색일까요?” 꼭 책이 건네는 질문에 답하지 않더라도 밥 길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감상하는 일만으로도 흐뭇합니다.

2023년 2월
민구홍

추천사
일러스트레이션과 타이포그래피가 어우러진 이 책은 자유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환기시켜 줍니다. ―『크리에이티브 리뷰』(Creative Review)

이 책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수많은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북 그로서』(The Book Grocer)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아.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아마존(Amazon)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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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길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밥 길(Bob Gill) 할아버지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입니다. 1962년에는 친구인 앨런 플레처(Alan Fletcher), 콜린 포브스(Colin Forbes)와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인 ‘플레처/포브스/길’을 세웠어요. 나중에 이 스튜디오는 ‘펜타그램’(Pentagram)이라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가 됐답니다. 1967년부터는 선생님, 영화감독, 그림책 작가로도 활동하며 2021년 우리 곁을 떠날 때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옮긴이 민구홍
이 책을 옮긴 민구홍 삼촌은 미술 및 디자인계 안팎에서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편집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밥 길 할아버지의 또 다른 책인 『이제껏 배운 그래픽 디자인 규칙은 다 잊어라. 이 책에 실린 것까지.』(작업실유령, 2017)도 번역했답니다. 민구홍 삼촌이 더 궁금하다면, 삼촌의 웹사이트를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https://minguhong.f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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