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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된 국가 - 중국의 인터넷문화와 팬덤 민족주의(카이로스총서84)
저자 : 류하이룽 ㅣ 출판사 : 갈무리 ㅣ 역자 : 김태연,이현정,홍주연

2022.06.24 ㅣ 320p ㅣ ISBN-13 : 97889619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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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사회학 > 사회학일반
우리 언론에 등장하는 ‘중국 네티즌’은 분노청년 세대와는 다른 미디어 화법으로 강한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표출한다. 중국은 외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수입이 제한되어 있고 해외 SNS가 차단되어 있다는데 어떻게 외국의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에 대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신속하게 댓글 테러를 할 수 있는 걸까? 어찌하여 이들은 자기 나라에 대해 이토록 충성스러운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소분홍’을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의 산물로, 정부에 의해 동원된 댓글부대로, 21세기 홍위병으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답들은 소분홍 현상의 극히 일부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중국의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주체들의 행동방식과 감정구조, 이들 간의 통합과 경쟁, 국가와 개인 사이의 다층적인 관계 등을 분석함으로써 이 물음에 대한 심층적 답을 제공한다.
이 책은 2016년에 있었던 ‘디바 출정’ 사건에 대한 검토를 통해 중국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을 심도 있게 서술한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은 새로운 사이버 민족주의의 역사와 동원 및 조직, 상징적 장치의 진화, 그리고 정보통신 기술, 소비주의, 팬 문화, 인터넷 하위 문화가 사이버 민족주의에 미치는 영향 및 그 정치적 결과 등의 주제를 탐구한다. 저자들은 팬덤 민족주의로 지칭되는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민족주의를 소셜미디어, 모바일 인터넷, 스마트폰, 신세대 정보통신기술로 이루어진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파악한다. 이 책은 증오, 분노, 현실세계에서의 행동을 특징으로 하던 중국의 전통적 민족주의가 왜 ‘디바 출정’에서처럼 사랑, 풍자, 가상세계에서의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팬덤 민족주의로 진화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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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표와 그림 차례 5
한국어판 편저자 서문 6
옮긴이 서문 18

1장 21세기 중국에서 사이버 민족주의의 수행 : 디바 출정의 사례 (양궈빈) 27

2장 중국 민족주의의 역사적 이해 (리훙메이) 48

3장 팬에서 ‘소분홍’으로 : 뉴미디어 상업문화 속에서 국가정체성의 생산과 동원 메커니즘 (우징·리스민·왕훙저) 84

4장 “오늘 밤 우리는 모두 디바 멤버들이다” : 온라인상에서의 감상적이고 유희적인 행동으로서의 사이버 민족주의 (왕저) 125

5장 사이버 민족주의 운동에서의 밈 커뮤니케이션과 합의 동원 (궈샤오안·양샤오팅) 158

6장 집합행동 : 사이버 공간에서의 상호작용 의례 (류궈창) 192

7장 비주얼 액티비즘의 경합 :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본 중국의 사이버 민족주의 (저우쿠이·먀오웨이산) 221

8장 네 아이돌을 사랑하듯 네 나라를 사랑하라 : 뉴미디어와 팬덤 민족주의의 등장 (류하이룽) 247

글쓴이 소개 290
참고문헌 292
인명 찾아보기 312
용어 찾아보기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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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분홍’(小粉紅, 맑스주의적인 ‘홍’[紅]과 구별되고,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백’[白]과도 구별된다)이라고 불리는 이 청년들의 참여는 사회운동의 조직 방식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민족주의 사조에서 국가의 형상도 바꾸어 놓았다. 국가는 더는 경애하는 부모 혹은 숭고한 대상이 아닌, 평등한 관계 속에서 이들의 지지와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돌로 바뀌었다.
- 본문 중에서

중국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 속에서 ‘중국 네티즌’은 매우 출현 빈도가 높은 존재들이다.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을 혐오하고, 미국을 증오하며, 밑도 끝도 없는 민족주의에 세뇌되어 전 세계를 향해 ‘광역 도발을 시전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국제 무대에서 중국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했다고 여겨졌을 때뿐만 아니라, 세상의 온갖 이슈에 대해 분노한다. 유럽의 명품 회사들이 패션 화보에서 중국인 여성을 아름답게 묘사하지 않았다고 분노하고, 한국의 아이돌이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상을 수상하며 발표한 소감에 분개하며, 심지어 자국의 영화감독이 오스카상 최우수감독상을 받았지만 조국(祖國)에 대해 비판적으로 발언했다고 해서 그녀를 비난한다.
그런데 이러한 뉴스들을 접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게 마련이다. 과연 ‘중국 네티즌’이란 누구일까? ‘중국 네티즌’과 ‘중국인’은 같은 존재인가, 다른 존재인가? ‘중국 네티즌’이 ‘중국인’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일까? 혹 나아가 ‘중국 네티즌’ 자체를 단일한 주체, 혹은 통합된 주체로 볼 수 있는가? ‘중국 네티즌’은 모두 다 중화주의에 빠져있는 민족주의자들인가?
이때 눈에 띄는 점은, 오늘날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민족주의는 이전에 대개 ‘분노청년(憤怒靑年)’, 혹은 중국어 줄임말인 ‘펀칭(憤靑)’이라고 불리던 중국의 민족주의적 네티즌들과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기반하여 주로 SNS를 통해 활동하며, 기존 ‘분노청년’ 세대와는 또 다른 미디어 화법으로 강한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표출한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시에 막강한 동원력을 자랑한다. 이들은 중국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대상을 발견하면 바로 그 상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개시하기에 한중 관계에 있어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신세대 민족주의 네티즌들을 지칭하여 ‘소분홍(小粉紅)’이라고 한다. 요컨대 오늘날 우리가 ‘중국 네티즌’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이들 ‘소분홍’에 해당한다.

‘디바 출정’: 중국 팬덤 민족주의 들여다보기
그렇다면 ‘소분홍’은 정확히 어떤 이들인가? 우리는 이미 우리 뉴스 속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 ‘소분홍’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들은 왜 무조건 국가를 사랑하고 편들며, 국가를 위해 온라인에서 적을 만들고, 또 그 적들과 싸우고 있는가? 아울러 이들에게 국가를 위한 싸움은 무엇을 의미하며, 이들의 막강한 존재감을 만들어내는 싸움의 기술은 또 무엇인가?
이 책은 위의 문제의식에 답하기 위한 시도로, ‘소분홍’의 등장을 본격적으로 알린 사건으로 지칭되는 ‘디바 출정’ 사건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디바 출정’은 2016년 1월 20일,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바’의 유저들을 중심으로 한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의 악명 높은 방화벽을 뚫고 당시 타이완 총통선거 당선자인 차이잉원 및 타이완의 친독립 성향 언론사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댓글 테러를 벌인 사건을 지칭한다. 이 사건은 타이완에서 독립 성향의 정치인이 정권을 잡은 것에 불만을 품은 중국 대륙의 민족주의적 네티즌들이 일으킨 사이버 테러에 해당하는데, 여기에서 드러난 행동 방식이나 감정구조가 기존의 사이버 민족주의 사건들과 매우 달랐기에, 이 ‘디바 출정’ 사건은 중국 민족주의 네티즌들의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의 필자들은 주로 중국 대륙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학자들로, 총 8편의 글을 통해 ‘디바 출정’ 사건에서 드러나는 사이버 민족주의의 새로운 양상을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1장 「21세기 중국에서 사이버 민족주의의 수행 : 디바 출정의 사례」는 ‘디바 출정’을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만족을 위한 ‘셀프 퍼포먼스’라고 규정한다. 겉으로는 타이완을 공격하는 모습을 띠고 있지만, 사실 참가자들은 그 누구도 자신들의 공격이 타이완인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는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순식간에 조직을 만들고, 행동을 개시하고, 일사분란하게 재미있는 이모티콘을 만들고, 방화벽을 넘어 페이스북을 점령하는 자신들의 모습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었다.
2장 「중국 민족주의의 역사적 이해」는 중국에서 사이버 민족주의의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간략하게 짚으면서, ‘디바 출정’이 어떤 점에서 역사적으로 의의를 가지는지 밝혀내었다.
3장 「팬에서 ‘소분홍’으로 - 뉴미디어 상업 문화 속에서 국가정체성의 생산과 동원 메커니즘」에서는 디바 출정을 통해 보여진 소분홍의 놀라운 조직력이란 그간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했던 한국 아이돌 팬들의 팬덤 문화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본다. 한국 아이돌의 팬덤 활동에서 나타났던 각종 디지털 활용과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들, 이를테면 VPN을 이용하여 다른 나라 사이트에 접속하기, 번역기 활용하기, 순위 경쟁과 스캔들에 대처하기 등의 능력들이 디바 출정에서 그대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4장 「“오늘 밤 우리는 모두 디바 멤버들이다” - 온라인상에서의 감상적이고 유희적인 행동으로서의 사이버 민족주의」에서는 디바 출정의 참가자들이 세뇌된 민족주의자들이 아닌 능동적 행위자로서, 이들이 사이버 하위문화의 영향을 받아 일종의 감상적이고 유희적인 놀이로서 디바 출정을 즐기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5장 「사이버 민족주의 운동에서의 밈 커뮤니케이션과 합의 동원」과 7장 「비주얼 액티비즘의 경합 :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본 중국의 사이버 민족주의」에서는 디바 출정의 형식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모티콘 테러를 밈 커뮤니케이션과 비주얼 액티비즘의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6장 「사이버스페이스의 상호작용 의례로서 집합행동」에서는 콜린스의 상호작용 의례 이론을 활용하여 디바 출정의 정체성 의식과 동기 메커니즘 및 집합행동의 담론 논리를 분석하였다. 디바 출정은 참가자들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일종의 집합적 열광이 발생하는 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디바 출정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 조직되고 종료된, 일종의 플래시몹과 같은 사건이었지만, 여기에 참가한 이들은 이 짧은 과정 속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확인하고, 짧지만 강렬한 공통장을 구축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8장 「네 아이돌을 사랑하듯 네 나라를 사랑하라 : 뉴미디어와 팬덤 민족주의의 등장」에서는 중국의 사이버 민족주의에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ICT가 개입한 결과, 팬덤 민족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였음을 논한다. 뉴미디어와 민족주의는 상호 순치의 관계로서, 뉴미디어 환경 속에서 성장한 10대와 20대 초반 청년들의 민족주의는 기성세대의 민족주의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익숙한 하위문화를 즐기는 방식 중의 하나인 팬덤의 형식으로 민족주의를 실천하며, 이는 곧 팬덤 민족주의의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중국을 인식하기
‘소분홍’으로 지칭되는 중국 네티즌들의 팬덤 민족주의를 이해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들의 민족주의는 앞선 세대의 사이버 민족주의와 다르다. 또한 이들은 흔히 생각하듯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이거나, 어려서부터 일방적인 애국주의 교육에 의해 세뇌된 세대도 아니다. 이들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동력과 맥락은 훨씬 더 복잡하며, 아울러 글로벌한 엔터테인먼트 소비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사이버 공간은 기본적으로 국경을 초월한 공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공간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의 국적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고, 혐오하고, 차별하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을 법한 일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극도로 첨예한 이슈로 비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사이버 공간을 통해 만나는 중국인들은 과연 어떤 존재들일까? 이 책은 중국의 인터넷 문화의 맥락 속에서 오늘날 우리가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는 ‘중국 네티즌’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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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김태연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중국 현·당대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 부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21세기 중국사회의 문화변동』, 『도시의 주변인과 재현하는 시선들:중국의 ‘저층서사’ 연구』(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이미지와 사회: 시각문화로 읽는 현대 중국』(공역) 등이 있다.

옮긴이 이현정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중국현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 교수이다. 옮긴 책으로 『가족이 아닌 사람』, 『생사의 장』, 『이미지와 사회:시각문화로 읽는 현대 중국』(공역), 『탈정치 시대의 정치』(공역) 등이 있다.

옮긴이 홍주연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중국문학 작품을 번역하였다. 옮긴 책으로 『유림외사』(공역), 『서유기』 1~10권(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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