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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목격자
저자 : 황민구 ㅣ 출판사 : 부크럼

2022.08.31 ㅣ 320p ㅣ ISBN-13 : 979116214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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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수필 > 국내수필
‘그것이 알고 싶다’ ‘유퀴즈’ ‘라디오 스타’ 출연
국방부 조사본부 경찰청 과학수사 자문위원
법영상분석 전문가 황민구가 파헤친 사건의 기록


“영상은 그날의 가장 진실한 증인이다”

저자 황민구의 직업은 법영상분석가다. 그는 강조한다. 조작되지 않은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2015년 조사 기준, 전국에 있는 CCTV 수는 약 27만 대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는 현장의 증거와 여러 진술을 퍼즐 조각처럼 모으며 그날을 재구성해야 했겠지만, 지금은 사소한 시비만 일어나도 당사자들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핀다. 가장 객관적인 증인인 CCTV를 찾기 위해. 카메라는 언제나 오차 한 치 없는 사실적인 증거를 내놓으며 있는 그대로를 고발하는 충실하고 정직한 목격자다.

가벼운 다툼부터 누군가의 참담한 죽음까지, 풀리지 않은 진실이 숨어 있는 영상을 보는 일은 즐거울 수 없다. 일이 아니었다면 절대 보고 싶지 않았을 장면을 수없이 돌려 보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건 그에게도 벅찬 일이었지만 직업상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이 ‘반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억울한 이를 구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난 후부터 황민구는 점점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급기야 진심으로 의뢰인을 걱정하고, 억울한 사연에 함께 분노하며, 반성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그날의 진실을 밝혀내면 누군가의 인생을 구할 수도 있다. 황민구는 이를 유념하며 늘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영상을 분석한다. 화질을 개선하고, 미세한 픽셀이 담고 있는 정보를 해석하고, 진술자의 기억과 영상 증거를 대조하며 사건을 판독한다. 그는 그 누구도 변호하지 않는다. 그저 ‘보이는 것을 보이는 그대로 말하겠다는 소신’을 갖고, ‘진실을 규명하는 사명감’으로 자신이 보고 분석한 것을 고스란히 사회에 알릴 뿐이다. 황민구는 ‘끝까지 봐야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황민구가 그동안 해결해 온 사건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 있기 이전에 ‘개인에게 발생한 일’이다. 따라서 저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다. 성인물 여배우와 닮았다고 직장에 소문이 나서 대인기피증에 걸린 의뢰인, 교통사고 합의금이 없어서 막막함에 울기만 하는 의뢰인, 원정 도박에서 속임수에 넘어가 60억을 잃은 의뢰인, 그리고 가라앉기 직전의 세월호……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무수한 비극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차마 끔찍하고 부끄럽고 가슴이 아파서 알고 싶지 않은 일들. 황민구는 매일매일 그날들과 정면으로 마주 서서 최선의 증거를 내놓으라고 분투한다. 외면할 수 없는 하나의 ‘삶’이 영상 안에서 ‘제발 살려 달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 개의 목격자>는 황민구가 감각한, 사건과 인간의 깊은 내면에 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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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서문 : 내가 만난 수천 개의 목격자와 희망

Part 1. 보일 때까지 보는 일
뒤바뀐 운전자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1
CCTV에서 멀어지는 실종자
나의 10% 능력
궁예를 보았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2
밑장을 빼면 영상이 다르다
건축학개론
가상 현상
어쩌다 명품 가방 진별사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3
재심
어처구니없는 성범죄자
자살이라 하지 마세요
외로운 이유


Part 2. 살려 달라는 말
크리스마스 선물
삼박자 : 시간, 장소, 실수
마음에 들어오세요
찰나의 순간
너는 이게 재미있냐?
얼룩진 흰색 봉투
잘 놀다 간다
아버지가 하지 못한 취미
웅크리다
티 안 나
이상한 나라의 나쁜 놈
요괴의 그림을 보지 마세요
간절한 사람


Part 3. 감정서에 적지 못한 날
천사와 악마
전국 10대 무속인
에프킬라
고문이 필요할 때
피고인이 된 영상분석가
전문가
기억의 습작
경운기에 실려 가지 않으려면
괜찮아 해치지 않아

시간의 상대성 사용법
싸우지 좀 마
면접 후기
후학 양성

마치며 : 당신의 불씨를 꺼내 보세요


[본 문]

수많은 사망 사고 영상을 봐 왔지만 이렇게 끔찍한 죽음은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화질 개선 과정에서 그의 오열에 가까운 행동이 식별될까 봐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실종자의 부모들은 아직도 아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희망을 품고 있다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파도 속의 피사체가 실종자인지 분석하여 순직 처리를 도와주는 것뿐이다. 그를 살릴 방법은 없다. -CCTV에서 멀어지는 실종자-

나는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을 뿐 확신할 수 없었지만 영상은 정확히 나의 편을 들어주었다. 만약 타짜가 0.03초를 속이려면 무협지에 나오는 고수들의 손놀림과 같아야 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속이려면 산에 들어가 필살기를 연마해서 나에게 도전장을 다시 내밀어야 한다. 그 정도가 되면 나에게 오기 전에 어벤저스에 합류해야 하겠지만. -밑장을 빼면 영상이 다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남편의 팔은 경찰의 손을 잡지도, 꺾지도 않았다. 남편의 허리에 그의 손이 내려와 있었다. 경찰관은 허공에서 혼자 팔을 비틀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지자 욕이 절로 나왔다. 왜 진작 나를 찾아오지 않았는지 부부에게 따져 묻고도 싶었다. 분석 결과에 놀란 방송국 관계자들은 당장 연구소로 달려와 인터뷰를 하고자 했다. 나는 인터뷰 내내 분노를 쏟아냈고 이 내용은 언론에 퍼지기 시작했다. -재심-

핸드폰으로 촬영된 영상과 사진들을 보면, 학생들은 기울어진 선내에서 간신히 구조물을 잡고 서 있었다. 표정에는 두려움이 보이지 않았다. 선내에서 들려오는 방송 때문이었을까? 다급하거나 도움을 바라는 표정이 아니었다. 한 학생은 기울어진 침대에 누워 노래를 부르는 자신을 셀프 카메라로 찍었다. 랩을 좋아하는 아이인지 즉석에서 만든 가사가 술술 나왔다. 당시 배의 상황을 랩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 아이의 노래를 들으면서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젠장. 시신을 인양하는 잠수부들이 착용한 헤드 캠 영상도 봤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봐야만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계속해서 봐야만 무거운 마음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에 들어오세요-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조심하지 않는다. 악마는 그런 우리를 보면서 방긋 웃고 있을 것이다. 지뢰를 밟지 않으려면 아주 자그마한 위험이라도 피해야 한다. 그것 이 우리가 살아남을 방도이자 불행해지지 않을 방법이다. 위험과 싸워 이기려고 하지 말고, 위험 앞에서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 좀 늦으면 어떻고, 좀 힘들면 어떤가?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찰나의 순간-

맞닿아 있는 징을 빠르게 위아래로 흔들어 비비자 벌려진 징 사이로 쌀알이 무더기로 떨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나는 영상을 보자마자 한참을 웃었다. 이 무속인은 신력으로 허공에 떠다니는 신이 주신 증표를 잡아 쌀로 변환시킨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상 속 신도들은 무속인의 행동과 쌀알들을 보며 하염없이 울부짖거나 환호하고 있었다. 나는 영상을 보던 제작진에게 이분은 무속 생활을 하지 말고 쌀장사를 하면 돈을 많이 벌겠다고 말하자 모두 빵 터져 웃음바다가 되었다. -전국 10대 무속인-

지금 경찰청에는 영상 분석 경력 채용을 하고 있다. 수많은 전문가가 고용되었고, 내가 아는 후배들도 분석관으로 임용되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경찰수사연수원에서 과학수사 요원들에 게 법영상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내가 강의하는 충남대학교 과학수사학과에는 법영상분석을 공부하며 경찰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제는 경찰청 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구입하기 위한 업체 심사를 다녀왔다. 신기하게도 내가 10년 전에 연구하고 계획했던 것들이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 나는 경찰청 연구원으로 채용되지는 않았지만, 그때 썼던 계획서를 먼발치에서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던 것 같다. 면접의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내가 쌓아 온 결과는 훌륭하다. 지금은 경찰청 과학수사 자문위원이 되어있으니 말이다. 5급 공무원보다 더 마음에 드는 자리다. 페이만 없을 뿐.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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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하게 기록된 그날의 장면
의뢰인이 간절히 찾아 헤매는 진실은
전부 그 안에 있다
나는 끝까지 찾아야만 한다

모든 사진과 영상에는 고유의 DNA가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원래의 형태를 아무리 감쪽같이 변형한다고 해도 전문가의 눈을 속이기에는 어림도 없다. 변조된 DNA는 반드시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천 개의 목격자>의 저자 황민구는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개념인 ‘법 영상 분석’이라는 분야의 선구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CCTV 영상을 몇 번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범인의 얼굴이 식별되고 숨겨진 전말이 몽땅 드러난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시의 상황이 담긴 영상은 미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가장 정확한 증인이지만 어떤 영상은 너무 흐리고, 어떤 영상은 누군가가 조작해 놓았을 수 있고, 어떤 영상은 카메라가 비추지 않은 사각지대까지 분석해야 하고, 카메라의 화질 상태에 따라서 더 많은 기술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황민구는 수년에 걸쳐 이 분야를 상대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정밀하게 진범을 밝혀낼 방법을 찾으려 고군분투했다. 일에 더욱 매진하도록, 온 마음을 다해 쏟아붓도록 해 주는 원동력은 언제나 하나였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지금까지 수천 개의 목격자를 만났다. 이 목격자들은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힌 사람의 무죄를 밝혀 주거나, 범죄를 숨기려는 자에게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이 품고 있는 진실의 힘은 강력하다. 나는 그들이 목격한 장면이 사회에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는 굳은 사명감을 가지고 영상을 분석했다. -프롤로그 中-

황민구는 자신이 가진 영상 분석 기술을 ‘무기’라고 한다. 조작되지 않은 영상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분석한 결과를 신뢰한다. 그러므로 완전 범죄를 꿈꾸며 거짓 진술을 하는 범죄자에게 그는 언제든지 일침을 놓을 준비가 되어있다. 법 영상분석가의 역할은 단순히 영상만 분석하는 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건의 증인이 되어 ‘진실 규명을 하는 것’까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저자 황민구는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의’라고 말한다.

올바른 가치와 맞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그의 올곧은 신념이 <천 개의 목격자>를 쓰게 했다. 황민구의 경험과 생각이 기록된 실제 사건 일지를 읽으며 그가 강조하는 진실의 무게를 함께 체감한 순간,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다시금 귀 기울여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건
‘보이는 것을 보인다고 말할 줄 아는 소신’
‘진실을 규명하여 사회에 알리는 사명감’이다.
나, 황민구는 단 하나의 진실을 밝혀내는 법영상분석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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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
대법원 특수 감정인에 등재
충남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 과학수사학과 출강
경찰청 과학수사,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 박사를 졸업하고 여러 대학에서 영상 분석을 강의하고 있다. 법영상 분석을 위한 수십 편의 논문과 특허를 갖고 있으며, 연구한 내용은 해외 저명 학술지인 Forensic Science International, Journal of Forensic Science 등에 등재되어 있다. 법원 감정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의뢰인을 만나서 영상 분석을 통해 억울한 이들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다수의 방송 매체에서 이를 소개한 바 있다.

[방송]
KBS <추적 60분> <시사기획 창>
MBC <라디오 스타> <실화탐사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TVN <유퀴즈온더블럭> 등 출연

[주요 사건]
사회 이슈 - 세월호 증거 영상,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천안함 내부 CCTV, 최순실 태블릿 PC, 버닝썬 영상 분석 등
미제 사건 -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제주 보육 교사 살인 사건, 부산 태양다방 살인 사건, 제주 변호사 살인 사건 속 사진, 영상 분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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