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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기
저자 : 최형준 ㅣ 출판사 : 부크럼

2023.03.10 ㅣ 240p ㅣ ISBN-13 : 979116214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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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날들
작가 최형준, 유랑의 파편을 모은 세 번째 수필집


혼자인 게 싫은 건지, 아니면 제대로 혼자가 되고 싶은 건지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채 혼자이다. 어이가 없도록 파릇한 나이이다.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이것보다는 즐겁게 보내야 한다. 아, 나는 깨닫고 만다. 이 세상에서 내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않고 있는 건 나 하나뿐이라고. _본문 197p

두 번째 수필집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통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든 경이로운 사랑을 보여 주었던 최형준 작가의 신작이 1년 만에 출간되었다. 낭만을 예찬했던 첫 번째 책과 사랑을 노래했던 두 번째 책을 집필한 후, 이번 책에는 ‘생활과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책을 선보였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책 중간중간에 작가가 직접 찍은 흑백 필름 사진을 실었다. 사진 속 풍경과 오브제는 진솔한 그의 문장과 어우러져 그가 겪고 체험한 방랑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감 나게 해 준다.

살아감의 근원은 방랑에 있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 매일 밤이면 ‘내일’을 맞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지향하고자 하는 바와 점점 가까워지는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하루하루 올바르게 방랑하며 무언가를 잃어가고, 뜻하지 않던 것과 부딪히고, 어떤 날은 나 자신을 증오하고 어떤 날은 나 자신을 애틋하게 여기며 주어진 시간을 표류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나날이기에, 미숙한 우리는 불어오는 바람에 여봐란듯이 흩날리며 불현듯, 무척이나 슬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오늘 우리의 방랑은 너무나 멋졌다는 것. 비록 그것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것 같아 허망하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우리가 추억할 청춘의 한 자락에서 가장 빛나고 있을 순간은 바로 오늘의 방랑일 것이다. 자신을 위해 애써 주는 더 많은 것들을 좋아하면서 더 맹렬히 방랑하기로 결정한 작가처럼, 지금의 이 불확실함과 불안을 아름다운 장신구처럼 걸치고 더욱 반짝이는 당신이 되자.

훗날 우리가 지칠 때마다 꺼내 볼
부적 같은 온전한 순간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여름 휴가의 해변, 예술적 흐름을 중시하며 공들여 꾸민 작업실, 데카당한 정취를 풍기는 커피숍에서 크림 소다를 마시며 쓰는 센티멘탈 취재 일지. 이 책에 실린 작가의 푸르른 방랑기를 읽으며, 우리가 흘려보낸 날들 또한 이처럼 다채로웠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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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Prologue

1. 유랑
고마워요, 친절한 켄트미어군
내가 바라는 여름휴가란
나의 해변일지
내가 차지한 작업실 1
내가 차지한 작업실 2
긴 머리카락에 관해

2. 표류
서문 : Do I love this quiet moment?
센티멘탈 취재 일지
센티멘탈 취재 일지 : Coffee Store
센티멘탈 취재 일지 : MiDoPa Coffee House
센티멘탈 취재 일지 : 터방내

3. 귀소
꽃을 찍는 일
덧없는 멜로디, 슬픈 리릭스
낮이 긴 나라에 살고 싶다
나는 두 번 다시 춤을 추지 않아도 좋은 걸까?
한 시절과의 작별을 예감한 어느 오전
감기에 걸린 날

Epilogue

[본 문]

나는 그와 같은 태도가 나의 삶의 태도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세상이 내게서 컬러를 앗아가려 할 때, 일시적인 제한에 항복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묵묵히 해내는 것이다. 남아있는 흑백의 진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완벽히 숙달하는 기회로 삼는 거다. 그러면 멀지 않은 날에 그 제한이라는 것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만큼 성장하게 되는 게 아닐지. 그런 식의 성장을 거듭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이토록 불완전한 세계를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p.18

날이 밝으면 해변으로 뛰쳐나갈 생각만 하며 원인 모를 슬픔을 견뎌 내는 거다. 머지않아 날이 밝을 테다. 맨발로 5분만 운전하면 해변에 도착할 테다. 거기엔 뜨거운 땡볕이, 시원한 바다가, 폭신한 모래사장이, 새로 사귄 친구들이 있다. 그렇다면 하루 새벽쯤은 눈 딱 감고 얼마든지 가라앉아도 좋지 않은가? 그런 생각으로 저 자신을 다독이며. - p.30

화해의 담배를 피우고, 해변에 자리를 잡은 뒤로는 정말이지 즐겁기만 했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 내가 상의를 벗자 B는 며칠 사이에 드라마틱하게 변한 내 피부색에 놀랐습니다. 나는 그것이 마치 오랜 시간 바다와 어울린 삶의 징표라도 된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겨우 사흘 늦게 도착한 B에게 그동안 내가 바다에서 가졌던 아름다운 시간을 뽐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것 봐라, 나는 벌써 해변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다, 하고 말입니다. - p.45

우리는 어떠한 시간을 기대하며 비용과 공간을 할애한다. 잘 고른 가구를 바라볼 때의 시각적 충족감 또한 중요한 것이나 그보다는 그것을 갖게 됨으로써 가능해지는 ‘경험’을 고려하는 거다. 깊은 수면을 위해 침대를 고르고, 안락한 휴식을 위해 소파를 고르며, 심심한 새벽을 견디기 위해 TV를 사고, 한적한 식사를 위해 식탁을 들인다. 한데 침대의 사이즈, 소파의 가용 인원, 테이블과 의자의 개수를 결정할 때는 ‘누구와 함께 경험할 것인가’가 고려된다. 그에 따라 할애되는 비용과 공간은 또 한 번 좌우되는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내 작업실은 의미심장한 인상을 준다. 나는 대체 ‘누구’와의 ‘무엇’을 기대하며 이토록 여러 사람의 자리를 마련해 둔 것이냐 말이다. - p.70

필연적으로 커피숍이라는 장소와 나 사이에는 무언가 끈끈한 유대 관계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 다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애틋한 확신 같은 것 말이다. 내 쪽도 상대를 만나면 마음이 놓이고 상대 쪽도 내가 오면 구수한 원두 냄새를 풍기며 반겨 주니 우리 둘 사이의 장르는 필시 로맨스일 것이다. 그녀가 “자, 여기선 직접 청소할 필요도 없고, 어질러진 책상도 없어. 멋대로 드러누울 곳도 없지. 저기 봐.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그렇지, 이제 똑바로 앉아 보자. 졸려도 참아야 해. 노트북 펼친 지 5분 만에 졸고 있으면 사람들이 흉봐. 뭐라고? 담배? 너 정말 나 망신시키고 싶어서 그러니?”라며 나를 몰아세운다. 그러면 나는 “으응, 참아 볼게.” 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허리를 세워 한동안은 노트북을 노려본다. - p.106

터방내가 영업을 시작했을 때의 20대 청년들은 60대가 되었다. 그만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터방내는 자리를 지켜 낸 것이다. 앞서 취재한 커피 스토어와 미도파는 내가 60대가 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켜 낼 수 있을까? 독자들의 메일에 적혀 있던 그 수많은 커피숍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 테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는 지켜지는 것보다 사라지고 마는 것이 훨씬 더 많은 법이니까. 그렇기에 새삼 더욱 감동하게 된다. 함께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에 말이다. 결국 우리는 그 모든 걸 기억의 뒤편으로 이격하는 작업에 가담하고 있다. 영차, 영차. - p.163

낮이 긴 나라에 살고 싶다. 그중에도 해가 제일 늦게 떨어지는 도시에 정착하고 싶다. 하루의 구분은 밤과 밤사이에 지어지지만, 우리는 밤이 아닌 낮을 떠올리며 지나간 나날을 센다. 우리는 밤에 늙고, 낮에 젊은 것이다. 그러나 그 젊음이란 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낡아 가는 기분만 느끼며 산다. 조용한 나날을 사랑할 수 없으면, 나 같은 사람의 생애는 고달프다. 두말할 것 없이 나는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 p.201

나는 저녁 공연 리허설을 앞두고 두 번 다시 춤을 추지 않겠다고 결심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때의 명랑한 심장박동을 기억한다. 그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얼굴 위로 번져 가던 미소를 기억한다. 또 엄습해 오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는 한편, 어쩌면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새벽을 기억한다. 그날들의 설렘과 흥분을 잊지 않는 한 나는 앞으로도 어디로든 떠나갈 수 있다.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 불안의 배후에는 용기가 있고, 용기의 배후에는 가능성이 있다. 비록 불투명한 가능성에 불과할지라도, 그것을 소중히 여길 때, 우리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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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오늘의 방랑
우아한 에세이스트 최형준의 세 번째 독백

“좀 궁상맞긴 했어도 즐거운 시절을 보냈구나. 그리고 내가 그 시절을 떠나 이곳에 홀로 떠나온 것은 우리가 서로를, 그곳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구나.”

『우울보다 낭만이기를』,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에서 솔직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낭만과 사랑을 얘기하며 수많은 독자의 공감을 받은 최형준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보여 준 로맨틱하고 고상한 관념적 세계에서 옮겨 와, 이번에는 투명하고 사사로운 생활에 관한 글이다. 바다 가까이서 보낸 여름 휴가, 반원형 창문이 있는 작업실, 추천을 받아 방문한 커피숍 등등 작가는 자신의 생활을 이룬 다양하고 불완전한 일상을 꺼내 섬세한 유머를 덧붙여 이 책에 담았다.

‘나는 시종일관 슬퍼하는 사람’이라고 작가는 고백한다. 청승맞은 말이겠지만 언제나 무언가를 견뎌 낸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으며, 자꾸만 버릇처럼 슬퍼하게 된다고. 하지만 어느 페이지에서 털어놓은 그 이야기가 의외라고 느껴질 만큼 이 책에는 파릇한 생동감이 가득하다. 작가는 별안간 쏟아진 비에, 멎지 않는 감기 기운에, 방 안 가득한 짙은 어둠에 한동안 억눌러 온 감정의 끈을 놓아 버리며 실컷 좌절하지만, 즐겁게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기어코 끌어 올리고야 말기 때문이다. 마음에 난 굴곡을 따라 휘청거리면서도 완전히 무너진 하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아름다운 특권, 젊음을 떠올림으로써 그는 또다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원래 이것보단 우아하게 산다.
오늘은 제가 좀 아팠으니 내일은
다시 해 봅시다. 다시 해 봅시다.

흔들리며 방랑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축 가라앉은 시선으로 세상을 감각하며, 고달픈 매일을 흘려보내는 이 찬란한 청춘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머지않아 밝을 날을 기다리며 친애와 경멸이 공존하는 새벽을 보내는 동안, 이토록 불완전한 세계를 지탱할 힘은 결국 낭만과 사랑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되짚어 깨달으며 다시금 세상을 힘껏 포옹하려는 열의를 읽어 보자. 방랑하는 그의 나날에 깃든 푸르른 용기와 점잖은 결심들은 당신의 생활 또한 아름답게 채워 줄 것이다.

삶에는 상향하는 단계, 표류하는 단계, 추락하는 단계가 모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상향하는 단계에는 비상하는 데 즐거움이 있고, 표류하는 단계에는 정처 없이 떠도는 데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추락하는 단계에조차 낙하하는 즐거움이 있지 않던가요. 우리는 그러한 즐거움을 토대로 각자의 방랑기를 기록해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_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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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준
1997年 8月 8日生
글과 사진을 만들고 가다듬는다.
잊혀가는 아름다움을
유일한 아름다움이라 여긴다.

2020 「우울보다 낭만이기를」
2022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출간했다.

Instagram @gudwns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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