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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성과 교차성(카이로스총서82)
저자 : 전지윤 ㅣ 출판사 : 갈무리

2022.03.23 ㅣ 320p ㅣ ISBN-13 : 978896195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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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B6(188mm X 127mm, 사륙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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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사회학 > 사회학일반
연속과 교차가 필요한 시대 :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

『연속성과 교차성』은 수십 년간 사회변혁 운동에 헌신해온 활동가이자 우리 시대의 긴급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태 이슈에 관해서 여러 매체에 독특한 관점을 제출해온 사회비평가, 작가 전지윤의 첫 번째 단독저서이다.
실업과 비정규 불안정 노동, 무한한 경쟁과 늘어나는 채무, 성폭력과 혐오폭력,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 ...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수많은 모순과 위기를 낳고 있다. 600여 년 자본주의의 역사는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려는 수많은 개혁 시도와 혁명적 도전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구 행성이 처한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해법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부분적으로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개혁하자는 입장도 있고, 근본적인 사회변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근본적인 사회변혁이 필요하다는 관점에 서서 ‘연속성’과 ‘교차성’을 우리에게 필요한 변혁 이론의 키워드로 제시한다. 연속과 교차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이 그만큼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변혁은 민주주의적 과제와 사회주의적 과제를 ‘연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과정일 뿐 아니라, 착취와 억압과 소외로부터의 해방을 교차시키며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분리되고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각자가 중요시하는 다양한 쟁점들을 교차시켜 토론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르크스가 139년 전에 서거한 만큼,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업데이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마르크스주의 ‘혁신’ 작업을 훌륭하게 시도한다.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의 시대,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변혁 이론을, 고전 마르크스주의와 여성주의, 생태론의 ‘접목’을 통해서 창조해보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의 미래지향적인 재인식에, 그리고 억압·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 박노자 오슬로대 교원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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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머리말 6

1장 마르크스주의와 여성 억압 ― 모순의 교차와 투쟁의 결합 19
2장 생태사회적 변혁 이론의 재구성, 하나의 시론 69
3장 신자유주의와 노동운동 ― 새로운 투쟁의 도약을 위해 113
4장 사회변혁과 민주주의 ― 재평가와 혁신을 위한 시도 183
5장 마녀사냥과 통합진보당 해산, 그리고 계급투쟁 ―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인지 돌아보자 236

결론 ― 플랫폼 자본주의와 코로나 시대의 변혁 이론 274

참고문헌 303
인명 찾아보기 312
용어 찾아보기 316


[본 문]

착취·억압·소외가 상호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구체성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가 계급사회의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혼 이주여성이 겪는 억압과 소외, 조선족 가사도우미가 겪는 차별과 착취, 트랜스젠더 여성이 겪는 소외와 불평등 등은 각각 다르고 매우 구체적일 것이다.
― 1장 마르크스주의와 여성 억압, 59쪽

우리는 탄소경제에 집착하며 기득권을 누리는 자들을 위해서 많은 나라가 물에 잠기도록 방치하는 것이, 수많은 사람이 굶주리고 삶의 터전을 잃도록 내모는 것이, 후세대들에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갈 권리를 빼앗는 것이, 지구 생명체들에게 멸종 위기를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역사적 범죄인지를 앞장서 폭로해야 한다.
― 2장 생태사회적 변혁 이론의 재구성, 하나의 시론, 108쪽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공격과 정책들에 맞서는 투쟁을 자본주의의 근본적 변혁을 위한 투쟁의 일부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 투쟁이 진정으로 기층 노동자·민중의 아래로부터의 힘과 민주주의 속에서 건설될 수 있다면 그 가능성은 쉽게 차단당하지 않을 수 있다.
― 3장 신자유주의와 노동운동, 181쪽

자본주의는 가부장제, 인종주의, 제국주의와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따라서 가부장적이고 인종차별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자본주의를 폐지하고 모든 피억압 민중과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 식민주의, 계급 착취를 같이 끝내야 한다. 이것은 또다시 투쟁과 쟁점의 분리, 단절이 아니라 그것의 연속과 교차를 추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이어진다. 사회변혁은 연속적이면서도 교차하는 과정이어야 하는 것이다.
― 4장 사회변혁과 민주주의, 230~231쪽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을 해산시켰다. 합법적 절차에 따라 등록되고 선거에서도 여러 명의 의원이 당선된 진보정당을 강제로 해산시킨 것이다. 당시 대통령 박근혜는 이것이 “역사적 결정”이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이것은 또 하나의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기록되어야 한다.
― 5장 마녀사냥과 통합진보당 해산, 그리고 계급투쟁, 237쪽

사회적 재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여성과 다인종 노동자들이 주도해서 투쟁이 촉발되고 확산하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나타날 미래가 아니라 바로 코로나 이전부터 이어져 온 현재의 이야기이다. ... 한국에서도 강남역 사건을 기점으로 분출된 여성들의 목소리와 행동은 불법 촬영 항의시위 등을 거치며 확대되어 왔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역이 되고 있다.
― 결론 : 플랫폼 자본주의와 코로나 시대의 변혁 이론,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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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과 교차가 필요한 시대 :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
이 책에서 저자는 정치적 혁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먼저 ‘억압과 차별’ 문제를 꼽았다. 2018년 이후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미투 운동이 보여주듯이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저자는 그 양상과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사회운동 사회의 성폭력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켜보고 문제의 해결에 직접 관여하게 되면서 ‘억압과 차별에 대한 기존의 전통적 관점이 경직되어 있고 현실과 잘 맞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기존의 관점을 혁신할 필요를 느꼈다고 쓴다.
이 책의 1장 「마르크스주의와 여성 억압 ― 모순의 교차와 투쟁의 결합」에서 저자는 ‘생산 현장에서의 착취가 가장 중요하고, 따라서 조직 노동자들의 산업 행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라는 논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는 아직까지도 일부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피력하는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렇게 산업 현장, 조직 노동자들의 행동을 중심에 두는 논리는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의 공통점을 찾기보다는 차이점을 크게 부각한다. 이와 같은 관점을 취하는 사람들은 ‘착취의 우선성’을 일면적으로 강조하면서 억압과 차별에 대해서 둔감한 태도를 취하곤 한다.
대안의 모색을 위해서 저자는 먼저 여성 억압의 물질적 토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의 합리적 핵심들을 추출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등의 생각을 검토한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이 여성 억압의 물질적 토대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통찰을 제공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왜 억압과 차별을 과소평가하고 내부적 모순에 눈을 감는 태도가 지속될까? 저자에 따르면 생산과정에서의 착취가 중심이고 우선이라는 태도가 착취와 억압에 대한 통합적 분석을 어렵게 했다.
저자는 상품, 노동력, 사회적 관계의 생산과 재생산을 통일적으로 분석하는 사회적 재생산social reproduction 이론에 주목한다. 사회적 재생산 이론은 그동안 많은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이 상품 생산과정보다 상대적으로 소홀히 분석했던 노동력 재생산 과정에 주목하고 분석을 확장하려 한다. 또한, 억압과 차별에 대한 더 철저하고 일관된 반대를 위해서 상호교차성intersectionality 이론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착취와 억압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내는 구체성을 바탕으로 전략과 전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한다. 무엇이 더 우선이고 중심인지에 대한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연속적이면서도 교차하는 과정으로서 사회변혁을 구상하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기후 위기와 생태사회주의 이론의 재구성
2장 「생태 사회적 변혁 이론의 재구성, 하나의 시론」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확인하고, 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들이 남긴 생태학적 유산들을 검토한다. 노동을 매개로 한 인간과 자연의 신진대사에 대한 통찰은 유용한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통찰이 자본주의 분석과 유기적으로 통일되어 있지 않고 인간중심적 해석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이어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단편적 언급과 통찰을 실마리 삼아 생태사회주의 이론을 재구성하고 확장하려는 시도들에 주목하면서, 마르크스주의 생태학에 대한 여러 이론을 검토한다. 마르크스의 약점과 한계에 더 주목하면서 2차 모순론을 주장한 1단계 생태사회주의, 마르크스의 생태학적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신진대사 균열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킨 2단계 생태사회주의가 그것이다.
이 이론들의 장점과 약점에 대한 검토는, 그것들을 모두 포괄하는 변증법적 종합의 시도로서 세계생태론에 대한 검토로 나아간다. 그리고 자본-권력-자연의 통일체로서 자본주의에 대한 세계생태론의 구상은 분명 효과적인 분석 틀을 제시한다고 평가한다. 페미니즘, 생태주의, 탈식민주의의 문제의식을 개방적으로 종합하려는 시도도 의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생태론 또한 그 공백을 더 실천적인 방향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이론적 혁신은 임박한 기후 위기와 생태 사회적 변혁의 과제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신자유주의는 어떤 변화를 낳았고 노동운동의 대응은 왜 성공하지 못했는가?
3장 「신자유주의와 노동운동 ― 새로운 투쟁의 도약을 위해」에서 저자가 고찰한 것은 신자유주의가 자본주의에 가져온 변화와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이다. 전통적 분석들은 ‘자본주의는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위기에서 벗어난 적이 없고 곧 조직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투쟁이 부활할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런 분석이 현실에 대한 설명력이 있을까?
저자는 우선 착취율 강화, 산업 구조조정, 시공간적 재배치, 강탈적 축적, 금융화와 신제국주의, 경찰국가화 등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변화를 분석하고 그것이 초래한 이윤율의 회복과 되풀이되는 위기를 검토한다. 저자가 보기에 문제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데 실패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자유주의 공세와 노동운동의 대응 실패는 국제적으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어난 일이다.
저자는 특히 한국에서 1987년 이후의 자유민주주의로의 변화가 신자유주의화와 맞물려 온 과정을 분석하면서 현재 한국 노동운동이 어디에 도달해 있는지 보려고 했다. 노동조합의 울타리 안에 있는 소수의 노동자와 울타리 밖에 있는 다수의 노동자 사이의 격차와 단절이 중요한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어떤 방향과 과제가 필요한지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와 소통, 노동계급 중심성의 확장,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진정성의 정치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도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무엇이 중심이고 우선인지 미리 정해놓고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와 투쟁을 연결하고 결합하려는 노력 속에서 구체적인 전략·전술의 강조점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의 신화 : 혁신적 재해석을 위한 새로운 도전
4장 「사회 변혁과 민주주의 ― 재평가와 혁신을 위한 시도」는 사회변혁과 민주주의의 관계,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경험과 ‘레닌주의’에 대한 재평가, 사회운동과 변혁조직의 민주적인 건설과 운영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를 검토한다. 4장에서는 민주주의의 기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등장과 발전 과정 등을 살펴본다. 1987년의 대투쟁이 전환점이 되면서 일어난, 권위주의에서 불완전한 자유민주주의로의 변화, ‘민주정부’ 10년과 ‘이명박근혜’ 10년, 2016년 촛불의 반격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정치적 과정을 돌아본다. 현 상황에서 진보좌파에게 필요한 방향이 무엇인지를 모색하면서, 사회주의적 대안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또 4장에서 저자는 라스 리LARS T. LIH, 에릭 블랑Eric Blanc 등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의 신화를 해체하는 새로운 역사학적 연구 성과들에 기대어 변혁의 전통적 모델로 제시되어 왔던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재검토를 시도한다. 그동안 많은 좌파가 러시아 혁명이 보여 준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그 변질의 책임을 스탈린주의에 돌리며 ‘레닌주의’를 신화화해 왔고, 기존의 현실 사회주의는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었다고 보면서 철저한 돌아보기를 회피했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러시아 혁명이 단지 레닌의 놀라운 지도력을 보여주는 과정이 아니었고, 1917년부터 이미 볼셰비키 스스로가 혁명의 변질을 낳는 선택을 해 왔다고 주장한다. 후퇴와 변질 속에서 나타난 모습들이 ‘레닌주의’라는 하나의 전통으로 만들어지면서 얼마나 좌파의 전통을 뒤틀어 왔는지를 지적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레닌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적, 조직적 대안의 실마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종북몰이와 마녀사냥 : 진보 진영의 분열과 갈등
이 책의 5장 「마녀사냥과 통합진보당 해산, 그리고 계급투쟁」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무기였던 종북몰이 마녀사냥이 내란음모 사건 조작과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나아가 그 뿌리가 2012년 소위 ‘진보당 경선 부정 사태’에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통합진보당 당권파에게 새겨진 부정적 낙인이 이후 마녀사냥에서 희생자들이 별다른 방어를 받지 못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분석한다. 통합진보당의 탄생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세력의 무리한 통합과 그 속에서 싹튼 불신과 갈등이 사태를 파국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진보 진영의 분열과 갈등은 개선되기보다는 더 악화하거나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이 당시에 나타난 우파 정치세력과 기득권 카르텔의 공격 수법, 검찰과 언론의 유착과 협공, 민주당의 타협과 굴복, 진보·좌파 진영의 혼란과 분열은 지금까지도 유사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기에 이 글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플랫폼 자본주의와 코로나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가?
결론 「플랫폼 자본주의와 코로나 시대의 변혁 이론」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플랫폼 자본주의’로의 변화 경향을 검토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어디서 비롯되었고 어떠한 문제들을 보여주는지를 설명한다. 다가오는 기후 위기의 위험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재앙일 수 있다는 점도 살펴본다. 더구나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혐오, 낙인찍기, 마녀사냥을 무기 삼은 극우파와 파시즘의 위험은 더 큰 우려를 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팬데믹이 우리에게 확인시켜준 돌봄의 중요성과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새로운 계급투쟁의 물결에 주목한다.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가 그 바탕이 되어 여성, 소수자, 청년, 다인종 노동자들이 주도한 새로운 투쟁 물결이 등장하고 있고, 이것은 전통적인 정당과 조직들로 포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정치적 전통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재평가, 대담하고 끝없는 정치적 혁신이 더욱더 중요하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 ‘정통’에 대한 집착과 강조보다는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이단’적 상상력과 접근 방식, 그리고 투쟁과 쟁점의 분리, 단절이 아니라 그것의 연속과 교차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 책은 억압과 차별, 기후 위기와 생태적 변혁, 신자유주의와 노동운동, 러시아 혁명의 신화와 재해석, 한국사회와 민주주의, 마녀사냥과 계급투쟁 등 각각의 쟁점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현장에서 이런 쟁점들을 고민하는 진보정당과 사회운동 활동가들, 이론과 실천을 결합하려는 연구자들, 무엇보다 지금과는 다른 더 자유롭고 해방된 다른 세상을 기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추천사
마르크스주의를 ‘낡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르크스가 139년 전에 서거한 만큼,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업데이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마르크스주의 ‘혁신’ 작업을 훌륭하게 시도한다. 신자유주의적 상황으로 인해서 노동계급이 분열한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의 시대,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변혁 이론을, 고전 마르크스주의와 여성주의, 생태론의 ‘접목’을 통해서 창조해보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의 미래지향적인 재인식에, 그리고 억압·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 박노자, 오슬로대 교원 노동자

전지윤의 글은 아프다. 개별적 욕망을 ‘가치’라는 가면으로 가린 채 정치와 학문, 시민운동을 주도했던 많은 ‘가짜’들에게 성찰의 거울을 비춘다. 역사가 권력자의 서사임을, 정치가 권력 구조 재생산의 방편이었음을, 그럴싸한 이론이 위계질서 유지의 도구였음을 아프게 지적한다.
전지윤의 글은 따듯하다. 흑과 백, 죄와 벌, 적과 우리라는 이념적 이분법 밖에 있는 사람들, 어정쩡한 중간 지대에서 상처 입고 고통 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어루만진다. 증오와 분노, 냉소와 조롱이 아니라 연민과 공감, 사랑과 연대의 언어로 희망을 비춘다.
과거의 유령이 미래로 가는 길목을 틀어쥐고 있는 요즘, 미래를 식민화하고자 하는 시도에 어떤 저항도 무의미한 것처럼 여겨지는 요즘, 전지윤의 글은 대담하지만 겸손하게 말을 건넨다. 포기하지 말고 살아내자고.
―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저자는 열렬한 활동가의 신체성을 냉철한 이론가의 문장 안에 새겨 넣는 보기 드문 재능을 가졌다. 그의 문장을 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현실 안에서 진실을 보고, 그것을 통해 변혁을 상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에서 강조되는 ‘교차성’은 그 현실 자체, 즉 계급, 젠더, 인종 그리고 생태의 착종상이다. 이론과 실천은 이 교차하고 중첩된 진실을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와중에 우리는 저자와 더불어 가장 당대적인 혁명적 유물론의 맹아를 발견하게 된다. “투쟁과 쟁점의 결합”을 통해 “연속되고 교차하는 사회변혁”이 바로 그것이다.
― 박준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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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윤
20대 초반부터 사회변혁을 위한 활동에 투신했다. 대학 중퇴와 편입과 졸업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비정규, 불안정 노동을 경험하면서 활동을 지속했다. 오랫동안 한 좌파 단체의 기관지 편집자이자 운영위원으로 활동했고,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악법인 국가보안법으로 몇 차례 강제투옥되었다.
현재는 사회운동 단체 <다른세상을향한연대>의 실행위원이다. 이윤보다 생명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 행동하길 원하면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억압과 차별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지, 신자유주의가 낳은 변화와 투쟁의 갈 길은 어디인지, 세상을 바꾸는 데 함께할 조직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토론하며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 함께하고 있다.
쓰거나 번역한 글들은 <다른세상을향한연대> 홈페이지 http://anotherworld.kr/에서 읽어볼 수 있다. 『이집트 혁명과 중동의 민중 반란』(책갈피, 2011)의 공동 엮은이이고, 『경계 없는 페미니즘』(와온, 2019)의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참세상』,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등에 시사적이고 국제적인 쟁점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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