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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본주의 문명 제1부 : 토대
저자 : 배영수 ㅣ 출판사 : 일조각

2022.10.15 ㅣ 380p ㅣ ISBN-13 : 978893370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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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세계역사/지리 > 북남미역사
복잡한 미국 문명, 찬찬히 뜯어보기

미국사 연구자인 배영수 서울대 명예교수의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시리즈는 제목에서 보여 주듯이 미국 문명의 총체적인 모습을 ‘토대’, ‘발전 과정’, ‘미국과 세계’라는 세 구간으로 나누어 면면히 다룬다. 미국 문명의 본질이 자본주의라고 규정하는 저자는 미국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싹터서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해 왔으며, 이들을 기반으로 삼아 미국이 어떻게 세계를 이끌어 나가게 되는지, 그리고 최강대국 미국을 구성하는 사회구조와 정치체제, 그리고 국민문화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그 장구한 역사를 세밀히 풀어낸다.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 중 제1부에 해당하는 <토대>는 제목 그대로 미국 문명의 근원을 추적하며 그 기반을 깊이 탐구한다. 저자는 오랜 세월에 걸쳐 기반을 축적해 온 구대륙의 나라들과는 달리, 신대륙에서 근대적이고도 복잡한 형태로 출발한 미국이 어떻게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고 자본주의 문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는지를 살펴보는 동시에 문명의 개념과 자본주의의 개념, 그리고 미국 헌법에 관한 논쟁을 비롯한 학술적 논의를 장별 부록에 담아 더욱 풍성한 내용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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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서문
서론

제1부
토대

제1장 자연환경
1. 지형
2. 기후
3. 자원
4. 식물상과 동물상

제2장 원주민과 이주민
1. 원주민
2. 유럽의 팽창
3. 스페인 식민지의 출현
4. 영국 식민지의 개척
5. 이주민의 정체성

제3장 식민지 사회
1. 노예제 사회의 형성
2. 청교도 사회의 쇠락
3. 봉건제의 좌초
부록: 문명의 개념

제4장 제국과 식민지
1. 영국의 북미대륙 정책
2. 북미대륙 식민지의 번영
3. 문화적 변동
부록: 자본주의의 개념

제5장 미국혁명
1. 혁명의 기원
2. 갈등의 심화
3. 독립 선언
4. 전쟁과 평화

제6장 연방헌법
1. 남은 과제: 정치체제
2. 남은 과제: 전비 부담
3. 필라델피아 회의
4. 비준 과정
5. 자본주의의 정치적 토대
부록: 미국 헌법에 관한 논쟁

제2부 발전 과정
제3부 미국과 세계

결론
발문

참고문헌
색인

[본 문]

이 책은 미국 문명에 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미국 문명에 관해서는 이미 다양한 해석이 있다. 그러나 기존 해석과 달리, 이 책은 미국 문명이 본질적으로 자본주의라고 규정하고 거기에 역사학적 방법으로 접근한다. 바꿔 말해, 미국에서 자본주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 오늘날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또 세계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지, 살펴본다.

-9쪽, 서문


잘 알려져 있듯이, 이제 미국 문명에서는 경제 권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확고한 자율적 위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온갖 생활 영역에 깊이 스며들어 있기도 하다. 심지어 대학에서도, 오래전부터 다양한 압력에서 벗어나 객관적 진실을 밝혀내려 애쓰며 사회적으로 널리 신뢰를 받던 이 지도적 공공 기관에서도,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세가 새로운 행동 윤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바로 거기서 자본은 종래와 다른 행태를 보여 주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는 지식을 뒤쫓으며 거기에 편승해서 더 나은 증식의 기회를 잡으려 한다. 나아가 새로운 권력으로 성장하는 지식과 공생하는 관계를 맺으려 한다. 따라서 필자는 이처럼 변모하는 지식과 자본의 관계, 또는 지적 권위와 경제 권력 사이의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물음에 부딪힌다. 그것이 자본주의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아니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새로운 문명으로 진입한다는 것을 시사하는가 하는 물음에 부딪힌다. 이런 뜻에서, 필자는 오늘날 미국 문명이 기로에 서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20쪽, 서론


이주민은 널리 알려져 있듯이 아메리카를 충격에 빠뜨렸다. 15세기 말에 시작된 탐험은 한 세대가 지나기도 전에 정복과 약탈로 바뀌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정복자들이 “황금의 도시”나 “황금의 제왕”을 찾아 맹렬한 기세로 진격하며 원주민을 학살했다는 것은 전설처럼 들리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에르난 코르테스Hernan Cortes는 500명이 조금 넘는 원정대를 이끌고 아즈텍제국 공략에 나섰고, 프란치스코 피사로Francisco Pizzaro는 200명에도 못 미치는 원정대로 잉카제국의 8만 대군을 대적했다. 원정대는 무엇보다 오랜 훈련과 많은 경험을 쌓은 직업군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총포를 포함해 원주민이 본 적도 없는 철제 무기가 있었고, 말처럼 크기와 힘으로 원주민을 압도할 수 있는 수송 수단도 있었다. 더욱이, 오랜 세월에 걸쳐 유라시아 인구 사이에서 발달한 면역력이 있었다. 천연두, 홍역, 수두, 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이 아메리카에서 90 % 정도의 놀라운 치사율을 보이자, 정복자들은 전염병을 일부러 퍼뜨리며 원주민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 외에 정복자들의 기이한 광기와 원주민의 헤아리기 어려운 공포도 있었다. 결국, 어림잡아 5,000만 명을 넘나들던 원주민 인구는 1600년에 이르면 대략 500만 내지 1,000만 명으로 격감했다. 거기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해안과 평야를 내놓고 오지로 몸을 숨겼다. 이렇게 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아메리카를 석권하는 데는 백 년도 걸리지 않았다.
-55~56쪽, 제2장 <원주민과 이주민〉


북미대륙의 영국 식민지는 일찍이 문명의 초석을 마련한 데 이어 18세기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그에 따라 본국과의 관계도 적잖은 변화를 겪었다. 식민지는 여러 측면에서 본국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른 사회로 발전했고, 영국은 거대한 제국으로 팽창함에 따라 여러 대륙에 건설된 다양한 식민지에 어떤 위상을 부여하고 그와 어떤 관계를 수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영국과 식민지 사이에는 긴장 관계가 조성되었고, 그것은 특히 북미대륙에서 심화되었다. 거기서는 이주민이 스스로 영국인이라 생각하면서 영국과 유사한 정치체제를 세우고 영국인으로서 온갖 권리를 누리려 했던 반면에, 영국은 그들을 어디까지나 식민지인으로 취급하면서 어떻게든 통제하고 복속시키려 애썼기 때문이다.

-141쪽, 제4장 <제국과 식민지>


돈이 독립된 힘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어떤 길을 열어 주는가는 돈에 대한 사랑을 얼마나 풀어 주는가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이다. 그것은 경제 권력이 해방을 넘어 여러 권력 사이에서 어떤 위상과 역할을 차지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권력구조의 개편 문제가 떠오른다고 할 수 있다. 권력구조는 보통 정치권력을 기능에 따라 구분하고 그 사이에 수립하는 체계를 가리킨다. 그렇지만 여기서 그것은 매우 넓은 뜻으로 쓰인다. 필자가 문명 개념을 제안하며 언급한 것처럼, 힘. 흔히 정치권력을 가리키는 권력을 넘어, 사람을 움직이는 모든 종류의 힘. 은 완력이나 매력 같은 개인적인 힘에서 제도화된 무력이나 문화적 영향력 같은 사회적인 힘까지 매우 다양한 현상이다. 재산에 토대를 두고 성립하는 경제 권력은 린드블럼이 지적한 것처럼 자원의 생산과 분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그것은 해방되는 순간부터 다른 권력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마련되고 실천에 옮겨지면, 공식적 권력구조를 비롯하여 넓은 뜻의 권력구조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 변화는 본질적으로 정치과정이며, 그 결과도 정치체제의 변화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문명은 정치적 토대 위에서 성립한다고 말할 수 있다.

-206~207쪽, 제4장 <제국과 식민지>


사실, 미국혁명은 많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근대적 인간관을 전제로 삼는다. 독립선언문에서 드러나듯이,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인간으로서 기본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정치적 권위의 원천으로서 스스로 정부를 수립하거나 폐지하는 능력을 지닌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어떻게 해서 그런 권리와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언급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18세기 말 서양에 널리 퍼져 있던 신념이었기 때문이다. 그 신념은 필자가 다른 글에서 지적한 바 있듯이 서양에서도 근대 초기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중세 말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발전했다. 여기서 인간은 물론 인류에 속하는 모든 인간이 아니라 정치적 발언권을 지니는 백인 남성으로 상정된다. 그래도 그런 존재가 중세 말부터 서양에서 서서히 대두했다는 사실은 이미 백여 년 전에 독일의 역사학자 오토 기이르케Otto Gierke가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중세 말에 여러 군주가 교황의 권력에 도전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정치 이론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지배의 정당성을 해명하는 근거가 종교적 권위 대신에 신민의 동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형되었다.

-267~268쪽, 제5장 <미국혁명>


애덤스의 견해는 매서추세츠 헌법과 더불어 혁명기 미국에서 참고 자료로 널리 활용되었고, 또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연방헌법에도 뚜렷하게 반영되었다. 거기서 무엇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그 속에 들어 있는 제도적 장치보다는 그 아래에 자리 잡고 있던 기초적 관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공화정을 바람직한 정부 형태로 여기며 그 본질을 “법의 지배”rule of law로 본 것은 오늘날 미국 역사학계의 연구 동향은 물론이요 한국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할 때에도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 이 어구는 오늘날 한국에서 흔히 “법치”로 번역된다. 그것은 고대 중국에서 법가가 강조했을 때부터 ‘자의적 명령 대신에 일정한 법률로써 지배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여기서 지배의 주체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 주체가 군주라는 점은 주의를 환기할 필요조차 없는 암묵적 전제였다. 사실, 법가에서 군주는 법을 제정하거나 철폐할 수 있는 주권을 지녔으며, 따라서 법을 초월하는 존재였다. 반면에 “법의 지배”에서는 그런 존재가 용납되지 않는다. 이 어구는 ‘사람을 대신해 법이 지배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므로, 법을 지배의 주체로 상정하며 그럼으로써 법을 초월하는 존재를 부정한다. 그렇지만 애덤스를 비롯한 혁명기 미국인들이 법률을 제정하는 사람의 존재와 역할을 부인한 것은 아니다. 그런 존재와 역할은 군주나 귀족이 아니라 시민이 차지했다. 그들이 수립하고자 하던 공화국에서, 시민은 법률을 제정하고 또 그것을 준수하는 주체였다. 공화국이란 시민이 주권의 주체로서 스스로 통치하는 체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의 지배”는 시민의 자치를 구현하는 실천 방안이었다.

-286~287쪽, 제6장 〈연방헌법〉


그러나 미국 헌법에는 주목할 만한 문제점도 있었다. 흑인과 여성을 비롯한 소수집단은 독립선언문과 마찬가지로 미국 헌법과 권리장전에서도 간과되었다. 새로이 수립되는 권력구조에서 주체는 공식적으로 시민이었으나, 실제로는 재산을 가진 백인 남성으로 한정되었다. 그 이외의 미국인들은 인간과 시민이 지니는 기본적 권리를 제대로 지니지 못했고, 따라서 새로운 권력구조에서 발언권을 누릴 수도 없었다. 더욱이, 미국 헌법과 권리장전에서 보장되는 기본적 권리도 국가와 공적 영역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미 독립선언문에서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로 집약되었던 기본적 권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개인 사이에 형성되는 불평등한 관계로, 그것도 흔히 억압과 착취를 수반하는 관계로 확장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미국 헌법과 권리장전은 독립선언문과 마찬가지로 미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어휘를 사용하며 기본적 권리를 규정했다. “모든 사람은 본래 평등하다”는 문구에서 출발하는 이 보편적 선언은, 따라서 기본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소수집단에게 영감의 원천이자 투쟁의 무기로 부각되었다. 실제로, 소수집단은 오랜 세월에 걸쳐 피나는 투쟁을 벌인 끝에 기본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에, 바꿔 말하면 경제 권력에 자율적 위상을 부여하는 넓은 뜻의 권력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342~343쪽, 제6장 〈연방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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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 미국

정치적 영향력, 사회적 입지, 군사력, 국토의 면적, 인구수 등 수많은 부문을 국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보았을 때, 미국은 현재 모든 방면에서 ‘세계 1위’는 아니다. 그러나 ‘최강국’이라는 것에 이견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제회의 어디를 가도 미국의 자리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고, 문화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사실상 없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의 배우자, 미연방의 권력 핵심이 되는 장관들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정책을 쥐락펴락하며 주목받는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가, 미국이지만 가장 의외인 점은 ‘강대국치고’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와도 당연히 관계가 없고, 오랫동안 북미대륙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은 있었지만 18세기 전까지 세계 무대에 데뷔조차 하지 못했던 이 나라는 초대 대통령을 옹립하고 채 100년도 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전 세계를 향해 제국주의帝國主義를 구가하던 유럽 제국諸國의 콧대를 꺾고 당당히 링 위에 올라선 것이다. 이쯤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워진 지 불과 2백 년 만에 세계 최강이 된 미국의 저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어떤 힘이 이 나라를 그토록 성장시켰을까?


‘기회의 땅’에서 각자 꾸는 꿈

우리가 생각하는 미국의 시작은 아마도 1620년, 플리머스에 도착한 영국 이민자들이 공동체를 수립하면서 메이플라워 협약을 맺은 때부터일 것이다.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에는 약 2만 년 전부터 살던 원주민들이 있었다. 이들은 오랜 세월 이곳에서 살았지만 그들을 하나로 단합시킬 정치적 체제가 없었고 모두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았던 탓에 영국과 스페인 등지에서 온 외부인들은 이곳을 자신들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기회의 땅’이라고 멋대로 생각했다. 즉, 오늘날의 미국은 외부자들의 식민지로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보통 식민지에서 시행되는 정책은 일방적이다. 지배자는 납세와 공물을 요구하고 피지배자는 그들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바쳐야 하기에 날이 갈수록 불만이 커져간다. 이런 상황에서 상하관계, 그리고 권력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름 아닌 돈, 경제적인 힘이었다. 신대륙에는 새로운 개척지를 찾는 상인들이 오갔고, 그들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본은 중요한 생산 수단이 되었다. 비록 식민지였지만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공동체의 힘을 키워야 했고, 더 많은 이익 창출이 필요했다. 당연히 생산 활동을 장려하고 보장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세계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런 경제 체제, 즉 자본주의가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시작하다

으레 자본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나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처럼 학술적인 개념, 혹은 그로부터 파생되는 경제적인 개념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극히 한정된 시선으로 분석하기 시작하면 이해의 폭이 좁아지듯이, 다양한 사람이 사는 문명과 사회의 이야기를 하나의 틀에 욱여넣어 해석하게 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랜 세월 미국사를 가르쳐 온 저자 배영수는 자본주의란 문명의 일종이며, 정치와 경제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 그리고 자연환경에까지 걸쳐 있는 매우 복잡한 체계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따라서 자본주의 개념을 토대로 형성된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려면 보다 포괄적인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명은 매우 넓은 뜻에서 권력구조를 가리키는데, 이는 곧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생존과 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조직적으로 결집하는 실체라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나아가 더 나은 삶을 꾸리기 위해 스스로 가진 힘과 능력, 그리고 자연환경의 힘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한 체계를 구축하게 되는데, 이는 곧 우리가 흔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라 부르는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한마디로 우리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미국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의 자본주의는 어디서 왔을까

‘미국의 자본주의’라는 말만 들었을 때 그 정의를 단번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의외로 미국의 자본주의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미국 문화 곳곳에 드러나 있다. 유명 권투 선수인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본인의 재산을 영상으로 자랑하고,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한 야구 선수가 누리게 되는 대접이 천지 차이라는 것을 선수가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과시하고, 패리스 힐튼이나 카다시안 패밀리처럼 유명 인사의 호화스러운 일상이 리얼리티쇼로 제작되어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전 세계로 공급되는 매체로 송출되는 등 부자가 자신의 부를 자랑하며 또 부를 낳는 구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모든 사례는 단순히 개인이나 기업의 부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미국은 자본주의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사회이며 부를 아낌없이 자랑해도 괜찮다는 그들의 문화적 함의를 보여 준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일까?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왔던 청교도들이 사치가 팽배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까? 어째서 사치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고 지금의 형태로 바뀌었을까?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 그 기원을 찾아서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은 저절로 나타나지 않았다. 북미대륙에 문명이 등장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문명이 자본주의로 변형됨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 최대한 적응하고 살아나가는 것처럼,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 역시 북미대륙이라는 자연환경에 발을 디딘 인간이 얻어낸 결과이다.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 중 제1부에 해당하는 <토대>는 자연과 인간은 미국의 자본주의 문명을 이해하는 필수요소라는 점, 그리고 18세기 말에 이르러 미국이 자본주의 문명의 토대를 갖추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본문 전반에 걸친 풍부한 지식과 중간중간 언급하는 개념을 상세하게 다룬 부록을 보면서, 독자들은 미국 동부의 끝없는 바다와 서부의 광활한 사막, 북부의 거대한 산맥과 남부의 드넓은 토지까지 자연을 기반으로 일어선 사람들이 ‘미국인’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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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저자 배영수는 195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미들베리대학 객원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사 주간, 서울대학교 미국학연구소장, 서울대학교 역사연구소장,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 학과장,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학장을 지냈다. 저술로는 Labor in Retreat: Class and Community among Men's Clothing Workers in Chicago, 1871-1929, 『미국 예외론의 대안을 찾아서』 등의 책과 다수의 논문이 있다. 그 외에 편저 『서양사 강의』, 역서 『미국 혁명의 이데올로기적 기원』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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